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우리의 아들딸들이 써야 할 저금통장을 도둑질해서 모조리 남김없이 인출해 쓰는 약탈경제를 맘몬의 신으로 숭상하고 있었다. 우리는 기후위기와 멸종으로 직진하고 있는 초고속크루즈선 타이타닉호에 탑승하고 있었다. - P41

귀족과 자본가들이 선거참여를 철저하게 막았던 노동자들과 여성들의참정권 투쟁 역사에 대해서는 굳이 여기서 언급하지 않겠다. 다만 여성참정권 획득 하나만 보더라도 미국은 1920년, 영국은 1928년, 프랑스는1944년에 이르러서였다. 심지어 스위스는 1971년에 비로소 여성참정권을 허용했다. 1966년에서야 비로소 모든 주에서 선거권을 얻게 된 미국 흑인보다도 정치에서 배제되어 있었던 것이 스위스 여성들이었다.
초기 대의정 주창자들은 대의정과 민주주의를 전혀 동일시하지 않았다. 이들은 오히려 민주주의를 극도로 기피하고 경멸했다. 심지어 미국건국 당시 정치지도자들은 자신들이 민주주의자라고 불리는 것을 모욕으로 간주하기도 했다. 그러던 이들이 태도를 백팔십도 바꿔 민주주의라는 용어를 대의정과 선거에 갖다붙여 형용모순의 정치 언어를 만들어낸 것은 그만큼 인민들의 힘이 선거를 통해 점점 커졌기 때문이다. - P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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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하는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문제의식이다. 문제의식은 왜 이런 글을 썼는가에 대한 저자의 주장, 독자의 읽기 과정, 사회적 합의라는 세 가지 아름다움의 일치다. 문제의식은 ‘새로운 소재 발굴’ 차원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없던 생각이다. 그래서 문제의식은 글쓴이의 지식, 생각(이론)의 틀, 정치적 입장, 사회에 대한 애정 등 인간의 지적 능력을 집약한다.
문제의식은 당연히 새로운 것이다. 새 술을 새 부대에 담지않으면 남아 있던 발효물이 섞이게 된다. 그러면 어디서 새 부대를 구할 것인가. 새 그릇은 진실이 두려운 세상이 숨겨놓은 지식 생산의 방법이다. 찾기 힘들다.
그런 의미에서 김찬호의 <모멸감-굴욕과 존엄의 감정사회학>의 성취를 요약한다면 두 가지. 방법론과 내용이다. - P107

<모멸감>과 더불어 저자가 번역한 <비통한 자들을 위한 정치학>을 함께 읽기를 권한다. 이 책의 부제는 ‘왜 민주주의에서 마음이 중요한가‘ 인데, 나는 ‘왜 마음이 민주주의에서 중요한가‘가 더 정확한 표현이 아닐까 생각한다. - P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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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편집실은 《녹색평론》의 한 세대를 결산, 평가한다는 취지로 창간30주년을 맞는 2021년에는 그동안 《녹색평론》이 중점적으로 논의해온 주제들 중에서 한 가지씩을 선택해서 매호 집중적으로 이야기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그 첫 번째로 민주주의 특집호를 두려운 마음으로 펴낸다. - P5

저는 기본적으로 한국 정당체계를 양당체제가 아닌 카르텔 정당체제라고 봅니다. 두 개 정당이 카르텔을 형성해서 제3의 정당들이 울타리 내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장벽을 치고 있다고 보는데, 이번 위성정당 사태가 그 사실을 노골적으로 보여줬습니다. - P7

그 사건 후 저는 여성단체들에 후원회원으로 가입했습니다. 정부 안에서도 환경부는 환경부의 역할이 있고, 환경부가 경제정책을 걱정하면 나라꼴이 이상해지겠죠. 시민사회에서도 여성운동은 고유의 역할이 있고, 피해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 여성운동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 P9

그런 면에서 보면 확실히 미국 민주당은 내부에 여러 갈래가 있지만 자기 나름의 비전, 정책, 전략을 가진 집단이 존재하는데, 한국은 거대정당 내부에 그런 집단도 없다는 것이 우리를 답답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 P17

저는 무력감이라고 생각해요. 당장 소비를 줄이고싶지 않고, 지금의 편리한 생활을 포기하고 싶지 않다는 것도 있지만, 나혼자 애쓴다고 세상이 달라질 것도 아니라는 체념을 담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럴수록 언론에서 그런 의제를 자꾸 던지는 것과, 아예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은 우리 사회에 큰 차이를 만들어낸다고 생각합니다. 재미가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이제 생존의 문제로 접근할 문제라는 느낌을 사람들에게 주는 보도가 많아질수록 정치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겠죠. - P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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