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남성 특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힘패시 himpathy
<다운 걸>
여성 혐오 / 성차별
교차성 intersectionality

캐버너의 사례는 또한 힘패시 himpathy가 무엇인지 잘 보여준다. 힘패시란 권력이나 특권을 가진 남성이 성폭력을 저지르거나 여성혐오적 행위를 했을 때 오히려 여성 피해자보다 더 공감과 염려를 받는 현상을 일컫는다. [공화당] 상원의원 린지 그레이엄Lindsey Graham이 청문회 도중 거품을 물고 분노한 것을 보면 남성 가해자를 불쌍히 여기며 그의 안위를 염려하는 태도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 P17

결론적으로 캐버너 사례는 여성혐오가 어떤 속성을 갖고, 어떻게 기능하는지 적실히 보여준다. 전작 《다운 걸DownGirl》에서 나는 여성혐오가 여성에 대한 천편일률적이고, 심리적으로 인이 박힌 혐오 방식으로 이해되어선 안 된다고 주장 - P20

한 바 있다. 대신 나는 여성혐오가 가부장제의 "법적 실행"의 일부분으로 개념화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즉 여성혐오라는구조는 젠더화된 규범과 기대치를 존속시키고 집행하는 동시에 여성들을 극한의 적대적 환경에 몰아넣는다. 다시 말해 여성들은 수많은 요인 중 여성이라는 성별로 인해 그런 환경에처하게 된다. 포드가 경험한 성폭력은 (참고로 나는 포드의 진술을 믿는다) 여성혐오의 이런 특징을 잘 보여준다. 왜냐하면 여성은 남성에 비해 이런 종류의 폭력을 겪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덧붙이자면, 여성혐오는 보통(언제나 그런 것은 아니지만) 여성들이 성별 논리가 내포된 "법과 규칙"을 위반했을 때촉발되는 반응이다. 권력을 가진 남성이 자신에게 행한 폭력에 대해 말한다는 이유로 포드가 겪은 폭력적인 메시지와 살해 위협 역시 그런 처벌을 명시하는 사례이다. - P21

성차별은 여성혐오와 대조적으로 가부장제의 이론적, 이데올로기적 부산물이다. 가부장제의 규범과 기대치를 이성적 - P21

으로 납득시키고, 자연스럽게 만드는 데 복무하는 신념, 관념, 전제들이 전부 여기에 해당된다. 성차별에 기반한 노동 분배와 대대로 남성의 권력과 권위가 작동해온 영역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우위를 점하는 일들이 성차별의 예다. 이 책은 성차별보다 여성혐오에 중점을 두지만, 이 두 개념이 함께 작동한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 P22

이러한 문제들을 짚는 과정에서 나는 여성혐오가 다른 유사 사회악들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음을 점차 깨닫게 되었다. 특히 킴벌리 W. 크렌쇼Kimberlé W. Crenshaw가선구적으로 제시한 교차성 이론*은 우리가 이러한 접점에 관심을 기울이도록 이끈다. 여성혐오와 교차해서 살필 문제들로는 인종주의 (특히 백인우월주의), 외국인혐오, 계급주의, 동성애혐오, 트랜스젠더혐오, 비장애능력주의ableism 등을 꼽을 수 있다. - P25

* 교차성 Intersectionality은 흑인 페미니스트 법학자 킴벌리 W. 크렌쇼가 〈인종과 성의 교차를 주류화하기 Demarginalizing the Intersection of Race and Sex〉 〈주변부들을 지형화하기Mapping the Margins〉라는 논문에서 밝힌 개념이다. 크렌쇼는 성차별과 인종차별을 동시에 경험하는 흑인 여성이 흑인해방운동이나 여성운동에서 제대로 대변되거나 재현되지 못하는 상황을 다루기 위해 ‘교차성‘이라는 개념을 고안했다. 크렌쇼는 ‘흑인‘ 내지는 ‘여성‘이라는 분리된 정체성 범주를 내세우는 정체성 정치학identity politics이 그런 범주 안에 존재하는 다양한 차이들을 뭉뚱그리거나 간과한다고 비판하며, 그틀로 설명될 수 없는 흑인 여성들 특유의 경험과 이해관계에 주목하고자 했다. 즉 ‘교차성‘ 개념은 젠더정치학으로 포괄되지 않는 다양한 인종적, 계층적, 신체적, 성적, 문화적, 종교적 차이들이 복잡다단하게 뒤엉키는 양상을 비판적으로 사유하는 시도이다. - P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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