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자본주의국가 사이에 나타나는 주요 갈등은 더이상 서구 산업화 시기 자본과 노동 간의 갈등이 아니라, 서구의 ‘탈산업화‘ 이후 주요금융자본 사이의 악성 경쟁에서 비롯된 내생적 갈등이다. 즉, 총체적인금융과잉 및 그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금융자본 독점집단 간의 세계 화폐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저항적인 갈등이다. - P25

중국은 이미 금융자본 단계의 주요 갈등에서 주요 모순의 부차적 측면이 되었다. 미중 무역전쟁은 그것을 상징하는 현상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진정한 문제는 21세기의 중국이 기존의 산업자본 단계 경쟁에서 금융자본 단계로 급격하게 진입하며 해외로 진출했고, 세계 금융자본 및 해외 투자에서 가장 빨리 성장한 국가로 전환했다는 점이다. 이는 중국이 주요 모순에서의 대립 쌍방의 부차적 측면으로 떠오르도록 했다. 그에 따라 서구 여론의 ‘중국위협론‘이 ‘중국붕괴론’을 대체했다. -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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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김소윤이고자 하지 않는 이유, 그 이름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이유, 수많은 닉네임을 거치고 거치는 이유, 그렇게 나를 분절시키고 이름을 바꿔대야만 하는 이유에 대해 나 자신과 남들을 이해시켜줄 설명 말이다. 나는 그 누구도 원해서 그렇게 살고 있지는 않다는 얘기를 속으로 주워섬겼다. - P21

그리고 나는 내가 두려워하는 ‘커밍아웃‘이 대체 무엇인지 모르겠어서 더 두려웠다. 그것은 나도 내가 누군지 모르겠는 상태인데, 더욱 알 수 없는 무언가로 보일까에 대한 두려움이기도 했다. 정말 두려웠던 것은 무엇이 드러나는 것이었을까. - P23

그래서 유튜브에 나오는 성공한 사람들이 절대 섞지 말라고 당부하던 일과 생활은, 갈라진 적이 있기는 했냐는 듯 한 번 경계가 흐려지자 곧장 하나의 거대한 슬라임이 되어 엎치락뒤치락 제멋대로 뒤엉키기 시작했다. - P33

검열을 당한다는 것은 생각이 많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생각이라는 것은 대단히 생산적이거나 발전적인 무엇이 아니라, 나 자신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그 속의 장기와 세포 하나하나까지를 양말 까뒤집듯이 의심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검열은 잔인하다. 검열하는 쪽은 간편하되 당하는 쪽에서는 정말로 내가 당당한 피해자인지를, 내 쪽에 정말로 한 점의 원인 제공도 없었는지를 지속적으로 생각하게 하는 것, 이것이 잔인함의 핵심이다. 검열은 저쪽에서 시작되었으나, 결국 그걸 지속하는 것은 이쪽, 나 자신이 된다는 것이다. - P47

나는 그런 면에서 퀴어와 헤테로를 대립구도로 보지 않는다. 그냥 우리는 다 ‘퀴어‘라고, 실상은 헤테로가 퀴어의 하위범주라고 인지한다. 우리는 모두 개별적으로 이상한 변태들일 뿐이고, 그것은 헤테로 역시 마찬가지다. 세상에는 얼마나 다양한 변태 헤테로들이 많은가. - P53

더불어 또 중요한 것, 자신이 좋아하는 특별한 광대를 계속 보기 위해서는 특별한 응원이 필요하다는 메시지가 전달되었으면 한다. 나는 더 보여주고 싶고, 더 웃기고 싶고, 더 말하고 싶고, 더 생존하려 한다. 당신은 당당히 문화혜택비를 내고 그 모든 걸 정당하게 즐길 수 있다. - P59

얇고 길게 하면 됩니다. 저는 남들한테는 이반지하지만 여러 가지 직업을 거쳐왔고요. 학원 선생부터 시작해서 지금도 미술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고, 영어 번역도 하고, 모 복권사 홍보 제안도 쓰고 있고요.. 동사무소에서도 근무를 했었고…….…사회 전반의 많은 일을 하고 있어요.

원래 남들 잘되는 건 단순하고 심플하게 한결같이 잘되는 것 같고, 나는복잡하게 안 되는 것 같잖아요. 실은 그게 아닌데.

_<월간 이반지하> 2호 - P81

특히 한국 사회에서 퀴어 퍼포먼스를 하면서. 지금까지도 공간 하나만 빌리려 해도 거절 많이 받거든요. 많이 받았다고 해서 거절당하는 게 쉬운 건 아니에요. 누구나 그럴 것이고 나중에도 항상 어려울 것 같아요. - P98

뭐, 그렇게 대단해서 패배하는 게 아닐 수도 있다는 거예요. 거절이란 게,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대단한 이유로 행해지는 게 아니라 되게 흔하고 평범한 경험이니, 그걸 너무 한계라고 견고하게 느끼지 않길 바라요. 그리고 그 거절과 패배를 겪어내는 과정에서 어떤 것이 결정타가 될지 모른다는 거?

어쨌든 지금 이 순간도 님한테는 중요한 삶이니까, 그 안에서 꼭 뭔가 맨날 먹는 커피든 디저트든, 조금이라도 기쁨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되게 사소하고 별거 아니어도.

취업할 곳을 찾고 있는 이 기간도, 그냥 준비 기간만이 아니라 ‘삶’이 잖아요. 삶의 일부로서 다시 오지 않을 시간이니까 나한테 조금이라도 기쁨을 주면서 이시간을 보내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분명, 어디론가는 가고 있을 거예요.

_<월간 이반지하> 10호 - P99

왜 자꾸 그 기억을 그리는 줄 아나요? 왜냐고 묻자 그는, 다룰 수 있게 만들기 위해서예요, 라고 말했다. - P133

저는 동네 커피숍을 아주 중시합니다. 어릴 때부터 부모와 가정의 갈등으로 인해서 제겐 커피숍이 항상 중요한 기관이었거든요. 왜냐하면 집에 오래 있을 수 없으니까.

사람들은 스타벅스 가면 된장녀라고 생각하겠죠?

전혀 아닙니다. 피해자입니다.

_<월간 이반지하> 4호 - P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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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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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과 이데올로기를 포함한 체제가 상호 격리돼 있었던 미소 냉전시대와는 달리 미국은 국가자본주의국 중국과 선두를 다투는 자본주의체제 내적 패권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 P6

그 동서 냉전의 동아시아태평양체제를 완결 지은 것이 샌프란시스코강화조약이었다. 2차 세계대전(아시아태평양전쟁)을 끝내고 새로운 전후체제(국제질서 재편) 출범을 알린 그 조약에 49개국이 서명했지만, 사실상 미국과 일본 간의 단독 강화조약에 가까웠다. 강화조약이란 전쟁범죄 배상·사죄와 재발 방지 약속을 근간으로 하는 것인데, 최대 피해국이자 교전국인 중국(중화인민공화국과 중화민국 모두)도 한국·북한도 강화회의에 초청조차 받지 못했으며 연합국의 일원이었던 소련은 서명을 거부했다. 전범국이자 패전국인 일본을 미국 최대의 동맹국(강화조약 체결과 동시에 주일미군의 영구 주둔을 보장한 미일안전보장조약을 체결했다)으로 격상시켜 사실상 전승국 지위를 부여한 그 조약으로, 일본은 전후 최대 수혜국이 돼 번영을 구가하게 된 반면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이웃 나라들은 분단과 영토분쟁 등에 시달리며 미일동맹에 적대하거나 거기에 종속된 하부체제로 전락했다. - P6

미국은 연합국들과의 협의 없이 패전국과 강화회의를 열지 않는다는 약속을 어기고 일방적으로 강화조약을 진행했다. 유럽에서와는 달리 동아시아에선 미국에 시비 걸 나라가 없었다. - P9

분단된 남쪽 한국은 그 일본을 지키기 위한 기지였으며(이것이 한·미·일 삼각 공조의 본질이다), 독도는 쿠릴열도부터 오키나와 대만 필리핀 스프래틀리로 이어지는 애치슨라인 섬들, 일본을 지키는 쐐기들의 하나였다. - P10

마치 원폭피해를 앞세워 침략자로서의 가해자 일본을 지우고 희생자 일본을 강조하듯.
따라서 우리는 이런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 즉 아베 등 일본 우파의 일본인 납치문제 선결 요구는 문제를 풀기 위해서가 아니라 풀지 않기 의해서라는 것이다. - P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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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의를 지키라는 말의 배후에 있는 정치권위의 문제를 성찰하는 것은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권위주의적 일상을 되묻는 일이다. 민주적 권위의 영속성은 의례 정치로 구현되지 않는다. 우리는 개인들 간에 이루어진 아슬아슬한 약속의 기반 위에서 새로운 정치적 신체를 창조해야만 한다. 예의를 지키라는 말에 대한 대답으로 이 약속의 목록을 제시할 수 있을 때 예송의 종언은 찾아올 것이다. - P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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