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싱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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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놀아본 언니에게

 

 

 

 

   아직도, 글로만 보면 내가 중년의 남성인줄로 아는 분들이 꽤 있다. 서재 타이틀이 일단 책방 아저씨이고 댓글도 최대한 점잖게 대응하고 리뷰에서도 제대로 정색을 하고 문체도 보수적이고... 암튼 내가 봐도 종합적 분위기는 무겁고 심각한 쪽이니까. 그런데 나는 얼굴보고 마주하면 이 분위기를 확 깨는 반전의 성향인지라 사실 일상과 글과는 영 일치하지 않는 사람이기도 하다. 그래서 일상에서의 지인이 온라인상의 나를 확인하는 것도 싫고(재수 없어 할 것이므로) 온라인에서 아는 사람을 일상에서 마주하는 것도(실망할 것이므로) 불편하다. 특히나 온라인에서 글로만 나를 아는 사람들은 근엄하게 앉아 책만 보고 도 닦듯이 글만 쓰는 줄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다. 글의 내용도 기쁘고 밝은 이야기 보다는 주로 슬픔과 상처, 고독과 절망이 주를 이루므로 그만한 사연을 가지고 마지막(?) 한 가닥 희망을 놓지 않은 채(?) 꿋꿋이 살아가는 줄 아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누구라도 온라인에서 알게 되어 실제로 만나게 되는 기회가 생기면 대부분 거절, 사양, 핑계, 포기로 일관한다. 여기서의 한사람과 눈앞에 있는 나를 일치시키기 힘들어 하는 모습을 확인하는 일은 나도 편한 일이 아니다. 온라인과 일상 모두를 알고 있는 사람은 그야말로 몇 안 되는데 이들도 원래부터 알았던 한쪽의 나머지 반쪽은 자세히 알지 못한다. 나는 나를 먼저 알게 된 그 한쪽대로 나를 대하는 상대를 배반하기 싫어 최대한 나머지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편이다. 보고 싶어 하는 대로 보여 준다. 왜 이렇게 이중적인 생활태도를 취하게 되었는지 돌이켜보면 처음부터 그랬던 것 같지는 않고 아마도 대학교 들어가고 나서부터 서서히 생겨난 것이 아닌가, 새삼 당시를 되돌아보게 된다.

 

 

 

   사실 나는 좀 놀아본 언니(?)에 속한다. 우리 나이에 왕년에 한번쯤 놀지 않았다고 하는 사람은 보지 못했지만 나는 대학생이 되어 이년 정도는 신나게 돈을 쓰며 놀았고 아버지가 쓰러지신 후엔 돈이 없어 방황하면서 놀았다. 죽도록 일도 했지만 궁금한 일은 대부분 몸으로 직접 체험하고 돌아다니면서 후회 없이 놀았던 것 같다. 결혼하기 전까지는. 이 영화는 바로 내 인생에서 가장 많이 놀았던 그 한 시절에 같이 놀았던 인물을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이다. 엄정화가 (연대 사회체육학과) 91 학번 쯤으로, 황정민은 (고대 법학과) 71년생으로 나오므로 추정컨대 그들은 내가 뻔질나게 놀러 다닌 곳에 분명 함께 다녀간 적이 있을 것이다. 엄정화의 별명은 ‘신촌 마돈나’이고 대사 중에는 ‘독수리 다방’도 스쳐 지나가고 국회의원 사모님은 그녀더러 그 유명한 ‘X세대’가 아니냐 비아냥거리기도 한다. 엄정화가 나이트에서 무대 춤을 선보일 때 배경으로 흐르는 음악은 런던 보이스(London Boys)의 할렘 디자이어(harlem desire, 1987)이고 이 노래는 두 사람이 학교 앞에서 최루탄을 맞고 도망칠 때도 계속 멈추지 않는다. 꼭 써니에서 7공주가 피카디리극장인가 데모현장에서 전투경찰을 사이에 두고 불량서클과 육탄전을 벌일 때 흘러나오던 조이(Joy)의 터치 바이 터치(touch by touch)때와 비슷한 분위기라고 보면 된다.

 

 


  91학번 엄정화는 신촌가는 버스에서 마이마이를 듣고 있구나. 
  가죽팔찌, 찡팔찌, 야광팔찌... 특히 야광시계는 인정. 손목이 들어갈만한 왕귀걸이도 인정.
  그때 베네통 가디건과 아디다스 테니스 팔목보호대가 엄청 유행이었지, 하하하.

 

 

 

   사실 훗날 그 음악들이 이렇게 데모배경음악으로 훌륭하게 편집될지 누가 알았겠는가. 솔아 솔아 푸른 솔아 아니면 우리 같이 나아가리라 그런 노래만 듣고 우린, 눈물만 삼키지 않았던가.

 

 

 

   그러나, (영화속)엄정화가 나이트에서 날릴 때 한창 유행하던 음악은 할렘 디자이어는 아니었다. 런던보이스는 내 고딩 시절이었고, 내가 이틀에 세 번꼴로 나이트를 다닐 때 (89년에서 92년 사이)허구한 날 흘러나오던 음악은 바비 브라운(Bobby Brown)과 폴라 압둘(Paula Abdul)이 대세였다. 당시 Don’t Be Cruel과 Straight up은 강남역 월드 팝에서 분위기가 달아 오르기 전 시작을 알리던 오프닝 뮤직으로 많이 쓰였다. 우리는 강남역 뉴욕제과 앞에서 만나 다섯시 반부터 나이트를 입장하곤 했다. 그때 압구정동에 새로 생긴 카페에서 커피 한잔이 오륙천원 할 때인데 (나이트)기본이 만 오천원 이었다. 목화예식장 옆 ‘유니콘’이 거의 망해 갈 무렵 ‘월드 팝’은 당시 좀 노는 8학군 출신 대학생들의 거의 유일한 쉼터(?) 였었다. 싼 맛에 가끔 이대앞 ‘애프터’에서 과모임을 가지기도 했는데 물이 안 좋고 후져서 곧 망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강남역에서 역삼동 쪽으로 좀 내려오면 뉴월드라고 어중간 한 호텔 지하에 ‘당꼬’라는 나이트도 있었다. 거기 농구선수와 탤런트들이 왕왕 다녀가곤 했는데 이승철과 강문영, 허재도 본 기억이 있다. 반갑게도 엄정화는 정확하게 당시 유행하던 춤 두어 개를 추기도 했다. (그 부분에서 나는 딸아이에게 저거저거 그때 유행하던 춤이야, 이렇게 말하고 말았고 아이는 엄마 너무 크게 말한 거 알아? 흑, 이렇게 답했다...)아쉬웠던 건 중간에 브루스 타임이나 나이트 문 닫을 타임을 보여주지 않았다는 것인데 리얼리티는 살았겠지만 너무 진부해서 누락되었나 싶다. 언제 브루스를 신청 할 것인가의 결정적 계기가 되었던 레오나드 코헨의 I'm your Man이나 끝나기가 아쉬워 여러 번 틀어대던 쿠와타 밴드의 Just man in love정도가 흘렀다면 그야 말로 시대의 완벽한 고증이자 깨알 같은 디테일 이었을 텐데 말이다.

 

 

 

 

#2. 지나온 언니에게

 

 

 

   아무튼 이 영화는 우리가 예상한 내용을 예상한 바대로, 가장 잘 어울리는 두 배우가 예상한 만큼 열연했다. 엄정화는 자기 옷을 입은 듯 배역과 동일인물 같았고 황정민은 소탈하고 진솔한 남편이었다. 사람들이 훌쩍 거리는 부분은 의외로 엄정화 씬이 아니고 황정민 씬이었는데 역시 연기파 배우답게 두어 번 찐한 감동을 선사하는 한방이 있었다. 시나리오 상으로 캐릭터들이 하나같이 너무나 전형적인 스테레오타입의 인물들이라 예외적인 인물이 없긴 하지만 그 전형성을 다행히 배우의 연기력과 유머, 감동으로 잘 메운 듯하다. 꿈은 이루어지고 사랑은 계속된다. 고로, 행복은 약속된다.

 

 

 

   한 가지 나만 그런 것인지 황정민을 보면서 생각나는 한사람이 있었는데... 투박한 부산 사투리와 돈 안 되는 인권 변호사...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는 소탈한 모습... 그리고 마지막 아내의 꿈도 자신의 꿈 이상으로 소중하게 인식하며 사람들에게 심경을 설파하는 장면들이 꼭 그럼, 아내를 버리란 말이냐고 외쳤던 노 전 대통령을 떠올리게 했다. 그래서 그가 계란세례를 받을 때 눈물을 줄줄 흘리며 아내를 말할 때 정말로 울컥울컥 했다고 고백한다.

 

 

 

 

 

말은 안되지만 나는 이 장면 울컥했다...

 

 

 

   한마디로 이 영화는 80년대 후반 올림픽과 성장을 같이한 X세대가 한 분 단에 두 명 간다는 대학에 들어간 90년대 초반, 오렌지족과 같은 야타 시절을 불같이 보낸 나 같은 아줌마들을 위한 드림 환타지 영화였다. 날카로운 비평과 분석 등은 영화전문가에게 맡긴다. 아줌마는 많은 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냥 그 시절을 회상하며 그때 내가 버린 남자, 혹은 어이없이 내가 놓친 기회, 더불어 내가 잊었던 꿈들을 다시 한번 상기하기에 참 고마운 작품이다.

 

 

 

   우리가 지금 아무리 다이어트를 해도 다시 46kg으로 돌아가진 않을 것이다. 거짓말처럼 마흔 넘어 슈퍼스타 K에 도전해 인상 깊은 도전을 보여주었다 하더라도 기억나는 출연자 쯤으로 생방송에 한번 초대된다면 대박 행운 정도가 될 것이다. 내 남편은 절대로 시장 후보가 되는 일은 없을 것이며 갑자기 집값이 떨어지거나 반대로 주식이 대박 나거나 방학이 지났다고 아이 성적이 눈에 띄게 오르는 일도 없을 것이다. 내일이면 일 년에 두 번이라는 명절은 왜 이렇게 빨리 돌아오는 것인지 후라이팬 앞에서 하루 종일 기름 냄새를 맡아야 할 것이다. 식구들을 챙기고 며느리 역할을 다하기 위해 많은 꼴을 눈감고 안 듣고 그래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래서 더 고마운 오늘이 아닌가. 분명한 건 그래서 다시는 돌아갈 수 없다가 아닌,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여기까지 왔구나로 느껴지는 오늘이 얼마나 소중하고 기쁜 것인가. 나는 기억한다. 그때 강남역 거리마다 불법테이프를 팔고 있던 리어카에서 흘러나온 노래는 신승훈이었고 김현식이었고 김민우였고 이범학이었고 심신과 강수지였다. 우린 저마다 상대의 미소 속에 비친 내 사랑이 내 곁에서 오직 하나뿐이길 원했고 이별 아닌 이별을 했기에 흩어진 나날들을 보냈다. 돌아보니, 1991년도는 참 좋았다. 그때 아무리 아팠어도 분명 다가올 미래를 누구보다 기다렸고 사랑을 약속했다. 그 설레이던 시간은 당신과 나 사이에서 영원한 이야기로 남았다. 글쎄, 나는 그 시절을 다녀온 당신과 이렇게 추억을 이야기 할 수 있어서 참 기쁘다. 나이 먹는 다는 건 추억이 하나둘 사라지는 것이 아니고 하나 둘 누군가와 추억을 나눌 꺼리가 더 많아진다는 소식만 같다. 1991년도를 생생히 기억하는 당신, 한번쯤 놀아본 당신에게 이 영화를 건네 드린다. 그렇게 오늘도 해피 설날, 메리 행복, 댄싱퀸을 꿈꾸자고 말해 드리고 싶다.


 

 

   비록 1991년도의 꿈은 지금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그때 우리가 꾸었던 꿈은 이렇게 이야기 할 수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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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2012-01-20 17: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찌나 즐겁게 읽었는지요 :)

제가 대학을 다니던 93년에는 그러니까 락까페라는 것이 막 생기기 시작해서 나이트를 가기에 주머니 사정이 열악한
청춘들을 구제(?)해 주었던 기억이 납니다요. 늘 무채색의 옷만 입던 저는 언니의 스테파넬 원피스를 훔쳐입고 락카페를 갔었습니다요. 물론 들켰죠. 죽다 살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때 저는 나이트클럽에 가는 것 보다 친구들과 검정 비닐 봉지를 가방에 넣고 이태원을 뒤졌습니다.
검정 비닐봉지에 진짜인지 가짜인지 주인만 아는 그런 유럽 브랜드의 옷을 사서 흐뭇하게 돌아오곤 했습니다.
물론 입을 수 있는 옷은 별로 없었습니다.
일명 리조트룩이라 불릴 수 있는 옷들이었으니까요. 아마 그거 입고 집 밖을 나섰으면 아버지에게 맞아서 죽었을 겁니다. 여튼 그렇게 한 2년을 검정 비닐봉지와 함께 즐거운 나날을 보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는 늘 밥 딜런의 음악을 들었는데 지금 생각해도 검정 비닐봉지와 너무 안어울리는 모양이었던 것 같아요.

그때 무슨 꿈을 꾸었을까요? 음....생각하니 그때 저는 세상을 구원하는 꿈도 꾸었던 것 같네요.
사회과학연구소,라는 말도 안되는 비밀조직을 만들어 엄청 빨간 책들을 공부하고 토론하고 혁명을 꿈꾸고...
그곳 친구들은 제가 검정 비닐봉지를 들고 다니는 이유를 몰랐었던 것 같아요.
철저한 이중생활이었죠^^
아득하네요~!

한사람 2012-01-22 11:32   좋아요 0 | URL

맞아요, 락카페 !!! 제가 대학을 졸업할 무렵 홍대앞에 생겼어요~
스테파넬 원피스도 생각나요. 약간 몸매되고 리조트룩이 어울릴만한 자신감, 리버럴이 있어야 입을수 있는, 히히(저는 딴에 럭셔리하게 오리지널리, 영우 이런 영국풍의 원피스를 입고 잘난척을 하고 돌아다녔다는 ㅋㅋㅋ)

검정비닐봉지에 유럽 브랜드 혹시 막스 마라, 이런거 아닐까용??
사회과학연구소에서 불온서적을 읽는 굿바이님이 어떤 모습일지, 음...그 이중 생활
조금은 짐작이 가면서도, 하하.
아메리칸 트래디셔널 아니고 버버리풍, 지중해풍.. 심하게 공감합니다^^
93년에 참 대전엑스포 이딴것도 했습니다 !
(그때 첫 직장에서요 ㅋ)


stella.K 2012-01-20 1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린 어쩌면 강남역에서 스쳐지나가듯 만나었는지도 모르겠군요.ㅋ
진짜 엄정화와 황정민의 출신 학교가 그런가요? 첨 알았네요.
아, 과거는 늘 아련해요. 그죠? 이범학. 그 이름 잊고 있었는데.
이 영화 꽤 웃기다던데. 쿡 tv로 넘어 오면 한번 봐야겠어요.
아님 그 안에 기분 꿀꿀해지면 한번 보던가.^^

한사람 2012-01-22 11:35   좋아요 0 | URL

진짜 엄정화는 대학 나왔나요? (음...심한발언?)
황정민은 예대로 알고 있는데..(저와 동갑이거든요 ㅠ)
하지만 둘다 나이상으로 제 세대라..반갑고 짜릿하죠
이범학은 아직도 가끔 나오더라구요, 저는 이정석을 좋아 했습니다, 하하

영화는 대체로 써니보다는 웃긴 장면이 많고
즐겁게 볼만합니다~
(혼자보다는 친구들과 더 좋을 듯 해요)

얼마전 인사하고 또 하기 뭐하지만, 그래도
새해 복마니마니~ 늘 건강하게~
웃는 한 해 되시길요^^

stella.K 2012-01-22 13:50   좋아요 0 | URL
어제 <위험한 상견례> 보다 잤는데
80년대 배경으로한 영화들이 제법 많이 만들어졌더군요.
영화는 재밌었는데 넘 졸려서 눈 떠보니 내용이 많이 지나있더군요.
그래서 아예 자버렸습니다.
봄이 온 맹키로 나른하고 졸립네요.ㅋㅋ

고맙습니다. 한사람님도 명절 잘 지내구요,
그래요. 올핸 많이 웃고 살자구요.^^

책을사랑하는현맘 2012-01-20 2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댓글을 안 달 수가 없는 페이퍼네요...ㅎㅎ 유니콘과 브루스타임, 독수리 다방, 압구정동, 강남역 뉴욕제과, 최루탄, 마이마이, 길거리테이프...모든것이 91년 그때를 추억하게 하네요^^ 개념없이 겁없이 놀고 마시고 웃던 시절...그러면서 한 날은 전경에 쫓겨 신발도 버려두고 도망갔던 기억도 나구요...그땐 모든게 뿌연 것 같았는데 지금은 참 좋았던 시절이네요.. 이 영화 꼭 봐야겠네요~

한사람 2012-01-22 11:41   좋아요 0 | URL

어머어머, 현맘님 유니콘 아시는군요? 히히
(그럼 이층 스피커 앞에서 춤추던 사람들도 아시겠네요 ㅋ)
길거리 구루마에서 진짜 심하게 '내사랑 내곁에' 만 흘렀어요. 92년도엔요...흑..
저는 학교 가다가 지하철역에서 맨날 검문 당했구요..
스크루바 먹다가 학교앞에 전경들이 들이 닥쳐서 빨간 하이힐 신고 엄청 도망가던 생각도 나네요 ㅠ
그걸 떨어뜨리지 않고 끝까지 먹겠다고 그 집념이 ㅋㅋ

최루탄은 정말 지독했어요. 특히 화장 좀 신경쓴 날 눈물에 마스카라 번지고 완전 너구리 되어서
(민주화를 위해 불사르는 단식 선배들 뒤로) 집에 간날이 몇날이었는지...

현맘님은 이 영화 보시고 어떻게 이야기 해주실지 궁금합니다!!

숲노래 2012-01-20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991년에 저는, 학력고사에서 수능으로 대입시험이 바뀐다는 소식을 들으며 자율학습과 보충수업으로 밤 11시까지 학교에 갇히던 고등학교 1학년이었습니다 ㅋㅋ

할렘 어쩌구는 저로서는 중학생 때에 떠돌던 노래 같네요 @.@

한사람 2012-01-22 11:44   좋아요 0 | URL

앗, 된장님 후배님이셨군요..
요즘은 학력고사 이야기 하면 전설세대 취급 당해서요, 어디가서 잘 안하는데 히히
저도 학교에서 열시까지 야자하고 독서실 가서 한시까지 놀다가 두시까지 겨우 비비다가
봉고차에서 흐르는 푸른 하늘의 '겨울바다'를 들으며 집으로 가던 생각이 나네요.

그러게요, 할렘 어쩌구는 나이트에서 잘 안쳐주던 노래인데 ㅋㅋ

노이에자이트 2012-01-21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사람 님 글은 딱 한 번만 훑어봐도 여자가 썼음을 알 수 있던데요.그러니 임꺽정 같은 남자일 거라고 짐작할 사람은 없을 겁니다.안심하시길...

한사람 2012-01-22 11:45   좋아요 0 | URL

헉, 노이에자이트님의 예리하시고 통찰력 있는 시각엔
그러했군요 ㅠ
저는 사실 글에서 여성의 냄새가 나는 걸 안하고 싶었거든요..
리뷰말고 페이퍼를 쓰면서 부터 여성적인 내용을 많이 쓰게 된 것 같아요.
그 전에는,
완전 공무원을 겨냥하는 글이었다구요 ㅋㅋ

마노아 2012-01-21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아, 이 글 참 좋아요. 특히 마지막 문단이 찡하네요. 노래 제목을 엮은 것도 아주 반짝여요. 저도 이 영화보면서 노대통령이 어찌나 생각나던지요. 전 나이트를 못 가봐서 롤러장밖에 생각이 나지 않았지만, 그 시절에 클럽에서 엄청 틀어주었을 노래들을 이렇게 영화속에서 만난다면 청춘이 불같이 떠오르며 아주 화르르 타오를 것만 같아요. 한사람님, 새해 복 많이 받으셔요.^^

한사람 2012-01-22 11:53   좋아요 0 | URL

으앗, 알아주시는군요.(고마워요 ^^)
제가 이 글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인 문장이 바로, 그 노래를 엮은 것인데 ㅋㅋ
(한가지 김민우의 사랑일뿐이야를 빼먹었는데... 잘 안되가지고)
마노아님도 저와 생각이 같았군요.. 노대통령 맞죠?, 박원순 시장 아니구요, 그죠?
저는 롤러장은 못가봤어요(나름 범생이 였다는 ㅋ, 아니 머 마노아님도 그랬을거라고 믿어욧)

그나저나 프로필 사진이 아주 고혹적입니다^^
마노아님도 올해는 화이팅만입니다~~~



가연 2012-01-22 0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사실 저는 음.. 남성분인가? 아저씨??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글에서 몇 번 성별이 언급되어서 아, 그렇군요, 라고 고개를 끄덕거린 케이스라...ㅎㅎㅎ 어째 위에 덧글이랑 좀 상반되는 이야기같네요ㅠ 하지만 예전에 글만 보고 판단했다가 놀란 적이 있어서ㅎㅎㅎ 온라인에서 아는 분은 안만나는게 정석인것같아요..ㅎㅎ 이건 제생각이지만요. 물론 저도 이전부터 만나뵙던분들은 있지만..ㅎㅎ 그분들외에는 나이가 드니깐 더 못만나겠더라구요.

사실 제가 이런 댄싱퀸같은 복고적 영화?? 같은 거 별로 안좋아하는데 이 글을 읽고 와, 한 번 볼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1991년을 놀던 날로 기억하기에는 좀 많이 어린 것 같네요, 풋.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한사람 2012-01-22 11:53   좋아요 0 | URL

아.. 저는 가연님이 여자분인줄 알았어요 ㅋㅋ 서로 반대군요, 하하하

저도 가연님 나이(?)에는 복고풍 영화같은걸 안좋아했습니다. 그땐 컬트나 프랑스 영화를 선호했어요 ㅋ
한국영화도 잘난척 한다고 무시하고, 그랬죠.

영화관에 보니 방학이라 학생들과 제 또래 아줌마들이 많더라구요.
음..가연님은 누구와 보게될지, 괜히 궁금하네요.

연휴가 많이 남았는데, 계속 편안함 맘으로..
(참 녹지대 다 읽었어요, 가만 있기 힘들어 연휴 짬짬이 리뷰나 써볼까해요!!! 느무 좋아서...)

마녀고양이 2012-01-25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사람님 글이 편안해졌네요... 참 기분좋게 읽었습니다.
저는 늘어져서, 페이퍼 쓸 에너지가 몽땅 휘발성같이 날아갔네요.

1991년, 참 많은 시간이 지났군요. 방황을 위해 방황을 하던 시절이었는데.
요즘 신촌, 홍대, 모두.. 남의 나라 같습니다. 아하하.

한사람 2012-01-25 17:02   좋아요 0 | URL

연휴 잘 보내었나요?
이번엔 짧았지만 제대로 추웠죠 !!
저는 추운건 딱 질색이라 간절히 봄을 기다리는 사람입니다.

91년이 참..아득하네요.그런데 저는 기억만은 생생해요 ㅠㅠ
(신촌, 홍대, 강남 모두.. 외국 같다는 말 격하게 공감하구 말구요 ㅋ)


보물선 2012-01-26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암튼 당신의 기억력은 정말 대단해.
이 깨알같은 디테일이라니^^

91학번. 내게는 새내기라는 풋풋한 단어와 김귀정(알아?)의 죽음이라는 아주 상반된 이미지의 조합이야.
아직도 기억하는 9106529. 참 아련하다~

난 어제 금쪽같은 휴가날, <부러진 화살>을 봤어. 요건 낭중에 나도 우리 꼬마랑^^

한사람 2012-01-27 09:08   좋아요 0 | URL

김귀정...강경대...
(그들이 살았으면 다 내 나이겠구먼)
나이트 이야기 하다가 민주열사로 바뀌니까 흠칫하다 흠칫해 ㅠ

나도 학번을 여기저기 비번으로 많이 활용하거든~

아이랑 보기가 그래서 <부러진 화살>을 못봤어, 써니보다 재밌다고 하더라, 하하
부러진..은 혼자 봐야 할듯^^


보물선 2012-01-27 15:36   좋아요 0 | URL
나는 학생운동과는 전혀 상관없이 살았는데도
내가 성균관대 나왔거든.
그래서 김귀정의 죽음을 너무나 가까이서 겪어서 확 떠오르는 거야.
나같은 1학년도 사수대 도시락 싸들고 백병원도 가고
장례식날 엉엉 울기도 하고 그랬어.

부러진 화살에 아이가 못 볼 장면은 딱 하나야.
하긴 모든 장면이 사법부에 대한 불신이니깐 아이에게 볼만한 건 아니겠네~ㅋ

2012-01-30 01: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1-30 10:40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