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장 변호사와 약사

온콜, 장시간 노동 -> 대체가능성?

10장 온콜

모든 것은 시간의 문제다

에필로그 코로나 확대경이 보여 준 것: 여정이 계속되어야 하는 이유

돌봄
탐욕스러운 노동 구조 변경

이 근원은 노동시장에서의 차별과는 관련이 덜하고 거의전부가 시간과 관련이 있다. 이사벨과 루카스의 사례에서도 보았듯이 범인은 현대의 많은 직종에서 노동이 갖고 있는 구조 자체이다. - P296

남녀 사이의 소득 차이는 일터에서의 편견이나 가정 친화적인정책의 부족, 그 밖에 빠른 해법들이 지적하는 문제들과는 직접적인관계가 거의 없다. 이것이 우리가 살펴본 실증 근거들과 논리가 말해주는 바다. 빠른 해법들은 여성이 현재 종사하고 있는 일자리에서 정당한 몫을 받게 하는 데 초점을 둔다. 하지만 그들이 현재 종사하고있는 일자리 자체의 특성이 그들이 남성보다 적게 버는 이유다. 특정한 변호사, 회계사, 컨설턴트, 금융 자문이 반드시 특정한 클라이언트, 특정한 거래 상대, 특정한 고객과의 모든 일을 챙기도록 되어 있는 [따라서 시간 융통성의 여지를 주지 않는] 일의 구조가 문제인 것이다.
좋은 소식은, 문제가 당신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문제는 시스템에 있다. 나쁜 소식은, 문제가 당신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문제는 시스템에 있다. 자신이 종사하는 일자리에서 공정하고 편견 없이 정해진 임금을 받는 여성도 가정에서의 의무와 육아 부담에서 오는 제약 때문에 회사에 오래 있을 수 없거나 업무와 - P306

관련해 온콜 상태일 수 없으면 남성보다 소득이 훨씬 낮아질 수 있는것이다. - P307

여기에서 핵심은, 완벽하게 대체해 줄 인력이 있으므로 특정한 약사가 일하는 시간을 늘린다고 해서 막대한 보수를 주어야 할 만큼 그가 조직에 필수 불가결한 일을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그렇더라도 여전히 모든 약사가 전문직 종사자로서 가치를 인정받는다. - P312

여기에서 더 폭넓은 결론을 내려 볼 수 있다. 장시간, 온콜 상태로 일하는 것에 대해 비례적이지 않은 수준으로 높은 보수가 지급되는 것을 줄일 수 있느냐의 핵심은 노동자들 사이의 상황이 어떠한가에 달려 있다. 두 노동자가 서로에게 매우 좋은, 어쩌면 완벽한 대체재가 되어줄 수 있다면 한 명이 자리를 비워야 해도 다른 한 명이 매끄럽게 일을 진행시킬 수 있다. 그 경우 클라이언트, 환자, 학생, 고객등은 아무런 정보의 누락이나 신뢰의 저하나 효과의 차이 없이, 유능한 한 명의 노동자에게서 또 다른 유능한 노동자에게로 잠시 인계될수 있다. - P314

응급 환자를 누가 담당하는지와 관련해 벌어진 변화는 의료 분야를 혁명적으로 변모시켰다. 우리의 관심사와 관련해서 가장 중요하게, 이러한 변화는 종사자들의 삶을 크게 바꾸었다. 업무에서 요구되는 시간 사용 방식의 변화(수의사나 의사가 늘 온콜 상태가 아니어도 되는 방식으로의 변화)는 이러한 직종에 여성 비중이 증가한 것과 나란히벌어졌다. - P322

회계, 법, 금융, 컨설팅, 학계 등 많은 다른 직종에서는 여성과남성의 운동장이 의료계보다도 덜 평등하다. 이러한 분야에서는 지난 반세기 동안 커리어가 진전되는 방식이 그리 달라지지 않았다. 여성이 거의 절반이나 되는데도 말이다. 이러한 직종의 승진 규칙은 경력 초기에 상당한 시간 투자를 요구한다. 그리고 일정한 기간의 끝에어소시에이트 급에서 다음 단계로 올라가는 중요한 평가를 받는다. 맹렬히 일한 사람은 (혹은 매우 운이 좋은 사람은) 파트너가 되거나 테뉴어를 받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짐을 싼다. 이를 ‘올라가거나 나가거나up-or-out‘의 시스템이라고 부른다. 통과되는 사람은 그 조직에서높은 지위로 올라가고 통과되지 못하면 그곳을 나가서 업계 순위에서 한 단계 낮은 회사나 기관이나 대학으로 간다. - P323

1970년대 이후로 많은 전문 직종에서 신규 진입자 중 여성의 비중이 크게 늘었다. 또 집단4부터 시작해서 모든 종류의 전문 석박사학위 취득자 중 여성 비중이 크게 늘었다. 하지만 테뉴어, 파트너, 기타 경력상의 주요 승진을 하는 여성 비중은 이에 미치지 못했다. - P325

공인회계사를 생각해 보자.‘ 1980년대 이래 여성은 공인회계사의 50%를 차지한다. 하지만 2017년에 회계사를 100명 이상 고용한 회계법인의 파트너 중 여성은 21%였다. 고위급 파트너들의 성별 불균형은 더 심각하다. 대형 회계법인에서 ‘지분 출자 파트너equitypartner‘ 중 여성은 16%뿐이다. 반면, 작은 회계법인(회계사 100명 미만)에서는 파트너의 42%가 여성으로, 전체 여성 비중 50%와 가깝다. 여성 회계사는 자신이 처음에 일하던 대형 회계법인에서 꼭대기로 올라가지 않고 더 작은 회계법인으로 옮기거나 상장회사 감사 업무가아닌 업무로 옮겨 가는 경우가 많다. - P327

파트너가 되는 것과 시간을 얼마나 투여했는가 사이에 명백한 상관관계가 있었다. 어소시에이트급 변호사들이 얼마나 오랜 시간 일했는가와 그들이 회사 수입에 얼마나 기여했는가는 남성과 여성의 파트너 승진율이 차이나는 이유를 상당 부분설명할 수 있었다. - P328

진짜 원인은, 승진에 대한 의사결정이 내려지는타이밍과 거기에 요구되는 막대한 시간 투여가 가정도 꾸리고 싶은젊은 부부들의 삶에 어마어마한 어려움을 야기한다는 데 있다. 이것은 이러한 직종에서 노동이 구조화되어있는 방식자체와 관련된 문제다. - P334

감수해야 하는 소득 손실이 크지 않다면 부부가 그 소득을 포기하기로 결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즉 부부 모두 불규칙하고 예측 불가능한 일정으로 일해야 하는 일자리를 거부할 수 있을 것이다. 포기하는 돈으로 부부간 공평성을 사는 셈이다. 하지만 감수해야 하는 소・손실이 크면 부부간 공평성을 사는 값으로 지불하기에는 너무 큰비용일 수 있다. 이렇게 해서 부부간 공평성이 버려진다. 그런데 피해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가정에서 부부간 공평성이 버려지면일터에서 성평등도 버려진다. 여성은 남성보다 돈을 적게 벌게 된다.시간당 임금으로도 그렇다. 요컨대, 문제의 원인은 노동시장에서 노동에 대한 보상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그리고 가정에서 바깥 노동과돌봄 노동 사이의 분업이 성별에 따라 어떻게 이뤄지는지, 두 가지모두에 놓여 있다.
중요한 것은, 성평등(혹은 불평등)과 부부간 공평성(혹은 불공평성)이 같은 동전의 양면이라는 것이다. - P336

변호사, 회계사, 컨설턴트, 금융 업계에서는 다른 담당자의 업무를 대신 맡아주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고 말하는데, 아기를 받는 것과어떤 차이가 있어서 그러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어떤 회사의 재무제표가 다른 회사와 달리 갖고 있는 고유성이 각각의 산모가 다른 산모와 달리 갖고 있는 고유성보다 큰가? - P348

여러 세대와 여러 직군에 걸쳐 살펴보았듯이, 시간은 커리어와가정을 둘 다 갖고자 하는 여성의 적이다. 온콜, 촉박한 일정, 긴급 상황, 저녁 및 주말 시간의 노동이 가정과 직장에서 동시에 요구된다. 또한 ‘올라가거나 나가거나‘식 승진이 결정되는 기간이 짧다는 점(생애 중 몇 해 안에 결판이 나야 한다)이 일과 가정의 상충을 한층 더 가중시킨다. 둘 다의 결과로, 종종 젠더 불평등이 커지고 부부간 불공평이 증가한다. - P353

한 가지 해법은 유연성을 선택하는 것이 유발하는 비용을 줄이는 것이다. 상충적 교환으로 치러야 하는 비용이 낮아지게 만들어서부부가 어려운 타협에 직면할 필요가 없게 하는 것이다. 온콜, 주말근무, 장시간 근무를 요구하는 탐욕스러운 일자리가 매우 높은 임금을 주지 않는다면 루카스는 그 일자리를 잡을 유인이 줄어들 것이다. 이보다 더 좋은 해법은, 유연성 있는 일자리가 더 생산적이 되게 해서 그런 일자리에서도 높은 보수를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 P356

이를 보완하는 또 한 가지 해법은 부모가 육아에 들여야 하는비용을 줄여 주는 것이다. - P356

사회적 규범을 바꾸어서 상충 관계가 젠더에 의존하지 않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 P357

는 대졸 여성들이 받은 경제적 타격의 상당 부분은 돌봄 영역이 문을 닫은 데서 기인한다. 잘 돌아가는 돌봄 영역이 없으면 경제 영역은 삐걱거린다. 학교가 계속 삐걱거리면 많은 부모가, 특히 여성이효과적으로 일할 수 없을 것이다. 아예 일을 못할지도 모른다. 코로나 팬데믹은 돌봄 영역이 경제 영역의 운명을 결정 지을 최초의 주요경제 불황이었다. 다른 때는 경제 불황이 이렇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여성이 미국 노동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되었다. - P376

남성들이 직장에서 맹렬하게 달려드는 것을 줄이고, 다른 남성동료들이 육아 휴직을 갈 때 지원해 주고, 아동 돌봄을 보조하는 정책에 투표를 하고, 가정이 그들의 일보다 더 가치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자신의 회사에 알려서 회사가 탐욕스러운 노동 구조를 바꾸도록압력을 넣어주어야 한다. 남성들이 인구의 나머지 절반인 여성들의여정에 함께 하지 않는다면 꿈은 현실이 되지 않을 것이고 열망은 쉽게 실현되지 않을 것이다. - P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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