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입으로 묘사되는 거인의 포악함과 무지, 이기심, 탐욕은 인간의 모습과 꼭 닮아 있었다. - P3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나님의 나라는 짓밟힌 사람의 것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낮은 곳에 계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낮은 곳에 있는 사람과 함께 계십니다
하나님이 계신 곳이 바로 하늘나라입니다 - P1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래서 기도 - 기도, 내 삶의 하나님 흔적
김정주 지음 / 구름이머무는동안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기도는 흔히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하나님을 설득하는 일로 여겨집니다. 그래서 기도가 응답되지 않으면 방법이 잘못되었는지, 믿음이 부족한지부터 돌아보게 됩니다. 그러나 김정주 작가의 『그래서 기도』는 기도의 기술보다 기도하며 살아가는 사람의 마음을 이야기합니다. 


기도를 특별한 장소에서 행하는 종교적 의무가 아니라, 말과 행동과 선택과 기다림으로 이어지는 평범한 일상에서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으로 풀어냅니다. 이 책은 ‘어떻게 응답받을 것인가’보다 ‘응답을 기다리는 동안 나는 어떤 사람으로 살아갈 것인가’를 묻습니다.


저자의 이야기가 편안하면서도 가볍지 않은 것은 삶의 현장에서 길어 올린 고백이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현실의 무게를 모른 채 기도를 말하지 않습니다. 기도하면 모든 일이 쉽게 풀리고 고단한 현실도 단숨에 사라진다고 장담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뜻대로 되지 않는 삶을 어떻게 견디고, 그 안에서 어떻게 하나님을 신뢰할 수 있는지를 진솔하고 유쾌하게 들려줍니다. 신앙적인 정답을 능숙하게 건네기보다 자신도 흔들리고 넘어졌던 자리에서 말을 건네기에, 그의 문장은 따뜻한 위로이면서 삶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정직한 질문이 되고 익숙한 기도 언어 뒤에 감춘 우리의 자기기만까지 조용히 비춥니다.


“기도는 마음을 마음먹은 대로 되게 하고, 마음을 쓰고 싶은 대로 쓰게 만들어 준다”(p.16)는 문장이 특히 인상 깊었습니다. 기도는 현실을 내 뜻대로 바꾸는 기술이 아니라, 현실에 끌려다니는 마음을 하나님께로 돌이켜 다시 질서 있게 세우는 일입니다. 상황은 여전히 어렵고 바다는 거칠 수 있지만, 기도하는 사람은 풍랑 속에서도 자신이 가야 할 항로를 다시 발견합니다. 


그러므로 기도는 삶을 피하게 하는 도피처가 아니라 삶을 바르게 바라보고 끝까지 살아 내게 하는 힘입니다. “기도는 이 행복으로 마음을 초대한다”(p.16)는 말처럼, 마음을 마땅히 두어야 할 곳에 둘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기도가 주는 깊은 기쁨인지도 모릅니다.


대표기도에 관한 대목도 목회자인 내게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 저자는 “대표 기도에는 영성보다 정성이 필요하다”(p.95)고 말합니다. 대표기도는 개인의 영성을 드러내는 시간이 아니라 회중의 형편과 마음을 하나님 앞에 함께 올려 드리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예배의 상황과 교회의 형편, 성도들의 아픔을 헤아리지 않은 말은 아무리 유창하고 뜨거워도 공동체의 기도가 되기 어렵습니다. 좋은 대표기도는 화려한 표현이나 즉흥적인 열정이 아니라, 함께 예배하는 사람의 삶을 세심하게 이해하고 그들의 언어가 되어 주려는 배려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선택을 앞두고 드리는 기도에 대한 설명은 기도를 더욱 성숙한 자리로 이끌어줍니다. “선택을 위한 기도보다 중요한 것은 내 선택에 대해 책임을 지려는 정직한 용기다”(p.102)라는 말은 기도라는 이름으로 책임을 하나님께 미루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게 합니다. 우리는 일이 잘되면 자신의 판단이 옳았다고 여기고, 잘되지 않으면 하나님이 인도하지 않으셨다고 원망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기도는 결정을 대신 내려 달라고 요구하는 일이 아니라, 하나님을 신뢰하며 스스로 선택하고 그 결과까지 정직하게 감당할 힘을 구하는 일입니다.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를 알려 달라는 기도만큼, 선택한 길을 믿음으로 걸어가고 그 선택에 책임질 용기를 달라는 기도도 필요합니다.


이 책이 말하는 기도는 마침내 기다림과 맞닿습니다. 기도했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시간에도 하나님은 기도하는 사람을 조용히 빚어 가십니다. “포기하지 않고 기다리는 시간 동안 우리는 변화되고 성장한다”(p.121)는 고백처럼, 응답은 상황의 변화뿐 아니라 기도하는 사람의 변화로도 찾아옵니다.


 『그래서 기도』는 완벽하고 근사하게 기도해야 한다는 부담을 내려놓고, 말이 서툴고 마음이 흐트러진 모습 그대로 하나님께 나아가도록 격려하는 책입니다. 삶이 뜻대로 되지 않아도 마음을 다시 세우고, 선택의 책임을 감당하며, 응답을 기다리는 시간까지 하나님께 맡기는 것이 기도임을 이 책은 담담하게 일깨웁니다. 그래서 오늘도 우리는 기도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목회자를 위한 실전 설교학
장재현 지음 / 지우 / 202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장재현 목사의 『목회자를 위한 실전 설교학』은 제목 그대로 설교의 실제를 다룹니다. 본문을 해석하고, 설교를 구성하고, 원고를 쓰고, 전달하는 법까지 구체적으로 안내합니다. 그런데 읽을수록 더 중요한 메시지가 보입니다. 바로 '어떤 설교자가 될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책의 구조는 분명합니다. 성경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청중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설교를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를 다룹니다. 이 세 영역은 한 편의 설교 안에서 순서가 아니라 하나의 흐름으로 움직입니다.


설교의 출발은 성경입니다. 본문을 반복해 읽고 문맥과 배경, 원어와 신학적 의미를 살핀 뒤 중심 메시지와 적용으로 나아갑니다. 주해가 실제 설교가 되는 과정을 세밀하게 보여줍니다. 연구하고 고민한 것을 강단까지 가져가는 길이 눈에 잡힐 만큼 선명합니다.


그러나 본문만 잘 읽는다고 좋은 설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강단 앞에는 언제나 사람이 있습니다. 설교자가 청중을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따라 설교의 언어와 방향도 달라집니다. 본문을 제대로 읽는 일과 사람을 제대로 보는 일은 함께 가야 하며, 이 지점에서 목회자로서의 감각이 돋보입니다.


전달 역시 기술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아무리 정교한 설교라도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은 결국 기술이 아닙니다. 말씀을 깨닫게 하시는 분은 성령이십니다. 그래서 이 책은 본문과 성령과 삶의 균형을 거듭 강조합니다.


이 책이 다른 설교학서와 갈라지는 지점은 이론과 현장을 나누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원고 관리와 디지털 도구 활용, 설교자의 건강까지 다룹니다. 방법을 이야기하던 책이 어느새 존재를 묻는 책으로 바뀌는 셈입니다. 한 편의 설교는 책상에서만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설교자의 시간과 습관, 삶과 인격, 가치관과 목회 전체가 설교에 스며듭니다.


설교학 책은 많고 새로운 방법론도 계속 나옵니다. 이 책은 새로운 비법을 말해주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설교자가 매주 해야 할 일을 다시 정리해 줍니다. 본문을 성실히 읽고, 사람을 이해하고, 성령을 의지해 오늘의 삶에 말씀을 전하는 일입니다. 좋은 설교를 만드는 법보다 좋은 설교자로 살아가는 법을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시 쓰는 마음
김미영 지음 / 클래식북스(클북) / 2026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은 강한 문장보다 마음에 오래 남는 책을 찾습니다. 김미영의 『다시 쓰는 마음』은 그런 책입니다. 읽는 내내 무언가를 증명하려 하지 않습니다. 그보다 한 사람의 삶을 함께 바라보게 합니다.


이 책에는 평범한 하루와 평범한 사람들이 이어집니다. 그런데 그 평범함이 이상할 만큼 오래 남습니다. 일상은 이렇게도 따뜻할 수 있구나,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사람을 대하는 저자의 태도가 좋았습니다. 쉽게 판단하지 않고, 먼저 내어주며, 작은 일도 소홀히 여기지 않습니다. 섬김과 베풂, 환대가 거창한 말이 아니라 삶의 습관처럼 자연스럽게 스며 있습니다.


읽는 동안 여러 번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사람은 좋은 글을 쓰는 사람이기 전에, 좋은 사람으로 살아가려고 애쓰는 사람이구나.’ 그래서인지 문장보다 사람의 온기가 더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이 책은 감동을 만들어내려 애쓰지 않습니다. 대신, 읽는 사람을 편안하게 맞아 줍니다. 누군가의 집에서 따뜻한 식사를 대접받는 느낌입니다. 오랜만에 마음이 한결 부드러워지는 시간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