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교란

3부 교란에서 시작되다: 의도치 않은 디자인

이들 프로젝트에서는 인간, 소나무, 송이버섯, 다른 생물종이 그 생태지대를 모두 함께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 한 일본인 과학자는 송이버섯이 "의도치 않은 경작‘의 결과라고 설명했는데, 그 이유는 인간의 기술만으로 송이버섯을 경작하지는 못한다는 것이 사실임에도, 인간의 교란이 있어야 송이버섯이 생길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이다. 사실상 소나무, 송이버섯, 인간은 모두 의도치 않은 방식으로서로를 경작한다고 말할 수 있다. 이들은 상대방의 세계만들기 프로젝트가 가능하게 한다. 이 관용구를 통해 나는 어떻게 풍경이 훨씬 더 일반적인 방식으로 의도치 않은 디자인, 즉 많은 인간 및 비인간 주체의 세계-만들기 활동이 겹쳐져 만들어진 산물인지 생각하게 되었다. 이러한 디자인은 풍경 생태계에 명확히 존재한다. 그러나 그 주체 중 누구도 그러한 효과를 계획하지 않았다. 인간은 의도치 않은 디자인의 풍경 만들기에 다른 존재와 함께 참여한다. - P271

11 숲의 삶

세상을 만드는 다른 방법이 존재한다. 예를 들면 인류학자는 생계형 수렵인이 살아 있는 다른 존재를 ‘사람persons‘으로, 즉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인식하는 방식에 관심을 가져왔다. 사실 다른 어떤 방식이 있을 수 있을까? 그러나 진보에 대한 기대가 이와 같은 통찰을 가로막는다. 말하는 동물 같은 것은 아이들이나 원시 부족민이 믿는 것이다. 비인간의 목소리는 침묵에 묻히고, 우리는 그들이 존재하지 않는 복리를 상상한다. 우리의 진보를 위해 우리는 그 존재들을 짓밟는다. 협력을 통해 이루어지는 생존에는 서로 다른 생물종이 이루는 조율이 필요함을 우리는 잊고 있다. 우리는 가능한 것을 확장하기 위해 풍경의 모험과 같은 다른 종류의 이야기가 필요하다. - P274

소나무재선충은 미국 소나무와 함께 진화했기 때문에 미국 소나무에게는 심각하지 않은 해충일 뿐이다. 그러나 이 선충에 대항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취약한 소나무들이 있는 아시아로 건너오면서 나무를 죽이는 존재가 되었다. 놀랍게도 생태학자들은 그과정을 정확히 추적해냈다. 첫 번째 선충은 20세기 초 미국에서 미국 소나무에 실려 일본 나가사키 항구에 상륙했다. 목재는 당시산업화가 진행 중이던 일본에서 엘리트 계층이 세계 각지에서 구하고자 혈안이 된 자원이었다. - P277

나는 풍경에 기반한 배치를 연구 대상으로 취하는 까닭에 많은 유기체의 활동에서 일어나는 상호작용에 주의를 기울일 수 있다. 대부분의 동물 연구에서처럼 인간이 가장 호의를 갖고 대하는그들의 동맹과 인간이 맺는 관계를 추적하는 것으로 내 연구를 한정하지는 않을 것이다. 유기체는 그들이 인간과 동등한 자질(의식하는 주체로서, 의도를 지닌 의사소통자로서, 또는 윤리적 주체로서)이 있음을 보일 필요가 없다. 우리가 생존 가능성, 비영구성, 창발에 관심이 있다면 풍경의 배치 활동에 주목해야 한다. 배치는 연합하고 변화하고 해체된다. 이 책은 바로 그러한 이야기다. - P280

내가 옹호하는 실천의 중심에는 민족지와 자연사라는 인문학이 있다. 내가 제안하는 새로운 동맹은 관찰과 현장연구, 그리고 내가 알아차리기 noticing라고 부르는 것에 전념할 것을 전제로 한다. 인간에 의해 교란된 풍경은 인문학자와 동식물 연구가가 알아차리기를 실행할 수 있는 이상적인 공간이다. 우리는 인간이 그 공간에서 만들어낸 역사, 그리고 비인간 참여자의 역사를 알 필요가 있다. 사토야마 숲 복원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그 점에서 뛰어난 스승이었다. 그들은 내가 ‘교란‘을 조율과 역사 둘 다로서 이해하는 방식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었다. 그들은 내게 어떻게 교란을 통해숲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는지 보여주었다. - P283

교란을 분석 도구로 활용하려면 사회 이론에서 최고의 분석도구를 활용할 때처럼 관찰자의 관점에서 인식할 필요가 있다. 무엇이 교란인지 결정하는 것은 언제나 관점의 문제다. 인간의 관점에서 보면 개미집을 무너뜨리는 교란은 인간의 도시를 날려버리는교란과 크게 다르다. 개미의 입장에서는 꼭 그렇다고 볼 수는 없다. 관점은 생물종 내에서도 다양하다. 로절린드 쇼Rosalind Shaw는 어떻게 남성과 여성, 도시인과 시골 주민, 부자와 가난한 사람이 방글라데시의 홍수를 서로 다르게 개념화하는지 보여준다. 이는 그들이 수위 상승에서 받는 영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수위 상승이 견딜 수 있는 정도를 넘어서서 홍수로 변하는 시점은 각 집단마다다르다." 교란을 산정하는 단일 기준은 불가능하다. 교란은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과 관련되는 문제다. 이는 우리가 교란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통해 내리는 평가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교란은 ‘예‘ 또는 ‘아니오‘의 문제가 절대 아니다. 교란은 개방된 범위에 걸친 불안정한 현상을 가리킨다. 어느 선을 넘었을 때 너무 과하다고 평가하는가? 교란과 관련해서 그것은 언제나삶의 방식에 기반한 관점 문제다. - P286

13 부활

일본의 소나무는 소농민 교란이 만든 생물이다. 이 나무는 그늘을 드리우고 자신들에게만 이로운 풍부하고 깊은 부엽토층을 만드는 활엽수와 경쟁할 수 없다. 화석식물학자 paleobotanist들은 수천년 전 인간이 일본의 풍경에서 처음으로 산림을 없애기 시작했을 때, 그 전에는 거의 존재하지 않던 소나무 꽃가루의 양이 극적으로 증가한 것을 발견했다. 소나무는 벌초와 코피싱 덕분에 밝 - P327

은 햇빛을 받고, 농민이 갈아엎은 나지의 무기질 토양에서 영양을 얻으면서, 농민이 벌이는 교란과 함께 번성한다. 참나무는 농민이 개간한 산비탈에서 소나무를 몰아낼 수 있다. 그러나 코피싱 및식물성 비료를 모으는 작업을 통해 코나라 참나무와 소나무 모두에게 이로운 공간이 만들어졌다. 송이버섯은 소나무가 산등성이와침식된 비탈에 발을 딛고 설 수 있도록 도우면서 소나무와 함께자랐다. 특히 송이버섯은 벌거벗은 지역에서 소나무와 함께 번창하면서 숲에서 가장 흔한 버섯이 되었다. - P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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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4-10-18 10: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오 이번달 1등은 햇살과함께 님이 하실 것 같은데요?!

햇살과함께 2024-10-19 00:00   좋아요 0 | URL
오오 내일 좀 더 읽고 다음주 주말에 마무리할 계획입니다~!! 저도 소설/달리기책 읽고 싶어서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