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들의 섬세한 심리변화를 따라가다 보면 이기적인 욕망과 타고난 선함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간의 슬픈 본능이 차라리 인간적으로 느껴진다. 의도하지 않았다 해도 타인의 불행을 대가로 하는 소유욕은 결국 불행으로 이어질 것을 감지하고도 무시한 대가가 아닐까. - P195

노매드들 중 아프리카계 등 유색인종이 없다는 점이 눈여겨보였다. 실제로 그들이 미국에서 떠돌아다녀야 하는 노매드적 삶을 살기란 불가하다고 한다. 후드티만 입고 도시의 밤거리에 나서도 위험과경계의 대상이 되는 그들이 여전히 적나라한 차별에 노출되어 있다는 극명한 증거가 된다. 또 다른 삶의 양식으로서 건설된 ‘노매드랜드‘도 결국 누구에게나 주어진 기회의 땅은 아니더라는 점이 놀랍고도 씁쓸하다. - P203

그해 오월을 담은 영화 중 수작으로 남은 〈꽃잎>은 실성한 소녀와 다리를 저는 남자, 즉 온전하지 못한 넋과 몸을 전면에 등장시켜 절단된 국가와 단절된 역사를 증언한다. 국가폭력으로 상처 입은 사람들은 상한 몸으로 극한의 상실을 증언한다. - P233

"나를 두고 무섭다는 사람도 있는 것 같은데, 그건 내가 욕심이 없어서 그러는 것 같아요. 욕심이나 집착이 있으면 그게 약점이 되어서 딴 사람에게 공격할 빌미를 두거든… 여자에게는 그런 것 없이도 살아갈 수 있는 에너지가 있죠. 바퀴벌레처럼 살아남는 겁니다." - P277

이홍섭 시인의 시구를 살짝 빌려 비틀자면
"아무튼 우리, 삶과 연애하자, 책을 씹어 먹을 듯이". - P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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