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불로소득은 가진 자가 아닌 가지지 못한 자가 경제적으로 안정된 삶을 누리기 위해서 반드시 추구해야만 하는 가치가 되었다. 그리고 불로소득은 공동체의 손가락질 대상에서 계급 상승을 위한 마지막 희망의 서사로 탈바꿈했다. 불로소득은 청년세대의 새로운 꿈이 되었다. - P24
체제 안의 행위자가 구조적 모순을 기민하게 간파하여 주체적으로 행동하지만, 본의와 다르게 계급이 재생산되는 아이러니는 오늘날 주식시장에서도 되풀이되고 있다. - P31
제러미 리프킨이 예언한 ‘노동의 종말’은 결국 노동소득에 대한 자본소득의 우위라는 모습으로 실현되었다. 산업혁명이자 근면혁명(industrious revolution)인 자본주의의 바탕인 프로테스탄티즘적 윤리는 노동의 종말과 함께 종언을 고했다. 오늘날에는 근면한 노동이 아니라 자본이 자본을 낳는다. 자본주의가 성숙할수록 자본은 추상화되어서 돈이 돈을 낳는 것처럼 현상하는 반면, 노동은 그 어떠한 연대도 가능하지 않을 만큼 잘게 쪼개진다. - P40
일단 특별부록부터 읽기~김수영 산문집이 세계문학전접으로 나온다니 기대된다. 여기 흥미로운 편집 뒷얘기에 나온 책들 모두 읽고 싶어지네.
세계문학전집으로 만나게 될 『시여, 침을 뱉어라』는 김수영을 담은 책이 아니라 김수영이 보려 했던 문학을 담은 책이 될 것이다. 못다 이룬 그의 꿈이 그 책을 읽는 우리로부터 다시 시작되기를 바라며. - P18
출간 임박. 막바지에는 책 표지 글을 승인받는 것이 중요한 과정이었다. 쿤데라는 자신의 작품에 해설이나 번역 후기가 실리는 것을 허락하지 않고 인터뷰도 거의하지 않는다. 작품은 작품 그 자체로 해석되고 받아들여져야 하기 때문이다. - P40
그때 어떤 답변을 했는지 정확히 기억이 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은 나의 생각은 시대와 지역을 뛰어넘는 진실이라는 ‘보편성‘에 가닿는다. - P53
불평이 감사보다 빨리 전염되듯이, 우울은 기쁨보다 전염성이 더 크다. "우리는 행복에 대해서는 항상 그 덧없음을 느끼는 반면, 우울한 감정에 빠져 있을 때는 그 상태가 영원히 지속될 것 같은 느낌을 갖는다." - P67
인생일력은 민음사의 고루한 이미지에도 찰떡같이 맞아 ‘고루함×고루함=힙함‘이라는 공식을 만들어 냈고, 평소 동양고전에는 관심조차 없던 젊은 독자들이 매년 1만 명씩이나 고전 문장을 소비하도록 만들었다. - P76
"한편 한편을 엮어서 의미를 생산한다."라는 카피처럼 서로 다른 관점이 교차하듯 씨실과 날실이 엮이고 매듭지어지는 형태의 로고가 차례로 완성되며 《한편》의 정체성이 선명해졌다. - P122
이렇게 인류사에 완전히 새로운 시대가 시작됐어. 즉 그리스 문화와 그리스어가 지배적인 역할을 하는 국제적인 공동체가 생겨난 거야. 대략 300년간 지속된 이 시기를 종종 헬레니즘 시대라고 부르지. 헬레니즘이란 당시 세 개의 큰 지역인 마케도니아, 시리아, 이집트에서 융성했던 그리스 문화를 뜻해. - P195
스토아 학자들은 개인과 우주의 차이를 없애듯이 ‘정신‘과 ‘질료’의 대립도 부인했어. 오로지 하나의 자연만 존재한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견해를 일원론이라고 해. (이는 현실을 양분한 플라톤의 이원론과는 상반되는것이지.) - P200
그런데 인생을 즐기기 위해서는 먼저 절제와 중용 그리고 마음의 평정 같은 오랜 그리스적 이상이 조건으로 갖추어져 있어야만 해. 왜냐하면 욕망은 통제되어야 하기 때문이지. 이런식으로 우리에게도 마음의 평정은 고통을 견디는 데 도움이 될 거야. - P203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해야 한다. 네가 바로 네 이웃이기 때문이다. 네 이웃이 너 자신과 다른 사람이라고 믿는 것은 착각이다." - P210
내일 휴일이라고 반가운 책 택배가 도착!한편 부록까지~ 좋다
소피의 세계 읽으면서 철학도해사전 부록으로 받은 철학 연표 같이 보기~소피의 세계 완독 후엔 집에서 10년 묵은 강신주의 철학 vs 철학도 올해 안에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