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레나 안드레예브나 오늘 날씨 좋네요………. 덥지도 않고.사이.보이니츠키 목매달기 딱 좋은 날씨네………. - P123
"내가 제일 잘났다고 생각이 들 때면 무덤에 가 보라. 그곳에서 생의 참모습을 발견할 것이다. 그것은 한 줌의 흙이리니." - P299
육신의 감옥에 갇혀 고통을 사생(寫生)과 글로 승화한 그를 보면 웃음은 최고로 비통한 사람이 발명했듯 긍정은 최고로 절망스러운 사람이 발명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고 만다. 그리고 꼼짝없이, 내게 주어진 시간에 숙연해진다. - P318
인물들의 섬세한 심리변화를 따라가다 보면 이기적인 욕망과 타고난 선함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간의 슬픈 본능이 차라리 인간적으로 느껴진다. 의도하지 않았다 해도 타인의 불행을 대가로 하는 소유욕은 결국 불행으로 이어질 것을 감지하고도 무시한 대가가 아닐까. - P195
노매드들 중 아프리카계 등 유색인종이 없다는 점이 눈여겨보였다. 실제로 그들이 미국에서 떠돌아다녀야 하는 노매드적 삶을 살기란 불가하다고 한다. 후드티만 입고 도시의 밤거리에 나서도 위험과경계의 대상이 되는 그들이 여전히 적나라한 차별에 노출되어 있다는 극명한 증거가 된다. 또 다른 삶의 양식으로서 건설된 ‘노매드랜드‘도 결국 누구에게나 주어진 기회의 땅은 아니더라는 점이 놀랍고도 씁쓸하다. - P203
그해 오월을 담은 영화 중 수작으로 남은 〈꽃잎>은 실성한 소녀와 다리를 저는 남자, 즉 온전하지 못한 넋과 몸을 전면에 등장시켜 절단된 국가와 단절된 역사를 증언한다. 국가폭력으로 상처 입은 사람들은 상한 몸으로 극한의 상실을 증언한다. - P233
"나를 두고 무섭다는 사람도 있는 것 같은데, 그건 내가 욕심이 없어서 그러는 것 같아요. 욕심이나 집착이 있으면 그게 약점이 되어서 딴 사람에게 공격할 빌미를 두거든… 여자에게는 그런 것 없이도 살아갈 수 있는 에너지가 있죠. 바퀴벌레처럼 살아남는 겁니다." - P277
이홍섭 시인의 시구를 살짝 빌려 비틀자면"아무튼 우리, 삶과 연애하자, 책을 씹어 먹을 듯이". - P283
2022년 4월 내게로 온 책이 책의 무게감 보소.. 음.. 권정생 선생님부터 읽겠습니다.
다윈은 《종의 기원》의 거의 모든 장에서 "변이"의 힘을 칭송한다. 그는 다양성이 있는 유전자 풀이 얼마나 건강하고 강력한지, 서로 다른 유형 개체 간의 이종교배가 그 자손에게 얼마나 큰 활력과 번식력"을 만들어주는지 심지어 완벽하게 자기 복제할 수 있는 벌레들과 식물들까지도 새로운 변이형을 만들어낼 수 있게끔 유성생식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이 사실들은 정말로 이상하구나!" 하고 경탄을 금치못했다. "이따금이라도 서로 다른 개체와 교배하는 것이 유리하거나 필수 불가결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 사실은 아주 간단히 설명된다! - P188
인간의 지력으로 도저히 다 이해할 수 없는 생태의 복잡성에 대한 이러한 조심스러움과 겸손함, 공경하는 마음은 사실 대단히 오래된 것이다. 이는 때로 "민들레 원칙"이라고도 불리는 철학적 개념이다. 민들레는 어떤 상황에서는 추려내야 할 잡초로 여겨지지만, 다른 상황에서는 경작해야 하는 가치 있는 약초로 여겨지기도 한다. - P189
데이비드의 정서적 해부도를 쫙 펼쳐놓고 볼 때 가장 눈에 띄는 원흉은 그 스스로 상당히 자랑스러워했던 두툼한 "낙천성의 방패"가 아닌가 싶다. - P202
그것은 지독히도 방향 감각을 앗아가는 일이었을 것이다.그것은 혼돈이었을 것이다.그것은 -- 내가 어려서부터 똑바로 바라보지 않으려고 무던히도 애써왔던 바로 그 세계관이었을 것이다. 아무런 목적도 의미도 없이, 개미들과 별들과 함께 세상의 가장자리에서 떨어져 내리는 느낌. 소용돌이치는 혼돈의 내부에서 바라본, 차마 마주 볼 수 없을 만큼눈부시고 가차 없고 뚜렷한 진실. 너는 중요하지 않아라는 진실을 흘낏 엿본 바로 그 느낌일 것이다. - P207
계속 차를 몰고 가다가 하늘이 어둠으로 통통해지기 시작할 무렵, 나는 그들이 또 다른 증거의 가닥들, 그들의 아파트 벽 너머 훨씬 멀리까지 뻗어 있는 가닥들도 함께 보여주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 P225
우리는 우리를 둘러싼 세계를, 우리 발밑의 가장 단순한 것들조차 거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 말이다. 우리는 전에도 틀렸고, 앞으로도 틀리리라는 것. 진보로 나아가는 진정한 길은 확실성이 아니라 회의로, "수정 가능성이 열려 있는" 회의로 닦인다는 것. - P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