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탄소환원주의는 기후위기의 원인을 대기 중에 배출된 온실가스에만 맞추고 그런 배출이 지속적으로 대규모적으로 일어나는 사회경제체제의 문제를 외면하는 경향을 의미한다.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한재각, 〈탄소가 아니라 사회를 바꿔라〉, 《창작과비평》 183호(2019년 봄) - P37
경제성장을 하면서도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다는, 소위 ‘탈동조화론‘에 기반한 ‘생태적 현대화론‘이라는 환상에 매달리고 있다. - P39
기후위기 상황에서의 (‘국민‘으로 제한되지 않는) 사람들의 권리와 정부와 기업의 의무를 규정하자는 제안은 철저히 무시되고 있다. 기후위기비상행동은 사람들은 기후위기로부터 보호받으며 기업들에게 온실가스 감축을 요구할 권리를 가지고 있으며 국가는 이를 보장할 의무를 가진다는 점을 법에 명시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어느 법안도 ‘국민의 책무’가 아닌 ‘사람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제안하고 있지 않다. - P40
한편 6호에도 페미니즘의 투쟁이 언급되네요~
베버의 정의를 따르면 명령을 자발적으로 수행하게 하는 것이 권위다. 권력(power; Macht)이 사람을 움직이는 힘이라면, 권위(authority; Herrschaft)는 정당성이 인정되어 자발적 복종을 이끌어 내는 힘이다. 권력자와 명령 수행자가 매끄러운 협응을 하게 하며 시스템을 유지시키는 힘이 권위다. 만일 권력에 정당성이 결여된다면 명령을 강제로 수행하는 쪽은 부당하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권력자가 권력과 권위를 동시에 갖지 못하면 지배 관계는 지속되지 않는다. - P45
페미니즘 관점에서 발달 심리 이론을 연구한 심리학자 캐럴 길리건은 여성의 도덕성이 공감과 배려에 기반을 둔다고 주장한다. 남성이 이른바 정의를 지향하는 도덕성을 더 잘 습득하며, 그러므로 도덕성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우월하다는 임상적 결론에 이르는 콜버그의 도덕 발달 이론을 반박하면서 길리건은 관계의 상호성을 고려한 ‘돌봄의 윤리(ethics of care, 배려의윤리)’라는 새로운 도덕성 발달 단계를 제안했다. 이를 통해 여성이 타인을 돌보면서 내리는 결정들의 도덕적 가치가 재평가될 수 있었다. 이어 철학자 사라 러딕은 기존의 남성중심적 철학이 타자에 대한 폭력과 착취를 정당화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전쟁이란 국가들이 대립하는 거대한 장만이 아니라 모든 관계의 장에서 벌어진다고 주장했다. 러딕은 강자와 약자 간의 관계를 억압이 아닌 방식으로 재정의할 수 있는 모성적 사유(maternal thinking)라는 개념을 고안했다. - P49
정희진에 따르면, 러딕의 모성적 사유란 현실의 모성을 참조하면서도 그로부터 분리되는 개념이다. "모성은 본능이 아니라 제도화된 관행(practice)이다. 모성과 모성적 사유는 다르다. (……) 단지 노동으로서 모성이 개념으로서 모성적 사유의 기반이 된"다. 가령 양육 관계에서 남성도 공동 어머니(co-mother)가 될 수 있다.
또한 이 과정은 의료의 근간을 이루는 돌봄의 실천을 간병이나 요양의 영역에 한정하여 구조적으로 주변화하는 양상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9] 조영래 씨를 비롯한 무수히 많은 비의료인의 노동에서 저임금과 고용불안정은 당연시되어 왔다. 전문적 의료와는 별개의 하위 영역을 설정하고, 일종의 내부 식민지로 만들어지속적으로 착취하고 있는 셈이다.돌보는 일은 고도의 숙련과 심층의 지식을 요하는 일이며 무엇보다 삶과 죽음을 가르는 일이다. 조영래씨의 하루는 이 일이 어떤 힘을 발휘하는지를 숨김없이 보여 주었다. 그의 손길, 그의 눈 맞춤, 그의 부름 속에서 이창엽 씨의 삶은 그저 죽어 가는 몸이 아니라 한사람의 존재로 생동할 수 있었다. [9] 이러한 분업화에 기반한 주변화와 착취는 생산 영역과 재생산 영역의 분리와 그에 기반한 자본 축적의 전 과정과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 관련해서는 실비아 페데리치, 황성원 옮김, 『혁명의 영점』(갈무리, 2013)과 마리아로사 달라 코르타, 이영주·김현지 옮김, 『페미니즘의 투쟁』(갈무리, 2020) 등을 볼 것. 관련 논의는 함선유, 「돌봄을 정당하게 대우하라」, 《한편》 5호(2021)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 P74
오늘은 백석^^백석 시는 소리내어 읽어야 제 맛~
윤동주의 시가 많다. 겨울 이미지에 잘 어울리는 시가 많아서 인 듯.노랫말 같다.
하지만 평생에 걸친 젠더 추격전의 실상은 피비린내 나는 전투이기도 하다. 생리 같은 것도 잘 알고 보면 다 이것의 일부이다. 하지만 그런 육체적이고 1차원적인 혈 그 자체를 떠나서, 젠더는 사람을 퍽 진절머리나게 하는 구석이 있다. 나는 젠더에 너무 갇혀서 또는 갇히지 않아서 돌아버리곤 한다. 그리고 결국 그 돌아버림 자체가 나의 젠더임을 마지못해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토록 젠더가 지독하기 때문이다.이럴 때 살짝 정신과도 소풍처럼 들러준다. 약도 고명처럼 곁들여본다. 스스로의 존재를, 젠더를 견디는 것은 이토록 인간의 생을 관통하는 고행인 것이다. - P180
우울증, 평생의 싸움이죠. 기억해둘 것은 우울증은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일이라는 거예요. 삶의 일부죠. 우울증을 마음의 감기라고들 하죠. 하지만 코로나이기도 합니다.위험한 생각이 들 때는, 주변에 폐를 끼쳐야 합니다. 그런데 이게 진짜 힘듭니다. 왜냐하면 그 순간엔 내가 쓸모없는 존재 같고, 민폐 그 자체인 것 같으니까요. 누구한테 전화하고 치대고, 이러기가 진짜 힘든 상태일 거거든요.. 그래도 주변에 얘길 해놓는 게 좋습니다. 당분간 내가 많이 힘들 거야, 심할 때 전화할게. 아니면 이럴 때는 병원에라도 가야해요. 응급상황이거든요. 우리가 갑자기 살찢어지면 응급실 가잖아요. 똑같습니다. 이럴때는 정기적으로 가는 상담 시간이 아니어도 응급이라 생각하고 가셔야 해요._<월간 이반지하> 4호 - P206
어쨌든 나는 진짜 그렇게 살고 있었다. 힘든 순간이 올 때 상태를 개선할 수 있는 여러 장치들, 전화하거나 불러낼 수 있는 친구들, 맛있는 음식, 확 떨치고 일어나는 요령, 좀더 객관적인 지표로 상황을 체크해보는 것 등등, 공짜로 얻어진 것 하나 없는 그 하나하나의 비법들을 나는 가지고 있더란 말이다. 하지만 모든 비법의 맹점은 비법을 행할 에너지가 남아 있을 거라는 전제 자체에 있다. 레시피가 소금을 한 꼬집 넣으라고 가르쳐는 줘도, 소금을 꼬집을 힘이 없는 상태에 대해서는 레시피 어디에도 언급이 없는 것이다. - P208
‘저는 언제쯤 마음이 편해질 수있을까요?’그런 때는 오지 않습니다.그런데 이게 니만 그런 게 아닙니다.전 인류가 불편한 마음으로 평생을살다가 흙으로 돌아가는 겁니다.마음이 편한 상태라는 것은 없습니다. 그저 지금 짧은 행복들을 누리는것뿐입니다._<월간 이반지하> 8호 - P2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