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간 읽은 페미니즘 관련 책에서 여러 번 인용되어 궁금했던 책인데, 내가 막연히 생각했던 것처럼 장춘익 교수의 페미니즘 강의를 엮은 책이 아니었다.장춘익 교수가 돌아가신 후 그의 여성주의철학 교육을 기리기 위해 수업을 이수한 제자들과 동료들이 그 또는 그의 강의가 그들의 삶에 끼친 영향을 말하는 책이다.강의식이 아닌 토론식의 그의 교수법, 수업 뿐만 아니라 수업 외적인 부분에서도 교수자로서 학생들을 지원하고 응원하는 그의 교육자적, 인간적인 면모.한 교수자에 의해 한 학교 한 학과에서 전공과목으로 20년간 유지된 (국내 사례로는) 유일무이한 여성주의철학 강좌라고 하니, 이 강의를 지속하기 위한 장춘익 교수의 노력이나 신망이 어떠했을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그럼에도 이런 강좌가 남자교수자에 의해 유지되다니 아니 남자교수자이니 유지되었을 수도. 수강생의 성비가 반반인 것도 ‘그들’이 존경하는 ‘남자’교수자이니 가능했을 것 같아 읽는 내내 솔직히 씁쓸한 기분도 아주 없진 않았다.이런 귀한 분의 급작스런 죽음으로 여성주의철학 과정이 명맥을 유지하지 못하여 너무나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