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장 불행한 퀴어

빈 패커 <스프링 파이어>
래드클리프 홀 <고독의 우물>
낸시 가든 <내 마음의 애니>
사라 슐만 <감정이입>
리타 메이 브라운 <루비프루트 정글>
아바 도워사 <베이비지>
영화 [길 잃은 천사들]
영화 [이 벽들이 말할 수 있다면 2]

그렇게 해서, 좀 역설적이게도, 불행한 결말은 정치적 선물이 된다. 즉, 불행한 결말 덕분에 퀴어 소설이 출판될 수 있었다. 불행한 결말은검열의 결과이긴 하지만, 검열을 극복할 수 있는 수단이기도 했다. - P163

불행한 퀴어 아카이브(이것이 유일한 퀴어 아카이브는 아니다)를 읽을 때 우리는 이런 직역주의에 저항해야 한다. 행복한 것과 좋은 것의필연적인 일치를, 나아가 좋은 것 자체의 도덕적 투명성을 적극적으로 의심해야 하는 것이다. 불행한 결말을 퀴어의 삶에 대한 도덕적 승인을 보류하는 기호로 읽기보다, 불행이 이 아카이브 내부와 주변에서 어떻게 순환하는지 그리고 그것이 우리에게 무엇을 하게 하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 P164

이탈이란 늘 한세계를 걸고 감행하는 일이다(당신이 건 그 세계를 늘 잃게 되는 건 아니지만 말이다). 퀴어와 페미니스트들의 역사는 이탈의 결과를 기꺼이 걸고 감행한 사람들의 역사다. - P167

어떤 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은 항상 역설적이다. 만약 당신이떤 것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해야 한다면, 그 말은 보통 그것이 중요하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만약 어떤 것이 중요하다고 인정함으로써 중요한차이가 중요하지 않은 차이가 된다는 보장만 있다면, 당신은 그것을 인정해 줄 수도 있을 것이다. - P172

우리는 또한 우리의 희망을 단순히 행복한 퀴어 같은 대안적 형상에 걸기보다는, 불행한 퀴어들을 포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알 수 있다. 불행한 퀴어는 퀴어들을 불행하다고 보는 세상과 불화한다. 행복한 퀴어를 진작할 때 우리는 이 세계의 불행을 보지 못할 위험이 있다. 우린 이런 세상과 계속 불화해야 한다. - P191

이 절에서는 행복하게 퀴어 되기(행복한 퀴어가 되는 것이 아니라)가 꼭 전통적 범주에서 빌려 온행복 이미지를 촉진하는 것은 아님을 생각해 보기 위해 "나쁜 대상 선택‘에 의한 퀴어 행복에 초점을 맞추려 한다. 엘리자베스 프리먼이 말하듯 우리의 아카이브는 "제도적 형태에 들어가지 않는 "역사적으로 특정한 쾌락 형태들"을 보여 준다(Freeman 2005: 66). 행복하게 퀴어 되기는행복하게 불행의 원인이 된다는 의미일 수도 있고(불행을 야기함으로써 행복해지지는 않는다 해도 적어도 불행의 원인이 되는 데는 동의한다는 의미에서), 우리가 행복 대본에 있는 이성애의 선을 넘어간다 해도 그곳에서 행복하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 P211

그녀는 그런 소망을가질 수 없거나 인정받지 못한다 해도 자신이 여전히 무언가를 소망할 수있음을 인식하고 있다. 그것이 바로 퀴어로서 인내하는 것, 나아가 행복하게 인내하는 것이다. - P216

우리는 견딜 만한 삶을 위한 퀴어 투쟁과 좋은 삶을 향한 열망 가득한 희망 사이의 관계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할 필요가 있다. 어쩌면 핵심은열망 없이는 투쟁하기 어렵고, 열망은 그것에 어떤 형태가 주어지지 않고 - P219

는 견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열망aspiration의 라틴어 어원이 "숨을 쉬다"breathe임을 기억해 보자. 견딜 만한 삶을 위한 투쟁은 퀴어들이 숨 쉴공간을 가지기 위한 투쟁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마리 루티의 말대로(Ruti2006: 19), 숨 쉴 공간을 갖는 것, 자유롭게 숨 쉴 수 있는 것, 그것이 열망이다. 숨쉬기와 더불어 상상력이 온다. 숨쉬기와 더불어 가능성이 온다. 만약 퀴어 정치학이 자유에 관한 것이라면, 그것은 그저 숨 쉴 자유를 의미하는 것일 수 있다. - P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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