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 위 그리스도인 - 불안이 낳은 묵상
최병인 지음 / 지우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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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하다. 혼란스러운 세상 한 가운데서 갈피를 잡지 못하겠다. 그리하여 명확한 결론에 도달하지 못한 채 이리저리 휘청인다. 무엇이 옳은지보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가 더 어려운 질문으로 남는다. 분명한 기준을 붙들고 싶지만, 손에 쥐어지는 것은 늘 흐릿한 감각뿐이다. 그래서 더 자주 멈추고, 더 자주 흔들린다.


사람들은 살기 위해 모이지만, 어쩌면 죽음을 향해 모이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문장은 낯설기보다 익숙하다.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이 이미 그 역설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그 감각을 놓치지 않고 끝까지 밀고 나간다. 화려한 도시의 표면이 아니라 그 아래 흐르는 불안과 균열을 바라본다. 그래서 이 책은 각각의 장면을 다르게 보게 만든다. 익숙했던 세계가 조금씩 낯설어진다.


이 책의 관심은 언제나 경계다. 삶과 죽음, 긍정과 부정, 희망과 절망 사이. 어느 한쪽으로 쉽게 기울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그 사이를 오가며 긴장을 유지한다. 우리는 그 경계 위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외면하기 어렵다. 살아간다는 것은 곧 죽음을 향해 가는 일이기도 하다. 그 모순을 인정하는 순간, 삶은 더 정직해진다.


저자의 고백은 조심스럽지만 솔직하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며 느꼈던 불안과 기대가 동시에 담긴다. 타인의 말보다 자신의 흔들림이 더 크게 다가온다. 이 글은 누군가를 설득하려 하지 않는다. 대신 한 사람이 어떻게 버티고 있는지를 보여 준다. 그 진솔함이 독자의 마음을 건드린다. 읽는 동안 자신의 시간을 돌아보게 한다.


쉼에 대한 문장은 이 책의 결을 잘 드러낸다. 기꺼이 쉴 수 있는 태도가 삶의 완성도를 보여 준다는 말이다. 우리는 흔히 더 많이 붙드는 것을 능력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이 책은 내려놓을 수 있는 힘을 이야기한다. 쉼은 도망이 아니라 선택이다. 그리고 그 선택은 삶의 주도권에서 나온다. 붙들고 있지 않아도 무너지지 않는 상태. 그 상태가 진짜 자유에 가깝다.


사랑에 대한 통찰 역시 같은 방향을 향한다. 참된 사랑은 관계 안에서는 분명한 경계를 만든다. 동시에 그 바깥에서는 자유를 허락한다. 사랑은 모든 것을 끌어안는 감정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오히려 무엇을 선택하고 무엇을 놓아야 하는지를 분명히 한다. 그래서 사랑은 소유가 아니라 질서가 된다. 내가 사랑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사랑이 나를 이끈다. 그 전환이 관계를 새롭게 만든다.


이 책의 중심에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계시 이해가 놓여 있다. 하나님을 어떻게 알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저자는 예수의 말과 삶이 곧 하나님의 드러남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신앙은 개념을 쌓아 올리는 일이 아니다. 한 인격을 바라보고 그 관계 안으로 들어가는 일이다. 하나님은 추상적인 대상이 아니라 만나지는 분이다. 그 만남이 신앙의 출발점이 된다. 


하나님의 형상에 대한 논의도 그 흐름 안에 놓인다. 인간의 이성이나 도덕성, 관계성으로 설명해 온 여러 시도들이 등장한다. 각각의 설명은 나름의 설득력을 가진다. 그러나 어느 하나로 충분하지 않다는 한계도 드러난다. 결국 시선은 다시 예수 그리스도에게로 모인다. 하나님이 인간이 되어 보여 주신 모습. 그분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회복해야 하는지 알게 된다. 신학적 논의가 삶의 방향으로 이어지는 지점이다.


그래서 이 책은 정답을 제시하기보다 방향을 제시한다. 경계 위에 선 채로 살아가는 법을 배워 간다. 흔들림을 제거하려 하기보다 그 안에서 균형을 찾는다. 확실함보다 성실함을 붙든다. 그리고 그 모든 과정 속에서 예수를 바라본다. 신앙은 단번에 완성되지 않는다. 오히려 계속해서 조정되고 다듬어진다. 이 책은 그 과정을 담담하게 보여 준다.


읽고 나면 삶이 더 솔직해진다. 내가 서 있는 자리를 부인하지 않게 된다. 동시에 그 자리에서 무엇을 바라봐야 하는지도 알게 된다. 경계 위에 선 채로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된다. 그리고 그 경계가 더 이상 두렵지만은 않다. 그곳에서 하나님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러한 만남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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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가도 사랑은 남는다 - 삶과 죽음에 관한 김영봉의 설교 묵상
김영봉 지음 / IVP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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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당하기 힘들고 억울한 일을 겪을 때, 저는 '죽음'을 생각합니다. 그동안 치열하게 살아왔던 삶을 돌아보고, 지금 붙들고 있는 것들이 과연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묻게 됩니다. 그 질문은 어느새 신앙의 자리로 이어집니다. 내가 믿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어디를 향해 살고 있는지. 김영봉 목사의 『사람은 가도 사랑은 남는다』는 바로 그 자리에서 시작되는 책입니다.


이 책은 죽음을 설명하려는 책이 아닙니다. 죽음을 통해 삶을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책입니다. 저자는 임종의 자리에 동행하며 마주했던 수많은 순간들을 통해, 우리가 외면해 온 질문들을 꺼내 놓습니다. 죽음은 멀리 있는 사건이 아니라, 이미 우리 삶 한가운데 놓여 있는 현실이라는 사실을. 그래서 이 책은 낯설지 않습니다. 


특히 "지금 올 수 있겠니?"라는 질문이 마음에 남습니다. 저자는 이 질문 앞에서 자신의 믿음을 점검합니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말해왔지만, 지금 모든 것을 내려놓고 주님께 갈 수 있는가를 묻자 마음이 흔들립니다. 믿는 것과 사모하는 것은 다릅니다. 그 사실이 그 자리에서 드러납니다. 


책은 천국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바로잡습니다. 많은 경우 우리는 '죽어서 가는 천국'을 중심에 두고 삽니다. 그러나 저자는 '지금 여기에서 누리는 하나님 나라'를 말합니다. 천국은 미래의 보상이기 이전에, 오늘의 삶 속에서 경험되는 현실입니다. 믿음은 죽음 이후를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을 다르게 살게 하는 힘입니다.


이 흐름은 히브리서 12장을 통해 더욱 분명해집니다. 저자는 '흔들리지 않는 것'에 주목합니다. 우리가 붙들고 있는 대부분의 것들은 흔들립니다. 그러나 하나님 나라, 하나님과의 관계, 영원한 생명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믿음은 그 흔들리지 않는 것을 바라보며 사는 것, 그리고 그것을 '나중에'가 아니라 '지금' 맛보며 사는 것입니다.


그 믿음은 삶의 태도를 바꿉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감사하고 기뻐하는 삶, 나그네를 대접하고 고통받는 이들을 돌아보는 구체적인 삶으로 드러납니다. 히브리서 13장의 권면처럼, 믿음은 결국 삶의 방식으로 나타납니다.


저자는 자신의 한계도 숨기지 않습니다. '이 땅에서 천국을 사는 것'에 집중해 온 나머지, '죽음 이후의 영광'을 충분히 바라보지 못했다는 고백이 나옵니다. 그 고백이 오히려 이 책의 균형을 만들어 줍니다. 삶과 죽음, 현재와 미래를 함께 붙드는 신앙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합니다.


죽음은 더 이상 공포만으로 남지 않습니다. "네, 지금 갈 수 있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믿음이 어떤 것인지 비춰집니다. 그것은 삶을 포기하는 태도가 아닙니다. 오히려 더 충실하게 살아가게 만드는 힘입니다. 하나님이 주신 생명을 끝까지 귀하게 여기면서도, 그 생명의 주인이 하나님이심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이 책은 죽음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었다기보다 삶을 더 깊이 생각하게 됩니다. 지금 내가 붙들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지. 그리고 언젠가 맞이할 마지막 순간이 아니라, 오늘 하루를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사람은 가지만, 사랑은 남는다. 이 말이 이 책에서는 하나의 고백처럼 들립니다. 결국 남는 것은 관계이고, 하나님과 함께한 시간이며, 사랑으로 살아낸 삶입니다. 이 책은 그 사실을 잊지 않도록, 우리의 시선을 다시금 믿음으로 붙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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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위일체 하나님은 시간 속에서 함께 일하십니다. 창조, 구속, 완성이라는 거대한 구원 이야기 속에 성부, 성자, 성령 하나님은 한마음으로, 하나의 뜻을 품고 일하십니다. 삼위일체 하나님의 일하심은 완전합니다. 실수도, 중단됨도 없으십니다. 그분의 일을 계속되고 있으며, 그 일의 마지막은 하나님의 영광과 하나님 나라의 완성입니다. - P60

하나님은 자신을 관계하는 분으로 계시하십니다. 이스라엘의 하나님은 "너의 고통을 보고, 부르짖음을 들으며, 근심을 아신다"(출 3:7)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분은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의 인격적인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은 온 세상을 다스리시는 주권자이시며, 동시에 고통받는 자와 함께 계시는 분이십니다. 지극히 높으신 분이면서, 가장 낮은 자리에 임하시는 하나님이십니다. - P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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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됨은 혼자서는 이룰 수 없습니다. 하나 됨은 ‘너‘가 있어야 가능합니다. ‘나‘만의 하나 됨은 불가능합니다. 즉, 나만의 신앙은 복음이 아닙니다.
결국 복음은 관계입니다. 복음은 깨어진 하나님과 인간, 인간과 인간, 인간과 피조 세계의 관계가 치유되고 회복된다는 좋은 소식입니다. - P22

‘너‘의 이야기가 무궁하지만 ‘너‘에 대해 관심이 없습니다. 오로지 ‘나‘를 위하여 살아가니 삶은 늘 퍽퍽합니다. 고통 가운데 있는 ‘너‘를 보지 못하니, 아픔을 주는 말과 행동을 해도 미안함을 느끼지 않습니다. ‘사람‘을 잃어버린 세상은 차갑고 쓰라립니다. ‘사람‘이 없으니 ‘사랑‘도 자리 잡을 수 없는 것이죠. -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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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은 종교적 위로가 아니라, 세상의 질서를 새롭게 하시는 하나님의 선포입니다.
복음은 본질적으로 공동체적인 이야기입니다. 삼위일체 하나님은 사랑이시며, 우리를 사랑의 존재로 창조하셨습니다. 복음은 깨어진 하나님과 인간, 인간과 인간, 인간과 피조 세계의 관계를 치유하고 회복하는 좋은 소식입니다. 복음은 개인이 소유하는 어떤 것이거나 내세에서 얻는 결과물로 축소될 수 없습니다. -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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