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가운데로 걸어가면 - 시각장애인 아내와 살며 시각장애인 인식 개선을 위해 일하는 남다른 목사의 남다른 이야기 간증의 재발견 3
정민교 지음 / 세움북스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너무 어두워 앞이 보이지 않습니다. 막막한 현실 앞에 고개를 떨굽니다. 돌파구를 찾지 못해 답답함이 커져갑니다. 크나큰 장벽 앞에 나의 연약함과 한계는 더욱 크게 다가옵니다. 이 상황에서 나의 힘으로 어떠한 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이 나를 뒤덮습니다.



빛이 비칩니다. 그 빛은 참으로 밝습니다. 한순간에 어두움을 몽땅 녹여버립니다. 언제 주위가 보이지 않았는지 모르겠습니다. 빛은 강렬합니다. 우리의 인생 한가운데로 들어옵니다. 그렇게 빛은 우리 삶에 개입합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말입니다.



굴곡진 우리네 삶을 돌아보면 어둠과 빛이 공존합니다. 하지만 당면한 위기의 순간에 빛을 찾기란 요원합니다. 억울합니다. 속상합니다. 아무도 우리의 상황을 알아주지 않는 것만 같습니다. 소리쳐 구원을 요청합니다만 그 누구도 들어주지 않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살아내고 견뎌냈을 때, 비로소 그 빛을 발견합니다. 우리가 터널 안에서 헤매었음을 알게 됩니다. 태양은 항상 빛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눈을 듭니다. 눈부십니다. 그제야 우리의 인생이 해석됩니다. 고독의 순간에 나 혼자가 아니었음을 보게 됩니다.



『빛 가운데로 걸어가면』의 정민교 목사는 시각장애인 아내와 함께 하며,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사역합니다. 전국의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동과 서, 남과 북을 오가는 저자를 보고 있노라면 건강이 걱정될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그는 기쁘게 이 사역을 감당합니다.



어떠한 동력이 그를 움직였는가 의문이었습니다. 사역의 근원적인 힘이 궁금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저자가 그렇게 애쓰고 헌신하며 희생하는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험악한 세월을 보낸 저자의 삶에 빛으로 찾아오신 그분 때문이었습니다.



빛 가운데 오신 그분으로 인해 저자는 빛 가운데로 걸어가는 삶을 선택합니다. 사실 그 삶은 그렇게 멋들어지지 않습니다. 주님은 우리를 십자가로 부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길은 당당합니다. 빛의 길은 떳떳합니다. 빛으로의 삶은 다른 사람의 눈물을 씻어줍니다.



저자의 슬픔과 애통, 처절하게 울부짖었던 기도는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철저하게 홀로 모든 것을 책임져야 했던 어릴 적 삶이 그저 아픔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정민교 목사의 눈물은 고통받는 약자들을 위한 공감의 그릇으로 사용됐습니다. 고독한 그의 삶은 철저히 주님을 의뢰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이 간증집의 많은 부분이 아픔과 고난이기에 오히려 저자의 삶이 더욱 기대됩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그의 사역이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활발하게 진행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랫동안 기반을 닦기 위해 노력했다면, 이제 그 사역이 튼실하게 집을 짓기 시작할 것입니다.



우리는 보게 될 것입니다. 시각장애인들을 비롯한 많은 연약하고 소외된 사람들이 이 집에서 샬롬을 누리는 장면을 말입니다. 주님의 말씀에 귀 기울여주셔서 참으로 감사하다고 전해야 할 것 같습니다. 덕분에 어둠에 있던 사람들이 빛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살아주셔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랑하는 민교야. 죽지 말아라. 내가 너를 사랑한다. 네가 힘들고 아플 때 함께했었다. 나도 같이 울고 아파했다. 나는 너를 사랑한다 - P157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루피닷 2024-01-01 03: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모찌모찌 2024-01-01 18:37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여인들의 눈으로 본 예수 - 주님을 사랑한 첫 여성 제자들 이야기
레베카 맥클러플린 지음, 김은홍 옮김 / 죠이북스(죠이선교회)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는 어떤 사건을 대할 때 이미 형성된 시각에 많은 영향을 받습니다. 자신의 가치관이나 세계관은 다양한 정보를 받아들일 때도 작동합니다. 관점이란 것이 없을 수는 없지만 그 품이 넓지 못하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이기 힘듭니다.



문제는 이미 형성된 관점이 합리적이지 못할 때 발생합니다. 힘의 논리는 객관적인 설명이나 마음 담은 요청이 아니라, 상대방을 윽박지르는 강요일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실제로 이러한 상황에 많이 직면합니다. 그저 힘(나이나 직위 등)이 더 있다는 이유로 상대방의 의견을 무시할 때가 많습니다.



힘없는 사람들은 무시당합니다. 제대로 된 기회조차 얻기 힘듭니다.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간이 적습니다. 반면 권력을 소유한 사람들은 말할 기회를 얻습니다. 자신의 상황이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이 상대적으로 많습니다.



성경에서도 마치 힘의 논리가 작동한 것처럼 보일 때가 있습니다. 당대의 문화와 가치관에 자유로울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사회적 약자를 보호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기존의 제도 자체를 옹호하는 듯 보일 때도 있습니다. 여성, 장애인, 노예들은 성경에서도 여전히 약자입니다.



그런데 조금만 더 세밀하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표면적으로 강한 자들의 문화를 받아들이는 듯 보이지만, 한 꺼풀만 벗겨보면 다른 차원에서 약한 자를 보호하고 있습니다. 바로 예수님의 태도와 가르침입니다. 또한 그 예수를 따랐던 여성 제자들의 이야기를 통해서입니다.



『여인들의 눈으로 본 예수』(Jesus through the Eyes of Women)의 저자 레베카 맥클러플린(Rebecca McLaughlin)은 복음서에서 만날 수 있는 여성 제자들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아니, 여성 제자들의 눈으로 본 예수님을 말합니다. 저자는 과감하게 복음서는 "마리아들의 복음서", "여인들의 복음서"라고 주장합니다.



마치 우리는 그러한 복음서 읽기가 현대적인 눈으로 바라보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일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복음서에서 만나는 예수는 모든 사람을 제자로 환대하는 분이라 강조합니다. 특히 낮은 자를 높이시는 예수는 당대에 아픔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높이셨음을 역설합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등장하는 장면이 바로 예수를 따랐던 여인들의 모습입니다. 배척당하고 소외받았던 여인들이지만 예수님은 그녀들을 이야기의 중앙에 배치합니다. 부활의 예수를 처음으로 보았고, 증언했던 여인들의 활약상은 복음서의 마지막에만 있지 않습니다.



저자는 복음서 곳곳에서 중요하게 등장하는 여성 제자들의 눈을 통해 예수를 바라봅니다. 마태와 마가, 누가와 요한은 각각 다른 관점으로 여성을 대합니다. 그럼에도 변하지 않는 한 가지 진실은 복음서가 예수께서 사랑하신 여인들의 복음서라는 것입니다.



많은 여인들이 죽음을 향해 걸어가신 예수의 발자취를 쫓았습니다. 죽음과 장사의 순간, 부활의 순간에 그 자리를 지킨 사람은 여인들입니다. 남성 제자들이 자취를 감추는 순간에 말입니다. 병을 치유받은 많은 여인들, 겸손한 믿음을 보였던 이방 여인, 놀라운 찬양으로 영광을 돌리는 마리아와 엘리사벳, 안나.



이렇듯 복음서 자체에서 여인들의 이야기를 뺀다면 복음서의 전체 서사는 사라져버립니다. 핵심적인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사람들은 다름 아닌 여성 제자들입니다. 더하여 우리는 여성들의 눈으로 예수를 바라봅니다. 우리를 채우시고 치유하며, 회복하시는 예수를 말입니다. 우리를 꽉 끌어안으시고 눈물 흘리시며 위로하는 그분을 만납니다.



*이 리뷰는 죠이북스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예배소품
김정태.정진형 지음 / 지우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예수님의 생애를 따라가는 교회력의 시작은 대림절입니다. 살짝 늦은 감은 있지만, 올해가 가기 전에 나와서 다행입니다. 이쁜 다이어리같이 아껴주고 싶은 모습입니다. 교제와 조직 등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결국 교회의 핵심은 예배이며, 예배여야 합니다.


교회력을 따라 행하는 예배는 의미 있고, 유익합니다. 여러 교회에서 교회력에 따라 예배를 진행합니다. 이는 한 교회(공교회公敎會)를 지향하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 공통된 신앙과 신학, 전통 위에 일체감을 경험할 수 있게 합니다.


이 책 '예배 소품'은 한국교회의 상황에서 바로 적용해 볼 수 있는 설교와 찬양을 담았습니다. 독특한 점은 설교와 예배곡 묵상의 비율입니다. 교회력을 따른 설교는 예배곡 묵상과 동일한 비중으로 실렸습니다. 그만큼 예배곡 또한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것입니다.


설교에 관한 자료나 본문 해석을 돕는 도구는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교회력을 따라 예배곡을 선정하고, 그 곡이 만들어진 과정이나 그 안에 담겨 있는 의미를 분석한 책은 많지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매우 흥미롭게 다가오는 책입니다.


설교 또한 핵심 메시지를 명확하게 제시합니다. 짧은 지면이지만 충분히 도움받을 수 있습니다. 더불어 그 자체로 완성도가 있어 한 편의 설교를 들은 듯합니다. 이 책은 후다닥 읽을 수 있지 않습니다. 아니 그럴 수 없습니다. 두고두고 아껴 읽고 싶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예배에 구현해 보고 싶기 때문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세기의 마태, 마가, 누가, 요한의 복음서는 여성의 목소리를 내리누르고 여성의 삶을 낮잡아 보기는커녕, 2,000년 전에 이 당에서 직접 예수를 마주한 여성들의 증언을 우리에게 들려준다. 그리고 그 여성들의 눈으로 보는 예수는 더 아름다운 이, 역사에 더 부합하신 이, 그리고 "마리아의 복음"이 부여하는 여성에 대한 평가보다 훨씬 여성을 귀하게 여기시는 이다. - P1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