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이다. 책 한 권을 사려고 해도 심사숙고해서 고르고 골라서 가격비교 하고 서점직배송 중고를 찾아 헤맨다. 이 끔찍한 법 시행 때문에 책 사는데 너무 많은 신경과 시간이 든다. 몇 푼이라도 싸게 사려고 이 서점 저 서점 뒤지고 상품권과 쿠폰에 목 메고 이럴려고 책을 읽나 자괴감이 든다. 

 

각 서점별 차이를 보면

알라딘이 가장 짜다. 매달 나오는 퀴즈나 투표 같은 것에 도서앱로그인 해서 겨우 3천원 정도 상품권이 생긴다. 중고책도 전에는 1만원 이상 무료배송이었는데 얼마 전부터 2만원 이상 무료배송으로 바뀌었다. 서평을 쓰기만 해도 적립금을 주는 예스24, 인터파크도서, 반디앤루니스 와 달리 서평 써봐야 국물도 없다. 이달의 리뷰로 선정되지 않는 한. 그나마 TTB 광고 수익을 준다는 것이 다른 서점과 다른 점이다. 요즘 그게 꽤 후해졌다. 도서정가제 시행 전만 해도 구매자, 추천자 모두에게 가던 Thanks to 적립금을 구매자에게 주지 않으면서 매달 몇 건은 받았던 Thanks to 적립금도 거의 모이지 않는다. 그나마 상품권을 한꺼번에 사용할 수 있는 것만도 고마워할 지경이다. 그렇지만 이건 예스24도 인터파크도서도 그렇다. 대형 서점이랄 수 없는 반디앤루니스만 상품권 사용이 택 일 이라 한번 구매할 때 한 건씩만 쓸 수 있는데 규모가 작은 서점이니 이해한다.

 

반디앤루니스는 매일매일 출석확인하면 최소 30원 적립금을 주고 15일 연속 출석하면 2배, 25일 연속 출석하면 3배로 적립금을 준다. 그리고 서평만 써도 적립금을 주고 페이퍼를 써도 적립금을 줬다가 얼마 전부터 페이퍼 적립금은 사라졌다. 그래서 반디앤루니스에서는 더이상 페이퍼 작성은 하지 않는다. 이건 서점이 전략을 잘못 쓰는 거라 본다. 어쨌거나 페이퍼도 꽤 광고효과가 있을텐데... 아쉽다. 테마북이라고 하여 한 가지 주제를 가진 다른 2권 이상의 책에 대한 얘기를 쓰면 서평 적립금의 절반을 준다. 어쨌든 이것저것 따지면 알라딘보다 후하다.

 

예스24는 예스24 자체 잡지(?)의 성격을 띄는 NEB 앱을 설치해 하루에 여러번 적립기회가 주어진다. 출석확인만 해도 적립금을 주고. 예스24의 2.4. 그러니까 오후 두 시에는 24원 적립금을 주고 밤 11시부터 새벽 5시까지 올뺌족에게 15점을 준다. 그 외 책소개 내용을 클릭하면 전부 1점씩 적립된다. 그래도 그게 쌓이면 꽤 쏠쏠하다. 예스24의 장점은 무엇보다 중고책을 사도 적립금을 준다는 거다. 알라딘중고책은 적립금 따위 주지 않는다. 중고책에 대한 예의를 갖춘 예스24 참 착하다. 단지 예스24에서 구매한 책의 서평을 쓸 때만 적립금을 준다는 게 조금 치사하게 여겨진다. 중고책은 그나마 100자평일 때만 적립을 절반 해준다. 알라딘이나 인터파크도서, 반디앤루니스에서만 책을 사다가 최근에야 예스24를 이용하며 알게 됐다. 인터넷 서점 초창기엔 예스24와 모닝365만 이용했었는데... 모닝 365가 제일 쌌는데 그게 없어져 무척 아쉬워했다.

 

인터파크도서는 도서상품권 명목으로 얼마이상 사면 얼마 할인 이런게 많다. 인터파크의 장점은 서평을 쓰면 무조건 적립해주고 그 서평이 첫 서평(아무도 서평을 안 쓰고 내가 처음 쓴 서평인 경우)일 때 추가적립금을 준다는 거다.(그런 책이 흔치 않은게 문제지만) 그리고 인터파크 쇼핑에서 쌓인 적립금(이게 또 아주 잘 쌓인다는 장점이 있다. 사진을 첨부한 구매후기를 쓰면 500점이나 쌓인다)으로도 책을 구매할 수 있다. 전에 독서목표 달성 이란 이벤트를 한 해 반짝 한 적 있었는데 읽을 책을 선정하고 읽고 나서 서평을 쓰면 적립금을 두 배 주던 짭짤한 행사였다. 이거 자주 했으면 했는데... 

 

요즘은 서점 직배송 중고마저 흔치 않아 책 찾느라 시간 노력을 너무 많이 들인다. 도서정가제 부르르... 욕을 달면서 여전히 이 미친 짓을 하고 산다. 간신히 찾은 직배송 중고를 장바구니에 넣어두고 다른 적립금, 상품권에 잠시 눈을 돌리면 그 책이 금방 일시품절이 되고 마는 사태가 일어난다. 이렇게 놓친 책이 꽤 된다.

 

 

 

 

 

 

 

 

 

 

 

 

 

잘 나오지도 않는 이 책 중고를 어제 예스24직배송 중고로 찾고 "심봤다!" 하고 장바구니에 넣어두고 "직배송중고 24%할인쿠폰" 다운 받은 뒤 보니 일시품절이다. 으아악. 쿠폰 다운 시간이 오전 9시 이후여서 미뤄뒀더니.

 

이렇게까지 해서 책을 사야하나 이런 쓸데없는 일에 집중하는 내가 싫다 싫어. 정가제가 정말 싫다. 정권교체 돼서 담배값(울 남편 금연은 못 시키겠고)인상, 도서정가제, 단통법 등등 서민들 등골 빼먹는 악법들 죄다 바로잡혔으면 좋겠다. 나 좀 그만 괴롭혀라, 이 몹쓸 정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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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행복하자 2016-12-28 16: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이라도 가벼운 마음으로 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서민들 호주머니 털 궁리만 하는 것 같아요.

samadhi(眞我) 2016-12-28 16:47   좋아요 1 | URL
백성을 개돼지로 만들어 더 많이 뜯어 먹으려고 책도 못 사게 하는 것 같아요 ㅠㅠ

곰곰생각하는발 2016-12-28 16: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정가제 찬성하는 쪽인데.. 정가제 이후 책을 거의 온라인 서점이 아니라 오프 서점에서 사게되더군요. 워낙 서점 가서 책 고르는 게 취미인지라.. 온/오프 가격 차이가 없다면 서점 가서 사게 됩니다.. 장단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확실히 책값이 좀 비싸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거 좀 다운시켜야 함..

samadhi(眞我) 2016-12-28 16:52   좋아요 0 | URL
네 도서정가제가 제대로 시행되던 초기엔 괜찮았는데 2년 전부턴가 악용(?)된 뒤로 새 책을 사기가 겁나요.

2016-12-28 16: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28 16: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야클 2016-12-28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서정가제는 새정치민주연합 최재천 의원이 발의한 법입니다. 이 무능한 정부가 만든 법은 아니죠.

samadhi(眞我) 2016-12-28 16:57   좋아요 1 | URL
정가제 시행 취지는 좋았는데 이 정부 들어선 뒤 도서계단통법처럼 변질되었다고 봅니다.

감은빛 2016-12-28 17: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가제 이전에도 충동적으로 혹은 당장 읽지 않아도 되는 책들만 온라인에서 사고,
꼭 필요한 책들은 동네서점에서 샀는데,
정가제 이후에는 정말 거의 온라인을 이용하지 않고 있어요.

일각에서 정가제 이후 책 값이 떨어질 거라는 분석이 있었는데,
저는 당시 출판계에 일하고 있을 때여서 절대 그럴 리 없다고 생각했죠.
역시 책값은 떨어지지 않고 있죠.
이젠 책 욕심도 좀 줄여야 할 것 같아요.

samadhi(眞我) 2016-12-28 17:44   좋아요 1 | URL
문제는 책 값이죠. 그걸 낮추고 정가로 구매하게 하겠대놓고 책 값은 점점 오르죠.
책 읽는 속도가 구매 속도를 못 따라가면서 만날 책만 고릅니다. 남편이, 있는 책이나 다 읽으라고 갈구고요. ㅋㅋ

비로그인 2016-12-28 17: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가제 취지는 좋았는데 구매하기에는 힘든점이 많네요.
책 한권에 여러사이트를 비교해봅니다.

samadhi(眞我) 2016-12-28 17:35   좋아요 1 | URL
그러니까요. 책 살 때마다 스트레스네요.

기억의집 2016-12-28 17: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엄청 열받으면서 쓰고 있다는 느낌이 팍팍 듭니다~ 내용은 심각한데 한참 웃었어요!!

samadhi(眞我) 2016-12-28 17:36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 어렵게 찾은 책이 몇시간 만에 일시품절되는 바람에 더 흥분을 한거죠. 그거 언놈(분)이 사간 건지 얄미움. ㅋㅋㅋ

재는재로 2016-12-28 1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정가제이후 도서기록을보니94권을덜샀다고하네요 ㅎㅎ 책읽으라고말뿐인환경을만들어주기는커녕 오히려막는제도 이게한국입니다 오늘 뉴스를보니 한강이블랙리스트에있다는 참어이없어요 고은시인이 역겨다는말한것보고 박수가나온는것 그게현상황에맞기때문이겠죠

samadhi(眞我) 2016-12-28 18:23   좋아요 1 | URL
갈수록 파행이 계속되는 이상한 나날입니다. 빨리 비정상의 정상화가 멈추었으면 좋겠어요.

책한엄마 2017-01-02 07: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진아님 대단하세요.
각 온라인 서점 스타일을 꿰뚫고 있으시다니-
저는 북플과 알라딘 굿즈 노예라 더이상 깊은 생각 안 하고 있어요.
빌린 책 반 산 책 반이지만 창피하게도 책을 사면 읽질 않네요.ㅠㅠ

저 운디드니-책 요즘 제 주변 분이 열심히 읽으시는 책이에요.
‘레버넌트‘ 생각도 나는 책인 듯해요.

진아님 늦었지만 새해 인사 드려요.^^
올해도 잘 부탁드립니다.^^

samadhi(眞我) 2017-01-02 10:51   좋아요 1 | URL
그나마 있던 혜택들도 올해부터 확 줄어서 저를 마구 분노하게 했네요. 마음의 양식을 판다는 작자들이 왜 그리 답답하고 속좁게 손해보지 않으려 하는지. 그게 더 큰 손해임을 왜 모르는지. 자본주의라는 제 무덤 파는 일에 동참하는 멍청이들이란 생각이 들더라구요. 혜택을 늘려서 조금이라도 더 팔 생각을 왜 못 할까요.
새해 첫날부터 이글이글 성질이 났습니다.

꿀꿀이님도 복 많이 잡솨^^
막나가는 것 같은 이런 말투가 좋아서 자주 써먹어요. 무턱대고 친한 척 합니다. ㅎㅎ 양해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