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컨대 나 자신은 별것 아닌 존재죠. 마찬가지로 누군가 죽어도 곤란하지 않아요. 가령 지금 오바마가 죽어도 반드시 대타가 나오니까요. 누가 죽든 세계는 곤란해지지 않아요. 그러니 죽는다는 것에 대해 그렇게 요란스럽게 생각할 필요는 없어요. 내가 죽으면 내 세계도 죽겠지만, 우주가 소멸하는 건 아니니까요. 그렇게 소란 피우지 말았으면 해요. - P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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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공장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79
이진 지음 / 자음과모음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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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편리함과는 거리가 먼 작은 마을 오동면. 편의점 하나, 체인점 커피숍 하나뿐인 그곳에서 네 명의 학생들이 폐허가 된 공장을 카페로 꾸미기 시작합니다. 그저 재미삼아 시작했던 일이었지만, 그 안에서 새로운 세계가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카페라기엔 부족하고, 공장이라 하기엔 조금은 따뜻한 공간. 사람들은 그 낯선 매력에 끌려 모여들었고, 어느새 인스타그램에서 ‘핫플’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시골의 허름한 공간이 젊은 감각과 열정으로 변주되며, 전혀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낸 것이지요.


그러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결국 그들은 공장 주인에게 내쫓기듯 자리를 비워야 했습니다. 짧은 성공과 예기치 못한 끝맺음. 하지만 흩어지는 자리에서 이들은 무언가를 잃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앞으로 나아갈 구체적인 삶의 방향을 얻게 되었습니다.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이 이야기 안에 단순히 ‘카페 창업기’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공간을 넘어선 경험의 이야기였습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곳에 새로운 가능성을 심어 본 기억, 그것이 청춘의 자산이 되었던 것입니다.


카페는 단순히 음료를 파는 공간이 아니었습니다. 사람들이 모여 웃고, 사진을 찍고, 잠시 머물렀던 그곳은 젊은이들의 실험장이자 배움터였습니다. 실패처럼 보일 수 있는 경험이 사실은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가는 문이 된다는 사실이 마음 깊이 다가왔습니다.


우리는 흔히 결과로만 평가하려 합니다. 오래 가지 못한 카페라면 실패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은 말합니다. “그 과정 속에서 배운 것, 함께했던 시간, 만들어낸 경험이 이미 삶을 풍성하게 했다”고. 진짜 성장은 숫자와 매출이 아니라, 자신만의 방향을 찾는 여정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임을 보여줍니다.


읽는 내내, 나 역시 묻고 싶어졌습니다. 내 삶의 ‘카페, 공장’은 무엇일까. 누군가 보기에 허무맹랑하고 금방 끝날 것 같지만, 그 안에서 분명히 배우고 자라고 있는 경험은 없을까. 결국 중요한 것은 결과보다 그 시간을 어떻게 살아냈는가 하는 것이겠지요.


*「카페, 공장」*은 시골의 한 청춘들이 꾸려낸 작은 실험이지만, 그 속에는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야기가 담겨 있었습니다. 낯선 자리에서 무언가를 시도해 보고, 끝내 그 자리를 떠나야 하더라도, 그 과정이 우리를 더 단단하게 만든다는 진실 말입니다.


공장은 사라졌지만, 카페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이제 네 명의 삶 속에서, 더 넓은 길 위에서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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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기린, 그날 이후 하얀 기린
변준희 지음, 이수연 그림 / 쉼어린이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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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한 사건이지만, 저마다의 반응과 그 이후의 삶은 다릅니다. 상황은 비슷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사건의 해석과 그것을 끌어안는 품의 차이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환경과 상황이 같다고 할지라도 각자의 삶은 다양하게 변주됩니다.


이전의 이야기에서 하얀 기린은 결코 쉽지 않은, 삼키기 힘든 상실을 경험합니다. 여전히 이해하기 힘듭니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왜 사람들은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본래의 아름다움을 파괴할까요? 자신의 것이 아님에도 자신의 것인 양 행동할까요?


왜 이런 고통이 찾아왔는지 납득되지 않는 나날이 계속됩니다. 마치 나에게만 계속 그런 것만 같습니다. 울분을 쏟아냅니다. 잠시만 멈추어봅니다. 너를 떠올려봅니다. 아픔을 끌어안고 있지만, 다시금 너를 찾아봅니다. 완전하게 소화되지 않지만, 이해되지 않지만, 조금씩 움직여봅니다. 고통을 홀로 끌어안고 있기는 참 벅찹니다.


이제 혼자만의 아픔과 슬픔이 아닙니다. 서서히 주변이 알게 됩니다. 느끼게 됩니다. 공감을 얻게 됩니다. 참으로 힘겨운 상황이라는 것을 말이죠. 그 누구도 알아주지 않을 것 같았지만, 기대하지 않은 곳에서 큰 위로를 얻을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알게 됩니다. 많은 이들이 고통 가운데 있다는 것을요.


누군가의 품이 그리웠습니다. 따스함을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이제 누군가에게 품이 되어주려 합니다. 그렇게 우리는 서서히 상실의 아픔을 치유합니다. 내가 기대했던 방식은 아닐 수 있습니다. 하지만 스며드는 따뜻함은 서로를 녹입니다. 서로를 채웁니다. 그렇게 사랑의 끈은 또다시 살아갈 힘을 우리에게 선물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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