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도 좋지만 그림이 압권이다!

"눈이 멀어 이곳에 오는 애도 있고, 절뚝거리며 이곳에 오는 애도 있고, 귀 한쪽이 잘린 채 이곳으로 오는 애도 있어. 눈이 보이지 않으면 눈이 보이는 코끼리와 살을 맞대고 걸으면 되고, 다리가 불편하면 다리가 튼튼한 코끼리에게 기대서 걸으면 돼. 같이 있으면 그런 건 큰 문제가 아니야. 코가 자라지 않는 것도 별문제는 아니지. 코가 긴 코끼리는 많으니까. 우리 옆에 있으면 돼. 그게 순리야." - P12

"하지만 너에게는 궁금한 것들이 있잖아. 네 눈을 보면 알아. 지금 가지 않으면 영영 못 가. 직접 가서 그 답을 찾아내지 않으면 영영 모를 거야. 더 넓은 세상으로 가. 네가 떠나는 건 슬픈 일이지만 우리는 괜찮을 거야. 우리가 너를 만나서 다행이었던 것처럼, 바깥세상에 있을 또 다른 누군가도 너를 만나서 다행이라고 여기게 될 거야." - P15

"여기, 우리 앞에 훌륭한 한 마리의 코끼리가 있네. 하지만 그는 코뿔소이기도 하지. 훌륭한 코끼리가 되었으니, 이제 훌륭한 코뿔소가 되는 일만 남았군그래." - P16

"훌륭한 코끼리는 후회를 많이 하지. 덕분에 다음 날은 전날보다 더 나은 코끼리가 될 수 있는 거야. 나도 예전 일들을 수없이 돌이켜 보고는 해. 그러면 후회스러운 일들이 떠오르지. 하지만 말이야, 내가 절대로 후회하지 않는 것들도 있어. 그때 바깥세상으로 나온 것도 후회하지 않는 몇 안 되는 일들 중 하나야." - P18

가끔씩 노든의 발걸음을 멈춰 세우는 풍경들이 있었다. 저 멀리서 몰려오는 시커먼 먹구름이라든가, 그 속에서 번쩍이는 번개, 아침 해가 떠오를 때 주변의 풀들이 반짝이는 광경, 하늘에서 떨어지는 첫 빗방울이 남긴 자국, 그리고 키가 큰 풀들이 바람에 몸을 맡기고 이리저리 움직이는 모습에 노든은 압도되었고, 시간을 충분히 들여 눈앞에 펼쳐진 풍경을 감상했다. - P19

노든은 목소리만으로 치쿠가 배가 고픈지 아닌지를 알 수 있게 되었고, 발소리만으로 치쿠가 더 빨리 걷고 싶어 하는지 쉬고싶어 하는지를 알 수 있게 되었다. 그러니 ‘우리‘라고 불리는 것이 당연한 건지도 몰랐다. - P63

"죽는 것보다 무서운 것도 있어. 이제 나는 뿔이 간질간질할 때 그 기분을 나눌 코뿔소가 없어. 너는 매일 아침 눈을 뜰 때마다 오늘은 바다를 찾을 수 있을지, 다른 펭귄들을 만날 수 있을지 기대가 되겠지만 나는 그런 기대 없이 매일 아침 눈을 떠." - P87

처음에는 호수 가장자리에서 천천히 헤엄쳤다. 몸이 이렇게 가볍게 움직이기는 난생처음이었다. 또 한 번 알을 깨고 나온 것만 같았다. 물살을 가르는 기분은 지금까지 느껴 보지 못한 기쁨이었다. 물속에서 나는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 - P95

"누구든 너를 좋아하게 되면, 네가 누구인지 알아볼 수 있어. 아마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너를 관찰하겠지. 하지만 점점 너를 좋아하게 되어서 너를 눈여겨보게 되고, 네가 가까이 있을 때는 어떤 냄새가 나는지 알게 될 거고, 네가 걸을 때는 어떤 소리가 나는지에도 귀 기울이게 될 거야. 그게 바로 너야." - P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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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버 2021-08-28 22: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책 너무 좋았는데 너무너무 좋아서 더 표현을 못하겠더라고요… 표지만봐도 벅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