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땅 식료품점
제임스 맥브라이드 지음, 박지민 옮김 / 미래지향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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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삶을 꿈꾸지만, 불행은 순식간에 다가옵니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틈입하여 오기에 적절한 대처를 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를 둘러싼 환경은 썩 우리에게 호의적이지 않은 듯합니다. 여전한 차별과 편견은 어찌 보면 자연스럽게 삶 곳곳에 배여있습니다.


조금만 시선을 돌리면 나보다 더 아파하는 당신을 볼 수 있습니다. 가장 힘겹고 어려운 순간에 놓여있다 생각했지만, 감당할 수 없는 고통 가운데 신음하는 사람들이 참으로 많습니다. 나에게 집중되었던 시선을 거두어 조금만 주위를 돌아보면 말입니다.


이러할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당신의 이야기입니다. 그들의 서사 한가운데로 들어가면 의미 없던 당신이 어느 순간 의미로 다가옵니다. 아주 작은 이야기일지라도 그 이야기는 우리에게 들려져야 합니다. 그때에야 그들의 척박한 삶의 모습이 우리 눈에 보이기 시작합니다.


제임스 맥브라이드(James McBride)는 사람들의 작은 이야기에 집중합니다. 섬세한 작가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사람들의 이야기에 빠져있습니다. 우리 또한 그릇된 시선으로 누군가를 봐왔다는 것을 깨닫게 되기도 하지요. 맥브라이드는 이 책 『하늘과 땅 식료품점』에서도 훌륭하게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살려냅니다.


이 이야기 곳곳에 숨겨져 있는 작가의 삶의 흔적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작가이면서도 재즈 뮤지션인 그는 재즈 음악을 연주하는 악단의 모습을 풍성하게 그려냅니다. 아프리카계 미국인 아버지와 폴란드 출신 유대인 어머니 사이에서 빈민가 지역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작가의 경험이 작품에 깊게 스며들어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사회 곳곳에 만연한 차별의 장벽은 소설 곳곳에 드러납니다. 흑인이라는 이유로,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다른 대접을 받아야만 했던 사람들. 실제로는 이유 같지 않은 이유이지만, 아주 단단하게 뿌리내려있는 보이지 않는 굳건한 장벽입니다.


아프고 힘겨운 사람들의 소소한 이야기는 더 큰 이야기를 향해 나아갑니다. 작은 도움인 것 같지만, 세상에 균열을 낼 수 있는 움직임입니다. 재물과 권력에 이끌려 살아가는 사람들도 등장하지만, 그보다도 더 집중하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을 나누는 사람들입니다. 이웃의 아픔에 기꺼이 동참하는 사람들이죠.


쉽싸리 희망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그만큼 참 희망은 무겁습니다. 아픔에서 피어나는 것이며, 모두의 하나 된 마음이 필요한 것이죠. 꼭 행복한 이야기로 끝나지 않아도 좋습니다. 이 세상에 홀로 남겨져 있지 않고, 누군가가 자신을 내어던져 우리를 사랑하고 함께 하기를 원한다는 그 사실만으로 충분합니다.



*이 리뷰는 미래지향(@miraejihyang_book)으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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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라
데이비드 켑 지음, 임재희 옮김 / 문학세계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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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힘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순간, 우리의 존재가 드러납니다.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우리의 인격이 여실히 보입니다. 그 순간에 우리는 벌거벗은 존재가 됩니다. 우리를 포장한 것들이 제거된 상태이지요. 날 것 그대로의 우리는 참으로 생소합니다.


재난은 갑자기 도래합니다. 우리가 준비되지 않을 때 말이죠. 그때 우리는 알게 됩니다. 진정 소중한 것들을 잊고 살았다는 것을요. 아름다운 것들이 우리 주위에 있음에도 그것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는 것을요. 하지만 늦었다고 생각했을 그때가 가장 최선의 시작점임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합니다.


<쥬라기 공원>, <스파이더맨>, <미션 임파서블> 등 다양한 장편 영화 20여 편을 집필한 미국의 저명한 시나리오 작가 데이비드 켑(David Koepp). 작가의 손에서 탄생한 재난 이야기는 지금 현재 실제 하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구체적이고 생생합니다.


작가는 과학적인 기초 위에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초강력 태양 폭풍으로 인해 지구에 벌어지는 사건들입니다. 이미 1859년 캐링턴 사건이 있었기에 이 이야기는 마냥 허구라고 볼 수가 없습니다. 당시 전기를 사용하는 물건이 극히 드물어 피해가 크지는 않았지만, 이 일이 지금 일어난다면 지구는 엄청난 혼란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작가의 상상력은 여기서부터 시작합니다. 극지방에서만 발생하는 오로라 현상이 전 지구적으로 보이게 될 때 입게 되는 지구적 재난이지요. 강력한 지자기 폭풍이 발생하여 정전 사태가 발생하게 되고, 전기 사용이 일상화된 현대인들은 큰 혼란을 경험합니다.


사실 전기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 자체가 인류의 멸망과 직결되지는 않습니다. 매우 위험하고 혼란스럽기는 하겠지만요. 이 소설에서도 말하고 있듯, 인간을 더 큰 위험에 빠뜨리는 것은 그러한 재난 상황에서 발현되는 극도의 탐욕과 이기주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소설 『오로라』에서는 다양한 인물들의 생존기를 그립니다. 각자가 처한 상황은 저마다의 이야기와 얽혀있습니다. 극도의 불안함은 기존의 관계를 새롭게 바라볼 수 있게 만들어줍니다. 물론 부정적일 가능성이 더 크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예상외의 진심이나 과거와의 화해 또한 마주할 수 있습니다.


결국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모든 상황을 통제하려는 불가능한 이상이 아니라 마음 다한 배려와 진심 어린 소통입니다. 극단의 순간에 살아남을 수 있게 하는 힘은 '나'만을 위한 삶에서가 아니라, '너'를 향하며, '너'를 위한 삶입니다. 진정 서로를 위할 때에 우리는 고통을 뛰어넘을 수 있는 창의적 에너지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수많은 재난 이야기는 우리를 극단의 상황으로 밀어붙입니다. 그리하여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게 만듭니다. 그것은 미래에 발견할 그 무엇이 아닙니다. 지금 내 곁에 있는 바로 '너'입니다. 너를 향한 사랑은 마지막 순간이 되어서도 가장 영롱할 것입니다.


*이 리뷰는 문학세계사(@munse_books)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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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자 잔혹극 복간할 결심 1
루스 렌들 지음, 이동윤 옮김 / 북스피어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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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제와 혐오가 비일비재하게 일어납니다. 시류를 쫓아 자신을 잃어버리고, 타인의 기대와 시선에 자신을 맡긴 사람들도 많습니다. 가진 자들은 더 많은 것을 소유하기 위해 높은 장벽을 쌓습니다.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 누군가를 도태시키는 것이 매우 자연스럽습니다.


고정된 힘이 존재하진 않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 힘을 더욱 공고하게 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부와 높은 지위처럼 명확하게 보이는 권력이 있습니다. 하지만 '앎'처럼 보이지 않는 힘도 있습니다. 어떤 영역에 타인보다 더 많은 지식이 있다면 그것 또한 사회적인 지위가 됩니다.


영국의 범죄 소설 작가 루스 렌들(Ruth Rendell)은 『활자 잔혹극』을 통해 보이지 않는 장벽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명확하게 정의할 수 없지만 사회에 공공연하게 스며들어 있는 차별과 편견을 드러냅니다. 그것은 우리도 모르게 형성된 매우 크고 단단한 벽과 같습니다.


"유니스 파치먼은 읽을 줄도 쓸 줄도 몰랐기 때문에 커버데일 일가를 죽였다." 작가의 첫 문장은 강렬합니다. 인과관계가 성립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곰곰이 들여다보면 이해가 전혀 안 되는 것은 아닙니다. 언어가 통하지 않는 타국에 갔을 때의 답답함과 막막함을 떠올린다면 말입니다.


문맹은 단순하게 읽고 쓰는 행위를 못하는 상태가 아닙니다.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언어가 없음으로 인하여 생기는 장벽입니다. 나의 언어가 없으면 나를 표현할 수 없습니다. 나의 감정을 명확하게 알 수가 없습니다. 사회생활이 힘겨울 것임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하지만 문맹만이 위험한 것이 아닙니다. 정반대의 사람이 더 위험할 수 있습니다. '앎'을 겸손의 도구로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은 비인격적이고 교만합니다. 자기에게 주어진 신성한 활자가 자신의 존재를 일깨우지 못한다면, 그것은 타인을 향한 폭력과 무자비함의 도구가 될 뿐입니다.


이야기는 다양한 인물들의 결핍을 드러냅니다. 그러한 연약함은 특정한 부분에서 타인을 불편하게 하고, 다른 사람들을 가로막는 장벽이 됩니다. 또한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흐려지게 만드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극의 초반에 등장하는 재클린 커버데일의 경우는 특히나 그러하죠.


때로는 당연하다고 여기지는 행위가 상대에게 크나큰 수치심과 모욕감을 줄 수도 있습니다. 오페라를 보고 듣는 것이 범법행위는 아닙니다. 그러나 음악과 외국어로 진행되는 오페라는 가정주부 유니스에게는 그 가족들에게 다가갈 수 없는 높은 장벽이 되는 것이죠.


활자 중독자라 할 수 있는 자일즈 몬트는 활자를 읽을 수 없는 유니스와는 묘하게 대립됩니다. 물론 자일즈는 대인 관계는 거의 하지 독특한 인물이긴 합니다. 자신의 벽에 유명인의 문구를 적어 놓거나 기인들의 책을 읽는 식입니다. 자신의 이복동생과 이뤄질 수 없는 상상을 하기도 하죠.


여러 등장인물들의 스토리를 읽다 보면 어느새 유니스가 커버데일 일가를 죽일만한 이유가 있었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뀌는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죠. 한 사건이나 사람을 우리는 조금 더 여유 있게 입체적으로 대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작가는 활자를 읽고 쓰는 것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너'의 감정을 알고 읽는 것이라 말하는 듯합니다. 진정한 소통이 더욱 소중하다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을 향해 교묘한 장벽을 쌓고는 있지 않은지, 우리도 모르게 혐오를 정당화하고 있지는 않은지를 돌아보게 하는 흥미진진한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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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기린
변준희 지음, 이수연 그림 / 쉼어린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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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여정에서 우리는 다양한 경험을 합니다. 만남과 헤어짐, 기쁨과 슬픔은 자연스러운 듯 보입니다. 하지만 누군가의 이기심이나 탐욕으로 인해 고통을 겪는다면 그 아픔은 크나큰 상처로 남습니다. 생채기가 깊을수록 온전한 치유는 더딥니다.


정작 타인에게 고통을 준 사람은 착각합니다. 자신에게는 그 고통이 돌아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자신의 목적을 위해 상대방이 처한 상황과 아픔에 무관심한 사람은 자신이 안전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소유한 한낱 작은 힘이 영원할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평화와 통일을 위해 활동하는 '평화바람'의 대표이자, 모든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쓰기를 원하는 변준희 작가. 이 책 『하얀 기린』은 아프리카 케냐에서 발견된 하얀 기린의 실제 이야기가 배경이 되었습니다. 다름으로 인한 외로움과 차별, 인간의 이기심과 탐욕, 만남과 헤어짐에 대해 말하고 있어요.


하얀 기린 레인은 하얀 털을 갖고 태어났습니다. 그리하여 다른 기린들에게 따돌림을 당합니다. 레인은 늘 혼자였어요. 먹고 잘 때도 그러했고, 아름다운 풍경을 볼 때도 혼자였습니다. 이야기를 할 친구가 없었어요. 자신의 마음이 어떠한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점이 힘든지 말할 수가 없었어요.


'레인'은 아카시아 나무와 달과 별들을 벗 삼았어요. 하지만 그들 또한 온전한 친구가 될 수는 없었죠. 누군가에게는 일상적인 마땅한 것들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평생의 소원이 되는 상황. 누가 그 아픔과 외로움을 다 알 수 있을까요? 다름이 틀림이 되어버렸을 때 경험하는 아픈 현실이지요.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가해자가 되었다가 피해자가 되기도 합니다. 일상에서 경험하는 다양한 편견과 차별은 우리에게 매우 깊게 스며들어 있습니다. 세심하게 '너'를 보지 않으면, 그의 마음에 연결될 수 없어요. 그의 아픔은 나의 아픔과 상관없는 것이 되어버려요.


'레인'은 하얀 기린 '윈디'를 만나면서 그동안의 상처가 사랑으로 씻겨 내려갑니다. 소중하고 빛나는 아기 기린 '샤인'까지 함께 하게 됩니다. 비로소 '레인'은 행복이라는 감정을 알게 됩니다. 홀로 이해하고 경험한 아름다움을 함께 누리는 것이 행복이지요. 작은 일상이지만 어떤 조건 없이 '함께' 웃는 것이 기쁨이지요.


아름다운 시간은 그렇게 길지 않아요. 탐욕스러운 인간은 누군가의 행복이 싫은가 봅니다. 참으로 이해하기 힘든 일들을 자행합니다. 합리적이지 않은 일들을 서슴없이 행합니다. 자신의 욕심에 눈멀어 상대방의 고통을 보지 않습니다. 고작 몇 푼의 돈 때문에 상대방의 일상을 뒤흔들어 놓습니다.


공감과 배려가 없는 사람들로 인해 우리는 소외를 경험합니다. 이전보다 더욱 힘겨운 외로움을 겪게 됩니다. 소중하게 아끼는 것, 그것은 뭔가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작은 일상입니다.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함께 웃을 수 있는 시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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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어제
김현주 지음 / 모모북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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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쩌면 많은 것을 잃었는지도 모르겠어요. 가장 소중한 것을 말이죠. '돈'이 최고의 가치가 되어버린 지금, 나와 함께 하는 '너'를 어떻게 생각할까요? 조직의 관리자들은 자신에게 엄청난 힘이 있는 것처럼 '사람'보다는 '돈'을 선택합니다. 그것이 합리적이라면서요.


맞습니다. 제가 리더가 된다 해도 어떤 결정을 내릴지 알 수 없습니다. 자신이 없긴 해요. 당장 지금도 '너'보다는 '나'의 힘겨움을 생각하니까요. 온전하게 '너'를 생각하는 것이 가능할까요? 당신의 유익과 연결되어 있지 않다면, 저는 어떤 존재여야 하나요.


그렇게 우리는 서로를 무감각하게 보고 있는지도요. 그저 편하고 자연스럽다는 이유로 무채색으로 살고 있지는 않나요? 수많은 내일과 어제를 보내면서 같은 생각과 감정을 반복하고 있을지도요. 그 안에 고요하게 일렁이는 진정한 '나'를 향한 갈망을 보고 있나요?


김현주 작가의 『내일의 어제』는 라디오 작가 정민의 삶을 통해 우리의 일상을 돌아보게 만들어줍니다. 무엇인가 변수가 있는 것보다 안정감을 택하는 정민은 반복되는 삶에 불편함을 느끼지 못합니다. 평범한 삶에서 만족감을 느끼지만, 정작 '자신'은 잃어버리고 있었죠.


친구의 아픔을 귀담아듣는 줄 알았지만, 어느새 그것을 라디오 방송을 위한 소재로 사용합니다. 어쩌면 마음을 터놓고 지낼 수 있는 유일한 친구였음에도 그의 이야기가 나의 유익을 위한 도구로 전락해버리는 순간입니다. 약간의 미안함이 있었지만, 그 사실이 밝혀지고도 오히려 더 당당하게 친구에게 따질 수 있을 정도가 되어버렸죠.


우리 또한 그런 삶을 살아갑니다. 소중했던 누군가가 어느새 나의 유익을 위해 존재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죠. 사실 서로가 잘 알지 못할 수는 있습니다. 그 사람의 상황과 감정이 궁금하기 이전에 나의 무엇인가가 더 크게 느껴진다면 조금은 조심해야 할 단계가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일상에는 늘 변수가 존재합니다. 이 소설에서는 강아지 '모모'가 개입하고부터입니다. 자신이 그동안 누려왔던 일상이 깨어지는 상황입니다. 처음에는 이러한 상황이 매우 불편합니다. 다시금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변수는 우리에게 일상이 됩니다.


정민은 자신이 참으로 외로웠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동안은 남편과 행복하고 소소하게 살고 있다고 여겼습니다. 하지만 채워지지 않는 마음의 헛헛함을 느끼게 됩니다. 터놓고 존재와 존재로 이야기한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 옵니다.


일상의 변수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이야기합니다. 행복이라 생각하며 살아왔지만, 그것이 허울 좋은 이상이었음을 알게 되는 것이죠. 실제 나의 마음이 상하고 있다는 것, 병들고 있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됩니다. 소설 속 주인공은 다른 방식을 찾지만,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을 찾아 나설 필요가 있습니다.


여러분에게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가요? 누군가의 선택으로 철저하게 소외당하고, 내쳐지는 경험 뒤에야 '나'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더하여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한 사람 한 사람 진정한 '너'로 여기며 귀 기울여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나'를 위한 '너'가 아니라, 그저 '너'로 존재해 주기를 바라면서요.



*이 리뷰는 모모북스(@momo_books__)으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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