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드펠 시리즈 전면 개정판이 나왔다. 12세기 잉글랜드의 한 수도원에 봉직하는 초로의 수도사가 의문의 사건들을 척척 해결한다. 척보면 착으로 장미의 이름의 윌리엄 수도사를 떠올릴 수 밖에 없다. 움베르토 에코도 엘리스 피터스에게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20권인가 그런데 이번에 5권이 먼전 출간되었다. 시리즈 1권의 부제는 유골에 대한 기이한 취향이다. 구판에서는 성녀의 유골이었다. 캐드펠 수사는 웨일스의 귀더린에서 성녀 위니프리드의 유골을 가져오는 임무를 띤 순례단의 일원으로 참여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우리의 캐드펠은 사건을 척척 해결한다. 인간 종이란 원래가 태생적으로 욕망에서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일 것이나 이 한 몸 바쳐 신을 믿고 따르고 헌신하기로 맹세한 자들 역시 별 수 없다(아니 더하다)고 한다면 신을 믿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성유골을 포함한 성유물에 대한 숭배는 이미 종교의 오랜 전통이 되어버렸으나, 그리스도교 초기에는 당연히 없었던 것들이다. 성유물과는 조금 다르지만 성상 숭배에 대한 이단 논쟁 또한 오래 되었으니 불초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오래전에 돌아가신 성인의 뼈 한 조각보다는 현생을 살고 있는 인간들의 삶이 더 중요하지 않겠는가 그런 생각을 해본다. 리스도교의 성유물 수집 또는 숭배는 콘스탄티누스 대제의 어머니인 헬레나 황후가 325년에 예루살렘 성지를 순례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황후는 골고다 언덕에 세워져 있던 아프로디테 신전을 허물고 예수의 무덤을 발굴하여 그 위에 교회를 세웠다. 바로 성묘교회(예수님 무덤 교회). 황후는 예수가 못 박혔던 십자가, 이른바 참십자가, 예수의 머리에 씌워졌던 가시면류관, 예수의 몸을 꿰뚫은 못,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의 옆구리를 찌른 창, 십자가에서 내려진 예수의 몸을 감쌌던 수의 등등의 물건을 찾아냈다.(정말?) 황후는 성물의 은닉처를 알고 있는 유대 노인들을 혹독하게 고문하여 성물들을 찾아내었다고 한다. 헬레나 황후는 성물의 일부를 로마와 콘스탄티노플로 보내고 나머지는 성묘교회에 보관하도록 했는데, 7세기 초 이슬람이 예루살렘을 침략하자 많은 성유물들이 약탈을 피해 콘스탄티노플로 보내졌다. 그러나 1204년 제4차 십자군이 콘스탄티노플을 점령하면서 전대미문의 약탈행위가 벌어져 수많은 성유물들은 다시 베네치아와 서유럽 곳곳으로 자리를 옮기게 되었다.


성유물은 처음에는 주로 예수의 최후 수난의 유물들이었는데 나중에는 예수의 보혈, 눈물, 수염, 치아와 같은 신체의 일부분까지 대량으로 나돌았다. 예수는 유대인으로 할례를 받았을 것이므로 할례 시 남긴 포피(包皮)를 보관한 교회만도 13곳이나 된다고 한다.(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하여 승천하였으니 예수의 유골은 당연히 지상에는 없을 것이다.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여기에 더해서 성모 마리아, 12사도들, 성자, 순교자들의 유해와 물품까지 성유물로 숭배되고 유통되었다. 아래 인용문은 움베르토 에코의장미의 이름에 등장하는 문제의 수도원이 보유하고 있는 성유물의 목록이다. 물론 소설의 내용이지만 중세의 성유물 유행의 일단을 짐작할 수 있다. 참고로 하나 알려드리면 천주교 수원교구 성요셉 성당 제대 밑에는 성 김대건 안드레아 성인의 턱뼈가 안치되어 있다.

 

보십시오우리 주님의 옆구리를 찔렀던 창끝을그의 말에 따라 우리는수정으로 뚜껑을 한 황금 상자 안을 들여다 보았다. (……투명한 뚜껑이 달린자수정 박은 은제 상자에는 주님 달리신 십자가의 한 부분이라는 나무 조각이 있었다. (……남옥 상자에는 십자가에 박혔던 못도 보관되어 있었다시든 장미꽃을 깐 유리병 바닥에는 주님이 쓰셨던 가시면류관의 일부가 들어 있었다바닥에다 마른 꽃잎을 깐 다른 병에는최후의 만찬 때 깔았던 식탁보의 조각이 들어 있었다은줄이 달린 성 마태오의 전대도 있었고보라색 댕기에 묶인 성 안나의 유골진주가 박힌 빨간 벨벳 위에 놓인 베들레헴 마구간의 구유 조각사도 성 요한의 보라색 옷자락로마에서 성 베드로의 발목을 묶었던 사슬 고리 두 개성 아달레르토의 두골성 스데파노의 칼성 마르게리타의 경골성 비탈리스의 손가락뼈성 소피아의 갈비뼈성 에오반의 턱뼈성 크리소스토모스의 어깨뼈성 요셉의 약혼 반지세례요한의 이빨모세의 지팡이성모의 결혼 예복의 장식술 조각… (장미의 이름 하권 755~756)


성유물이라고 다 같은 성유물이 아니다. 등급이 있다고 한다. 3등급으로 나뉘는데, 1등급은 성인의 유해, 2등급은 성인의 유품, 3등급은 성인의 몸에 닿았던 물건이다. 물론 예수나 성모, 사도들은 예외다. 이들에겐 등급이 없다. 옛날의 교회법에는 교회의 제대에 성인의 유해나 유품을 안치해야 하는 법이 있었다고 한다. 물론 지금은 없어졌지만 중세에 기독교가 득세하면서 성당과 수도원은 우후죽순으로 세워지고 이에 따라 성유물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 성유물은 관광객과 순례자들을 끌어 모았으므로 막대한 수입을 올릴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그 지방을 다스리는 통치자의 권위도 세워주었다.

 

경제원칙에 입각하여 수요가 많은데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니 가격이 급등하고 가짜 복제품들도 대량으로 나돌게 되었다. 움베르토 에코의 또 다른 소설 바우돌리노를 보면 가짜 성유물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유통되었는지 잘 나와있다. 바우돌리노는 세례 요한의 가짜 두개골을 다섯 개나 만들어 배낭에 넣어 다니면서 팔아먹었고, 심지어 자신의 아버지가 사용하던 사발을 성배로 둔갑시키기도 했다. 이야기가 어차피 옆길로 샜으니 몇 가지 중요한 성유물에 대해서 이바구를 좀 풀어보고 싶다. 참십자가, 가시면류관, 성배 3가지만.














참십자가


헬레나 황후는 예수가 못 박혔다는 참십자가를 찾아내어 그 일부를 잘라 로마와 콘스탄티노플로 보냈고 나머지 큰 덩어리는 예루살렘에 남겨두었다. 1187년 십자군이 이 참십자가를 가지고 전쟁에 나섰다가 살라딘에게 약탈을 당했고 그 후 이 참십자가는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헬레나 황후가 참십자가에서 잘라내어 로마와 콘스탄티노플로 보낸 십자가 조각은 그 후 무수한 파편으로 나뉘어 사방팔방십육방삼십팔방으로 흩어졌는데 유럽의 웬만한 성당과 수도원에는 모두 이 나무 조각을 말 그대로 신줏단지 모시듯 모시고 있다. 현재 참십자가 파편의 60%는 그리스 아토스산의 수도원에 있다고 한다.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영혼의 자서전에는 카잔차키스가 아토스산의 라브라스 수도원에서 참십자가를 친견한 장면이 나온다.

   

온통 보석과 진주로 장식한 멋진 십자가 함을 여니 속에는 <진짜 십자가>의 커다란 조각 하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수사의 목소리는 감격으로 떨렸지만, 나는 어느 참된 기독교인이 언젠가 하던 얘기가 머리에 떠올랐다. ‘어느 나무나 모두 십자가를 만드는 재료가 되니까 모든 나뭇조각은 <진짜>랍니다.’(영혼의 자서전 1, 284)

 

역시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에서 조르바도 이렇게 말했다. “믿음이 있습니까? 그럼 낡은 문설주에서 떼어 낸 나뭇조각도 성물(聖物)이 될 수 있습니다. 믿음이 없나요? 그럼 거룩한 십자가도 그런 사람에겐 문설주나 다름이 없습니다.” 말인즉슨, 도마야! 도마야! 어찌 네 손가락을 내 상처 구멍에 넣어보아야 아느냐? 믿음이 있는 자는 복이 있나니 보지 않고 믿는 자는 진복자라.

 

참십자가의 조각 파편들이 너무 많이 돌아다니자 16세기에 칼뱅이 전 세계에 있는 참십자가 조각을 모두 끌어 모으면 배를 한 척 만들고도 남겠다고 하며 무분별한 성물 숭배를 비판하기도 했다. 중세의 어떤 신학자는 성스러운 유물은 기적의 은사를 입어 일종의 자가 증식을 하기 때문에 계속 늘어날 수도 있다는 황당한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한편 1870년 프랑스의 한 건축가는 참십자가 조각이라고 주장하는 전 세계의 모든 십자가의 양을 조사한 결과, 일반적인 십자가 크기의 1/3 밖에 되지 않는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도 참십자가 조각이 3개 있다고 한다. 그중 유일하게 교황청의 인증서가 첨부된 것은 천주교 청주교구 김웅렬 토마스 아퀴나스 신부가 소유한 것으로 약 3cm 정도 크기라고 한다.

 













가시면류관


가시면류관은 수백년 동안 예루살렘에 보관되어 있다가 1063년에 콘스탄티노플로 옮겨졌다. 1238년 경제적으로 몹시 궁핍해진 라틴제국(4차 십자군이 비잔틴 제국을 침략하여 세운 왕국)의 황제 보드앵 2세는 가시면류관을 베네치아에 저당 잡혔다가 프랑스 왕 루이 9세에게 팔았다. 가격이 135천 파운드로 당시 프랑스 1년 예산의 절반이었다고 한다. 프랑스는 이 가시면류관을 봉헌하기 위해 파리 시내에 생트샤펠 성당을 지었다. 성스러운 가시면류관이 베네치아에서 프랑스로 운반되는 장면이 에드워드 기번의 로마제국 쇠망사에 나온다.

 

두 명의 도미니크회 수도사가 베네치아로 파견되어 빚을 치르고 성스러운 면류관을 수령했다그들은 나무 상자를 열고 은으로 된 성물함에 찍힌 대공과 영주들의 봉인을 확인했다이 성물함 안 금으로 된 단지 속에는 그리스도의 수난의 기념비가 들어 있었다베네치아인은 내키지 않았지만 정의와 권력에 굴복했다프리드리히 황제는 자유롭고 영예로운 통행을 보장했으며프랑스 궁정은 이 가치를 따질 수 없을 만큼 귀중한 유물을 경건하게 맞이하고자 샹파뉴의 트루아까지 마중을 나갔다왕이 직접 맨발에 속옷 바람으로 이 유물을 자랑스럽게 높이 받들고 운반했다. (로마제국쇠망사 6, 193)


그 후 가시면류관은 나폴레옹이 특별히 제작한 성물함에 담겨 노트르담 대성당에 보존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2019년에 있었던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시에 가시면류관을 포함한 성물들은 안전하게 옮겨졌다는 보도가 있었다.) 노트르담으로 옮길 때 벌써 가시들은 모두 어디로 갔는지 하나도 없고 다만 가시가 꽂혀 있던 둥그런 풀 더미만 남아있었다. 칠팔십 개나 되었던 가시는 프랑스 왕들이 어디 선심을 썼거나 팔아먹었을 것으로 보인다. 루이 9세는 면류관에서 가시 두 개를 떼어 내어 영국에 기증하기도 했다. 이 가시들은 현재 대영 박물관에 보존되어 있다.






 








성배


예수 그리스도와 관련된 성물 중에 후대에 가장 큰 반향을 일으켰고 전설과 신비 속에서 수많은 소설의 소재가 되기도 했던 성유물이 바로 성배이다. 성배(Holy Chalice)는 마가의 다락방에서 열렸던 최후의 만찬에서 예수가 포도주를 마셨던 잔으로 이 잔의 행방은 비교적 단순하다. 마가는 나중에 이 잔을 가지고 베드로를 따라 로마로 갔고 이 잔은 베드로가 사용했는데 베드로가 순교한 후에는 교회에 귀속되었다. 262년 로마에서 박해가 벌어지자 에스파냐 출신의 성 로렌초가 순교 직전에 이 잔을 에스파냐로 보냈다. 14세기에 에스파냐 왕이 이 잔을 카탈루냐 지역의 발렌시아 대성당에 안치했고 오늘날까지 여기에 보존되어 있다. 높이 17cm, 지름 9cm의 짙은 갈색의 마노 벽옥 잔으로 현재 이 성배는 금으로 된 손잡이와 기둥, 그리고 금, 진주, 보석으로 장식한 받침대 위에 놓여있다. 이 잔은 최후의 만찬에 쓰인 잔으로 간주되어 교황청의 공식적인 성배로 인정받고 있다.

 

이 성배와 약간 다른 의미의 성배(Holy Grail)가 있다. 역시 그리스도가 최후의 만찬에서 사용한 잔이라는 점은 같은데, 예수가 십자가 처형을 당한 후에 아리마데의 요섭이 이 잔으로 그리스도의 상처에서 흘러내린 피를 담았다고 한다. 최후의 만찬에서 사용된 포도주 잔은 신약성서에도 기록되어 있지만 이 성혈을 담은 성배에 대한 이야기는 12세기 프랑스 시인 드 보롱의 <아리마데의 요셉>에서 처음 등장한다. 아리마데의 요섭이 이 성배와 성혈을 가지고 영국으로 건너왔다는 것이다. 실제로 프랑스의 루이 9세가 가시면류관 등 각종 성물을 확보하여 위세를 떨치자 이에 자극받은 영국의 헨리 3세는 1247년에 예루살렘 대주교로부터 예수의 피를 구입했다. 성배의 행방이 묘연해 진 것은 그 이후이다. 하지만 어딘가에 깊숙이 숨겨져 있으며 템플 기사단이나 시온 수도회 같은 비밀결사들이 성배를 수호하고 있다는 이야기들이 전설로 전해진다. 성배에 관한 가장 유명한 이야기는 아더 왕과 잃어버린 성배를 찾아 고난의 여정을 떠나는 기사들의 이야기일 것이다. 오늘날 이 성배는 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의 영향으로 새롭게 각광을 받고 있다.

 






















끝으로 유골과 관련하여 흥미로운 책 몇 권을 소개한다. 첫째는 베네치아인들이 성 마가의 유골을 훔쳐오는 이야기 등 중세에 횡횡한 성유골 도둑질 이야기를 끌어 모아놓은 거룩한 도둑질이다. 베네치아인들의 성 마가 유골 도둑질은 유명한 이야기다. 4대 복음사가 중 1인인 성 마가는 나중에 알렉산드리아에서 순교하게 되는데, 9세기경에 베네치아의 두 상인이 이슬람 지역인 알렉산드리아에서 마가의 유골을 돼지고기(무슬림은 돼지고기를 불결하게 여긴다) 속에 넣어 훔쳐 와서(구출해내어) 베네치아의 성마가 교회에 봉헌하게 되고 이로서 마가는 베네치아의 수호성인이 되었다는 이야기. 둘째는 2000여년전 레반트 지역 인근 갈릴리 호수가에서 처음에는 고기 낚는 어부였다가 나중에는 사람 낚는 어부가 되었다가 결국 로마에서 십자가에 거꾸로 못박혀 순교한 시몬으로 불리던 그 사람, 예수가 지명한 하늘나라의 키맨 베드로의 유해를 바티칸의 베드로 성당 지하에서 발굴하고 확인해내는 그야말로 기가 막히는 이야기, 바티칸의 비밀연구라는 부제가 붙은 어부의 무덤이고, 마지막은 성 니콜라우스로부터 시작해서 볼테르, 하이든, 아인슈타인, 히틀러, 단테 등등 죽어서도 잠들지 못하는 위인들의 유해의 수난사를 다룬 무덤의 수난사되겠습니다














추신 : 알라딘 둘러보다 보니 이런 책도 있습니다. <숨겨진 뼈, 드러난 뼈>, 뼈의 5억년 역사에서 최첨단 뼈수술까지 아름답고 효율적이며 무한한 뼈 이야기라는 설명입니다. 뼈에 대해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측면을 다루고 있다고 하며, 뼈에 관한 일종의 과학 입문서이면서 문화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정말 뼈 때리는 이야기 가득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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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4-08-29 15: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거룩한 도둑질> 쟁여 두고 싶었는데
결국 절판되었군요. 이래서 읽지 않더라도
일단 사서 쟁여두었어야...

<어부의 무덤>도 땡기네요. 그나마 이
책은 도서관이나 살 수 있다는.

2003년 로마에 가서 수도원에서 유학
중이던 사촌 신부 형님과 로마 성당
투어를 하다가 나눈 대화가 생각나네요.

교회가 신주단지 모시듯하는 성유물들
이 과연 진짜인가라는 질문에, 결국 믿음
의 문제가 아니겠는가라고.
그랬다고 합니다.

붉은돼지 2024-08-29 16:25   좋아요 1 | URL
<거룩한 도둑질>은 사놓은 지 한참 되었는데 아직 읽어보지는 못했습니다. <어부의 무덤>은 대충 훑어봤는데 정말 신기하고 또 좀 의아하기도 했습니다. 베드로의 유해라고 과연 특정할 수 있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책에서 내세우는 이런저런 증거로 볼때 정말 그런가 싶기도 하고...저도 바티칸 대성당에 가봤지만요...거대한 제대 아래 네크로폴리스(무덤도시)를 관람할 수 있는 투어도 있다고 하네요..나중에 기회되면 한번 둘러보고 싶습니다.....
 















1. 폐위된 술탄 압둘하미드 2

 

<호랑이 등>에서는 역사소설이다. 소생의 관심사인 만큼 무척 흥미롭게 읽었다. 1909년 청년튀르크당에 의해 폐위되어 테살로니키에 유폐된 오스만 제국 34대 술탄 압둘하미드 2세에 관한 소설이다. 스케일에 있어 극동의 작은 반도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그래도 굳이 비교하자면 조선의 고종 비슷한 인물이다.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 3개 대륙에 걸쳐 거대한 영토를 지배하던 제국은 이제 화려했던 영광의 날들을 뒤로 한 채 장려한 낙일은 맞이하고 있었으니 말인즉슨 운명의 황혼을 울고 앉아있는(고딩 때 이런 시를 배운 것 같은데 아무리 찾아봐도 안 나오네...) 형국이라. 어떤 성군, 현군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속수무책이었을 것이다. 폐위된 술탄도 이렇게 말한다. “이건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게 아니었어. 모든 인간은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운명을 타고 태어나, 우리는 모두 호랑이 등에서 태어난 거야. 운명을 바꿀 수는 없지”(20) 하지만 이건 폭군이자 독재자였고 실패한 군주였던 자의 변명이자 자기합리화일 뿐이다.

 

 

2. 오스만 제국의 형제살해법


오스만 제국의 술탄은 제위에 오르면 그날로 자신의 이복 동복 형제들을 모두 죽여야 했다. 비잔틴 제국을 정복한 정복자 메흐메트 2세가 형제살해법을 최초로 입법화했다. 황가에서 제위에 오른 인물이 그 형제를 제거하는 것은 미래의 걱정거리를 미리 없애서 제위를 공고히 하고 제국을 더 굳건하게 하기 위함이다. 그 사례는 무수할 것이나 이렇게 성문법화한 것은 정복자 술탄이 처음이다. 후환을 남겼다가 피눈물을 흘리는 경우가 허다했고 형제 간의 싸움이 내란이 되어 나라가 망하는 경우도 무수했으니, 그 사회적, 국가적 비용을 생각하면 천륜 정도는 눈 딱 감고 끊어내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이야기하니 공익을 위해서 사익의 희생 감내하는 무슨 숭고한 이념이 있는 것 같지만, 아시다시피 그게 그런 것이 아니다. 권력이란 부자지간에도 나눌 수 없는 것이니 바로 권력이 골육보다 중하고 또 그 위에 있는 까닭이다. 저 위대한 콘스탄티누스 대제는 그의 뛰어난 장자 크리스푸스를 폴라의 탑 안에서 가혹하게 고문하여 죽였고, 위대한 술탄 술레이만은 종군 중에 그의 훌륭한 장자 무스타파를 자신의 천막으로 유인하여 활줄로 목졸라 죽였다. (틸다 스윈튼이 나오는 판타지 영화 <3000년의 기다림>을 보면 무스타파가 교살되는 장면이 정말 환상적으로 우아하고 현란하게 묘사되고 있다.)

 

3. 부크크로 책 만들기

 

소생이 이스탄불에 관심이 많아서 부크크로, 한 도시의 연대기라는 형식으로 <이스탄불>이라는 책을 만들었다. 벌써 한 5년 되었다. 자가출판 플랫폼이라고 부크크라는 것이 있다. 아시는 분은 이미 아실 것이고 모르시는 분은 아직 모르시겠으나, 이런 하나마나한 소리를 왜 자꾸 하고 싶은지 모르겠다. 인간이 덜떨어지고 한심해서 그런 것이니 양지하시길. 원고만 있으면 누구나 공짜로 책을 낼 수 있다.(, ISBN 등록비 5천원은 내야한다.) 온라인 판매도 가능하고 심지어 수익을 낼 수도 있다. 자비출판하느라 수천만원(은 아니고....) 써본 소생으로서는 햐~ 이런 개꿀같은 것이 있나....흐흐... 후루룩쩝쩝쩝 해보려고 달려들어 봤는데....역시나 이 엄혹한 세상에 공짜가 있을리 없다.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


첫째, 책 가격이 비싸게 책정되어 수익 나기가 어렵다. 재료비, 제작비, 유통비용이 모두 포함되어 있어 기본적으로 도서의 가격이 높게 책정된다. 저자가 책 가격을 조정할 수 있다. 소생의 경우 사진없는 46배판 298페이지 15000원으로 책정했다. (사진, 더구나 컬러 사진이 들어가면 가격은 엄청나게 뛴다.) 10% 할인 이런 거 없다. 15000원 중 저자 수익은 720원이다. 가격을 내릴 수도 있는데 14,280원 이하로는 안된다. 저자 수익이 0원이 되기 때문. 물론 가격을 30,000, 아니 3백만원으로도 책정할 수도 있다. 책값 책정은 저자 마음, 구매는 독자 마음.

 

둘째, 만듦새가 다소 허접하고 배송이 하 세월이다. 기본적으로 편집, 교정은 본인이 직접 해야 한다. 표지도 무료로 제공되는 표지 디자인이 있다. 부크크에서 나온 책들 표지가 똑 같은 것이 많은 이유다. 물론 유료 편집, 교정도 가능하다. 유료 표지 디자인도 있다. 소생은 30만원 주고 디지인을 맡겼다. 저 표지가 30만원 짜리다. 부크크 도서는 POD(주문형 인쇄) 방식이라고 주문 후 제작에 들어가므로 배송받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린다. 당일배송 어쩌고 하는 마당에 성질 급한 사람 속 천불난다. 할인없고 취소, 반품 불가다.

 

소생이 부크크로 제작한 도서의 판매 및 수익 현황이다.

20201712,240

2021139,360

202232,160

202332,160

2024117,920

 

출간 첫해에는 아무래도 개업빨도 있고 해서 꽤 많이 나갔다. 17!! (사실 이중 10권은 저자 본인 구매 ㅋㅋ) 2021년이 되자 드디어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는지 무려 13권이나 나갔다. 셀링 라이크 핫케익!! 책이 엄청나게 팔려나가자 인근 지역의 지가가 천정부지로 마구 올랐다고 한다. 옛말 하나 그른 것이 없다. 이른바 낙양의 지가를 올린다는 것이 바로 이를 일컫는 말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하지만 인생이 항상 그렇듯이 큰 성과 뒤에는 모름지기 침체기, 슬럼프가 오기 마련!! 2022년에는 겨우 3권이 팔렸고, 2023년에도 역시 3. 연이나, 빼어난 책이란 역시 주머니 속의 송곳과 같은 것이고, 세상이 어둡고 혼미해도 귀 뚫리고 눈 밝은 이들은 어디에나 있는 법!! 올해 초 들어 분위기가 심상치 않더라니, 무슨 봇물이 터지듯 주문이 쇄도하기 시작했느니....아아!!! 아직 7월인데 벌써 물경 11권이나 팔려나가 버린 것이다. 잘 하면 금년에는 사상 최고의 판매고를 올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여간에 지난 5년간 총 47권 판매(그중 10권은 자가 구매 ㅋㅋ) 총 수익금은 720*47= 33,840. 여기에서 본인 구매수익 7,200원 빼면 26,640. 실로 어마어마 엄마엄마하다.

 

역시 인간은 정신승리. 뭐 있겠나. 무엇보다도 저 책을 만드는 한 일년 정도의 기간은 지금 생각해보면 무척 즐거웠던 시간같다.(그때는 잘 몰랐지만) 뭐가 잘 안되 꿍꿍거릴 때도 많았지만. 무슨 대단한 학문을 한답시고 책상 위에 온갖 책들을 여기저기 펼쳐놓고 인용문을 찾고 인터넷을 뒤져 관련 사진을 찾고, 되지도 않는 문장을 썼다가 지우고 다시 쓰고, 머리카락을 쥐어뜯고, 입술을 물어뜯고, 송곳으로 궁둥이를 푸욱! 찌르고(이건 아니고!!) 하는 이런 작업들이 돌이켜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는 무슨 놀이였던 것 같다.

 

옛날 아카데미사에서 나온 조립식 프라모델을 만들 때는 구멍이 잘 안맞아서 칼로 자르고 본드를 쳐바르고 낑낑거리며 용을 쓰는데, 본드 자국이 덕지덕지 묻어있고 조금 깨어지고 찢어지기도 했지만, 로봇의 손 하나, 팔 하나, 다리 하나, 하나하나 차츰차츰 본체를 만들어 가면서 느꼈던 그 성취감, 즐거움같은 그런 느낌말이다. (요즘 나오는 일본 반다이 프라모델은 정말 기가막히게 구멍이 딱딱 맞아떨어진다. 접착제 필요없다. 처음 반다이 조립할 때 정말 감탄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도 왠지 그 옛날 손에 본드 묻혀가며 낑낑대며 만들던 아카데미 조립식 생각난다.)


나의 사랑하는 오스만 책장입니다. 



오스만 책장의 자매 책장인 역시 나의 사랑하는 이스탄불 책장입니다.


부크크로 책 만들기 전에 600쪽 짜리, 330쪽 짜리  A4 제본으로 만들어 봤습니다. 

책값 때문에 부크크로 제작할 때는 최종적으로 사진없이 299쪽으로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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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나라 정벌 - 은주 혁명과 역경의 비밀
리숴 지음, 홍상훈 옮김 / 글항아리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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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순우탕(堯舜禹湯) 문무주공(文武周公). 이게 무슨 말인고?

뭐 글 좀 읽으신, 방귀 좀 뀌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요임금, 순임금, ()나라 우임금, () 또는 은()나라 탕임금, 주의 문왕, 무왕, 주공 7인을 일겉는 말이다. 개략적으로 요순우탕은 전설이자 선사요, 문무주공은 역사라고 하지만 그 유명한 은허 발굴로 성탕의 상()나라도 역시 역사로 그 실체를 드러내게 되었다. 우까지는 이른바 아름다운 선양으로 대를 이었고, 대우부터 세습 왕조시대가 개창되었다. 우임금이 세운 하나라는 탕임금이 세운 상나라에게 망하고 상은 주나라 문무주공에게 망하게 되는데, 이 책은 바로 은허를 포함한 수많은 유적, 무덤 발굴과 갑골복사의 대량 출토로 드러난, 정말 눈알 튀어나오게 놀랍고, 진짜 입 딱 벌어지게 무서운 상나라의 제사 풍습과 그 멸망과정을 다룬 책이다.

 

소생이 소싯적에 향교에 다니면서 사서와 고문진보를 읽을 적에는(이렇게 적어놓고 보니 햐아!! 이 인간이 정말로 공부를 좀 했나??? 오해를 할 수도 있겠다. 사실인즉슨 소생 중학교 여름방학 때 아버지의 강권으로 마지못해 향교에 몇 달을 다녔었는데,,,그때 배운 것을 무슨 사골곰탕 마냥 근 40여년을 우려먹고 있으니 말하자면 가성비 갑!!) 이 요순우탕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었다.

 

요임금이 순에게 자신의 두 딸을 시집보내 분란없이 말썽없이 잘 사는지 시험했다는 이야기. 뭐 이런 시험이라면 나도...하면서 쉽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이거 쉽지 않다....정말...(오해를 할 수 있겠다. 뭐 소생이 해보았다는 것이 아니고 미루어 짐작해봤다는 이야기다.) 순은 효심이 막심했는데 계모가 못살게 괴롭혀도(여러번 죽이려고 했다.) 하늘을 우러러 눈물을 줄줄 흘리며 통곡할뿐 오히려 그 효심을 잃지 않았다는 이야기, 우의 아버지는 커다란 물고기 곤()이었는데 치수의 중책을 맡아 9년간 애썼지만 실패하여 결국 순임금이 처형했다는 이야기. 순이 곤의 아들 우를 등용하여 치수를 맡기니 우가 십 수 년동안 치수사업에 바삐 돌아다니면서 자신의 집 앞을 세 번이나 지나쳤는데 한 번도 들르지 않았다는 이야기. 등등등. 이 전설상의 태평성세 황금시대에 요임금은 변변찮은 제 아들을 제쳐두고 순에게, 순임금 역시 어줍잖은 제 아들은 제쳐두고 우에게 제위를 물려주었다는 것인데, 이른바 아름다운 선위 혹은 선양이라는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순이 쿠데타를 일으켜 요를 감금하고 그의 신하들을 숙청한 후 제위를 찬탈했으며 우임금 역시 마찬가지라는 이야기도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상나라는 BC 1600년경에서 세워져서 BC 1046년경 마지막 주()왕 때 주()나라에게 멸망당했다. 600여년을 존속한 중국 최초의 세습왕조로 중국역사서 <사기>, <여씨춘추>, <회남자> 등에 등장하지만 대체로 가상의, 전설의 나라로 치부되어왔는데, 은허에서 갑골복사가 엄청나게 쏟아져 나오면서 그 역사적 실체가 드러나게 되었다. 사마천의 사기 <은본기>에는 나오는 상나라 역대 임금 30명의 이름과 순서가 거의 대부분 갑골복사의 내용과 일치하여 사기의 신뢰성이 다시한번 주목받기도 했다. 상나라가 발명한 이 갑골복사는 한자의 기원으로 중국 고대사 및 고고학 연구 성과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음은 뭐 주지의 사실이고...

 

또 하나 상나라 문화의 아조 중요한 특징은 역사에는 잘 나타나지 않고(희미한 흔적만 보이는), 발굴을 통해서만 겨우 그 실상이 드러나는 저 잔혹하기 그지없는 인신공양제사다. 신이나 조상에게 지내는 제사나 건물을 새로 지을 때는 반드시 인간 희생물을 바쳤던 것이다. 상족(商族)들은 상제(上帝)라는 신과 조상신(역대왕)을 신봉했고 이 상제가 인간사와 국가통치와 모든 면에서 깊이 관여하면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믿었다. 그래서 자주 점을 치게 되었는데, 제수품의 물량이 많을수록, 그리고 손발 잘린 희생들이 더 소리를 지르고 난리를 칠수록 귀신들은 더욱 만족하여 흠향한다고 믿었다.

 

제사가 어떤 절차로 진행되었는지 문자기록이 없어 구체적인 내용을 알 수는 없지만 수많은 제사갱 발굴을 통해 짐작할 수 있는 인간희생의 처리 행태는 인간 희생들의 목을 치고 손발을 자르고 피분수가 솟구치고 심장을 뽑아내고 뼈와 살을 발라 육장을 담구고 이를 나누어 먹기도 하는(음복?) 등 일종의 제수음식 준비과정으로 이것이 퍼포먼스적인 성격도 좀 있어서 공연을 실제로 지휘하고 참여하는 자들이나 이를 관람하는 자들에게 어떤 만족과 즐거움을 주었을 수도 있을 것이다. 마치 고대 로마인들이 잔혹한 검투사 경기를 즐겼듯이, 물론 그 만족과 즐거움의 이면 어두운 그늘에는 공포와 두려움도 있었을 것이다.

 

이 인신공양제사에 쓰일 희생물은 주로 변방의 야만족이나 이민족들을 포로로 잡아 충당했는데 상나라 왕실에서 직접 일일이 관여할 수 없으니, 이 인간희생 조달 용역사업을 수주한 것이 바로 주족(周族)의 족장 고공단보였다. 당시 주족은 궁벽한 변방에 살았는데 이 피 비린내나는 용역사업을 맡으면서 중원으로 이주하게 되고 주변의 이민족이나 아니면 동족까지 잡아다 바치면서 자기 부족을 부양했던 것인데, 그러던 중에 고공단보의 손자 주발(주문왕)에 이르러서는 어느정도 상나라의 신임을 얻어 은허의 조정에 불려가 칭찬을 받기도 했으나 어느 순간에 주()왕의 미움을 받아 유리의 토굴에 갇히는 신세가 되기도 했다. 언제 제사상에 올려질지 모르는 신세가 된 이때 문왕이 유리의 토굴에서 인육을 먹으며 반역을 꿈꾸며 연구 편찬한 점술서가 바로 <역경>이라고 한다.


나중에 문왕의 장자이자 주공의 형인 백읍고는 상나라 주()왕의 마차를 모는 요직에 등용되었으나 어느 순간 인신공양제사의 희생 제물로 바쳐지고 그 살을 발라 담근 육장을 아비인 문왕과 동생인 주공이 먹어야했던 것인데....!!! 정말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일이다 하다가도 돌이켜보면 성군이라는 문무주공 모두가 사실은 인간사냥꾼이 아니었던가 하는 생각도 드는 것이다. 인과응보라고 하면 너무 비정한가?

 

주공과 관련된 유명한 전고로 주공토포(周公吐哺)’라는 말이 천고에 전해지고 있다. 주공이 한 끼 밥을 먹다가 세 번 토해냈다는 일반삼토포(一飯三吐哺)에서 나온 고사성어로 말인즉슨 주공은 천하의 훌륭한 인재들이 찾아오면 식사중일지라도 먹고 있던 음식을 뱉어 내고는 뛰어나가 인재를 맞이했다는 의미로 전해지고는 있으나, 형 백읍고가 제물로 바쳐지는 과정을 목도하고 그 살을 먹어야만 했던 충격으로 주공이 심각한 정신적 타격을 받아서 일종의 거식증 증세를 보인 것이라고 저자는 해석하고 있다. 나름 일리있다는 생각이다. 만약 사실이라면 그 트라우마를 감당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아들의 살을 먹은 아버지 문왕 역시 악몽에 시달려 잠을 이루지 못했다는 기록을 남기고 있다.

 

비록 그 자신이 인간사냥꾼이었지만, 살기위해 골육의 생살을 먹어야 했던 주공은 인신공양제사 풍습에 몸서리를 치게되고....결국 상나라 정벌이후 상나라 역대 왕들의 무덤을 깡그리 파헤쳐 흔적을 지우고 번성했던 수도 은허를 완전히 초토화시켜 자취를 없애고, 인신공양제사를 통해 상제(上帝)’와 소통하던 종교 풍습을 철저히 소멸시키려고 전심 분투하였다. 인신공양제사가 퇴장한 그 종교적인 공백에 이른바 이니 천명이니 하는 조금 애매모호한 유교적 종교개념과 예악을 대입시키게 되면서 상나라 500여년을 이어왔던 잔혹한 인신공양제사는 주나라의 상나라 정벌이후 완전히 깨끗하게 역사에서 사라져 오늘날 어느 사서에도 그 구체적인 내용이 언급되지 않게 되었으니, 이게 다 주공의 공이요, 오늘날의 아름다운 중국의 화화문명은 모두 주공의 덕분이라는 것이다. 주공을 지극히 흠모한 주공으로부터 500년 뒤의 공자는 <역경>이 무시무시한 인신공양과 관련된 문왕 개인의 경험담과 상나라에 대한 역모계획서 임을 알아보았으나 주공의 의견을 쫓아 <역경>에 대한 주석을 함으로서 주공이 계획한 선의의 역사조작에 기꺼이 가담했다는 저자의 주장은 조금 비약이 심한 듯도 하지만 뭐 나름 흥미있는 진술입니다.

 

900페이지에 달하는 책의 내용 중에 많은 부분을 차지한 것이 바로 상나라의 제사구덩이와 무덤에 대한 발굴 보고서인데, 두꺼운 책의 페이지를 뒤적일 때마다 뼈다귀가 달가락거리는 소리와 질펀한 유혈 속에서 고통에 몸부림치는 인간 희생들의 처절한 비명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어떤 날은 자기 전에 읽으면 잠자리가 어지럽고 뒤숭숭하기도 했더라. 저자의 말로 횡설수설한 독후 감상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어쩌면 인간은 깊은 연못은 응시하지 말아야 할 듯하다. 설령 깊은 연못이 거기 있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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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오 2024-05-10 17: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헐 이게 얼마만의 붉은돼지님 글!!!!!

붉은돼지 2024-05-11 10:07   좋아요 0 | URL
어머! 은바오님 ㅋ 오랜만이에요!

moonnight 2024-05-10 19: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이런 두껍고도 어려워보이는 책을@_@;; 존경하는 붉은돼지님@_@;;;

붉은돼지 2024-05-11 10:09   좋아요 0 | URL
두껍기는 두껍습니다요 ㅎㅎ 읽는데 근 한 달은 걸린 거 같아요
약간 제 취향이라서 흥미진진하게 읽었습니다.
 
이반 일리치의 죽음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38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김연경 옮김 / 민음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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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에 나오는 전집 넘버링이 뒤죽박죽입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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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돼지 2023-12-21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고단새 다 수정하셨네요...이른바 전광석화

루피닷 2024-01-01 0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처음에는 제목을 '니들이 바흐를 알아?' 라고 했다가 조금 건방스러운 것 같아서 바꾸었습니다. '혹시 바흐를 아세요?'로. 호호호, 뭐, 제가 게맛은 좀 알지만....(게 이야기를 하니 게가 땡기네...돼지 주둥이의 강력한 흡입력으로 게다리살을 쪽하고 빨아먹고 싶다. ㅋㅋㅋㅋ) 바흐를 알리가 없습니다. 예전에는 '바흐'라고 하지않고 '바하'라고 했죠. '고흐'도 예전에는 '고호'라고 했습니다. 예전에는 뭔가 똑 떨어지는 맛이 있었는데, 요즘은 모든 것이 흐릿흐릿합니다. 일단 소생의 정신상태부터가 흐리흐리멍텅구리구리해졌습니다. 이건 어쩌면 나이탓일 겁니다. 나이를 먹으니 눈물이 많아지고 잠이 많아지고 식탐이 많아지고, 눈이 흐릿해지고 정신이 흐릿해지고 온 몸의 털도 흐릿해 지고 뭐 그렇습니다.  

 

아시다시피 소생은 무슨 피규어 모으듯이 열심히 책을 사모으고 있습니다. 예쁜 책이면 더 좋고 전집특별판한정판 다 오케이죠. 음악 관련 책이라고 빠질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음악 관련해서는 뭐랄까 조금 사연이 있는데, 사연인즉슨 무슨 한풀이 비슷한 것입지요. 그 가슴 아픈 아리아리 쓰리쓰리한 사연을 말씀드리자면.........(이게 무슨 대단한 비밀은 아니지만 그래도 동네방네 소문내지는 말아주시길 간절히 바라옵니다.)....소생은....음.....사실...... 타고난 음치에 박치에 몸치 올습니다. (무슨 성스러운 삼위일체라고나 할까요???) 이 세가지 '치'가 상호간에 연관이 있어 호상간에 붙어다니기는 합니다만 소생처럼 삼치가 한 몸에 일체로 구현된 경우는 흔치않다고 합니다. 그래서 성스럽다고 합니다.(이 세상 모든 음치, 박치, 몸치들의 십자가를 이 한 몸이 대신 졌다...뭐 이런 의미입죠.....에휴! 지지리 복도없는 박복한 것!!!!!! 으흑으흑!!!!....바라건데!!! 주여!!! 이 잔을 거두소서!!!! 이 몸이 감당키 어렵나이다.ㅜㅜ)....이름하여 성삼치일체!!!!!!!! 참다참다 참치가 되었다는 이야기는 들어봤어도 살다살다 삼치는 또 처음이구려...그건 그렇고, 삼체라는 3권짜리 SF소설도 있습니다. 이것도 나름 재미있어요.  


이 세상, 한 세상 살아오면서 음치, 몸치로서 이 몸이 감내한 그 치굴욕(치욕과 굴욕)과 그 좌절망(좌절과 절망)을 어찌 필설로 다하겠습니까만은.... 그 고난의 십자가 행군은 책을 몇 권을 써도 오히려 모자랄 판이니 여기서는 각설하고, 다만 남들이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박치'의 고역에 대해서 썰을 조금 풀어보고자 합니다. 때는 바야흐로 온 조선 천지가 붉은 물결에 출렁이며 들썩이며 난리 블루스 열광의 도가니 속에서 끓어넘치던 그 시절에, 누구나 목구멍이 터져라 대~한민국!! 을 외치고, 손바닥에 불이나라 짝작~짝짝짝 !! 박수를 쳐대던 그 시절에, 불쌍한 돼지는 이상하게 대~한민국!!!! 짝짝짝짝짝!!!...이게 쉽지가 않았던 것이었습죠..네...ㅜㅜ 항상 반박자 정도 느리거나 혹은 반박자 빠른 느낌이었습니다...그 당혹스러움이란... 아이씨.....한번 생각해보십시오!!! 환희와 흥분의 도가니탕속에서, 외침과 박수와 동작이 무슨 기계처럼 자동반복적으로 재생되는 그런 상황에서, 어느 누가 혹시 박자를 놓치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진땀을 흘리며 박수를 치는 사람이 있었다고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이 말씀이올습니다......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더 놀라자빠진다고.....지금도 가끔 월드컵 어쩌고... 대한민국 어쩌고... 하며 누가 박수라도 칠 기세면, 놀란 돼지는 그만 심장이 벌렁벌렁하면서 공황장애가 일어나려고 합니다. 아!!! 대한독립 만세!!!!!  


언젠가 소생의 수집벽이 유년의 결핍에 대한 보상심리적 작용일지도 모른다고 스스로 진단하기도 했지만 이 성삼치일체에 대한 반동으로 아마 음악책 구매와 함께 클래식에 대한 갈망이(공부는 하지 않고 갈망만 있다는 것이 문제) 시작되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음악관련 도서 잔뜩 사서 꽂아놓고 자랑질을 하면서, 소생이 비록 금강불괴의 성삼치일체이기는 하나... 그래도 바흐를 읽고 듣고 감상하는 개고상한 클래식한 취미를 가진 축생이다........개코도 뭣도 없는 것이 최민식처럼 개허풍 큰 소리 한번 쳐보고 싶었던 것이지요...... 니 내가 눈지 아나??? 으잉?? 니 바흐 알제? 으잉? 내가..인마! 바흐 책도 읽고,,, 인마!! 어저께도 으잉?? 바흐 CD도 샀고....으잉?....같이 싸우나도 가고! 으잉??? 마!! 다했어!!!! 뭘??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 말이죠.ㅋㅋㅋㅋㅋ






























진짜 정말 난생 처음으로 클래식 공부를 좀 했습니다. 대중가요는 들으면 바로 흥겹고 즐겁고 좋지만...이 클래식이라는 것은 진입장벽 두껍고 높아 공부와 훈련이 필요하다고 들었습니다. 대~한민국 박자도 짝짝 못 맞추는 주제에 클래식이 가당키나한가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오히려 그렇기에 클래식을 알고싶고 듣고싶은 마음이 더욱 탱천합니다. 작년에 1~6권까지 읽었고, 올해 다시 1~4권까지 읽었습니다. 지금은 5권을 다시 읽고 있습니다. 중간중간 큐알코드가 있어서 바로바로 관련 음악을 직접 들어볼 수 있어서 무척 좋습니다. 사진도 많고 그림도 있고 자간이 넉넉해서 책장 잘 넘어갑니다. 
















슈바이처가 쓴 <바흐>의 전기라...귀가 솔깃하기도 하지만 책은 또 얼마나 예쁘게요. <고전적 양식> 역시 이하동문입니다. 톨킨의 절대 반지 다음은 바그너의 <니벨룽의 반지> 역시 마이 프레셔스...... 풍월당은 갈수록 멋진 책들을 만들어내는 것 같습니다. 존경하옵는 풍월당주님께 진심의 박수와 열렬한 응원을 보냅니다. 부디 이런 전문 출판사들이 흥하기를 바랍니다....음악서적은 풍월당하니.....문득 미술하면 열화당이 생각납니다. 예전에 소생 국민학교 다닐 때, 집에 형님들이 모아놓은 열화당 미술문고, 사진문고(아주 작은 판형이었음) 이런 거 많았는데..그중 용케 누드사진집을 찾아내고는 눈이 똥그래가지고는 어멋!! 이야!! 햐아~!! 하면서 어린 놈이 연신 신음을 토하며 열심히 봤던 기억이 납니다...ㅋㅋㅋㅋㅋ 열화당에서 나오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만화 시리즈는 어떻게 되었나 모르겠습니다. 몇 권 모으다가 아!!! 목 늘어나고 눈알 빠질라고 해서 수집 포기했습니다...ㅜㅜ 



























<한국팝의 고고학>시리즈와 <페인트 잇 락>은 니르바나님의 서재에서 보고 구비하게 되었습니다. 소설가 김훈의 서재에도 이 책들이 놓여있었습니다. 1960,70,80,90년대의 알알이 주옥같은 한국가요와 한시대를 풍미했던 가수들의 면면들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대충만 훑어봐도 지나간 시절의 아련한 추억과 흥겹거나 혹은 구슬픈 음율들이 뭉게뭉게 두리둥실 피어납니다. 박민규의 <삼미수퍼스타즈...>에서도 목차에 대중가요 가사를 썼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은 1990년대까지 나왔지만 2010년대로 오면 BTS가 빠질 수 없겠지요..<BTS THE REVIEW>는 아미인 아내를 위해 구입했습니다. 만화로 보는 락의 역사라는 부제가 붙은 <페인트 잇 락>은 2권밖에 못구했습니다. 친절하신 니르바나님께서 출판사 연락처도 가르쳐 주시고 했는데, 출판사에도 연락해보고 재고 있다고 나와 있는 몇 군데 인터넷 서점마다 다 주문을 했고 중고로도 주문을 했지만 결국 1권은 못구했습니다. 언젠가는 기회가 오겠지요.  















을유에서 나온 <현대예술의 거장> 시리즈도 좋아합니다. 토마스만의 <베니스에서의 죽음>의 모델이라고 하는 구스타프 말러의 책은 사놓은지 한 4~5년은 된 것 같습니다. 이 시리즈는 판형이 작아져서 더 아담하고 예뻐졌습니다. 아직 비닐도 벗기지 못했습니다. 오쟁이 진 남편으로 프로이트에게 심리상담도 받았다는 말러, 위대한 예술가였지만 한 인간으로서 행복하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스타라빈스키>는 우리나라 사람이 쓴 스트라빈스키 평전이어서 한번 읽어보고 싶었고,,,(물론 아직 읽지는 못했지만) 조니 미셀은 과문한 소생이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어서....참 부끄럽게도 책 좀 읽겠다는 넘이 현대예술의 거장으로 알려진 사람의 이름도 모른다고 해서야 이게 말이냐 막걸리냐??? 그래서 일단 구입해 놓았습니다.....
































<바흐 교회 칸타타>는 왜 샀는지 모르겠습니다. 교회에 다니지도 않고, 전문적으로 무슨 음악공부를 하는 것도 아닌데..,,아마도 <난처한 클래식 수업>을 읽고 '바흐'라는 위대한 인물에 대해 조금 알게 되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비발디의 처녀들>, <어머니 왜 나를 버렸나요>는 비발디에 관한 소설입니다. <사계>로 유명한 비발디는 신부였는데, 베네치아의 소녀 고아원에서 음악교사로 재직했다고 합니다. 고아소녀들의 음악교사라...뭔가 음흉하고 나쁜 상상을 하게 될 수도 있겠는데....어허!! 때찌!!!때찌!!! 우리의 비발디 신부님은 그런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얼마나 다행이게요..<위대한 작곡가들의 삶>은 총 3권인데 1권만 가지고 있고, <위대한 피아니스트>는 총 2권인데 역시 1권만 가지고 있습니다. 조만간 다 구비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피아니스트 1권은 얼마전 제가 구입하고나서 바로 품절되었습니다. 어휴휴휴!!!!!! 정말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재즈 메니아인 장정일의 <악서총람>은 장정일의 독서일기 음악편 같은 것인데요 오래전에 재미있게 읽었고 드물게 리뷰도 썼던거 같습니다. <신악서총람>은 일단 모셔만 두었습니다. 언젠가 시간이 나겠지요. <봄의 제전>은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으로 시작하지만 결국은 제1차 세계대전에 관한 이야기로 악서(樂書)라기 보다는 전서(戰書)이고 <죽은 자들의 도시를 위한 교향곡>은 2차대전 중 레닌그라드 전투와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7번 레닌그라드>에 대한 이야기로 악서(樂書)이자 전서(戰書)라 할것입니다. 악서서가 구석에 꽂힌 <칼의 노래>와 <롤랑의 노래>는 소생의 소소한 농담(뭐 일종의 아재 개그입지요)으로 받아주시길 바랍니다. 호호호.....글항아리의 걸작논픽션 시리즈 역시 소생이 좋아하는 시리즈인데,,,최대의 패착은 도서의 크기가 제각각이라는 것입니다. 각잡고 줄세우기 좋아하는 깔끔한 돼지가 수용하기에는 애로가 없지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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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행열반인 2023-07-28 17: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붉은돼지님!!!저족으로다가 피아노 배우셔서 바흐인벤션이라도 뚱땅뚱땅 쳐주시면 호화로운 서재만큼 여생도 호화롭지 않을지 외람되옵지만 여쭈옵니다ㅋㅋㅋ 저는 쇼팽 이런 어려운 건 못치고 바흐인벤션 뚱땅 더듬더듬 정도는 치는데 요즘엔 입으로만 치고 외주주고 (=비전공자 주제에 딸래미 야매레슨하고) 있사옵니다. 더운여름 무탈히 보내소서...

붉은돼지 2023-07-28 17:54   좋아요 2 | URL
무슨 돼지 목에 진주목걸이도 아닌것이...ㅋㅋㅋㅋ 돼지의 굵은 족발로 피아노 치는 상상만 해도 너무 웃깁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아아!!! 이제보니 성삼치일체에 족발이라는 천형의 몸을 타고 났으니...그 옛날 요임금이 그랬듯이 정말 하늘을 우러러 탄식하고 피눈물을 흘려야 할 모양입니다...ㅜㅜ 허나 이제는 모든 원망을 다 날려버렸으니,,,,,홀로 차분히 앉아 바흐나 감상 혹은 읽으려고 합니다.

은오 2023-07-28 20: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붉은돼지님 예의바른 동물이셨군요 첫문단부터 빵터집니다 ㅋㅋㅋㅋㅋ 삼치의 구현에 또 터지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진짜 붉은돼지님 왤케웃기시죠 한바탕웃고갑니다 ㅋㅋㅋㅋ

붉은돼지 2023-07-29 08:46   좋아요 0 | URL
제가 뭐 말은 되나마나 나오는대로 주께기는 하지만은 나름 예의를 알고 범절을 차리는 짐승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사투리 이해하실라나????? ㅋㅋㅋㅋ)

잠자냥 2023-07-28 22: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돼지님은……

왜 책도 돼지처럼 두꺼운 것만 좋아하세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탐나는 게 많네요.

붉은돼지 2023-07-29 08:49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말 그러게요 ㅋㅋㅋㅋㅋ 아마 제 배둘레햄 비슷한 두께를 찾는 모양입니다. ㅋㅋㅋㅋ 그리고,,,, <고전적 양식>은 잠자냥님께 땡투했습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7-29 10:16   좋아요 1 | URL
아이고 감사합니다. 땡투도 크게! ㅋㅋㅋㅋㅋㅋ

hnine 2023-07-29 05: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침 임윤찬이 파리 공연에서 연주하는 바흐 인벤션 신포니아를 듣고 있는데 이 글을 읽게 되네요.
풍월당은 서울에 살면 벌써 한번 들러봤을 곳으로 찜해놓은 곳인데, 좋은 책도 많이 내었군요.

붉은돼지 2023-07-29 08:53   좋아요 0 | URL
지금은 클래식 관련해서 책만 읽고 있습니다. 아니 뭐 책도 열심히 읽는 것은 아니구요....난처한 시리즈는 책 안에 큐알코드가 있어 폰으로 음악 조금씩 듣고 있긴 합니다만....아직 마음먹고 클래식 들어본 적은 없습니다. 앞으로는 음악도 좀 들어보도록 해야겠어요 ㅎㅎ

호시우행 2023-07-29 06: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을 사 모은다니 이걸 권해야 하는건지 사실은 잘 모르겠어요. 이혼한 아내의 말처럼 책에서 밥이 나와 돈이 나와!라고 나를 늘 몰아세우던 생각이 나서요. 그런데, 이혼하고 홀로 독립할 때 그 많은 책을 원룸 임대로 옮기느라 무척 고생했거든요. 오래된 책은 미리미리 정리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내가 경험해보니 그래요. 사람에겐 미처 예상치도 않았던 일들이 생기기도 하거든요.ㅎㅎ

붉은돼지 2023-07-29 08:59   좋아요 1 | URL
책 사모으는 거 이게 잘 조절이 되지가 않더라구요...저도 몇년 전에 몇년에 걸쳐 2000권 넘게 중고로 팔아치고 책장 헐빈하게 정리하고 했는데.... 요즘 다시 꾸역꾸역 사모으고 있습니다. 제가 뭐 방구석에서 꿍꿍거리며 혼자 노는 걸 좋아하는 스타일이라서 사실 책 사모으고 책 읽고 하는 취미 외에는 별다른 좋아하는 것도 없고 해서 이거라도 마음껏 못하면 뭐하나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고....또 한번씩 서재에 앉아 책장을 둘러보면 햐~ 읽지도 않는 책을 뭐한다고 이렇게 꾸역꾸역 사모았나 이거 다 쓰레기되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기도하고....그렇습니다. ㅎㅎㅎㅎ

Jeremy 2023-11-18 16: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 읽는 것도 좋아하지만 책 사는 건 더 좋아하는 저랑
비슷한 경향을 가진 님을 이제야 발견한 것 같네요.
저는 저만의 사설 도서관의 이용자이자 사서라서 혼자서도 잘 놉니다.
정말 별별 걸 다 해봤는데 집에서 책 끌어안고 노는 게 그나마 신선놀음!

붉은돼지 2023-11-19 13:20   좋아요 1 | URL
밖에서 친구들 만나 술 마시고 이야기하고 노는 것도 뭐 나름 좋지만
스트레스가 풀리고 즐겁기 보다는 왠지 힘이 쓰이고 피곤한 느낌.
역시 집에서 혼자 책이나 보면서 책 끌어안고 노는 게 가장 편안한 것 같습니다.
이번 팬데믹으로 새삼 깨달았습니다. 고독한 애서가 ㅋㅋ

moonnight 2024-05-23 15: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넷플릭스 나오기 1년 전 삼체를 언급하셨군요.^^ 좋은 책들 많이 소장하고 계십니다. 대리만족하겠습니다^^

붉은돼지 2024-05-28 10:10   좋아요 1 | URL
어머 답글이 너무 늦었네요 ㅎㅎㅎ
저도 넷플릭스에 삼체 나오자 마자 다 봤는데 책을 읽은 지 너무 오래되어서 그런지
저런 이야기가 있었나? 그게 저런 이야였나??? 하는 장면들도 많고....처음에는 나름 재미있었는데 갈수록 조금 실망???? 그래도 일단 다음 시즌도 기다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