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복잡할 땐 추리소설!
푸아로와 화자인 친구 헤이스팅스.
홈즈와 왓슨 같은 케미가 있다~!

결론적으로 내가 이 기묘한 연쇄 살인에서 파생된 부차적이고 사적인 관계를 이 글에서 지나치게 자세하게 설명했다면, 그것은 인간적이고 개인적인 요소를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노라고 말하련다. 에르퀼 푸아로도 언젠가 아주 극적인 태도로, 범죄는 로맨스를 낳는다고 하지 않았던가. - P9
"지난 번 자네가 한 말을 기억하나. 만약 저녁 식사를 주문하듯 범죄를 주문할 수 있다면 어떤 걸 선택하겠나?" 나는 그에게 장단을 맞추어 응수했다. "글쎄요. 우선 메뉴를 봅시다. 강도사건? 위조 사건? 아뇨 그런 건 아닙니다. 그런 건 채식주의자의 메뉴에 가깝죠. 반드시 살인이어야 합니다. 피로 얼룩진 살인 말입니다. 물론 속임수도 곁들여야겠죠." "물론 그렇지. 그런 것들은 오르되브르(전채 요리)일세." "희생자가 어떤 사람이면 좋을까요? 여자가 좋을까요, 남자가 좋을까요? 남자가 좋을 것 같습니다. 거물 말입니다. 미국인 백만장자나 수상, 신문사 소유주 같은 사람 말입니다. 범죄의 현장은, 음………. 멋지고 고풍스런 서재가 안성맞춤이겠네요. 분위기로는 그만한 데가 없지요. 무기는 단검으로 하고 그걸 기묘하게 비틀어 찌르는 겁니다. 아니면 둔기나 석상 같은 것도 좋고요……………" 푸아로가 한숨을 내쉬었다. - P28
"소설 속에서 두 번째 살인이 줄거리에 활기를 불어넣는 일이 많다는 걸 인정해야 하지 않겠어요? 만약 살인이 1장에서 일어나고, 그 사건에 관계된 모든 이들의 알리바이를 거의 마지막까지 추적해야 한다면 좀 따분할 것 같습니다." - P30
나는 약간 원기가 되살아났다. 구질구질하긴 하지만 이 사건은 어쨌든 ‘범죄‘였다. 범죄나 범인을 대하는 게 얼마나 오랜만인가. 나는 푸아로의 다음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했다. 그 말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온 것은 한참이 지나서였다. "이건 시작일 뿐일세." 에르퀼 푸아로가 말했다. - P32
"맙소사. 그것은 ABC 철도 안내서였습니다." 경위가 대답했다. - P41
그는 잠시 말을 멈춘 다음 비난 서린 어조로 이렇게 덧붙였다. "자네는 도대체 상식이란 게 없나, 헤이스팅스? 내가 ‘뭐든 사게‘라고 한 건 맞아. 그런데 하필이면 딸기를 고르다니! 벌써 딸기물이 배어 나와 자네의 멋진 양복을 엉망으로 만들고 있는 것 같군." 실망스럽게도 사실이 그러했다. - P59
"푸아로!" 내가 다시 외쳤다. 이번에는 비난이 섞인 어조였다. "몬 아미, 왜 그러나? 자네는 내가 셜록 홈즈처럼 이번 사건을 해결해 주기를 바라고 있군! 하지만 솔직하게 말해서 나는 범인의 인상이나 그가 어디에 살고 있는지는 물론, 도대체 어떻게 수사를 시작해야 할지조차도 모르고 있다네." - P75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 우리는 정말이지 너무나도 아는 것이 없었다. - P135
"맙소사, 푸아로, 이건 지금 사람이 살고 죽는 문제입니다. 우리옷 따위가 잘못된들 대수겠습니까?" "자네는 균형 감각이란 게 없군, 헤이스팅스 기차는 정해진 시간이 되어야 떠날 테고, 누군가의 옷을 망쳐 놓는 건 살인을 막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네." 단호한 태도로 내게서 여행가방을 받아들고 그는 다시 짐을 꾸리기 시작했다. - P141
"자네 말이 맞고말고, 친구. 이제까지는 줄곧 ‘내부’로부터 수사하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었네. 중요한 것은 희생자의 개인사였단 말일세. 중요한 쟁점은, ‘그 죽음으로 누가 이익을 보는가? 피해자 주변에서 범죄를 저지를 만한 기회는 어떤 것인가?‘하는 것이었네. 언제나 ‘사적인 범죄‘였지. 하지만 이번에는 우리가 함께 일한 후 최초로 냉혹한 범죄, 특정 개인과 상관이 없는 살인이 등장한 걸세. ‘외부‘로부터의 살인 말일세." - P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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