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
콜슨 화이트헤드 지음, 황근하 옮김 / 은행나무 / 2017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여성, 인종, 계급>이나 해리엇 터브먼에 대해 몰랐다면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가 과장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끔찍한 역사가 있었다.


지하철도를 실제 지하철도로 묘사한 것은 작가적 상상력이지만 주 경계 탈출이 너무 쉽게 이루어지는 것으로 묘사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고, 코라를 추적하는데 집착하는 노예사냥꾼 리지웨이에게 마침내 코라가 잡혀서 함께 이동하는 과정에서 코라와 리지웨이의 대화 부분은 다소 친밀하게 묘사된 것이 아닌가 하는 거부감이 들었다.


그럼에도 이 책은 존재했으나 믿기 어려운 역사를 생생하게 전해주는 소설이다. 어떻게 한 인종이 다른 인종에 의해 이렇게 처절하게 동물, 아니 동물도 아닌 수준으로 취급되었는지. 끔찍한 묘사가 많지만 현실에 더 많은 끔찍함이 있었으리라.


이 모든 것은 목화 때문이다. 엘리 휘트니의 조면기 때문이다. 목화 산업으로 돈 버는 재미를 알게 된 남부 농장주들은 모든 작물을 목화로 바꾸고 목화밭을 넓히고 노예를 더 사오고 목화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노예를 더 비참한 노동으로 가열차게 몰아넣고.


목화로 인해 엄청나게 늘어난 남부의 흑인 인구. 그로 인한 백인들의 두려움. 그 두려움을 덮기 위해 흑인의 자유를 위한 조금의 꿈틀거림도 용인하지 않고 무자비한 폭력과 살육의 잔치를 벌이는 백인들.


코라와 시저가 겨우 조지아주 대농장에서 탈출하여 바로 옆에 붙은 사우스캐롤라이나주로 도망친 후 사우스캐롤라이나의 안정된 자유로운 생활에 취하여 머무르기로 결정했을 땐, 너무 안타깝고 불안해서 마음 속으로 계속 소리쳤다. 이 순진한 녀석들아, 계속 도망쳐야 해, 거긴 아직 남부 한복판이야, 리지웨이가, 다른 노예사냥꾼들이 너희들을 계속 추적하고 있어. 빨리 북부로, 캐나다로 가야 해거기 있으면 안 돼.



그래서 코라는 결국 자유를 찾았을까?




랜들 대농장에서 자키는 노예 상인들이 새 노예들을 대량으로 잡아오기 위해 아프리카 더 깊숙한 곳까지 돌아다녀야 했고, 목화를 수확하기 위해 온갖 부족을 납치해 와서, 대농장을 다양한 언어와 부족의 혼합장으로 만들어 놓았다고 말하곤 했다. 코라는 새로운 이민자들의 물결이 역시 비참한 다른 나라에서 도망 온 이들이 아일랜드 사람들을 대체해, 이 과정을 또 시작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엔진은 씩씩거리고 신음하면서도 계속 달렸다. 그들은 그저 피스톤 운동을 할 연료를 바꾼 것 뿐이었다. - P194


코라는 자기가 죽인 소년 생각은 거의 하지 않았다. 그날 밤 숲속에서 벌인 짓을 변명할 필요는 없었다. 누구도 코라에게 해명을 요구할 권리는 없었다. 테런스 랜들은 노스캐롤라이나의 새로운 시스템을 상상해볼 수 있는 본보기가 되었지만, 그 폭력의 규모는 코라의 머릿속에서 가늠되기 어려웠다. 목화가 벌어다주는 돈보다는 두려움이 이들을 움직이고 있었다. 받은 것을 되돌려줄 검은 일꾼의 그림자 어느 날 밤 코라는 그들이 두려워하는 복수심에 불타는 괴물들 중 하나가 바로 자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P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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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3-03-28 13: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콜슨 화이트헤드의 니클의 아이들? 인가 요거는 읽었는데 좀 괴로운 기분이 들어서 작가의 다른 책들에는 손이 안가더라구요. 자유는 못찾았겠죠? ㅎㅎ

햇살과함께 2023-03-28 17:08   좋아요 1 | URL
새파랑님! 요즘 통 리뷰를 안올리시는 것 같던데,,,
바쁘신 건가요? 아님 투비로 가셨나요??

니클의 아이들 ㅋㅋ 니클의 소년들! 저도 이거 제목이 헷갈림요^^
또 다른 끔찍한 세상이 있겠지만, 읽어보고 싶네요~

코라는 자유를 찾아 새로운 길을 떠났어요...투비컨티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