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에 미국 가시는 엄마 배웅하러 인천공항 가느라,
일요일에 동생 집에 놀러 가느라 바빠서 주말에 책을 많이 읽지 못했네.
(물론, 낮술이 한몫했지만^^)
대신 내년 초 이사 예정이라 책 정리 중인 동생 집에서 책만 또 가져오고...
에디터스 초이스 마지막 권!
"그 외에는요?""음・・・・・・ 그러니까..... 그레이 양을 넣었으면 합니다."그 이름을 말하면서 그는 살짝 얼굴을 붉혔다."오! 그레이 양?"이 세상에서 한두 마디 특정 단어로 살짝 비꼬는 듯한 눈치를 주는 데 푸아로보다 뛰어난 사람은 없을 것이다. 서른다섯인 프랭클린 클라크를 어린아이로 만들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는 갑자기 수줍은 어린 학생이 된 것 같았다. - P178
"말을 위한 말이군요!"메건 바너드가 외쳤다."예?"푸아로는 묻는 듯한 눈길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선생님이 하고 계신 말씀 말이에요. 말을 위한 말에 불과해요. 아무런 의미도 없다고요."그녀의 목소리에는 절박한 강렬함 같은 것이 담겨 있었으므로 나는 그녀의 뚜렷한 개성을 느낄 수 있었다."말이란 건 말입니다, 마드무아젤, 생각이 걸치는 유일한 옷이랍니다." - P182
"정말이지 사랑스러운 아가씨에요."내가 말했다."그리고 무척 사랑스러운 옷을 입고 있지. 고급 크레이프에 은빛 여우털 깃이 달려 있는 데르니에 크리(최신 유행) 옷 말이야.""여자 옷 디자이너라도 되는 것 같군요, 푸아로 난 사람들이 뭘입고 있는가 하는 것을 눈여겨 본 적이 없어요.""자네는 나체촌으로 가야 할 사람일세."내가 발끈 해서 무어라 반박하려는 순간, 그가 갑자기 화제를 바꾸었다. - P199
"이야기를 하는 거지! 주부 자쉬르(단언하는데) 헤이스팅스, 뭔가 숨겨야 할 것이 있는 사람에게 대화만큼 위험한 것도 없다네! 언젠가 어떤 현명한 프랑스 노인이 내게 말해 주길, 숨기는 것을 내놓게 하는데 오래 얘기하게 하는 것만큼 효과적인 수단도 없다는 거야. 인간이란 말일세, 헤이스팅스, 대화 속에서 자신을 드러내고 개성을 과시할 수 있는 기회를 뿌리치지 못하는 존재라네. 그럴 때마다 사람은 스스로를 드러내게 되지.""커스트가 당신에게 무슨 말을 해 줬으면 하나요?"에르퀼 푸아로가 미소를 지었다. - P303
"거짓말을 하기를 바라네. 그러면 그것을 통해 진실을 알게 될 테니까 말일세." - P304
머리가 복잡할 땐 추리소설!푸아로와 화자인 친구 헤이스팅스.홈즈와 왓슨 같은 케미가 있다~!
결론적으로 내가 이 기묘한 연쇄 살인에서 파생된 부차적이고 사적인 관계를 이 글에서 지나치게 자세하게 설명했다면, 그것은 인간적이고 개인적인 요소를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노라고 말하련다. 에르퀼 푸아로도 언젠가 아주 극적인 태도로, 범죄는 로맨스를 낳는다고 하지 않았던가. - P9
"지난 번 자네가 한 말을 기억하나. 만약 저녁 식사를 주문하듯 범죄를 주문할 수 있다면 어떤 걸 선택하겠나?"나는 그에게 장단을 맞추어 응수했다."글쎄요. 우선 메뉴를 봅시다. 강도사건? 위조 사건? 아뇨 그런 건 아닙니다. 그런 건 채식주의자의 메뉴에 가깝죠. 반드시 살인이어야 합니다. 피로 얼룩진 살인 말입니다. 물론 속임수도 곁들여야겠죠.""물론 그렇지. 그런 것들은 오르되브르(전채 요리)일세.""희생자가 어떤 사람이면 좋을까요? 여자가 좋을까요, 남자가 좋을까요? 남자가 좋을 것 같습니다. 거물 말입니다. 미국인 백만장자나 수상, 신문사 소유주 같은 사람 말입니다. 범죄의 현장은, 음………. 멋지고 고풍스런 서재가 안성맞춤이겠네요. 분위기로는 그만한 데가 없지요. 무기는 단검으로 하고 그걸 기묘하게 비틀어 찌르는 겁니다. 아니면 둔기나 석상 같은 것도 좋고요……………"푸아로가 한숨을 내쉬었다. - P28
"소설 속에서 두 번째 살인이 줄거리에 활기를 불어넣는 일이 많다는 걸 인정해야 하지 않겠어요? 만약 살인이 1장에서 일어나고, 그 사건에 관계된 모든 이들의 알리바이를 거의 마지막까지 추적해야 한다면 좀 따분할 것 같습니다." - P30
나는 약간 원기가 되살아났다. 구질구질하긴 하지만 이 사건은 어쨌든 ‘범죄‘였다. 범죄나 범인을 대하는 게 얼마나 오랜만인가.나는 푸아로의 다음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했다. 그 말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온 것은 한참이 지나서였다."이건 시작일 뿐일세."에르퀼 푸아로가 말했다. - P32
"맙소사. 그것은 ABC 철도 안내서였습니다."경위가 대답했다. - P41
그는 잠시 말을 멈춘 다음 비난 서린 어조로 이렇게 덧붙였다."자네는 도대체 상식이란 게 없나, 헤이스팅스? 내가 ‘뭐든 사게‘라고 한 건 맞아. 그런데 하필이면 딸기를 고르다니! 벌써 딸기물이 배어 나와 자네의 멋진 양복을 엉망으로 만들고 있는 것 같군."실망스럽게도 사실이 그러했다. - P59
"푸아로!"내가 다시 외쳤다. 이번에는 비난이 섞인 어조였다."몬 아미, 왜 그러나? 자네는 내가 셜록 홈즈처럼 이번 사건을 해결해 주기를 바라고 있군! 하지만 솔직하게 말해서 나는 범인의 인상이나 그가 어디에 살고 있는지는 물론, 도대체 어떻게 수사를 시작해야 할지조차도 모르고 있다네." - P75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 우리는 정말이지 너무나도 아는 것이 없었다. - P135
"맙소사, 푸아로, 이건 지금 사람이 살고 죽는 문제입니다. 우리옷 따위가 잘못된들 대수겠습니까?""자네는 균형 감각이란 게 없군, 헤이스팅스 기차는 정해진 시간이 되어야 떠날 테고, 누군가의 옷을 망쳐 놓는 건 살인을 막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네."단호한 태도로 내게서 여행가방을 받아들고 그는 다시 짐을 꾸리기 시작했다. - P141
"자네 말이 맞고말고, 친구. 이제까지는 줄곧 ‘내부’로부터 수사하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었네. 중요한 것은 희생자의 개인사였단 말일세. 중요한 쟁점은, ‘그 죽음으로 누가 이익을 보는가? 피해자 주변에서 범죄를 저지를 만한 기회는 어떤 것인가?‘하는 것이었네. 언제나 ‘사적인 범죄‘였지. 하지만 이번에는 우리가 함께 일한 후 최초로 냉혹한 범죄, 특정 개인과 상관이 없는 살인이 등장한 걸세. ‘외부‘로부터의 살인 말일세." - P145
포털 뉴스의 조회 수가 곧 회사의 수익으로 직결되는 환경에서 일부 기자들은 하루에 수십 개의 기사를 쏘기도 한다. 2021년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등록된 기자 7600명의 기사 작성 건수를 수집해 분석했다. 한 연예부 기자는 30일간 1212건의 기사를 작성했는데, 이는 하루에 50~60건의 기사를 썼다는 의미다. 기자는 연예인의 인스타그램 업로드 소식이나 연예인이 방송 프로그램에 나와서 한 발언 등을 기사로 송고했다. 어쩌면 기자 입장에서도 기사 대신 콘텐츠라는 표현을 사용하면 양질의 기사를 작성하기보다 기사의 양에 집중하는 데 대한 죄책감을 덜 수도 있을 것이다. - P171
최근 많은 언론인들은 기사를 작성하는 시간을 줄여서라도 뉴스레터를 작성하고, 회사 SNS와 함께 자신의 SNS에 기사를 올리고 브런치 같은 플랫폼을 통해 취재기를 작성하기도 한다. ‘기자는 기사로 말해야지!‘라고 생각하며 새로운 얘기를 캐내야 한다는 생각에만 사로잡혀 있기보다는, 자신이 이미 캐낸 이야기를 널리 퍼뜨릴 줄도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퍼졌다. 어떤 매체에 속해 있는가보다 기자 개인이 어떤 기사를썼는지가 더 중요해진 시대다. 기자 개인의 브랜드가 독자에게 각인될 기회가 많아졌다. 기자가 훗날 회사를 떠나서도 말 그대로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살려면 이러한 흐름을 알아야 한다. - P172
그의 답변은 좋은 콘텐츠란 결국 시청자의 삶에 하나의 선택지를 더하는 일임을 알게 한다. 어떤 방향이든 한쪽의 관점만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또 하나의 상상력을 더하는 것이 좋은 콘텐츠다. 이야기란 적절한 시간에,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주제에, 새롭거나 다른 관점을 추가하는 일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 P176
당시 IPCC가 예측한 1.5도 상승 시점은 불과 몇 년 사이에 10여 년이 줄어 2022년 현재 2021~2040년도까지 앞당겨졌다. 멸종 시계는 점점 빨리 가고 있다. 이처럼 섬뜩한 예측에도 사람들은 기후 재앙을 자기 문제로 여기지 않는다. 모든 사람이 행동해야 바뀔 수 있다는 기후과학자의 외침은 역설적으로 나 하나가 관심을 가져봤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으리라는 생각을 낳는다. - P1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