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바통을 넘겨주다

커리어와 가정에 대해 뚜렷이 구분되는 5단계 세대 집단 구분

대졸 여성들이 성공적으로 커리어와 가정을 결합하기 위해 달려온 길은 기혼 여성에 대한 고용 장벽들이 없어지면서 닦이기 시작했고, 가정용 테크놀로지, 임신을 막기 위한 현대적인 피임법, 임신을 하기 위한 보조생식술 등의 발달로 한층 더 매끄러워졌다. 뒷 세대로 넘어오면서 여성들은 커리어와 가정을 모두 성취하려면 둘을 - P46

[순차적으로보다는] ‘함께‘ 추구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이제 점점 더 많은 부부가 공평한 관계를 위해 노력하는 것의 가치를깨닫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파악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은, 세대에따라 구분되는 다섯 개 대졸 여성 집단의 궤적을 살펴보는 것이다. 각 집단은 이전 집단의 경험에서 교훈을 얻어 자신의 몫만큼 궤적을 밟아 갔다. 그리고 모두 합해서 이들 다섯 개 집단의 삶은 사회와제의 역사상 가장 막대한 영향을 남긴 변천의 과정을 보여 준다. - P47

집단2 여성들의 결혼 연령이 (집단과 마찬가지로) 비교적 늦은 편이기 때문에 일자리, 그다음에 가정을 성취한 집단이라고 특징을 요약해 볼 수 있다. 비교적 늦게 결혼했어도 결혼한 여성 대부분은 아이를 가졌으며, 대다수가 결혼 전에는 한동안 일을 했지만 결혼 후에는 하지 않았다.
더 큰 열망이 있었지만 대공황 등의 외부 요인으로 좌절된 경우가 많았다. 대대적인 경제 불황이 오면서 여성의 고용을 제약하는 정책이 크게 확대되었다. 기혼 여성이 사무직 고용에서 배제되었고 공립학교와 같은 공공 영역에서도 기혼 여성의 고용을 막는 제도가 강화되었다. - P54

집단3의 동질성은 큰 고용 장벽들이 없어진 데서도 기인하지만, 이들이 대학을 졸업한 1946-1965년에 미국 전체적으로 결혼 연령이 낮아지고 자녀 수가 많아지는 쪽으로 대대적인 인구학적 변화가 일어났기 때문이기도 하다. 집단3의 90% 이상이 결혼을 했고, 대개 이른 나이에 했으며, 결혼한 여성 대부분이 아이를 가졌다. 또한 대체로 대학 졸업 직후에 취직을 했고 결혼 후에도 어느 정도는 일자리를 유지했지만 아이를 낳고 키울 때가 되면 대대적으로 노동시장을 떠났다. - P55

집단의 여성들이 어떤 열망을 가지고 있었는지는 자신의 미래를 어떻게 상상했는지에 대해 몇몇 대규모 설문조사에 남아 있는 기록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집단3의 대졸 여성들은 앞뒤 집단에 비해 이른 나이에 결혼했고 자녀를 많이 낳았다. 하지만 많은 여성들이결혼 생활을 하는 동안에도, 그리고 아이가 어릴 때도, 바깥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우리는 흔히 이들의 열망이 베티 프리단이 베스트셀러 《여성성의 신화》에서 묘사한 것[이 세대 여성들은 사회생활에 대한 열망 없이 가족에 대한 열망만 있었다는 묘사]과 같았을 것이라 여기곤 한다. 하지만 프리단의 묘사는 사실과 매우 다르다(뒤에서 살펴볼 것이다). 이미 여성들에게 기회가 많이 확장되어 있었다. 1940년대 이후로 기혼 여성의 고용을 막던 제도가 없어지면서 결혼한 여성이 취업할 수 있는 일자리도 많아졌고, 여성들의 열망도 달라졌다. - P57

임신과 출산을 통제할 수 있는 믿을 만한 방법으로 무장을 하고서, 집단4의 여성들은 즉각적인 악영향 없이 임신과 출산을 미룰 수 있었다. 효과적이고 편리하고 여성 본인이 통제할 수 있는 피임법 덕분에 집단4의 여성들은 연애와 성생활을 활발하게 하면서도 대학원교육을 받고 자신이 선택한 커리어의 사다리를 올라가는 데 더 오래 시간을 쓸 수 있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너무 오래‘ 결혼과 출산을 미뤘다. 집단4의 대졸 여성 전체 중 27%가 아이가 없다. 집단4는 커리어를 먼저 갖고 그다음에 가정을 갖고자 했다. 하지만 세상일이 늘바라는 대로 되지는 않는다. - P60

고졸 이하 여성들은 대졸 여성들과 결혼율 패턴이 다르다.20 (집단에서 집단5로 가는 동안 전체 여성 중 대졸 여성의 비중이 크게 증가했는데, 이 사실의 중요성은 곧 다시 설명할 것이다). 고졸 이하 여성은 대졸 여성보다 더 이른 나이에 결혼했고, 앞 세대 집단들의 경우 대졸 여성보다 더 많이 결혼했다. 집단1 세대에 속하는 고졸 이하 여성은 같은 세대 대졸 여성만큼 미혼 비중이 높지 않다. 하지만 최근 세대에서는 고졸 이하 여성이 결혼 제도에서 상당히 크게 이탈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렇듯 대졸 여성과 고졸 이하 여성은 결혼 패턴에서 차이를 보이지만, 중요한 예외가 하나 있다. 1940년대 말에서 1960년대 초 사이에는 학력을 막론하고 모든 여성이 이른 나이에 결혼했다. - P65

그렇다면 무엇이 커리어와 가정과 관련해 집단1부터 집단5 사이에 이렇게 대대적인 변화를 일으켰을까? 이 변화의 양상은 한 세기에 걸쳐 점진적으로 세대간 천이 succession of generations가 벌어지는가운데 중간중간 경제와 사회의 근본적인 변화와 맞물려 불연속적인 도약 지점들을 보인 것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각 집단은 앞 집단에서 바통을 이어받아 자기 세대만큼을 더 달리면서 장애물을 피하고 장벽들을 넘었다. 또한 각 세대는 계속해서 달라지는 제약들에 직면했고, 가정용 장비, 피임약, 보조생식술 등 그들이 가는 길을 더 부드럽게 골라 주는 테크놀로지의 각기 다른 발달에 접했다.
그 길을 따라서, 특히 1960년대 말과 1970년대 초에, 고용, 승진, 소득, 가정 생활과 관련해 여성들의 불만이 끓어올랐고 혁명적으로 분출했다. 전국 수준에서의 운동은 더 지역적인 단위로, 그리고 가정집에서 열리는 더 친밀하고 사적인 ‘의식 고양 모임 consciousness-raisinggroups‘으로 이어졌다. 각 세대는 자신의 목표를 성취할 더 나은 방법을 모색했고 자기 몫의 성공를 일궈냈다. - P77

교육 수준과 성취 욕구가 비슷한 사람끼리 결혼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부부(동성 커플도 포함해서) 모두가 야심찬 커리어를 갖는 경우도 많아졌다. 회사 일에 온콜 상태여야 하는 커리어를 성공적으로 일구면서 가정에서의 요구사항도 24시간 챙긴다는 것은 부부 중 누구에게라도 지극히 어려운 일이다. 집단1부터 집단5까지 부부가 어떻게 공동의 의사결정을 내려왔는지를 이해하는 것은 현재의 세대가 이제까지를 발판삼아 어떻게 더 나은 경로를 만들 수 있을지 알아내는 데 매우 중요하다. 오늘날 가장 힘든 과제이자 가장 커다란 목표중 하나는 공평한 부부 관계 속에서 커리어와 가정을 모두 달성하는 것이다. 그것이 언젠가는 달성되리라 본다면, 우리의 질문은 이렇게 될 것이다. 현 세대는 이 바통을 들고 어디에 도달하게 될까? - P7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