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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고한 날에는 생각하라 - 한 신학자의 인문 고전 읽기 ㅣ 한 신학자의 고전 읽기 1
김기현 지음 / 죠이북스 / 2021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혼란스럽고 각박하다.
어두워 앞이 보이지 않는다.
지역과 세대와 성의 갈등은
더 깊게 들어가 보면 각자의 다름과 차이 때문이다.
서로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품어나가기보다
자신만의 생각을 더욱 확고히 하며 자기만 옳다 주장한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천천히 돌아가야 한다.
조용히 멈추어 생각하고 톺아보아야 한다.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이때,
단단하면서도 친절하게 우리를 도와줄 든든한 책이 등장했다.
목사이며 학자인, 신학자이며 철학자인 저자는
고전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며, 서로와 대화할 수 있음을 주장한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어려워 포기했던 사상가와 책을 만난다.
아렌트(Hannah Arendt)와 밀그램(Stanley Milgram), 키르케고르(Søren Aabye Kierkegaard)를...
고대와 현대, 동서양을 아우르며 인문학의 참 맛을 소개한다.
고전 독서의 참 기쁨과 유익을 경험하게 한다.
이 책은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쉽고 재미있다. 술술 읽힌다.
깊이 있는 내용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놓았다.
둘째, 저자 특유의 균형감이다.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다.
비판과 대안을 적절하게 배치함으로 독자들의 선택을 돕는다.
마지막으로 실제적이다. 고전과 우리의 삶을 잇대어준다.
2021년, 한국 땅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적실하다.
매 챕터마다의 '함께 읽을 책'은
더욱 깊은 연구로 나아가기 위한 길잡이 역할을 한다.
단순히 책 목록을 추천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본문에서 다루지 못했던 심도 있는 연구나 근거들을 제시한다.
또한 각 번역본과 해설서의 특징을 친절하게 설명하고 비교하니,
후속 연구를 위한 이 보다 더 좋은 안내서가 있을까?
저자의 대부분 책에서 경험하는 또 다른 유익이 있다.
책을 보는 안목을 길러줄 뿐만 아니라 글쓰기에도 큰 도움이 된다.
이 책은 글쓰기 표본이다.
저자의 글을 분석하면 좋은 글을 쓸 수 있다.
글쓰기의 방법론을 직접적으로 말하지는 않지만,
글쓰기에서 강조하는 모든 것이 담겨 있다.
서로를 향한 비난과 갈등,
끝이 보이지 않는 격렬한 싸움 한 복판에서
용서와 평화를 말할 수 있는 것은
이렇듯 우리가 생각할 수 있도록 용기를 주고 도와주는 저자와 책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