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락방의 미친 여자>에 나온다고 하고, 읽고 있는 버지니아 울프의 <집 안의 천사 죽이기> 제인 오스틴 편의 상찬에 궁금하던 차에 마침 3개월 무료 이용 중인 밀리의 서재에 <사랑과 우정> 이북이 있어 읽었으나…



- 제인 오스틴이 15살에 습작으로 썼다.
- 출판을 목적으로 한 책이 아닌 집안에서 형제자매들을 즐겁게 하려고 쓴 이야기로 오스틴의 소설 수준이 아니다(물론 이후 소설의 모티브가 되는 상황들이 있다).
- 아주 짧은 서간체 소품으로, 우화나 동화라고 볼만한 황당한 내용이다.
- 이 책 번역이 엉망인 것 같다. 오타, 비문 등이 많고 대충 번역된 것 같다.


- <집 안의 천사 죽이기>의 관련 내용은 아래 참조.

우선, 필라델피아의 눈에 전혀 열두살짜리 여자애 같지않게 변덕이 심하고 가식적으로 비쳤던 새침한 어린 소녀는 얼마 지나지 않아 전혀 아이답지 않은 놀라운 이야기 『사랑과 우정 Love and Friendship』의 저자가 될 터였으니, 이 작품은 믿기지 않게도 열다섯 살 때 쓴 것이었다. 그것은 분명 교실을 즐겁게 하려고 쓴 것으로, 같은 공책에 있는 이야기들 중 어떤 것은 짐짓 엄숙한 티를 내며 오빠에게 헌정되었고, 또 다른 것은 글머리마다 언니가 그린 깔끔한 수채화 삽화가 곁들여졌다. 가족의 전유물이었던 듯한 농담들도 있고, 급소를 찌르는 풍자들도 있다. 오스틴가의 아이들은 <탄식하며 소파에서 기절하는> 우아한 귀부인들을 웃음거리로 삼았던것 같다.
형제자매는 자기들이 모두 혐오해 마지않는 악덕들에 대해 제인이 최근에 쓴 것을 소리 내어 읽어 주면 다 같이 웃음을 터뜨렸을 것이다. <나는 오거스터스를 잃은 슬픔에 순교자로 죽는다. 단 한 번 치명적인 기절이 내 목숨을 앗았으니. 기절을 조심하라, 친애하는 로라여. 되도록 자주 미쳐도 좋지만, 기절은 하지 말라.> 이런 식으로 그녀는 가능한 한 빨리, 맞춤법을 챙기기 어려울 정도로 빨리 써나간다. 로라와 소피아에 대해, 필랜더와 구스타버스에 대해, 에든버러와 스털링 사이를 하루 걸러씩 마차로 달리는 신사에 대해, 테이블 서랍에 간직해 둔 보물의 도난에 대해, 맥베스를 연기하는 굶주린 모자(母子)들에 대해, 믿기 어려운 모험담을 써나간다. 의심할 바 없이 그 이야기는 교실을 웃음으로 떠나가게 했을 터이다. 하지만 이 열다섯 살짜리 소녀가 거실 한구석에 앉아 글을 쓴 것이 단순히 형제자매로부터 웃음을 끌어내기 위해서나 가내 소비용으로가 아니었다는 것은 명백하다. 그녀는 딱히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모든 사람을 위해 썼고, 자신의 시대뿐 아니라 우리 시대를 위해서도 썼다. 다시 말해, 그렇게 이른 나이부터 제인 오스틴이 글을 쓰고 있었던 것이다. 문장의 리듬과 균형감과 엄격성에서 그것을 느낄 수 있다. 〈그녀는 성격이 좋고 예의 바르고 친절한 젊은 여성일 뿐이었으며, 그 점에서 우리는 그녀를 싫어할 수 없었다. 그녀는 그저 경멸의 대상일 뿐이었다.> 이런 문장은 크리스마스 휴가를 지나서도 기억에 남게 된다. 활기차고, 평이하되 흥미롭고, 자유자재로 허튼소리를 넘나드는 정신 -『사랑과 우정』에는 이미 그 모든 것이 들어 있다. 하지만 다른 것과 결코 섞이지 않는 작품 전체에 걸쳐 분명히 들려오는 이 소리는 대체 무엇인가? 그것은 웃음소리이다. 열다섯살 소녀는, 자신의 구석에서, 세상을 향해 웃고 있는 것이다.
-<집 안의 천사 죽이기> 123~12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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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9-15 07: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15살에 글을 쓴 제인 오스틴은 대단하군요 ^^ 황당하다니 더 궁금하네요~!!

햇살과함께 2022-09-15 16:30   좋아요 3 | URL
15살에 이런 글을 쓰다니, 제인 오스틴은 천재인 것입니다만,,
이 책의 번역은 구글 번역기로 돌린 것 같다는 생각이..
궁금하시면 이 책 말고 다른 번역이 있는지 찾아 읽어보세요~ 아님 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