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가에게 묻다 - 굴절된 한일 현대사의 뿌리 찾기
김효순 지음 / 서해문집 / 2011년 10월
평점 :
품절


'나는 일본군 인민군 국군이었다.'라는 책을 읽었다. 그리고 그 때 받은 가슴저린 느낌은 지금도 생생하다. 김효순은 역사학자가 아니다. 그런데, 우리의 역사학자들이 하지 못하거나 않고 있는 주제들을 건드리면서 우리에게 지난날의 아픔을 되새기게 하고 있다.

 

이책 또한 그러한 연장선상에 있는 책이다. 친일 인명 사전에도 올라가 있는 이병도라는 역사학자의 제자들이 근현대사 연구를 등한시하고, 무시하고 그러면서 우리의 근현대사의 공백이 많아졌다. 지금도 한국역사학계의 커다란 지분을 가지고 있으며, 과거 교과서에서는 이병도가 일제 식민사학에 대항하기 위해서 진단학회를 만든 것처럼 기술된 것도 사실이다. 지금은 아닐까????

이책은 이병도의 제자들이 자신의 스승 친일파 이병도에게 아부하며 쓰는 그런류의 사학사하고는 차원이 달랐다. 한국사학자 조동걸부터, 제일교포 역사학자 강덕상, 일본인 역사학자 야마다 쇼지, 시민운동가 히다 유이치 등등 쟁쟁한 역사학자들이 소개되어 있다. 그런데, 이들은 우리에게 잘알려져 있지 않은 자들이다. 그렇지만, 한국근현대사의 공백지대가 되다시피한 강제연행, 즉 징병, 징용 문제와 자이니치 문제 등을 정면으로 다루고 있다. 이들이 없었다면 우리 근현대사는 상당부분이 빈 공백으로 남아있었을 것이다.

 

이책에서 가장 큰 인상을 받은 것은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서 역사연구를 한, 강덕상과 일본인이면서도 정의감에  역사연구와 시민활동을 하는 많은 일본인 역사학자들의 양심있는 모습이다. 추악한 일본제국주의자들의 모습에 익숙해져있는 나에게 이들 용기인는 일본인 역사학자들의 모습은 너무나도 큰 인상을 남겼다.

 

또한 나를 슬프게 하는 것도 있었다. 일제의 주구였던 친일파들이 한국의 패권을 장악하면서, 독립운동을 연구도 못하게 만드는 풍토를 만들었으며, 독립운동을 연구한다는 것이 꼬투리가 되어 남산에 끌려가야만 하는 과거 우리의 모습이 너무도 서글펏다. 일제 강점기를 근대화의 시작으로 생각하는 뉴라이트 학자들의 썩어빠진 생각들을 떠올리면서, 친일파와 독립운동가의 기나긴 싸움을 계속될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백년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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