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치료의 첫걸음 아동청소년문학도서관 3
명창순 지음 / 푸른책들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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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치료라니?? 이것이 무슨 뜻인가? 심리치료라는 말을 많이 들어보았지만, 독서치료라는 말을 잘 들어보지 못했다. 독서를 통해서 아픈 마음을 치료할 수 있다는 생각에 책을 펼쳐들었다. 책을 펼치고 차례를 보았다. 독서치료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7가지 사례를 중심으로 독서치료가 무엇인지 서술하고 있었다. 친절한 설명과 실전사례가 흥미로워보였다. 

  이책에 소개된 7가지 사례들은 독서치료사가 책을 통해서 학생들의 마음을 열고 소통하는 심리상담의 한 방법이었다. 책 읽기를 싫어하던 학생들이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책이라며 책을 끌어안는 모습에서 책의 힘을 본다. 그리고 그 아이들의 모습에서 나의 모습을 보았다. 상담 사례로 제시된 아이들 중에는 이혼한 가정의 아이들이 많았다. 그 아이들은 부모가 휘두른 칼날에 깊은 상처를 입었다. 그 상처는 가슴속 깊히 박혀서 한 영혼을 죽을 수도 있었다. 그런데, 그 이아의 상처를 보듬고 치유해준 것은 책이었다. 

  독서치료사의 안내를 받아 함께 읽은 책에서 자신과 비슷한 아이를 만난다. 혹은 자신보다 더 깊은 상처를 받은 아이와 대면한다. 그리고 그 아이를 위로하며 자신의 상처를 치유한다. 그러한 아이들의 모습이 낯설지 않았다.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를 읽으며 '산타클로스는 부자집 아이만 좋아한다.'라는 구절에 깊은 공감을 했다. 아버지는 산타클로스는 없다는 아버지의 진실을 말해주었다. 가난하면 산타클로스가 찾아올 가능성이 없는 현실을 아버지는 너무 일찍 우리에게 알려주었다. 선물을 사기 위해서 구두통을 메고 터벅터벅 걸어가는 제제의 모습에서 나의 모습을 발견했다. '사랑은 화려한 꽃이 아니라, 강물에 뜬 낙엽이다.'라는 제제의 말은 화려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강물에 띄워 보내야만하는 가난한 현실 속 사랑을 직면하게 해주었다.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를 읽으며 눈물 흘렸던 어린 시절의 나의 모습을 떠올리며 그것이 독서치료의 과정이었음을 깨달았다. 상처받은 나의 영혼이 거친 황무지에 내동댕이 쳐지지 않은 것은 나에게 책이있었기 때문이었다. 

  조선시대 신분제를 학생들에게 설명하면서 가장 가슴 아픈 대목은 '서얼 차별'을 설명하는 것이었다. 양반의 수가 급증하여 양반의 특권을 누릴 수 없는 불안정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서얼을 차별을 했다. 즐긴 사람은 아버지인데, 아무죄 없는 태어난 아들이 그 댓가를 받아야만하는 잘못된 시스템이 참을 수 없는 분노를 일으켰다. 

  이 책에는 부모의 잘못으로 상쳐받아야하는 많은 아이들의 이야기가 있다. 그중에서는 "붕어빵 아저씨 결석하다."라는 책에 소개된 "부럽다 리모콘"이라는 시가 나를 먹먹하게 만들었다. 


"숙제를 하다 말고 

 아빠를 쳐다본다. 


  -니네 아빠 손

  얼마나 따뜻한지 모르지?


  -너, 아빠 품에서 

  잠든 적 있어?"-136쪽


 이 시를 쓴이는 얼마나 아빠의 손을, 아빠의 품을 그리워했을까? 그리고 이 글을 읽은 아이의 글은 나의 가슴을 더 아프게 했다. 


  "리모콘을 확 뿌셔버리지, 짜증난다. 너도 나처럼 엄마 아빠의 사랑을 받고 싶구나."-137쪽


  아이는 태어나면서 사랑을 받을 권리를 가지고 태어난다. 그러나, 그러한 권리를 모두 누리는 것은 아니다. 무책임한 부모의 방임 때문에, 잘못된 교육관에 의해서, 혹은 경제적 이유로 상처받는다. 나의 영혼도 상처를 받았다. 명절날이 되면 친척이 오는 것이 달갑지 않았다. 아버지는 술을 마시고 소리를 지르며 명절을 난장판으로 만들었다. 어렸을 때는 아버지가 왜? 술을 마시면 큰소리를 치고 즐거운 명절을 공포스러운 날로 만드는지 몰랐다. 상다리가 부러지고 온 동네에 구경꺼리가 되었는데도 아버지는 부끄러워하지 않으셨다. 오히려 어머니에게 자신의 행동을 자랑했다.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아버지에게 그러면 안된다며 나의 목소리를 내어보았지만, 공허한 메아리만 들렸다. 

  지금은 저세상으로 가버린 아버지. 그렇게 좋아하던 술도 간경화 말기가 되어서야 끊었다. 그리고 죽기 직전이 되어서야 아버지께서 간경화 말기라는 사실을 알았다. 술을 마시지 못하게 말리는데도 가족의 성화를 뿌리치고 몰레 술을 마시던 아버지는 자신이 간경화에 걸렸다는 사실을 가족에게 말하기에는 면목이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친척들은 돈을 아끼려고 병원에 늦게 모시고 갔다는 비난을 했다. 지금도 친척이 모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나의 모습에서 아버지와 친척들에게서 받은 상처가 아직도 치유되지 못했음을 발견한다.

  보통의 책은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 이야기가 종료된다. 조용히 사색하며 나의 생각을 정리하면 책읽기는 끝난다. 그러나, '독서치료의 첫걸음'이라는 책은 마지막 책장을 덮었지만 이야기가 종료되지 않았다.책속에 사례로 제시된 아이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나의 상처받은 영혼을 발견했다. 나의 영혼을 치유하기 위해서 새로운 책을 통해서 치유로서의 책읽기를 해야하는 과제를 만났다. 책이 있기에, 책읽기를 할 수 있었기에 나의 영혼은 치유될 수 있다. 그것을 믿고 치유를 위한 책읽기를 오늘도 계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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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2-06-10 21: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강나루 2022-06-12 20:19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 감사합니다.

편안한밤 보내세요.^^

이하라 2022-06-10 21: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강나루님 축하드립니다. ^^
기쁜 소식과 함께 행복한 주말되세요~~

강나루 2022-06-12 20:19   좋아요 1 | URL
이하라님 감사합니다.

편안한밤 보내세요.^^

thkang1001 2022-06-11 08: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강나루님! 이달의 당선작 선정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행복한 주말과 휴일 보내세요!

강나루 2022-06-12 20:19   좋아요 0 | URL
thang1001님 감사합니다.^^

편안한밤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