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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품이 좋은 사람 - 잘해보려 하지만 늘 그 자리에 맴도는 이들에게
조명신 지음 / 구름이머무는동안 / 2025년 5월
평점 :

살아가다 보면 우리는 자주 스스로에게 실망합니다. 말과 행동이 다를 때가 많고, 사랑하려던 마음이 오히려 상처가 되기도 합니다. 그럴 때마다 마음은 작아지고, 자신을 책망하는 목소리만 커집니다. 조명신 작가는 그런 우리를 따뜻하게 품으며, 성품은 완전함이 아니라 은혜 속에서 조금씩 자라나는 길임을 일깨워 줍니다.
저자는 성품을 단순한 성격이나 기질로 설명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하나님 앞에서 다듬어지고, 매일의 작은 선택 속에서 드러나는 삶의 열매라고 말합니다. 그렇기에 성품은 억지로 만들어낼 수 없는 것이며, 하나님과 더불어 걸어가는 관계 안에서 서서히 빚어지는 것입니다.
그의 목소리는 관계에 대한 깊은 시선을 건넵니다. 우리는 상대를 바꾸려 하거나 가르치려 들 때가 많지만, 그는 함께 걸어가는 형제의 자리에서 사랑을 배우자고 권합니다. 눈과 귀로 먼저 마음을 기울이고, 말보다 행동으로 마음을 쓰는 삶이야말로 성품이 드러나는 길임을 보여줍니다.
실망에 대한 이야기도 오래 남습니다. 우리는 나 자신에게도, 타인에게도 쉽게 낙심합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우리의 연약함 속에서도 결코 떠나지 않으시며, 오히려 더 귀히 여기신다는 저자의 말은 지친 마음을 단단히 붙들어 줍니다. 중요한 것은 실망을 없애려 애쓰는 것이 아니라, 끝내 우리를 사랑하시는 분을 잊지 않는 것입니다.
저자는 완벽을 요구하는 세상 속에서 오히려 쉼을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작은 실수에도 불안해하며 스스로를 몰아붙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의 크고 작은 허점과 상관없이 당신의 일을 이루십니다. 그러므로 더 세차게 자신을 몰아칠 것이 아니라, 마음을 하나님께 두는 것이 필요하다는 그의 권면은 깊은 울림을 줍니다.
온유에 대한 설명은 특별히 마음을 멈추게 합니다. 온유는 힘이 없어서가 아니라, 쓸 수 있는 힘을 내려놓는 선택이라는 그의 말은 새로운 깨달음으로 다가옵니다. 내 뜻대로 되지 않아도 불안해하지 않고, 누릴 수 있는 자유를 절제하며, 하나님 앞에서 멈출 줄 아는 태도. 그렇게 힘을 내려놓을 때 오히려 삶은 부드러워지고, 성품은 깊이를 더해 갑니다.
저자는 성품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작은 말과 행동, 사소한 선택이 모여 성품이 됩니다. 억지로 꾸민 모습이 아니라, 은혜 속에서 조금씩 변한 삶이 누적되어 결국 드러나는 것입니다. 성품은 신앙의 얼굴이라는 그의 말이 마음속에 깊이 새겨집니다.
또한 그는 성품이 개인의 차원을 넘어 관계와 공동체의 문제임을 강조합니다. 나의 성품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드러나고, 공동체를 세우는 힘으로 작용합니다. 성품이 좋은 사람은 스스로를 돋보이려는 이가 아니라, 옆 사람을 편안하게 하고, 그 향기로 주위에 평안을 흘려보내는 사람입니다.
저자의 글을 덮으며 깨닫습니다. 성품은 완성된 상태가 아니라, 은혜 속에서 조금씩 빚어지는 과정입니다. 우리는 넘어지고 실수하면서도, 다시 일어서는 그 반복 속에서 하나님이 우리를 변화시켜 가심을 경험합니다. 성품이 좋은 사람은 곧 하나님께 자신을 맡긴 사람입니다.
『성품이 좋은 사람』은 독자를 다그치지 않고 조용히 초대합니다. 오늘의 나를 조금 더 부드럽게 세우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킵니다. 성품은 목표가 아니라 길이며, 그 길 위에서 하나님은 우리를 매일 조금 더 닮은 모습으로 자라나게 하십니다. 이 책은 그 길의 좋은 벗이 되어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