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게 무엇을 뜻하느냐구? 내 가르쳐주겠구먼. 일을 하랴를 부르랴 그만 녹초가 되어 잠들어 버렸을 때, 너를 잃어버려나는 가슴이 그만 찢어지는 것만 같았당께. 그래서 내사 어떻게되든, 그리고 뗏목이야 어떻게 되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제. 그러다가 눈을 떠보니 네가 무사히 돌아와 있는 것을 보자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나왔당께. 난 너무나도 고마워서 무릎으로 엉금엉금 기어가 네 발에다 입을 맞출 정도였단 말이제. 그런데 너는 생각한다는 것이 고작, 어떻게 하면 거짓부렁으로 이 늙은짐을 꿇려 줄까 하는 것뿐이었당께. 저기 있는 저 잡동사니들은 쓰레기여, 쓰레기란 말이제, 친구 머리통에다 진창을 잔뜩 발라놓아 그 친구를 부끄럽게 만드는 인간들이 바로 쓰레기란 말이제 - P184

이젠 그가 거의 자유의 몸이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갑자기 머리에 떠올랐기 때문이었습니다 ——과연 그건 누구의 책임일까요? 바로 내 책임이었지요. 암만해도 이 생각을 양심에서 떨구어낼 수가 없었습니다. 그것이 나를 괴롭혀서 마음의 안정을 얻을 수가 없었던 겁니다. 한 곳에 가만히 앉아 있을 수가 없었지요. 이제껏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있었는지 절실하게 느껴지지 않았던 겁니다. 그러나 이젠 그렇지가 않았습니다. 머릿속에서 떨어지지 않고 계속 남아 한층 더 나를 괴롭힐 뿐이었지요. 이것은 내 탓은 아니야, 내가 짐을 그의 정당한 소유주한테서 빼낸 것은 아니니까하고 자신에게 타일러보려고 했지만 모두 헛수고였지요. 그럴때마다 양심이 고개를 쳐들고는 이렇게 말하는 겁니다. 〈그러나 너는 짐이 자유를 찾아서 도망친 것을 알고 있었지 않았는가, 그리고 너는 강둑에 배를 갖다 대고 누구에게든 그 일을 고발할 수가 있었을 게 아니냐 말이다. > 정말로 지당한 말이었지요―피할래야 피할 길이 없었던 겁니다. 내 마음을 괴롭히는 것은 바로 이 점이었습니다. 양심은 나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불쌍한 왓츤 아주머니가 도대체 너에게 어떻게 했길래, 그녀의 검둥이가 바로 네 눈앞에서 도망을 치는 것을 보고도 넌말 한마디도 하지 않았단 말이냐? 그 불쌍한 아주머니가 너에게 무슨 짓을 했길래, 너는 이렇게까지 지독한 짓을 그 아주머니에게 하느냐 말이다. 그 아주머니는 너에게 공부를 가르쳐주려고 했고, 예의범절을 가르쳐주려고 했으며, 힘 자라는 데까지 여러 가지로 너에게 친절히 대하려고 한 사람이 아니었던가? 그게 바로 그 아줌마가 한 일이 아닌가 말이다.> - P215

가만 있자 내가 옳은 일을 해서 짐을 남의 손에 넘겨주었다고 하면, 내 마음이 지금보다 더 편할 수 있을까? 천만의 말씀, 기분이 좋지 못했을 거야 아마 지금과 마찬가지 기분이었을 거야. 나는 다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렇다면 옳은 일을 하는 데 힘이 들고, 나쁜 짓을 하는 데는 힘이 들지 않는다면, 그리고 그 결과가 똑같다면 옳은 일을 하려고 노력해 본댔자 소용없는 일이 아닌가? 나는 여기서 그만 딱 막히고 말았지요. 이 문제에 대해 답을 내릴 수가 없었던 겁니다. 그래서 이젠 이 일로 마음을 쓰는 일을 아예 그만두고, 이제부터는 그때 그때에 제일 편리한 방법을 택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 P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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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2-04-28 16: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디오로 들은 적이 있어서 반가운 작품이네요. ebs에서 성우가 읽어 주었던 것 같아요.

햇살과함께 2022-04-28 17:58   좋아요 1 | URL
페크님 오디오로 들으셨군요~ 모험이 왜 이리 슬프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