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는 왜


   최근 한 달 동안 이곳에 글을 올리면서 나는 왜 알라딘 서재를 운영하나, 이런 생각을 여러번 했습니다. 나는 왜 리뷰를 이곳에 올리고 안 쓰던 페이퍼도 작성하고 다소 화제가 된 페이퍼에 덧글도 남기는가. 저는 리뷰를 올리는 곳이 한군데 더 있긴 하지만 그곳은 거의 DB 저장 창고로서 활용하고 있거든요. 비슷한 온라인 서점인 예스, 인터파크, 교보, 리브로등의 아이디가 있지만 실질적인 운영은 안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저 질문은 나는 왜 온라인 서점들중 (서재로서)특히 알라딘만 이용하나, 와 맥을 같이 한다고 할까요.

1. 알라딘이 가장 진보적(?)이어서
2. 알라디너의 생각이 가장 나와 비슷해서
3. 알라딘이 가장 떡밥을 많이 주니까
4. 알라딘에서 가장 나를 알아봐(?)주니까
5. 알라딘이 가장 이웃이 많으니까(나를 이웃으로 해주는 분들이 많으니까)
6. 알라디너의 수준(?)이 가장 높아서  
7. 알라딘이 그나마 속물들이 덜해서


   생각나는 대로 적어봤는데 답이 한가지인 것 같지는 않고 또 한 번에 이루어진 일같지도 않고 천천히 시간이 지나면서 결국 저는 다른 서점보다는 알라딘쪽으로 사후(?) 결정을 한 것같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건 아무에게도 그러한 내재적인 변화를 말한 적도 없고 특별히 그 전과 비교해 글쓰기에 노력을 기울인 건 아니었는데 한군데로 서재를 통합하다보니 조금씩 변화가 일어나더군요. 글을 쓰고 올리고 하는 일들이 내면적이고 일방적인 일에서 개방, 소통, 외재적인 방향성을 가지게 된 것입니다. 내 글을 읽는 불특정 사람들을 의식하지 않을수 없게 된 것이죠. 남들을 의식하면서 글을 쓴다는 것이 궁극에는 내가 아닌 나를 지켜보는 남들을 위한 글이 될 확률이 많기 때문에 글쓰는 입장에선 마냥 좋은 현상은 아닙니다. 원래 의도하고자 했던 글을 쓰지 못하게 될 배경이 되지요. 이웃이 많아지고 소통이 많아져서 알려진 블로거들이 결국 그를 견디지 못해 서재를 폐쇄한다거나 최초의도와는 다르게 상처를 받거나 피해를 입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새로운 인연을 발견하게 되거나 출판사의 눈에 띄어 책 한권이라도 받게 되는 행운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현상이 일어나면 절대 그 일이 일어나기 전과는 똑같을 수가 없는 게 세상 이치입니다. 여지껏 온라인 세상을 살면서 불꽃처럼 타올랐다가 또 의미없는 잿더미가 되어 사라지거나 개인 홈피, 블로그등의 자기방을 폐쇄하게된 이력들을 우리는 모두 가지고 있어요.

   그러다가 생활은 습관을 이기지 못해 금방 트위터, 페이스북, 카페등을 기웃거리고 수많은 블로그들중 내게 맞다고 생각되는 내가 피해를 덜보고 그나마 우아하게(?) 내 생각을 그런대로 적어볼수 있다고 생각하는 곳에 또 둥지를 틀게 됩니다. 제 경우도 이곳 알라딘이 여차여차해서 현재까지 남게된 별채같은 곳이 되었네요. 스스로 알라딘 서재를 운영하고 있다는 생각을 한 것이 지난 6월달인데 원래 연애도 3,4개월까지가 가장 열정적이고 성과(?)가 많듯이 저는 최근 삼개월을 참 재미나게 보낸것 같습니다. 이곳, 알라딘에서요.

   그러면서 자연스레 다른 이웃 분들의 글을 읽어보고 이곳 알라딘의 정체성도 눈치채게 되었는데 최근 삼개월간 급격하게 제가 모르고 있던 것들을 깨닫게 되었다고 할까요. 엊그제 신문에서 구글은 사람마다 다른 검색결과를 보여준다는 기사를 보았어요. 제가 사용하는 컴퓨터가 고급인지 싸구려인지 정치뉴스를 보는지 경제 뉴스를 보는지 아니면 어떤 연예인을 주로 검색하는지 모든 것을 기록해놓았다가 저한테 맞는 검색결과를 보여준다구요.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1/09/02/2011090202428.html)

   그러니까 평소 책관련 정보를 검색해온 A주부와 아이 학원광고를 클릭해왔던 B주부가 동시에 ‘영어’라는 검색을 했을 경우 그 결과치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예를들어 제 경우 평소 보수적인 뉴스를 많이 보았는데 이제 생각이 바뀌어서 진보적인 글을 보고 싶다고 ‘곽노현’을 검색했다고 치면 구글은 보수적인 시각에서 진보를 비판한 기사를 맨 위에 올려놓는다는 것이죠. 그러므로 저는 다시 진보적이기 힘든 사고를 할 확률이 많아지는 것이구요. 결정적으로 검색엔진은 자신들이 재단한 고객에게 고객 입맛에 맛는 검색결과만을 보여주므로 고객은 세상의 여론을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게 되고 늘 오판에서 자유롭지가 못하게 됩니다. 결국 내가 찾는 소식은 내게 필요한 소식이 아니라 내가 보아왔고, 계속해서 보고 싶은 소식인 것입니다.



#2.  나는 어떻게


   그런데 저는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독자는 아니지만 이것이 비단 검색엔진에만 해당되는 일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바로, 여기 알라딘도 고객을 자기들 판단대로 재단, 구분하여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목적에 맞게)서점을 운영한다는 것이죠. (물론 이는 어느 인터넷 업체도 마찬가지이긴 한데 알라딘은 눈에 띄는 특정 성향이 있다는 것이죠) 저는 옆동네 블로그를 접으면서 몇 개월간 그 서점에서 책을 구입한 일이 없습니다. 물론 블로거 활동으로 보이는 트래픽도 전무했겠지요. 그와 동시에 그 서점에서 제게 보내던 소식도 뚝 끊겼습니다. 반대로 제가 알라딘에서 서재활동을 하기 시작하자 서서히 메일이 증가하고 각종 소소한 이벤트에서 시작해 예판소식, 음반소식, 서재뉴스등등의 메일이 급증했습니다. 마치 제가 구입하려고 했던 책을 미리 알고나 있었던 것처럼 시시각각 정보를 전달해주던 민첩함이 예사롭지가 않았습니다.

   문득, 어제 마녀고양이님이 제기하신 서재뉴스레터 건을 보면서

   우리는 관리당하고 있었다, 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꽤 진지하게 내가 알라딘 서재를 운영한다는 것에 대한 생각을 쪼개어서 해보았어요. 평소대로 글을 쓰면서 생각을 정리해봅니다.


1. 알라딘 서재를 ‘운영’한다는 의미

   여러 블로그 중에서 책과 관련된, 글과 관련된 나를 말하고 나를 정리하고 그럼으로써 나를 돌아보는 곳. 이런 내 생각과 비슷한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곳으로 생각하고 싶습니다. 그러니까 알라딘 서재를 운영한다는 건 현재 제 자신을 운영하는 것과 같은 의미일 수 있겠네요. 현재 제 생활의 중심은 여전히 책이고 글이고, 하니까요.

2. 알라딘 서재에서 ‘메인’에 게재된다는 의미

   현재 알라딘 서재의 메인 리스트(HOT)에 노출되는 글은 15개입니다. '알라디너의 선택'은 여섯개(스마트폰으로는 다섯개 ㅋ). 재미난건 메인 리스트와 '알라디너의 선택'이 꼭 동일하지는(동시적이지도) 않다는 것입니다. 아 ~ 이것이 운영측의 꼼수(?) 라고 판단됩니다만 ㅋ. 페이퍼와 리뷰의 비율은 약 5:1인 듯해요. 이중에서 신간이 30%, 구간이 10%, 그리고 책과 상관이 없는 정치적인 정보에 관한 글이 꼭 두어 개 노출됩니다.(그때그때 이슈가 되는 사안과 관련해) 그 외 개인일상에 관련된 글, 알라딘의 운영에 관한 글, 시사적이진 않지만 꾸준히 철학, 교육, 문학과 관련된 성찰적인 페이퍼도 포함됩니다. 같은 화면에 NEW로 노출되는 글도 거의 HOT에 노출되는 글을 작성하신 알라디너의 비율이 높다고 판단됩니다.

   저는 예전에 제가 알라딘 서재를 리뷰창고로 활용할땐 이 서재화면도 보지 않았습니다. 지나쳤다고 해야 맞을 듯하네요. 즉, 그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다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이제 그 의미를 조금은 알 것 같아요. 알라딘 서재의 메인화면에 리스트로 노출된 글들은 곧 알라딘의 독특한 헤게모니를 만들어가는 일종의 헤드라인이라는 생각이어요. 물론 이를 만들어가는 것은 알라디너가 아니고 알라딘이겠죠. 알라딘이 선택한 글은 알라디너의 선택은 아닙니다. 그런데 이것을 마치 메인 중앙의 ‘알라디너의 선택’과 같은 메뉴와 연결지으면서 일반 고객들에겐 알라디너들이 요즘은 이런 책들을 많이 읽구나 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죠. 헤게모니의 주체가 알라디너로 생각할수 있는 의도적 마케팅입니다.

   그러면서 저는 왜 추천도 받지 않고 진보성향의 글도 아니고 개인일상을 말한 것도 아닌 제 글이 메인 리스트에 선택되고 ‘알라디너의 선택’에 노출이 되는 걸까, 를 생각하게 됩니다. 오히려 제 개인적으로 보자면 혼자서 글쓰고 아무와도 소통하지 않던 지난 시절에 쓴 글들이 문학적으로는 더 의미있었다고 보는데 말이죠. 저는 자연스레 제가 쓴 글들중에 메인에 노출되는 글의 공통점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더불어 그렇게 메인에 자주 노출되는 분들의 공통점도 눈치채게 됩니다. 더 자세히 말하는 건 예의에 어긋나는 일 같아 저어하게 되지만 말을 꺼내었으니 간단한 결론만 짓겠습니다.

   바로, 관리되었고 그 검증, 관리된 대상으로서 알라딘의 정책과 서재운영 방향성에 부합한 알라디너로서 리스트에 올라간 것. 그러니까 저도 그 리스트에 업된 운좋은(?) 알라디너가 된 것이겠죠. 이 사실이 서재활동을 열심히 하는 사람에게 어느 정도 자극을 주는 것은 사실입니다. 내 글의 영향력을 인지한 채로 글을 쓰게 되므로 책임감도 있고 또 혼자만 보고 말 글 보다는 더 성의를 발휘할 수도 있고 아무래도 고민을 많이 하게 되니까요. 그런데 어제 마녀고양이님처럼 화제가 많이 되었다고 해서 불특정 다수에게 보내지는 메일에도 리스트업되어 역으로 원치 않은 덧글을 받거나 비난의 대상이 된다면 노출이 많이 되는 것이 꼭 득이 된다고만은 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서재뉴스레터를 알라디너 모두에게 보내는 것인지는 모르겠어요. 알라딘 서재 메인에 노출된건 알라디너 모두가 보아도 좋다는 것과 같은 뜻이라는 운영측의 해석이라면 논리상으로 많은 것에 동의한 알라디너가 불리해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추천받고 칭찬받을때는 좋았다가 반대 의견으로 비난받는 건 싫다는 뜻과도 다르지 않으니까요.

   제 개인적인 생각인데 알라딘 서재를 폐쇄할 생각이 없고 계속 이곳에서 책 좋아하는 이웃들과 소통하고 싶고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면 최소한의 방어책을 스스로 마련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운영측도 피해가 가지 않는 방안을 마련해 주어야겟지만요. 글 올릴 때 서재뉴스 레터에는 등록되길 원하지 않음이란 체크란 하나만 만들어주어도 되지 않나요? 마지막에 나의 서재 & 즐겨찾는 서재에만 노출되기 란이 있듯이요.)


3. 알라딘 서재에서 ‘추천’을 받는다는 의미

   몰랐습니다. 저는 이곳에서 추천의 의미가 다른 곳에서의 추천과 의미가 다르다는 걸요. 제가 보았을 때 알라딘은 이웃이 많다고 추천을 품앗이 하듯 해주는 곳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저만해도 작년에 이웃도 변변찮을 때 어떤 리뷰에 추천이 몇 십개가 되었던 적이 있거든요. (그땐 다른 서점에 더 많은 글을 올릴 때였는데 그쪽의 추천은 이곳의 삼분의 일도 되지 않더라구요. 의아했죠) 

   알라딘에서의 추천은 곧 알라딘 서재의 방향성과 상관이 있다고 봅니다.

   이 글을 추천한다는 것은 꼭 당신이 글 잘 썼다는 의미가 아니고 그 의견에 동감한다는 동의표시의 효과라는 것입니다. 추천이 많으면 그 의견에 같은 의견이라는 ‘동감’이라는 표시. 이건 공감하고는 약간 다른데, 그 글에 '공감'할 경우는 내 마음을 움직인 글이고, 그 글에 '동감'이라는 건 내 이성에 소구한 글이라는 것이죠. 예를 들어 어떤 분이 알라딘의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고 결론적으로는 공정하지 않다라는 글을 올렸는데 그 글에 추천을 해주신 거라면 알라딘이 공정하지 않다는 것에 나도 동의한다는 뜻이라는 것이죠.

   곧 추천은 리뷰와 페이퍼의 내용에 따라 다른 의미를 가진다고 봅니다.

   당신 글에 감동했다는 ‘공감’도 되고 당신 의견에 ‘동의’한다는 뜻도 되고 이 글을 다른 사람도 읽었으면 좋겠다는 진정한 ‘추천’의 의미도 되지만 알라딘에서의 추천은 다른 곳에 비해 ‘동의’라는 의사표현일 경우가 많다는 것. 추천이라는 기표가 동의라는 기의를 가진다는 것은 여론형성에 있어 중요한 잣대입니다. 저는 그래서 알라딘이 치밀하고 정치적이라고 생각해요.

   대부분 리뷰보다는 페이퍼가 추천이 많고 또 대회나 이벤트에 접수한 글이나 접수했던 글보다는 그와 상관없이 쓴 리뷰가 추천이 많은 것도 한가지 특징입니다. 또하나 책에 관해 신랄한 비판을 많이 할 경우 추천이 높아지는 것도 하나의 현상이죠 ㅋ

4. 알라딘 서재에서 ‘평가단’의 의미

   제가 평가단을 세 번째 하고 있어서 감히 타 서점과 비교해보자면 이곳에서 평가단 활동을 하는 것은 어떤 표본의 역할을 하게 되는 일이라는 생각입니다. 물론 평가단 분들이 의도한 것은 아닙니다만 소설과 에세이, 인문분야 평가단분들은 소위 글빨이 있는 분들이 많습니다.(어떻게 아냐구요? 척하면 알죠 ㅋ)  또 다른 서점에서도 파워블로거이거나 한 두개 이상 본인의 리뷰를 올리는 곳이 더 있는 경우도 있구요. 즉 이곳에서 책을 받아 리뷰를 올리고 그것을 다른 곳에도 올릴 경우의 영향력을 말씀 드리는 겁니다.

   제가 요즘 고민하고 있는 것은 이곳 평가단 활동으로 읽고 쓴 리뷰로 다른 서점에서도 떡밥을 받게 될 경우입니다. 언젠가 중복게재의 문제를 한번 생각해보고 페이퍼를 작성해볼까 싶었는데 혹시나 의도치 않게 상처를 받는 분들이 생길까봐 두어번 마음을 접은 적이 있습니다. (저 역시 평가단 책으로 쓴 리뷰를 타 서점에 올려서 포인트, 적립금을 챙긴 적이 두어번 있거든요.)

   암튼 알라딘에서의 평가단은 해볼만 하다, 가 지금까지 경험자로서의 제 의견입니다. 현재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을 추천하고 많이 추천된 책들중에서 한달에 두권을 받아 보게 되는 시스템인데 아무래도 추천하는데 신중을 기하게 되고 추천하면서 여러책들을 살펴보게 되므로 시야가 넓어진다는 생각입니다.

5. 알라딘 서재에서 나를 ‘즐겨찾는 서재’로 등록하는 사람이 많아진다는 의미

   글쎄, 저는 사실 저를 즐겨찾는 분들 중에 약 15% 정도만이 자신을 노출시킨 분들이라 어떤 분이 제 이웃인지는 모릅니다. 처음엔 제가 흔적을 남길 수 없고 또 이웃분이 오신 것을 제가 알 수 없으니 서로 편하다는 생각을 했었는데(방문에 자유로울 수 있으므로) 점점 이웃이 늘어감에 따라 이 생각이 바뀌어지더군요. 방문흔적은 없더라도 그냥 제 이웃 분들이 누구신지는 알 수 있었다면 좋겠다는 욕심이 들었습니다.

   이는 사실 방문대상보다는 방문자를 배려하는 시스템인데 이웃이 추가될 때 자동으로 누가 추가했는지 알게 되는 시스템일 때(옆동네) 그냥 마음으로 고맙다는 생각을 많이 했던 기억이 나더라구요. 그런데 만약 내가 이웃을 추가한다는 사실이 자동으로 공개되는 쪽이라면 굳이 또 이웃을 추가안할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합니다. ㅋ 하지만 이웃추가하는 것이 뭔 자존심 상하는 문제는 아니잖아요? ㅋ

   그리고,

   나를 즐겨찾는 분이 많아지는 것과 쌩쓰투 적립금이 쌓이는 것이 비례하는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이게 숫자의 법칙이기도 한데 자주 쓰고 많이 쓰면 많이 노출되고 그러다보면 이웃이 늘고 결국 그 정보 때문에 책을 사는 사람이 많아지고.

   암튼 저에게 (공개안하신)이웃의 숫자가 늘어난다는 의미는 이래저래 저를 지켜보고 있는 분들이 많다는 뜻으로 해석되기 때문에 썩 마음이 편치를 않네요 ㅠ 좋은 쪽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의 충고가 필요합니다.



#3. 나도 이렇게


이 책은 제가 지난 주말에 확인한 책인데 원제는 <생각 조종자들>이 아니라 ‘필터 버블’이더군요. 알라딘과 함께 이러저러한 생각을 하게했어요.

인터넷 업체들이 무섭도록 정보를 필터링 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페이스북,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인터넷 거인들이 ‘우리들 한 사람, 한 사람의 정치적 취향, 관심사, 취미, 성격 등에 관한 개인정보를 필사적으로 추적하고 분석하여 개인의 흥미를 끌만한 맞춤 정보를 제공’하는 현상.


필터 버블의 세상에서 우리는 친근한 정보와 듣기 좋은 뉴스만을 편식한다. 문제는 이 필터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어떤 기준으로 우리를 분석하는지 그 기준이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제공되는 정보를 믿을 수 없다. 혹 광고주나 특정한 정치세력이 필터버블에 개입할 경우 우리의 생각과 의견이 그들의 입맛대로 조종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 그렇다면 제3자에 의해 내 생각이 조종되는 필터 버블의 세상에서 온전히 내 생각을 지켜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구체적으로 몇 가지 방안을 제시한다. 먼저 새로운 방향으로 관심사를 넓히라고 충고한다. 그리고 인터넷을 사용하며 규칙적으로 쿠키를 삭제하는 것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 더 나은 방법은 필터가 어떻게 작동하고 개인 정보가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사이트를 선택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은 필터링의 기준이 모호하지만 트위터는 간단하고 명확한 편이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필터 버블의 존재를 명확히 인식하는 일이다.



   관리당하는 입장에서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사람들은 부지런히 검색을 하고 정보를 얻는다고 생각하지만 결국 자기가 원하고 보고싶은 내용만 매일 확인하고 사는 것이지 않나요. 끔찍합니다. 그렇다면 알라딘은 현재 이렇게 부지런히 필터링 한 정보들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요. 당연히 책파는 것에 집중적으로 사용하고 있을테죠. 그런데 만약, 책 파는 것 외에 다른 곳이 있다면? 예를들어 정보를 제휴하거나 거래(?) 할 수 있다면?

   글쎄 뭐좀 진보, 좌파적인 알라딘이 좌회전 깜박이 켜고 우회전 하지는 않기를 바래어 봅니다만. 생각을 정리해보았는데 당분간은 알라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생활을 지속할 것 같다는 예감입니다. 연애의 최초단계인 3개월이 지나면 이제 슬슬 목적성, 효율성, 유용성을 따지게 되죠. 그러다가 그 기간이 지나면 습관에 지배당하고 그마저도 지나면 반드시 권태가 찾아옵니다.  

   아직은 연애를 즐기고 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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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공개되는 글에 대해서.
    from 마지막 키스 2011-09-06 14:35 
    안녕하세요, 한사람님.이 긴 글을 읽기 위해 저는 출력을 했습니다. 하하. 어떤 말씀을 하실지 궁금해서요. 예전에도 파워블로거나 그 외의 다른 사안들에 대한 글들을 적어주셨을때도 꼬박 꼬박 읽었었거든요. 아마 댓글을 남기는 건 처음이지 싶습니다. 그런데요 한사람님.일단 알라디너의 선택은요, 한사람님이 적어주신(혹은 생각하신)것처럼 '알라딘의 정책과 서재운영 방향성에 부합한 알라디너'로서 메인에 노출되지는 않습니다. 어떤 글을 적든지 신간 서적(이게 3개
 
 
라주미힌 2011-09-06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시스템의 알고리즘이 정확하다고 보진 않는데요. 페이퍼나 리뷰가 알고리즘에 의해 노출되게끔 하는 요소들이 어떤 성격의 것들인가 살펴보면, 친근하고 익숙한 것들이 대세다 라는 결론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물론 그런것들이 너무 식상하면 튀거나 파격적인 것이 더 좋아보일 때도 있구요. 어딜가나 다 그런거 같은데용. 관리의 대상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익명의 숲에서 나오질 않는 것이구요. 연관지어서 생각해보면 정보 검색에 있어 가장 재미있는 것은 포털사이트 옆구리에 달려있는 실시간 검색어라고 생각합니다.
들여다 볼수록 대중의 속살은 훤히 드러나는 구조.. ㅎㅎ
글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ㅎ 대략 5년 이전의 알라딘이 훨씬 재미있었는데.. 좀 일찍 오시지. ^^;
알라디너의 선택에 떠있길레 들어와봤습니다...

한사람 2011-09-06 15:22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라주미힌님.
다른 것보다도 '대략 5년 이전의 알라딘이 훨씬 재미있었는데.. 좀 일찍 오시지'하는 말씀이 눈에 번쩍 띄이네요 ㅋㅋ
저는 그때 이러한 서재가 있는지도 몰랐을 때이네요

실시간 검색어도 사람들이 검색을 많이 하니까 순위가 올라가는 것인지
검색어로 뜨니까 검색을 많이 하게되는 것인지..헤깔립니다.
제 주변사람들은 검색어가 대부분 조작이 아닐까..생각하던데
대부분의 사실 플러스 몇개의 거짓 혹은 과장이 포함되어 진실로 포장되는 일이 많아서 그런가봐요

덧글 감사합니다~

하이드 2011-09-06 1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체적으로 공감합니다만,

'메인 리스트와 '알라디너의 선택'이 꼭 동일하지는(동시적이지도) 않다는 것입니다. 아 ~ 이것이 운영측의 꼼수(?) 라고 판단됩니다만 ㅋ. 페이퍼와 리뷰의 비율은 약 5:1인 듯해요. 이중에서 신간이 30%, 구간이 10%, 그리고 책과 상관이 없는 정치적인 정보에 관한 글이 꼭 두어 개 노출됩니다...' 라는 부분이요.

저는 이렇게 사실관계 흐트리며 욕하는 것이( 꼼수.라는게 좋은 뜻은 아니지요?) 좀 갑갑합니다.
잘 쓰신 글에 잘 모르는 사람이 함께 욕할테니깐요.

메인은 추천 다섯개 이상, 알라디너의 선택은 신간 두 달인가 한 달이내의 책이 페이퍼에 포함된 경우, 뉴는 추천이나 댓글이 한 개 이상 (비밀 댓글, 본인 댓글 제외) 인 경우에 뜹니다.

잘못된 전제로 '알라딘에 관리 당하고, 검증당한다'는 결론까지 가신걸 어떻게 봐야할지 모르겠습니다.




한사람 2011-09-06 15:56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하이드님^^
꼼수라는 말이 좀 경박하죠..ㅠ
(하지만 좋은 뜻이 아니라고 모두 욕한다는 건 아니구요)

음..어쩌다 보니 다락방님 글 보다 하이드님 글에 먼저 답글을 남기게 되는데요~
'알라디너의 선택'으로 노출되는 글에 대해서 말씀하신 추천과 댓글에 대한 원칙이 있다는 걸
들은 적 있어요. 저도 그냥 그런가보다 했었구요. 아마 대부분 그 원칙에 준해서 선택된 글들이 노출된다고
저도 생각한답니다.

제가 언급하고 싶었던 것은 그런 원칙과 상관없이 노출되는 글들도 있더라는 것이죠.
제가 일일이 기억은 하지 못하지만 제 경우 추천과 댓글에 상관없이 화재의 글에 노출되거나
쓴지 얼마안되서 바로 알라디너의 선택에 게시되는 걸 몇번 겪었거든요.
(그래서 황급히 돌아와 수정한 적도 있습니다)
그리고 오히려 '화재의 서재글'에 노출이 된 다음 추천이 폭증했다고 보구요.

예전에 신간평가단 책이 홈피 메인에 뜰때 가장 최근에 작성한 리뷰가 맨 상단에 노출되는 걸 본적이 있어요. 리뷰를 다 읽어보고 선택되는 것이 아니라 자동적으로 최신 데이터가 가장 위에 노출되는 시스템이라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지금은 추천수로 바뀌어서 평가단 리뷰중에 추천이 가장 많은 글이 맨 상단에 가는 것으로 되었어요.

이처럼 '화재의 서재글'도 동일한 시스템에 의해 많이 추천받고 많은 댓글을 받은 글이 시간순에 의해 노출되는 것이라는 생각을 저도 했습니다. 남들의 글이 올라갈땐요.
그런데 제가 그 속에 포함될때 저는 당황했어요. 물론 화재의 글에 올라가기 싫으면 이웃들만 보는 글에 선택을 하면 된다는 것도 알았지만 그것도 제가 궁금해했을때 한참 지나서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제 이웃분들이 누구신지 거의 모르는 상태에서 내 이웃들만 읽어주세요, 하는 것이 좀 웃기더라구요. 꼭 그분들에게 보내는 글 같기도 하고.

암튼, 제 생각엔 화재의 서재글은 (한번 리스트업되면)계속 노출되는 분들 위주로 리스트업된다는 생각을 하게되었습니다.
동일한 원칙하에서 최종 선택을 하는 부분이 있다고 본 것이죠.
그리고 그 방향성을 감지하게 된 것이구요.
이건 제가 집중적으로 지난 삼개월만 보고느낀 것이니까 아무래도 더 활동을 많이 하신 다락방님이나
하이드님의 의견이 맞다고는 생각합니다 ㅋ

그런데 저 같이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요?

그걸 확대해석해서 알라딘에 관리, 검증당한다고 결론내고 싶어서 이 글을 쓴 것은 아니구요..
음..또 함께 알라딘의 꼼수나 이런 것들을 욕하고 싶어서도 아니고..
정확히는 지금까지의 제 생각은 이런데 하이드님이나 다락방님같은 다른 의견을 알고 싶어서도 있었던 거 같네요. 제가 너무 정치적으로 받아들였다면 아마도 제가 정치적인 사람이어서 그런 걸까..그런 생각도 하게 되네요.

암튼, 염려의 덧글 저로선 감사합니다~

하이드 2011-09-06 16:14   좋아요 0 | URL
알라디너들이 대체로 알라딘에 대한 기대치가 높습니다. ^^ 저는 뭐랄까, 현실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어떤 의미에선 저만큼 높은 사람도 없을테고. 시스템상에서 이루어지는 일은 시스템의 에러가 아닌 이상, 시스템이 맞을꺼에요. 굳이 제가 서재활동을 오래 해서가 아니라, 제가 좀 집요하게 서재활동을 했거든요. 알라딘측에 에러고 뭐고 지적질 도사랍니다. 그러니, 제가 한사람님 경우를 찬찬히 보지는 않았지만, 아마 시스템에 따라 자동으로 (그리고 그 시스템을 움직이는건 알라디너들이구요)되는게 맞을 꺼에요.

정치적인 인간이라 상황을 정치적으로 해석한다. 그럴 수도 있군요. 저는 어떤 인간인걸까 문득 궁금하네요. 대..대답하지 마세요. 그냥 모를래요 -_-;

oren 2011-09-06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가 보고, 기록하고, 구축한 모든 것들은 모든 지식의 틀이 뒤틀리는 것처럼 왜곡되곤 한다. 첫째는 우리 시대와 종족의 집단적 압력과 시대적 흐름 때문이고, 둘째는 우리들 각자가 가진 개별적 성향 때문이다."
- 존 스타인벡 & 에드워드 리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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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지배당한다'는 생각]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인 것 같습니다.

한사람 님의 글을 읽으니 문득 몇 년 전에 읽었던《생각의 탄생》이라는 책에서 발견했던 '생각'에 관한 흥미로운 대목이 떠올라 그 부분부터 먼저 인용해 봤습니다만, 사실 '상업적 목적'을 가진 웹사이트들이 '그들'의 본연의 목적에 맞게 밤낮없이 애쓰는 일이 어디에까지 미칠지는 '노력은 항상 필요성에 비례한다'는 일반적 원칙에 비춰봐서도 쉽게 짐작이 가고도 남을 일인 것 같습니다(특히 대표적 SNS인 facebook의 교묘한 진화를 보면 참으로 놀랍습니다). 다만 그런 문제들을 얼마만큼 가감해서 인식하느냐 하는 문제는 이용자 각자가 스스로 알아서 판단해야 할 문제이겠지요.

그리고 알라딘에서 '알라딘 서재 사용기'에 관한 글을 가끔씩 접할 때면 누구라도 '잠시나마' 자신의 개인적 경험을 떠올려 보지 않을 수 없는데, 제가 알라딘을 이용하면서 그동안 느꼈던 점들 가운데 (제게 흥미로운) 몇 가지에 대해서만 '국한'해서 말씀드려 보자면 ① (알라딘 서재 사용자의 경우) 다른 블로그에 비해 유달리 여성분들이 많다는 점(과거에 비해 날이 갈수록 더 심해지는 것 같습니다) ② 다양한 분야들 가운데 특히 국내정치 분야(그것도 특히 '이념적 계급적 갈등'과 연관된 문제)에 대한 글들이 갈수록 비중이 더해 간다는 점 ③ 그 반대급부로 역사, 과학, 경제, 문화/예술, 기타(취미,오락,여행,스포츠 등) 분야에 대한 비중이 갈수록 낮아져 자꾸만 '뒷전'으로 밀려나는 점 등일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어디론가 한 쪽으로 자꾸만 치우쳐 가는 경향에 대해서는 왠지 불편한 느낌이 들고 또 한편으로는 제 스스로 경계하고 싶은 일종의 강박관념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알라딘을 조금은 걱정스러운 눈길로 바라보고 있기도 합니다. 알라딘이 갈수록 '여성 편향적'이 되거나 '이념 편향적'이 될 경우(혹은 그런 경향을 더욱 부추기는 방향으로 '의지'가 작용할 경우) 혹시나 그게 익숙하게 보아 왔던 '자멸하는 경향'을 닮아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거든요.

최근에 특히 알라딘으로부터 너무 많은 분량의 이메일이 쏟아져 들어오는 현상도 걱정스럽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흔히 어려운 입장에 처한 사람이 보내는 다급한 신호가 '가끔씩' 연상되기도 하거든요.

어쨌든 한사람님께서 알라딘 서재 이용을 '연애'에 비유해서 아직은 즐기고 싶은 단계로 표현해 주셨는데, 저는 알라딘과는 '한 번도 제대로 즐겨본 적'도 없는데도 어느덧 권태기를 한참이나 더 지나서 '무덤덤한' 단계까지 온 것도 같습니다. '연애'에 대해서 잘은 모르지만 '눈이 멀었다'는 표현이나 '콩깍지가 씌었다'는 표현만큼 '연애의 특징'을 드러내는 것도 없을 것 같은데, '눈이 먼' 상태를 나타내는 표현들은 색맹, 얼굴맹, 입체맹, 심리맹 등등 꽤나 많은 것 같고 이들의 공통분모는 남들은 쉽게 분간하는 대상조차도 제대로 '구분할 줄 모른다'는 것이겠지요.

알라딘에서든 어디서든 '생각'이 '생각'을 호출할 수도 있다는 걸 이미 삼백여 년 전에 어느 프랑스의 철학자가 깨달은 데 비하면, 우리가 '시대와 종족의 집단적 압력'으로부터 나의 '생각'을 온전하게 지켜내는 일도 쉬운 일만은 아닐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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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동하는 현

삼백여 년 전에 프랑스의 철학자 디드로는 인간의 감각 소질을 '진동하는 민감한 현'에 비유했다. 그리고 진동하는 현은 다른 현을 진동시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방식으로 '생각도 두 번째 생각을 호출할 수 있으며, 둘이 모여 세 번째 생각을 불러내고, 이 셋이 네 번째를 다시 끌어내는 등 계속 이어지게 된다'라고 말했다. 이런 식으로 이어지는 생각의 범위나 수에는 어떤 제한도 있을 수 없었다. 그는 마음의 악기는 놀라운 도약을 가능하게 하며, 불려나온 하나의 생각은 때때로 불가해한 간격으로 '배음'을 시작한다"라고 말했다.

- 로버트 루트번스타인, 미셸 루트번스타인,『생각의 탄생』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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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한 토대

나는 저울대에 매달려 자신의 무게를 달면서 균형을 잡다가 나를 가장 강하게 그리고 가장 정당하게 끌어당기는 것에게 인력에 의해 끌려가고 싶다. 저울대에 매달려 몸무게가 적게 나가려고 발버둥치고 싶지 않다. 어떤 사정을 지레짐작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존재하는 사정만을 받아들이고 싶다. 나는 내가 갈 수 있는 유일한 길, 그 위에서는 그 어떤 권력도 나를 막을 수 없는 길을 가고 싶다. 단단한 토대를 쌓기도 전에 아치를 세우는 따위의 짓은 나에게는 아무런 기쁨을 주지 못한다. 살얼음판에서 벌이는 아이들 장난은 그만두도록 하자. 어느 곳이든지 단단한 밑바닥은 있다.

-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월든』中에서

한사람 2011-09-07 01:43   좋아요 0 | URL

<생각의 탄생>은 저도 읽었는데..업무에 방법적으로 활용하느라 그런 부분이 있었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네요 ㅋ

① 다른 블로그에 비해 유달리 여성분들이 많다는 점-저는 이것이 다른 서점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어요.
여성회원분들이 남성 회원분들보다 덧글로 교류를 많이 하고 친분관계를 맺고 그것을 지속시키고 오프라인까지 영역이 넓어지는 경우를 자주 보기 때문이 아닐까요. 저만해도 글로써 남성이시면 덧글 남기기가 쉽지가 않더라구요. 제 경우도 글로만 보았을때 남자이냐는 말을 많이 듣는편인데 다른 개인 블로그도 아니고 책과 관련된 곳은 더욱 남성, 여성의 사용성향이 달라서 그런게 아닐까 싶습니다.

② 다양한 분야들 가운데 특히 국내정치 분야(그것도 특히 '이념적 계급적 갈등'과 연관된 문제)에 대한 글들이 갈수록 비중이 더해 간다는 점과 ③ 그 반대급부로 역사, 과학, 경제, 문화/예술, 기타(취미,오락,여행,스포츠 등) 분야에 대한 비중이 갈수록 낮아져 자꾸만 '뒷전'으로 밀려나는 점 - 저는 이것이 실제로 사용자들이 정치관련글을 많이 올리고 문화글을 적게 올려서 그런 것인지 노출과 화제의 문제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정치관련 글이 화제가 많이 되니까 이곳에 (다른 곳보다)자연스레 정치관련 글들이 많이 올라오는 것이라고 보왔거든요. 그러다보니 제 경우도 페이퍼 쓸때 어제, 오늘 있었던 일중 투표나 대가성, 후보에 관한 개인적 소견이 삽입될때가 많더군요. 이념편항적인 곳이 되어간다는 우려는 그것이 알라딘의 색깔이라 생각했는데(그렇기 때문에 이곳에 글을 올리는 분들도 있을 테구요) 그 정체성이 어떤 안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인지는 문학과 연관지어 생각해보지 못했습니다. 지적해주신 말씀이 타분야의 글들, 사고, 의견이 줄어드는 결과를 낳는다면 그건 알라딘 측에서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 생각해요. 확실히 옆동네 서점은 블로그에 문화, 여행, 영화나 예술분야의 글들을 많이 노출시키고 그것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느낌은 받았기에.

그리고..연애는 돌아보면 일상에서 느끼는 약간의 설레임이었던거 같아요. 제가 아직은 기간상으로 무감할 시기는 아닌 것 같아 될 수 있으면 좋게 생각하려고 하는 마음을 비유한 것이고요. 저는 사실 무덤덤한 상태로 가는 것이 두렵긴 합니다. 아미 이곳이 권태기를 넘어 무감해진다면 저는 다른 곳에서 다른 걸 찾고 있지 않을가 싶어서요 ㅋ

마지막에 언급해주신 진동하는 현, 단단한 토대를 읽으니 나의 생각을 어떠한 지배없이 온전히 지켜나가는 것, 삶의 압박없이 권력에 휘둘리지 않고 생각을 보존시키는 것에 대해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네요.
온라인에서의 교류라는 것도 실은 더 넓어지기 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수준의, 원하는 사람과의 원하는 내용만 좇는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제가 온라인에서 매번 당황하고 소심해지는 것은 제가 쓴 글이 제 의도와는 다르게 어떤 영향을 줄때여요. 무슨 제안서쓰듯 매번 이 글의 목적을 표시할수도 없고 한다해도 큰 의미는 없다고 봅니다. 대부분 민감하다 판단되는 내용이 그러한 결과를 도출하는데 민감하다는 건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생각을 하고 있던 부분이었다는 뜻도 되죠. 많은 사람이 생각했다는 건 다른 많은 의견이 생길수 있는 것이니까요. 그런데 의견이 다르면 온라인은 단절이 된다는 것이죠.

회사생활 할때 저는 한번 걸끄러워진 상사, 직원들과는 다시 일로서도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하는 여직원들을 많이 보아왔습니다. 오늘 대판 싸우더라도 내일 다시 직장에서 아무일없었다는 듯 수직관계를 잘 유지하고 일은 일로써 처리하는 남자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성향과 의견이 다르다는 문제를 가지고 안고 가기 보다는 단절쪽을 지향하는 것이 여성이라는 것. 여성이 인간관계에서 더 포용을 잘 하고 공감을 잘하는 능력이 분명 있지만 이것은 타자의 아픔에 대해서 그런 것인지 자신이 상처받을땐 여전히 그러한 자신을 공감해줄 다른 무엇을 찾는 것이 가장 큰 한계라고 봅니다.(저도 그 영역에 속해 있구요 ㅋ)

암튼, oren님의 덧글은 제 생각을 정리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감사드립니다^^




마녀고양이 2011-09-06 2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사람님께서 방명록에 올려주신 글을 읽고 신경이 쓰여서 댓글을 답니다.
일단, 저는 알라딘 회사 측에서 동의없이 메일을 보내는 문제에 대해서 수긍할 수 없을 뿐더러, 이즈음에서 항의를 하고 정책에 대한 보완을 하지 않으면 더욱 조심성없이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알라딘은 기업이므로 한명의 개인이 링크를 거는 것과는 또다른 문제라 보는 것이 제 시각입니다.

하지만 하이드님과 다락방님께서는 '공개'된 글이니 어떤 식으로 다수의 사람들에게 공개되더라도 그것은 글쓴이의 책임으로 감수해야 하고, 그것을 감수할 수 없다면 '비공개'로 하는게 맞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추천수가 많은 것으로 보아 많은 분들이 공감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 의견이 일부분 일리는 있으나 수긍하기는 어렵고, 앞으로도 뉴스레터 공개와 같은 것을 감수할 자신이 없기 때문에 모든 글을 '비공개'로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러니 이것은 누구의 탓이라 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문제해결 방식이 다른 것 뿐이라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한사람님께서는 너무 걱정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염려 감사드리며, 환절기 건강 조심하세요.

한사람 2011-09-07 01:53   좋아요 0 | URL

예, 모두 이해합니다.

저는 마녀고양이님 말씀도 하이드님, 다락방님 의견도 모두 공감합니다.
다만, 제가 이 글을 쓰지 않았다면 좋았겠다..는 후회는 합니다 ㅠ

온라인에선 의도를 갖지 않은 결과까지 받아들일 자세가 필수항목이구나 뼈저리게 느낍니다.
마음이라는게 이성과 달라서 다시 움직이는데 계기도 있어야 하고 시간도 필요한 것 같아요.
처음에 마녀고양이님 방에 포스트가 없어져서 많이 놀랐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큰일이 아니라는 생각을 합니다. 저도 그런 적 있었고
또 그러다가 다시 문 연 적도 있었고.

마녀고양이님의 판단을 존중합니다. 그저 찬바람이 불면 마음이 더 시린 것이 아니라
머리가 더 개운해져 예전에 정 나누었던 분들이 다시 그리워지길,
예전에 써대었던 글들을 다시 올리고 싶어지길,
개인적 욕심에 기대어 바래봅니다.

다행히 곧 추석이고 주부들은 몸과 마음이 바쁜터라 더 잘되었다고 봅니다

마녀고양이님, 기다릴께요^^

카스피 2011-09-07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한사람 2011-09-07 22:53   좋아요 0 | URL

예, 카스피님
반갑고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