매일 쓰고 다시 쓰고 끝까지 씁니다 - 시나리오에서 소설까지 생계형 작가의 글쓰기
김호연 지음 / 행성B(행성비)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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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읽는 것도 힘들지만, 매일 쓰는 것은 더 많은 에너지가 듭니다. 짧은 분량의 글이지만, 시작과 끝이 있는 한 편의 글을 마무리한다는 것은 창작의 고통이 뒤따릅니다. 뚜렷한 콘텐츠가 있는 리뷰도 그러할진대, 이야기를 만드는 어려움은 상상할 초월할 것입니다.




『망원동 브라더스』와 『불편한 편의점』의 김호연 작가. 『매일 쓰고 다시 쓰고 끝까지 씁니다』는 소설가인 그가 쓴 첫 산문집입니다. 그의 작품에서 보이는 유쾌함과 따스함, 사람을 향한 애정과 공감이 그의 에세이에도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2020년 출간이라 '불편한 편의점 이야기'는 없어서 아쉽습니다^^).




책의 제목만 보았을 때는 글을 잘 쓸 수 있는 비결을 건네주는 책인 줄만 알았습니다. 글쓰기의 비법이 비밀스럽게 숨겨져 있긴 하지만, 이 책은 김호연 작가가 계속 끝까지 쓸 수밖에 없었던 삶의 이야기입니다. 아름다운 결과물과 열매라는 것이 그저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 수 있습니다.




저자는 오랫동안 글을 써 온 자신의 삶을 회고합니다. 시나리오 작가로 일한 많은 시간이 담겨 있어,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 대한 이해의 폭도 넓어집니다. 계속 쓰기 위해 시나리오와 만화 스토리 등을 써왔지만, 결국 그는 소설가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려 합니다.




육체적 아픔과 정신적인 고통이 뒤따르는 작가의 길이지만, 그 과정에 사람들이 함께 합니다. 저자의 곁에는 그가 혼자가 아님을 상기시켜주는 많은 사람이 있습니다. 도움의 손길과 위로의 몸짓은 글 쓰는 사람으로서의 존재를 계속 유지하고 발전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쉽게 포기하고, 새로운 것을 모색할 때가 많았습니다. 존재에 대한 깊은 성찰이 없어서겠죠.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는 어떤 존재가 될 것인가 하는 질문과 맞닿아있습니다. 수많은 실패가 있지만, 힘든 과정을 버티고 뛰어넘을 수 있는 비결은 자신의 '근원적인 허기'가 무엇인지를 아는 데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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