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자신이 장애가 있다고 하며 "장애 등록을 하고 학교에 보낼 수도 있지만 지금은 그럴 형편이 아닙니다." 라며 무안할 정도로 단칼에 거절했다. 담임 교사는 더 이상 아버지를 설득하지 못했고 내 의사를 물었다. 내가 그 자리에서 어떤 말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을까? 학교를 포기하겠다고 말하는 수밖에 없었다. 훗날 이 이야기를 꺼낼 때마다 아버지는 "너도 학교 안 다니겠다고 하지 않았냐."며 내게 책임을 돌렸다. - P23

바닷가 방파제에 앉아 미친 듯이 깡소주를 마셨다. 취하기는커녕 더 또렷해지는 내 감정들을 버리고 바다로 몸을 던지고 싶었다.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닌 내 삶이 원망스럽고, 아픈 내 마음을 어느 누구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는 외로움이 싫었다. 술집 여자로 늙어가는 내 모습이 저주스러웠다. 이대로 바다로 뛰어들면 모든 것이 끝날 것이라는 생각에 바위 위에서 몸을 일으켰지만 시커먼 바다로 차마 몸을 던지지 못했다. 그 자리에 주저앉아 한없이 울었다. 죽을 용기도 없는 자신을 미워하고 또 미워했다. 그날 그 조용한 바다는 나의 슬픔으로 물들어 있었다. - P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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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2-03-26 18: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지금 읽고 있는 케이크와 맥주 다 읽으면 이거 읽으려고요. 하지만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 것 같은 책인 것 같아서,,, 그런가요??

햇살과함께 2022-03-27 09:20   좋아요 0 | URL
네 저도 마음의 준비를 했지만,, 더 충격적이네요 그래도 알아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