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은 문학이 우리 삶에 얼마나 중요한지 여전히 믿음을 갖고 있었으며, 절실한 마음으로 좋은 작가 좋은 작품을 꾸준히 찾으셨다. 그렇게 해서 만난 작가가 이시무레 미치코였다.
한 강연에서 선생은 이렇게 말했다.
"좋은 문학은 결국 삶에 대한 근본적인 긍정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아무리 지독한 악마의 정신이 지배하고 있더라도 끝끝내 꺾이지 않는 인간정신이 있고, 아무리 할퀴고 짓밟아도 끝끝내 소멸될 수 없는 근원적인 기운이 있다는 것을 우리가 믿을 수 있게 하는 게 좋은 문학과 예술의 몫입니다." - P151

그의 분노는 회사 측이나 정부, 혹은 눈앞의 작은 이익 때문에 진실을외면하는 회사 직원들과 시민들을 향한 것만은 아니었다. 그는 고향 마을에 닥친 불행을, 연민의 차원을 넘어서서, 근대 자본주의사회가 지닌 본원적 폐해로 인식했다. 그 순간 그는 한 사람의 탁월한 작가로서도 제 존재를 분명히 드러내게 되는 것이었다.

이것(미나마타병)은 결코 사람들 정면으로 다가왔던 것은 아니었다. 그것은 사람들이 무엇보다 마음을 놓고 있는 일상적인 하루하루의 생활 속에, 숭어잡이나 맑게 갠 바다의 낙지낚시나 야광충이 춤추는 밤낚시의 방심한 틈을 타서, 사람들의 먹을거리인 신성한 생선들과 더불어 사람들의 체내 깊숙이 침투하고 말았던 것이다. 《슬픈 미나마타), 123~124쪽) - P156

참된 문명이라면 산을 황폐하게 하지 않고, 강을 더럽히지 않고, 마을을 부수지 않고, 사람을 죽이지 아니하는 어떤 것이어야 했다. 그런데도 서양식 근대만을 금과옥조처럼 추종하는 메이지 일본은 "흙묻은 구두를 신고 다다미 위로 뛰어든 우스꽝스러운 모습"이니 반드시 화를 불러일으키리라 경고했다. 1910년 마침내 조선을 집어삼키자, 사람들은 그것을 세계 일류 국가로 발돋움한 증거라 여겼다. 하지만 다나카 쇼조에게 "얼간이가 약자를 집어삼키는" 그따위 ‘탄서주의(香主義)’는 오히려 일본이 망해간다는 증거였다. - P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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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2-24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햇살님!
가족 모두 행복 가득! 하시길 바랍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 ℳ𝒶𝓇𝓇𝓎 𝒞𝓇𝒾𝓈𝓉𝓂𝒶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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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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ଫ/⌒づ🎁

햇살과함께 2021-12-24 13:16   좋아요 1 | URL
scott님 감사합니다~ scott님도 크리스마스 춥지 않게^^ 즐겁게^^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