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으로, 밋퍼드양이 이름을 전하지 않는 한 친구는 그녀를 방문한 후 이렇게 썼다. 〈그녀는 일찍이 존재했던 《독신의 축복》의 가장 뺏뻣하고, 까다롭고, 과묵한 본보기로 굳어져 버려서, 『오만과 - P122

편견』이 그 불굴의 갑(匣) 안에 어떤 보석이 숨겨져 있었는지 보여 주기 전까지는 부지깽이나 난로 앞 철망으로밖에 여겨지지 않았다. 그런 그녀가 이제는 아주 달라져서, 여전히 부지깽이이기는 하지만 모두가 두려워하는 부지깽이가 되었다. 위트 있는 인물 묘사자가 입을 열지 않으면 정말이지 무섭다.> - P123

〈그녀는 성격이 좋고 예의 바르고 친절한 젊은 여성일 뿐이었으며, 그 점에서 우리는 그녀를 싫어할 수 없었다. 그녀는 그저 경멸의 대상일 뿐이었다.〉 이런 문장은 크리스마스 휴가를 지나서도 기억에 남게 된다. 활기차고, 평이하되 흥미롭고, 자유자재로 허튼소리를 넘나드는 정신―[사랑과 우정』에는 이미 그 모든 것이 들어 있다. 하지만 다른 것과 결코 섞이지 않는, 작품 전체에 걸쳐 분명히 들려오는 이 소리는 대체 무엇인가? 그것은 웃음소리이다. 열다섯살 소녀는 자신의 구석에서, 세상을 향해 웃고 있는 것이다. 열다섯 살 난 소녀들은 항상 웃고 있기 마련이다. - P125

그녀가 친절함과 진실과 성실성으로부터의 일탈을 보여 주는 것은 틀림없는 감수성과 한결같은 좋은 취향, 거의 엄격한 도덕성을 배경으로 해서이며, 이런 가치들이야말로 영문학에서 가장 즐거운 것들이다. 그녀는 이런 방식으로 메리 크로퍼드를 선악이 뒤섞인 모습으로 그려 낸다. 그녀는 메리가 성직자들을 비난하거나 준남작의 지위와 연수 1만 파운드에 대해 호의적으로 재잘대도록 더없이 편안하게 내버려 두지만, 이따금 아주 조용하고도 완벽한 조화 가운데 자기 목소리를 낸다. 그러면 대번에 메리크로퍼드의 수다는, 여전히 재미있는데도, 김이 빠져 버린다. 거기에 오스틴이 그려 내는 장면들의 깊이와 아름다움과 복잡함이 있다. - P134

『설득』에는 독특한 아름다움과 독특한 지루함이 있다. 그 지루함은 다른 두 시기 사이의 과도기에 종종 나타나는 것이다. 작가는 다소 싫증이 나 있다. 그녀는 자기가 그려 내는 세상이 돌아가는 방식에 너무 친숙해져서, 더 이상 그것이 참신하게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이 코미디에 나타나는 신랄함은 그녀가 더 이상 월터 경의 허영이나 엘리엇 양의속물주의에 재미를 못 느끼고 있음을 시사한다. 풍자는 가혹하며 코미디는 거칠다. 그녀는 더 이상 일상생활의 재미를 신선하게 의식하지 못하며, 대상에 온전히 집중하지도 못한다. 우리는 제인 오스틴이 전에도 이런 일을 했고 더 잘했었다고 느끼는 한편, 그녀가 전에 시도해 본 적 없는 무엇인가를 시도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설득』에는 새로운 요소가, 아마도 휴웰 박사를 흥분시키고 그것이야말로 <그녀의 가장 아름다운 작품〉이라고 주장하게 했던 무엇인가가 있다. 그녀는 세상이 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넓고 더 신비로우며 더 로맨틱하다는 것을 발견하기 시작하고 있다. - P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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