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장 밀턴의 악령
<실낙원> <자기만의 방> <3기니> <제인 에어>
아.. 이 장은 이전 장들에 비해 특히 어렵네..

버지니아 울프는 『자기만의 방』에서 ‘셰익스피어의 여동생이었던 죽은 시인’을 소생시키기 위해 문학적 여성은 ‘밀턴의 악령 너머를 바라보아야 한다. 어떤 인간도 그 시야를 막아서는 안 되기 때문‘이라고 선언한다. 밀턴에 대한 피상적인 언급은 수수께끼 같아서 호기심을 자아낸다. 이 은유는 더는 의미 있게 전개되지 않기 때문이다. 울프는 그 의미를 더 설명하지 않고 열변을 계속해나간다. 표면적으로는 수수께끼처럼 보이지만 울프가 이 악령을 언급한 맥락은 매우 암시적이다. 밀턴의 악령은 시야를 막아버림으로써 여성들을 광활한 가능성으로부터, 즉 울프가 자기만의 방』전체를 통해 묘사하는 남성적 성취의 풍경에서 차단해버린다. 나아가 여성의 개인성을 부정하는 ‘공동의 응접실‘에 여성을 가두어놓은 것 또한 잔인한 유령이다. - P360

조지 엘리엇의 『미들마치』는 특히 밀턴과 그의 딸들의 비참한 관계를 말하기 위해 ‘친절한 대천사‘ 캐저반에게 바치는 도러시아의 숭배를 이용한다. - P362

밀턴의 악령은 그것이 무엇이든 결국 밀턴의 우주론이고, ‘남자가 생각했던 것‘에 대한 그의 시선이며, 대부분의 다른 여성 문인들처럼 울프가 서구의 문학적 가부장제의 핵심에서 감지했던 문화적 신화에 대한 밀턴자신의 강력한 표현인 것이다. - P366

남성의 상상력에서 밀턴이 차지하는 의미가 무엇이든, 여성의 상상력에서 밀턴은 금지하는 아버지(가부장 중의 가부장)와 하나가 된다. - P367

『셜리』에서 브론테는 특히 가부장적인 밀턴의 우주론을 공격했다. 브론테는 여성에게 해로운 이 우주론 안에서 자신의 여자 주인공들이 남성 지배적 사회 때문에 아프거나 고아가 되거나 굶어죽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밀턴은 위대했다. 그러나 그는 좋은 사람이었는가?‘ (그이름이 이 소설의 제목이기도 한) 셜리 킬다는 질문한다. - P369

사탄이 쓰디쓴 열매에 대한 욕망 때문에 비천한 노예로 전락했듯이, 이브도 한 개인으로서 아담뿐만 아니라 원형적 남자라 할수 있는 아담의 노예가 됨으로써, 보부아르가 설명했듯 남편의 노예뿐만 아니라 인간 종의 비천한 노예가 된다. - P375

「밀턴의 잘 알려진 여성 혐오가 고도로 발달한 철학적 전통에뿌리를 내리고 있음에도 사탄, 이브, ‘죄‘ 사이의 연결, 병치, 이중성은 명확한 진술로 조심스레 설명되기보다 『실낙원』의 텍스트에 새겨진 어렴풋한 메시지로 전달된다. 그렇지만 ‘남성 우월주의적‘이고 교부적이며 신 이원론적인 교회의 품 안에서 성장한 예민한 여성 독자에게 『낙원』같은 강력한 작품의 내용은, 숨어 있는 겉으로 명백히 드러나 있든, 상처를 줄 정도로 생생하다. 그런 여성들에게 신, 예수, 아담이라는 성스러운 삼위일체를 악마적으로 흉내내는 사탄, 이브, ‘죄‘의 불경스러운 삼위일체는 20 18세기와 19세기에도 여성적 원칙을 역사적으로 박탈하고 격하시켰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예증한다. - P378

마찬가지로 엘런 모어스가 주장했듯, (개스켈의『메리 바턴』같은) 영국 여성의 공장 소설들과 (스토의 『톰 아저씨의 오두막』같은) 미국 여성의 반노예제 소설들은 겉으로는 더 중대한 사회적 문제들을 중립적으로 검토하는 척함으로써 ‘사적으로 속앓이하는 여성의 분노‘를 숨기고 위장했다. 그보다 최근에 나온 버지니아 울프의 분노에 찬 페미니즘 작품『3기니』는 일차적으로 여성 문제를 다루고 있다기보다는 여성 ‘국외자들의 사회‘를 결성함으로써 세계를 변혁하고자 하는 전쟁, 독재, 무지 등을 없애는) 셸리적인 꿈을 말하려는 것이었다. - P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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