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장 좆까: 욕하는 여자를 위한 송가
리처드 스티븐스Richard Stephens 박사와 그의 연구팀은 옳았다. 2017년 《성격과 개인차Personality and Individual Differences》라는 저널에 그들은 성격과 일상적인 습관의 관계에 대한 연구를 발표했다. 참가자 수천 명을 조사한 이 연구에서, 스티븐스는인간의 특질과 행동 간에 존재하는 상관관계를 보여 주었다. 예를 들어서 외향성과 더러운 농담 간의 친연성, 상냥함과 샤워를 할 때 노래를 부르는 습관 간의 경향성 등이었다. 그런데 내가 발견한 최고의 상관관계는 이것이다. 아이큐가 높은 사람들은 누구보다 욕을 자주 했다. - P228
선생님들과 양육자들의 감언이설과는 달리, 나는 영어권 화자 중에 유창하게 욕을 쓰는 사람들이 창의적으로 언어감각을 키워 갈 확률이 더 높다고 생각한다. 음성학에 대해서내가 알게 된, 욕설에 대한 사실 중 가장 좋아하는 내용이 하나 있다. 바로 욕설은 삽입사로 쓸 수 있는 유일한 영단어라는 점이다. 삽입사는 단어 중간에, 단어 앞에 붙이는 접두사(예를 들어서 ‘비정상적인과 같이) 혹은 단어 뒤에 오는 접미사 (자유‘롭다’와 같이)와 비슷하게 쓸 수 있는 문법적 단위이다. 외국어에는 삽입사가 많지만, 영어에는 두 개밖에 없다. 퍼킹fucking과 댐damn이다. ‘캘리-퍼킹-포니아Cali-fucking-fornia’처럼 쓸 수 있다. - P232
여성과 저속함에 대한 오해들은 중요하지 않아 보일 수있다. 그렇지만 현실에 큰 영향을 불러올 수도 있다. 1991년탄광의 성희롱을 다룬 연구는 여성 광부들이 직업적으로 성취를 거두는 데 가장 큰 장애물은 그들이 욕설을 하기에는 너무 감수성이 높다는 이유로 남성 동료들이 그들과 사회적 상호작용을 하지 않는 데서 온다고 밝혔다. 모순적이게도, 이연구에선 여성들이 욕설을 한다 해도 남성 동료들과 같은 사회적 지위를 얻을 수 없다고 했다. 오히려 그들의 여성성을부각시킨다는 것이었다. 달리 말하면, ‘남성적인‘ 저속함이라는 특질을 받아들이면서, 그들이 여성이라는 점이 더욱 가시화된다. <미녀 삼총사Charlie‘s Angels>에서 긴 머리를 하고, 딱 달 - P236
라붙는 옷을 입고, 권총을 든 여자 주인공들처럼 말이다. 여성이 총을 쏘거나 시가를 피우는 게 섹시하다고 생각하는 남자를 만나 본 적 있지 않은가? 그와 똑같다. 남성 광부들은 여성광부들의 욕설을 성적인 초대로 해석하고, 욕을 하는 여성들을 그렇지 않은 여성들보다 더 많이 추행했다. 그렇지만 욕설을 하지 않는다고 해도 좋은 결과는 없었다. 그들은 대화에서 배제되고, 참여하지 못하고, 결국 힘으로부터 소외되었다. 한 여성 광부는 연구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더러운 말은여자와 남자 사이에 존재하는 보이지 않는 경계선과 같아요." 여성 광부들은 욕할 것이냐 말 것이냐를 두고 고민하고 있었다. 어떤 경우에도 이길 수 없는 게임이었다. - P237
여성이 욕을 하는 이유 중에 순위가 높지만 어떤 남성도 고르지 않은 이유는 친밀성과 신뢰가 있다. 여성들은 욕설을 하는 경우에, 문제가 되거나 적어도 눈총을 받게 될 수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스테이플턴은 여성들이 "맥락적으로 남성보다 더 제약을 받는다"라고 말했다. 여성들에게, 욕설을어떤 평가도 받지 않고 할 수 있는 상황은 사적인 상황이며, 특별한 집단 내에서만 가능하다. 왜냐하면 어느 정도 신뢰가 있어야 필터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상황에서 욕설은 연대를 만들어 내거나 여자 친구들 간의 애정을 형성한다. 남성들은 그렇지 않다. - P240
"여성이 섹스를 원하지 않고 남성이 항상 원한다거나, 여성은 ‘애착‘을 갖게 되지만 남성에게 이는 의미가 없다거나, 여성의 성기와 임신할 수 있는 가능성이 이들을 양육에 적합하도록 만든다거나, 남성은 성취중심적이라거나 (…) 저속함은 양분된 젠더와 관련된 모든 질문을 가진 소우주와 같다." 프리케는 이렇게 썼다. 결국 현대의 욕설은 대부분 남자 성기를 가지고 있지 않은 이들의 몸과 섹스, 판타지에 대해서는 다루고 있지 못하다. 저속함의 힘은 남성을 위해서만 발휘되는 것이 그래서이다. - P244
8장 ‘암탉’ 같은 클린턴과 ‘섹시함’ 스칼렛
‘브로바이블’ 리스트에서 1등을 차지한 인물이 바로 조핸슨이다. 스칼릿의 목소리가 할리우드에서 가장 섹시한 목소리로 꼽히기 1년 좀 안 되었을 때, ‘가장 안 섹시한‘ 현대 여성의 목소리도 거론된 적이 있었다. 바로 힐러리 클린턴이다(브로바이블은 이 결정에 관여하지 않았다. 정치인은 그들의 관심사가 아니었으니까). - P253
2016년 후반, 클린턴의 목소리가 비호감이라는 사실은 카일리 제너의 입술이나 제니퍼 로페즈의 엉덩이만큼이나 문화적으로 널리 언급되었다. 하지만 스칼릿 조핸슨의 목소리는 그와는 다른 이유로 많이 언급되었다. 이 두 여성의 목소리는 대중이 바라보는 여성들이 겪는 현실에서의 난제를 드러낸다. 힘을 갖고 싶어 하는 여성은 여성이라면 으레 그래야 하는, 다정하고 유쾌하고 정중한 톤을 유지하는 아슬아슬한 균형을 지켜야 한다. 그러면서도 터프하고 권위적이어서 충분히 리더의 자질을 보여야 한다. 그래서 이들이 썅년(힐러리 클린턴)도 성적 대상(스칼릿 조핸슨)도 아니라고 믿게끔 해야 한다. "두 가지는 충돌하고, 여성은 둘 중 어딘가로 너무 멀리갔다는 이유로 부정적인 평가를 얻게 될 수 있어요." 옥스퍼드의 언어학자인 우리의 데버라 캐머런은 말했다. "아주 어려운 길을 걸어야 하지요." 주로 사적 영역에서 계속 존재했던 전통적인 여성성과 공적인 상황에서 자신감 있는 리더십을 두고 나타나는 이 까다로운 협상을 사회과학자들은 ‘이중 구속’이라 부른다. - P254
권력을 가진 여성의 목소리에 대한 편견은 목소리 자체가 아니라 젠더와 권력에 대한 우리의 인상을 반영한다. "역사적이고 사회적인 이유로, 권력의 기본 목소리는 남성의 목소리였어요." - P256
캐머런은 말했다. "여성 정치인의 목소리를 비판하는건 여성이 통솔할 만한 권위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신념을 반영하는 하나의 방식입니다." 솔직히 고백하건대, 나 역시도 남성의 목소리를 들으면더 긍정적으로 반응한다(느끼한 목소리의 로먼 마스가 진행하는 건축 팟캐스트, <99% 인비저블99% Invisible>을 듣는 이유 중 절반이 그의 목소리일 것이다. 모건 프리먼의 목소리에 대해서는 아직 이야기를 시작하지도않았다). 연구자들은 우리가 낮은 음정이 권위와 연결되어 있다고 인식하기 때문에 남성의 목소리를 권위와 연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 P257
인형 비유는 주로 더 여성스러운 쪽에 가해지는 이중 구속이다. 2016년 기자인 벤 사피로Ben Shapiro는 "그렇다, 힐러리클린턴은 새된 목소리를 가졌다. 아니, 그렇게 말하는 건 성차별주의가 아니다"라는 내용의 기사를 실었다. 클린턴이 새된 목소리를 가졌다고 묘사하는 건 그것이 단순한 ‘진실‘이기때문에 정당하며, 그 단어가 모든 여성 정치인을 수식하지 않는다는 게 그 증거라고 말하는 기사였다. "누구도 다이앤 파인스타인 상원의원을 그렇게 부르지 않는다. 새된 목소리를 갖지 않았으니까." 샤피로는 방어했다. "생기 없는 인형 눈을 가지긴 했지만, 상처 입은 갈매기처럼 새된 목소리로 끼룩대지는 않는다." 생기 없는 인형 눈이라. 그렇지만 성차별주의는 아니라고. - P259
힘이 있는 여성에 대해서 우리가 보이는 복잡한 태도의 원천은 다양하다. 단순한 설명은 물론 없겠지만, 데버라 캐머런은 권위를 가진 여성에 대한 우리의 저항과 그들에 대한 이중 구속이 존재하는 까닭이 우리가 어머니에 대해 가지는 복잡한 감정과 어느 정도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보았다. "역사적으로 권위를 가진 여성은 어머니의 변주였습니다." 그는 설명했다. "그리고 이는 사람들에게 적어도 어느 정도는 양가적인 형태의 힘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아이일 때 무력감을 경험했었고, 자라나면서 어머니의 힘에 반기를 들게 되기 때문이지요." - P262
클린턴을 ‘새됐다‘고 말하는 건 그의 발목이 굵다고 비판하는 일과 똑같다. 클린턴의 발목은 그가 바지 정장으로 갈아입기 전엔 언론의 최대 관심사였다(대체 누가 다리 아래 2인치살이 그렇게 뉴스로 보도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 걸까?). 남성 정치인 가운데 굵은 발목으로 구글 검색 결과가 2만500개나 나오는 사람이 있는지 찾아보라. 이미 나는 찾아봤는데, 수요일 아침을 현명하게 보내는 방법이 아니었던 것 같다. 당신이 찾을 수 없는 게 또 하나 있다. 수많은 언론을 분석한들, 권위를 가진 남성을 성적으로 비유하는 경우가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런데 권력을 가진 여성을 성적으로 점수를 매겨 비교하는 일은 일어난다. - P264
이중 구속 양쪽에 가해지는 비판은 모두 언어적 대상화에 해당한다. 여성이 권위를 갖는 게 이상하게 여겨지는 한, 우리는 그들의 옷, 몸, 목소리 그리고 젠더 자체에 추파나 던질 수밖에 없다. 그런 생각이 바뀌기 전까지, 여성들은 이중구속의 가파른 길을 걷도록 강요받고, 미끄러져 ‘사랑스러운 눈요깃거리‘ 혹은 ‘시끄러운 잔소리꾼‘ 중 한쪽으로 떨어지지 않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는 소리를 들을 것이다. - P265
클린턴보다 언어학적인 이중 구속을 유연하게 헤엄쳐 가는 성공적인 여성들이 있다. 소셜미디어 팔로워를 대상으로내가 집계한 결과,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 오프라 윈프리, 방송 진행자 다이앤 소여, 로빈 로버츠, 셰릴 샌드버그, 미셸 오바마, 앙겔라 메르켈 등이 균형을 잘 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권력을 쥔 모든 여성이 자신의 목소리를 완벽하게 만들고, 윈프리처럼 균형 잡힌 목소리를 낸다 해도, 어떤 것도 해결하지 못한다. 여성 리더가 어떻게 들려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는 개인적인 게 아니라 구조적이기 때문이다. 진정한 해결책은 장기적인 방안에 있다. 2015년 《뉴욕타임스》 칼럼에서 셰릴 샌드버그sheryl Sandberg는 "여성으로서 말하는 일의 이중 억압에 대한 장기적인 해결책"은 간단하다고 적었다. 여성상사를 더 많이 뽑는 것이다. - P268
9장 이 책을 조금 더 게이처럼 만들 시간
여태까지 우리가 많이 배웠다시피, 사용하는 언어나 높낮이 할 것 없이 사람의 발화는 자연이 아닌 양육의 산물이다. 누구도 포궁에서부터 노래하는 듯한 억양 유전자를 갖고나오는 게 아니다. 언어학자들은 동성애와 혀짧은 소리가 되는 ‘s’ 발음 간에 어떤 관계도 없다고 했다. 어떤 언어는 심지어 ‘s’ 소리가 없다. 그러나 많은 영어권화자들은 ‘게이 목소리‘가 특별하게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레즈비언 목소리를 알아채지 못한다. - P276
스미스는 우리의 목소리가 얼마나 남성 혹은 여성적인지가 우리가 어떤 의사소통을 하는지와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 P278
학자들은 많은 게이 남성들이 게이 목소리를 무의식적으로 ‘배운‘다고 말한다. - P279
따라서 ‘게이 목소리’라고 부르고 싶다고 한다면, 그런 목소리는 존재한다. 그저 모든 배경의 게이가 이를 쓰지 않을 뿐이다. 그리고 이들이 이 목소리를 항상 내는 게 아니고, 이런 목소리를 낸다고 게이인 것도 아니다. 스미스의 연구 가운데 하나는 청자들이 남성의 목소리를 듣고 성정체성을 맞추는 실험인데, 정확도가 고작 60퍼센트에 이른다는 결과를 보였다. 게이 남성들이 여성처럼 말한다는 문화적 스테레오타입은 모든 여성이 업토크를 한다거나 생각에 대해 이야기하는 대신에 사람들에 대한 가십을 즐긴다는 것만큼이나 취약하다.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다. - P283
게이 목소리와 대응되는 레즈비언 목소리가 있는지에 대해서 언어학자들이 연구를 진행했다. 그러나 그다지 많은 것을 찾아내지는 못했다. 사실 ‘많이‘가 아니라, 하나도 못 찾았다. 1997년 스탠퍼드대학교의 음성학자인 아널드 즈위키Arnold Zwicky는 레즈비언 발화 스타일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인식되는 이유를 이렇게 분석했다. 그런 ‘목소리’를 사용하는 게이 남성은, 스스로 인식하든 못하든, 규범적인 이성애 남성성에서 벗어나고픈 욕구가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레즈비언들은 그들의 젠더 집단과 더 가깝게 지내며, 서로 대치되지 않기 때문에, 게이와 달리 레즈비언을 이성애여성들로부터 구분해 낼 필요가 존재하지 않는다. 즈위키가 생각하기로, 레즈비언은 우선 여성이며 그다음 동성애자이지만, 게이는 우선 동성애자이며 그다음 남성으로 인식된다. - P284
사회집단의 언어는 그 역사의 직접적인 산물이다. 게이와 레즈비언이 같은 역사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들의언어도 다르다. 각각의 공동체가 미디어에 비치는 양상을 보라. 충격적이게도 레즈비언 캐릭터는 미국 TV와 영화에서 완전히 누락되어 있었으며, 마침내 등장했을 때도 긍정적인미지가 아니었다. 가장 두드러지게 레즈비언이 등장하는 이야기는 1961년 영화 <아이들의 시간The Children‘s Hour〉으로, 한 기숙학교 학생이 학교의 두 여자 교장이 낭만적 관계에 있다는 이유로 이들을 고발하고, 그들의 개인적인 평판과 직업적 평판을 영원히 망쳐 버리는 내용이다. 이 영화는 구체적으로 레즈비언 발화에 대해서 다루고 있지는 않지만, 레즈비언의 삶을 어둡고, 외롭고, 커리어를 망칠 수 있는 것으로 묘사했다. - P285
답은 간단하다. 레즈비언들이 남성적으로 말하지 않는게 아니라, 여성들이 남성처럼 말하는 게 남성이 여성처럼 말하는 것보다 덜 끔찍하게 여겨지는 것뿐이다. "누가 여자가되고 싶어 하겠어요?" 뉴욕대학교의 언어학자 루이즈 버스바리와 통화를 하던 중, 그는 내게 익살스레 물었다. "여자가 되고 싶어 하는 남자는 완전히 다운그레이드 되는 건데요." - P286
손자 레인하트는 백인 이성애자가(혹은 심지어 백인 게이들도) ‘야스’나 ‘워크’와 같은 단어를 힙해 보이기 위해서 사용한다고 지적했다. 마치 백인 팝 가수들이 흑인이 하는 머리 스타일을 하고, 금목걸이를 하고, 청바지를 내려 입는 것과 비슷하게 말이다. 억압받는 문화의 ‘쿨한‘ 부분만을 들어 옮기는 행위는 사실은 이 ‘쿨한‘ 것을 만들어 낸 문화가 어디에서 왔는지를 간편히 뒤에 남겨 놓고 잊는 효과를 가져온다. - P292
10장 키클롭스, 팬티 속 괴물, 대머리자식
그린은 단순히 재미를 위해서 이 단어를 모은 게 아니다. 그는 패턴을 찾고자 했다. 아마 그가 찾은 가장 뚜렷한 패턴이라 함은 성기에 관련한 이 주제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얼마나 변함없이 남아 있는 동시에 불안정한가였을 것이다. 그의 연구가 발표되고 난 뒤에, 그린은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음경은 일종의 무기처럼, 질은 좁은 길처럼, 성교는 ‘남자가 여자를 때렸다’는 식으로 표현됩니다." 이런 문제적인 은유가 계속 살아남은 건 우연이 아니다. ‘음담패설dirty talk’라 불리는 언어에 특화된 언어학자들은 우리 문화가 섹스에 대해가진 주류적인 태도를 알고 싶다면 이걸 알면 된다고 했다. 즉, 섹스는 삽입하는 의미를 위주로 구성되고 남성이 사정하자마자 끝나며, 여성은 유순하고 욕망하지 않는 대상인 반면남성은 흥분한 호색한이다. 방금 우리가 앞서 묘사한 단어를보라. 성에 대해 이야기할 때 우리가 사용하는 당혹스러운 표현들을 보면, 실제 삶에서 우리가 불안한 방식으로 성을 대하고 있음이 여실히 드러난다. 음담패설을 연구한 학자 중에는 샌타바버라에 있는 우리의 언어학자 랄 지먼이 있다. 그는 사람들이 젠더에 따라 - P304
자신의 몸과 성적 경험을 묘사하기 위하여 성기와 관련된 단어를 쓰는 방식을 분석했다. "결국 우리가 성기에 대해서 말하는 방식은 우리가 섹스와 젠더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을 아주 집중적으로 재현합니다." 그는 말했다. "이성애 중심적인 젠더 명명에 대한 연구는 우리 문화가 가지는 가치 중 가장나쁜 부분이 바로 성기에 대해 이야기하는 방식에 반영되어있음을 실제로 보여 줍니다. 남성의 성기는 관통과 삽입을 위해서 존재하는 무기이고, 섹스는 언제나 폭력이고, 여성과 여성의 질은 존재하지 않거나 수동적이고, 그저 남성의 성기를넣기 위해 존재하지요." - P305
여성과 남성의 섹스 토크에 대한 어떤 1994년 보고서가 말해 주는 것처럼 "이성애 관계에 대한 미디어 재현이 보여 주듯이 여성에 대한 남성 지배의 문화는 여성들로 하여금스스로를 남성의 눈을 통해서 바라보도록 한다. 여성들은 여성의 섹슈얼리티와 욕망에 대해서 말할 수 있는 담론을 가지고 있지 않다". - P314
연구팀은 미래에 대한 전망을 담아서 연구를 이렇게 마무리 지었다.
기쁨을 위한 섹스에 대한 담론, 즐거움을 생식과 분리하는 담론, 여성을 적극적으로 욕망하며 성적인 표현을 할 수 있는 주체로 인정하며 발기한 페니스를 중심으로 이루어지지 않는 이야기들이 기존의 권력구조에 도전하고 이에 직면할 수 있다. 상호적인 탐색, 소통, 발견, 서로를 기쁘게 해 주는 새로운 신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삽입은 다가 아니라, 에로틱한 기쁨을 찾는 다양한 가능성 가운데 하나이다. - P317
랄 지먼은 자신의 성기를 스스로 이름 붙이는 행위가 성적인 임파워링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을 연구하는 데 전념했다. - P318
11장 그래서…… 천 년 안에는 여성이 영어를 다스리게 될까?
그리고 그 책에서 스펜더는 영어가 남성에 의해서 만들어지고, 남성의 관점만을 반영하기 때문에, 언어를 통해서 여성들이 남성의 관점대로 생각하게끔세뇌된다는 게 유일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여성이 만들고, 새로이 상상해서 만들어 내는 버전의 영어가 이런 사고방식을 뒤집을 수 있다는 것이다. 스펜더의 논리는 많은 제2물결 페미니스트들이 영어를진보시킬 수 있다고, 그래서 전반적인 성평등으로 나아가게할 수 있다고 믿었던 바로 그 논리였다. 스펜더의 책은 ‘사피어-워프 가설‘이라고 불리는 원리를 일부 반영한 해석을 담고 있다. 20세기 초에 나온 이 가설은 언어가 화자의 관점에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설명한다. 이 원리에는 두 가지 버전이있다. 더 많이 받아들여지는 가벼운 버전은 언어가 그저 사고에 ‘영향을 준다‘고 보는 것이고, 다른 하나(스펜더의 이론이 여기들어간다)는 더 강력하게도 언어가 사고를 ‘결정한다‘고 본다. 스펜더의 설명에 따르면, 모국어를 이루는 문법과 어휘가 현실 인식을 내재적으로 결정한다. 만일 언어에 특정한 개념을 묘사할 수 있는 언어가 없다면, 이를 인식할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영어 사전과 문법이 남성에 의해 만들어졌으므로, 여성들은 자신의 관점을 중앙에 놓을 수 있는 새로운 언어를 필요로 한다. - P327
‘라디이딘’이라는 단어는 ‘휴일 아닌 휴일‘이라는 뜻인데, 휴일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요리하고, 장식하고, 손님을 맞아야 하는 여성에게는 짐이 되는 날을 뜻한다. 이 단어들은 엘긴이 여성이 경험한다고 인식하는 현상을 묘사하기 위해 만든 1800개 단어 가운데 일부일 뿐이다. - P329
데일리, 카푸티, 엘긴, 스펜더가 영어에 대해 가진 생각은 말하는 방식이 그들의 정치학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었다. 낙관적인 이론이다. 그러나 랄 지먼은 그렇게 해서 변화가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고 지적한다. "언어의 개혁은 언제나 일어날 수 있지만, 문화 변동이라는 맥락에서 이루어집니다." 그는 말했다. "그저 언어학적인 변화를 만들어 낸 다음에 문화의 변화라는 흐름에 올라타도록 할 수는 없어요." 그렇지만 앞서 언급한 여성들은 몇 가지 중요한 지점을 포착해 냈다. 우선 어휘, 문법과 관련된 일에 종사하는 이들이 역사적으로 오직 남성이었다는 간단한 사실 때문에, 공식적인 언어 가이드가 일반적으로 남성 중심성을 띠고 있다는점을 잘 지적했다. (예를 들어서, ‘레즈비언‘이라는 단어가 『옥스퍼드영어 사전에 들어간 해가 겨우 1976년이라는 걸 알고 있는가? 놀랍게도, 그 단어가 사전에 포함될 때, 단어에 대한 예문은 작가인 세실 데이루이스Cecil Day-Lewis가 쓴 이 문장이었다. "나는 절대 진짜 시를 쓸 수 없을 것이다. 여자들은 레즈비언, 병자, 혹은 무언가가 아니고서는 그럴 수 없다.") - P331
"우리가 규범에 맞지 않는 정체성을 존중하려는흐름으로 움직이고 언어도 그렇게 나아갈수록, 반동은 더욱드라마틱할 겁니다." 지먼은 말했다. - P333
"낙관적‘이어야만’ 해요. 그렇게 되게 만들려면." 그는 웃으면서 말했다. "그게 가능하다고 믿어야 해요." - P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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