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원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11
압둘라자크 구르나 지음, 왕은철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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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최애 밴드 GNR<Paradise City>란 노래가 있다. 정말 어려서부터 좋아하던 노래라, 가사도 일부 기억한다. 화려한 기타 리프로 시작되는 곡에는 풀이 초록색이고 여자들이 예쁜 그 곳, 낙원으로 날 데려다줘(Take me down to the paradise city, Where the grass is green and the girls are pretty)”라는 가사가 나온다. 당시 하드 로커들에게 낙원이란 아마 그런 곳이 아니었나 싶다. 리뷰를 쓰기 전에 유튜브로 노래를 찾아 들었다. 참고로 grass에는 대마초라는 뜻이 있다고 한다.

 


작년 노벨문학상에 빛나는 잔지바르 출신으로 영국에서 문학활동을 하고 있는 압둘라자크 구르나 작가의 <낙원>에 다녀왔다. 작년 가을에도 언급했지만, 국내 출판사들이 부지런히 이런 해외작가들을 발굴해서 번역하는 작업을 해놓았다면 아마 작년 가을에 대박이 났겠지만 애석하게도 당시에는 압둘라자크 구르나 작가가 발표한 10권의 책 중에 단 한 권도 국내에 출간된 책들이 없었다. 노벨문학상 특수는 그렇게 물건너 갔고, 수상 후에는 프리미엄까지 얹어서 비싼 인세를 지급해야 했으리라. 그리고 보면 문학산업 혹은 출판업도 투자의 혜안이 필요한 영역이 아닌가 싶다.

 

존 맥스웰 쿳시 선생이 말했다시피 모든 이야기는 자서전이라는 말이 구르나 작가의 <낙원>을 읽으면서 다시 한 번 연상됐다. 구르나 작가의 고향은 지금은 탄자니아라고 불리지만 예전에는 탕가니카라고 불리던 곳 중에서도 잔지바르다. 동향의 연예계 형님으로는 작가보다 2살 위인 프레디 머큐리가 있다. 삼천, 아니 또 샛길로 빠질 뻔했다.

 

각설하고 소설 <낙원>에 대해 본격적으로 썰을 풀어 보자. 소설의 주인공은 사이드 아지즈라는 거상에게 아버지의 빚 때문에 팔린 채무노예 유수프(12). 이유도 모른 채 집을 떠나야 하는 유수프에게 호텔리어였던 아버지가 설명을 해주었을까? 아마 그러지 않았겠지. 어쨌든 아저씨라 부르던 아지즈는 유수프의 주인으로 변신했다. 소년의 알량한 자존심은 그것을 허용하지 않았고, 그를 계속해서 아저씨라고 부른다. 아지즈의 집에는 그와 비슷한 처지의 선배 칼릴이 있었는데 칼릴은 세상물정 모르는 소년을 키파 우롱고(산송장)’이라고 부르며 또 나름 셈법도 알려 주고 이것저것 챙겨주는 츤데레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상인의 볼모가 된 유수프의 처지는 고달프다. 아버지의 채무가 해결되지 않으면 그는 영원히 아지즈의 집에서 노예 같은 생활을 할 판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아지즈가 아주 악질 주인은 아니라는 점과 칼릴이 그를 좋게 봐주고 있다는 점 정도.

 

해안도시에 사는 아지즈는 내륙으로 향하는 대규모 카라반을 운영하면서 막대한 이윤을 도모하는 상인이다. 유사 이래, high risk high return이라는 말은 틀린 적이 없는 모양이다. 대항해시대 무모해 보이는 일단의 유럽인들은 한 줌의 후추를 얻기 위해 자신들의 목숨은 물론이고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위험하기 짝이 없는 동방무역에 뛰어들었다. 일단 동방의 향신료들을 수급해서 본국으로 돌아올 수만 있다면 벼락부자가 되는 건 시간문제였다. 유사 낙원 같았던 아지즈의 정원을 떠나 상인 하미드가 거주하는 산동네 생활을 잠시 하던 유수프는 아지즈의 명으로 내륙지대로 향하는 대규모 카라반에 동참하게 된다.

 

그 때까지도 문맹이었던 유수프는 하미드 덕분에 치욕적이긴 했지만, 문자를 배우게 되었다. 늦깎이 학생이었던 유수프는 자신보다 나이 어린 친구들의 모욕을 받으면서 탁월한 동기부여로 학업에 맹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문맹이었기 때문에, 기도도 대충하고 이슬람 사원에 가서도 형식적으로 예배에 참여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그리고 산동네에서 하미드의 창고에 아지즈가 무언가 불법적인 밀수품들을 숨겨 두고 있다는 합리적 의심을 품기도 한다.

 

아마 이때 15세 정도가 된 미남자 유수프는 위험천만한 카라반 여정을 겪으면서 소년에서 청년으로 성장하기 시작한다. 어려서는 꿈에서 개떼들에게 쫓기는 그런 악몽을 꾸기도 했다. 아지즈의 집에 살던 시절에는 동네 아줌마인 마 아주자가 치근덕대기도 했지 아마. 남색가로 유명한 카라반 리더 모하메드 압달라를 주의하라는 말을 듣기도 한다. 그는 일꾼들에게 냉혹하지만 주인에게는 둘도 없이 충성을 다하는 그런 음냐파라였다.

 

19세기 산업혁명의 여파로 자원과 시장 확보가 절실하게 필요해진 영국과 프랑스로 대변되는 제국주의 열강들은 세계를 자기들 마음대로 요리했다. 무탈하게 걱정 없이 살던 원주민들에게 어느 날 갑자기 백인들이 들이닥쳐서 주인행세를 하기 시작했다. 물론 그 배경에는 잘 조직된 강력한 군대와 라이플이라는 선진 무기라는 뒷배가 있었다. 제국주의 총칼이라는 무력 앞에 지역 토후들이나 술탄들은 상대가 되지 않았다. 소설 <낙원>의 시간적 배경은 아마 영국과 독일이 탕가니카에서 맞붙기 직전인 1910년대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 제국주의 열강들 사이에서 식민지 쟁탈전이 최고조에 달했던 시절이다. 말로 안되니, 힘으로 맞붙어 보자는 식의 사고가 팽배하지 않았나 싶다.

 

상인이야말로 가장 고귀한 직업이라고 생각하는 이들로 구성된 아지즈 카라반은 자신들만의 돈으로는 부족했는지 인도인들의 돈까지 빌려 대규모 카라반을 구성했다. 처음에는 몰랐지만, 이 카라반이 막대한 이익을 낼 수도 있지만 동시에 쪽박을 찰 수도 있다는 걸 소설이 진행될수록 절실하게 알게 됐다. 우선 가는 곳마다 적대적인 지역 토후들이 통행세 방식의 공물을 요구했다. 백인들이 침투하던 시절, 외부인에 대한 원주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지역의 영주나 토후들에게 경의를 표하라는 방식으로 그들은 카라반에게 통행세를 요구했다.

 

게다가 야생의 위협도 만만치 않았다. 카라반 대원들 중의 한 명은 야간에 하이에나들의 습격을 받아 얼굴이 뜯기고 결국 사망했다. 귀중한 상품들을 지키기 위해 보초가 필요했지만, 동시에 자신들의 안전을 위해서도 무장한 보초는 필수였다. 어느 마을에서는 카라반 일행이 도착하고 나서 악어에게 마을 아녀자가 물려 갔다며 카라반이 재앙을 마을에 몰고 왔다는 식의 대응을 하기도 했다. 결국 무언가 공물을 더 내놓으라는 협박이다.

 

온갖 고초를 다 겪으면서 차투 마을에 도착한 아지즈 카라반은 결국 그곳에서 봉변을 당하기에 이른다. 차투의 족장이 원하는 걸 모두 들어 주었음에도 결국 카라반 일행은 야간에 차투들의 습격을 받아 포로 신세가 되고, 안내자를 혹독하게 다룬 모하메드 압달라에게 혹독한 매질을 가해서 거의 반죽음 상태에 이르게 만들었다. 카라반이 몰살당할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에서도 절대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던 아지즈에게 구원의 손길이 도착하는데, 그것은 바로 유럽인 이끄는 부대의 등장이었다. 자신의 카라반이 약탈당했다는 사실을 유럽인 빅 맨에게 알린 아지즈는 사지에서 탈출하는데 성공한다.

 

이렇게 그야말로 폭풍 같은 전개가 벌어진 뒤, 일행은 해안 도시로 돌아온다. 다시 한 번 재기를 도모하는 아지즈에게 하미드가 보관하고 있다는 비푸라(코뿔소 뿔)가 기회가 될 거라는 말들이 오간다. 비푸라 거래는 과연 차투에서의 대참사를 역전할 수 있을까? 이런 과정들을 거치면서 청년으로 성장한 유수프의 앞에는 미스터리한 시련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낙원>을 다 읽고 나서 느낀 점은 압둘라자크 구르나가 매혹적인 이야기꾼이라는 점이다. 잔지바르에서 태어난 탕가니카 출신이 아니라면, 이런 디테일한 서사를 어디에서 구할 수 있단 말인가. 그리고 압둘라자크 구르나는 포스트콜로니얼 문학을 연구하고 직접 직조하는 작가답게 외부인의 시각이 아닌 내재된 시선으로 시대의 문제들을 다룬다. 한편, 자신의 언어인 스와힐리어가 아닌 이방인이자 식민모국의 언어로 자신의 사유와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점에서는 선배 조지프 콘래드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가 연상되기도 했다. 아프리카 대륙 심장부로의 여정을 그린 콘래드의 소설 <어둠의 심연>이 어쩔 수 없이 비교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13년 전에 쓴 리뷰만으로는 <어둠의 심연>의 독서 기억을 되살릴 수가 없어서 포기했다.

 

대단히 현실주의자인 작가는 유수프와 칼릴의 여동생 아미나의 대화를 통해 지옥은 현실에 존재하지만, 낙원은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각인시킨다. 모두가 엄혹한 현실에서 벗어나 낙원을 가기를 꿈꾸지만, 이 세상에 그런 근심과 걱정을 모두 덜 수 있는 낙원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 지점이 바로 구르자 작가의 인터뷰에서 읽어낸 그의 작품에 흐르는 두 가지 주제 가운데 하나인 잔혹함(cruelty)이 아닐까. 다른 하나인 불공정(injustice)은 유수프가 아버지의 빚을 대신해서 사이드 아지즈의 채무노예가 된 본질적 문제였다. 아울러 차투 참사 당시, 사건 해결에 나선 이가 식민 지배자인 유럽인이라는 점이었다. 차투 족장과 카라반이 자신들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고 외부의 강제 혹은 정의에 의존해야 한다는 역설이야말로 포스트콜로니얼리즘이 직면한 문제의 시발점이 아닐까 싶다.

 

압둘라자크 구르나 읽기의 출발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낙원>을 읽고 나서 바로 수급해 두었던 <바닷가에서>를 읽고 있는데, 역자가 달라서 그런 진 왠지 문체나 스타일이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다. 전자가 교수님 스타일의 정석 같은 번역이라고 한다면, 후자는 시인이 맡은 번역이라 그런지 좀 더 서정적이라고나 할까. 어쨌거나 아무래도 구르나 작가의 팬이 될 것 같은 예감이다.

 

[뱀다리] 오래 전, 사이먼 앤 가펑클의 콘서트에 갔던 적이 있다. 이미 전성기를 지난 노친네들이 부르는 <험한 세상 다리가 되어>는 좀 서글펐다. 그들의 노래는 여전히 좋았지만 한 시절, 천사의 목소리라는 상찬을 받던 이마가 훤한 아트 가펑클의 목소리에는 전성기 시절 폭발하는 그런 힘이 없었다. 노벨문학상은 어떤 한 작품에 대한 상이 아닌 한 작가의 문학을 포괄하는 의미에서 주는 상이라고 생각한다. 보통 전성기가 지난 노년의 작가에게 주어지기 마련이다. 개인적으로 한 작가가 쓰는 모든 작품이 좋을 수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특히나 전성기가 지난 노대가에게 전작을 뛰어넘을 만한 그런 작품을 기대하는 게 맞나 싶기도 하다. 뭐 그렇다고.



지방선거, 사전 투표 완료!


지난 대선 때, 하도 사전 투표 조작 타령을 해대서

당일날 투표하러 갔다가 추운데 한 시간이나 기다

리는 바람에 쏘울이 탈탈 털린 기억으로 이번에는

바로 사전투표를 했다.


관외투표자 임에도 전문가들이셔서 그런지 채 5분

도 걸리지 않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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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cat329 2022-05-27 12: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유수프라는 소년의 성장 소설이라고 봐도 되겠네요. 내용을 보니 이야기가 재미없을 수 없겠어요. 잘 읽었습니다.

레삭매냐 2022-05-27 13:23   좋아요 1 | URL
과연 그러합니다 -

노벨문학상이 고스톱 쳐서
받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주는
작품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새파랑 2022-05-27 12: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일단 레삭매냐님 별 다섯이니 검증은 끝난거네요 ~!! 저도 이 책 읽어보고 레삭매냐님 리뷰를 자세히 읽어야겠어요. 그 grass 가 대마초군요 ㅋ 저도 GNR 1집이 정말 좋더라구요 ^^

레삭매냐 2022-05-27 13:34   좋아요 1 | URL
좋은 작품이라서 널리 알리고
싶었습니다.

서울 올림픽이 열리던 해, 가을
에 AFKN에서 처음 들은 ˝서윗
차일드 오마인˝의 서두에서 슬래
래시가 뜯는 기타 리프와 액슬
로즈의 쇳소리 나는 보칼은 지금
다시 들어도 슈파-울트라-메가
전율이었습니다.

최근 토르 <러브 앤 썬더> 예고편
에서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노래가
배경으로 깔리는 걸 듣고는 크하~
바로 이거제!

Appetite for Destruction 은
최고의 록 앨범입니다.

Rock will never die !

그레이스 2022-05-27 17: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읽기 전부터 팬이 될듯 합니다.
매거진도 받았고, 3권 다 구입했으니...^^
읽어야겠습니다.
빨리 읽고 싶어서 들썩거립니다 ㅋ

레삭매냐 2022-05-27 17:59   좋아요 2 | URL
저도 그러합니다 -

당장 <바닷가에서> 읽고 싶어
서 몸이 다 근질근질하네요.

오늘 저녁에는 옴팡지게 빠져
볼랍니다.

라로 2022-05-27 19: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꼭 읽겠습니다.^^

레삭매냐 2022-05-27 21:45   좋아요 0 | URL
이 작가의 책들은 나오는
대로 족족 읽게 될 것 같
습니다.

stella.K 2022-05-27 20: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엇, 사이먼과 가펑클이 우리나라에 다녀갔었나요?
거 꽤 오래된 이야긴데요?
올해들어 우리나라의 셀럽들이 세상을 많이 등졌더던요.
그러고 보면 한 세대는 이렇게 가는구나 서글프긴 하더군요.
늙는 것도 그렇고.ㅠ
리뷰 보니 읽고 싶긴하네요. 포스트콜로니얼 문학 첨 듣는 용언데 뭔 뜻이 대충 알겠네요.
구르나란 성이 웬지 마음에 들어요. ㅋ

레삭매냐 2022-05-27 21:48   좋아요 1 | URL
울나라는 아니고 오래 전에
미쿡에서 직관했답니다.

한 시대가 저물고 새로운 시
대에 밀려나는 느낌이랄까요.

탈식민주의라고도 하는데,
왠지 느낌이 살지 않는 것 같
아서 원어 대로 차용해 봤습
니다.

어쩌면 키스와힐리로 뭔 뜻
이 있는 지도 모르겠네요.
그 쪽에는 워낙 문외한이다
보니.

이 책 읽으면서 키스와힐리로
심바가 사자라는 걸 배웠네요.
 


 

그놈의 소니 미러리스 카메라를 사겠다고 작년 가을부터 헤집고 있지만 여전히 못 사들이고 있다. 놓친 가격대의 괜찮은 녀석에 대한 미련 때문이라고 해두자. 그리고 보니 당마도 왠지 주식하고 비슷한 것 같다. 내내 파란불이다가 어느 날 느닷없이 떡상을 해서 손실을 뛰어 넘고 휘황찬란한 빨간불이어서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먹겠다고 하다가 바로 떡락해 버리는 경우를 수도 없이 보지 않았던가. 언제나 우리네 삶이 그렇듯이.

 

또 삼천포행이로구나. 어디서 들어 보니 작년 한창 기세를 올리던 서학개미들이 죽어나간다고 한다. 오늘도 금통위에서 금리를 25포인트 올렸다고 하던데... 물가 잡겠다고 금리를 올린다고 하지만, 이건 뭐 언발에 오줌누기다. 금리 올린다고 해서 어제 올라간 짜장면값이 바로 내리는 것도 아니고. 오늘 아침 출근길에 동네 주유소 지름값을 일별하니 이천원빵을 순식간에 돌파해 버렸다. 아니 지름값 세금 내릴 적에는 어제 산 지름이 아니라더니만 올라갈 적에는 어제 사서 들여오셨나 봐요. 이런 가격 상승과 하락의 비대칭성은 정말 핑계 같지도 않아서 듣고 싶지도 않다.

 

아니 당근마켓 이야기한다고 하다가 또 금리에 서학개미에 이제는 지름까지... 이차 삼천포행이로구나.

 

당마로 가보자. 어제인가 동네생활편에 재미진 글이 하나 올라와서 공유해 보고자 한다. 어느 작은 회사인 것 같은데 면접 펑크와 끈기가 1도 없는 MZ 세대에 대한 불평글이지 싶다. 그니까 자기들은 일할 선수들이 필요해서 구인 중인데, 면접을 보기로 하고는 나타나지도 않고 아무런 연락도 없다는 거다. 이유라도 알면 답답하지 않을 텐데라는 푸념도 살짝 양념으로 얹어져 있었다.

 

고백하는 바이다, 나도 좋소기업에 다닌다. 우리도 재작년에 구인을 하느라 엄청 애를 먹었다. 그전에 경리 직원 1명을 구할 적에는 자그마치 200명도 넘는 선수들이 과도하리만큼 엄청난 스펙을 들이대면서 구직을 하는 통에 아마 사쪼가 자신감이 붙었던 모양이다. 사실 심각한 착각이었는데... 암튼 이번에는 개발자 구직이었는데 괴랄한 자신감에 공고를 내면 구름 같은 인파들이 몰려들 거라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결과는? 처참한 실패였다. 면접에 온다고 해서 그 전날에도 전화로 확인도 하고 생쑈를 다해 봤지만 면접에 나타나지 않는 이들이 부지기수였다. 그리고 가까스로 면접을 통과하고 출근하기로 한 당일, 추노한 적도 있었다. 이 결과를 본 사쪼는 처절한 자괴감에 빠져 버렸다. 자신이 그렇게 자신있어한 회사가 외부에서는 그렇게 냉정한 평가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자신만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그래도 면접비로 5만원씩 지급했다. 면접이 끝나고 사무실 밖에 나간 면접자가 내가 뒤에서 숨어서 보고 있는 줄 모르고, 내가 건네준 면접비 봉투를 열어 보고 입에 귀에 걸리는 장면은 오래 잊지 못할 것 같다.

 

사쪼는 면접 펑크가 이어지자 빡이 쳐서 면접비를 5만원에서 3만원으로 깎아버렸다. 우리 같은 좋소에서 5만원 면접비라니... 내가 생각해도 좀. 암튼 그랬다. 그 뒤에 취업한 친구는 앞선 면접자들 덕분에 2만원 손해봤다.

 

다시 당마로 돌아가서, 당마 동네생활에 푸념을 늘어놓은 그 회사는 당장 면접 시 면접비를 얼마 제공한다는 글을 정확하게 적시해야 한다. 구직자는 비용과 시간을 들여 자신이 일하고자 하는 회사를 방문하는 것이다. 그러니 그 비용을 제공하는 게 당연하지 않은가. 회사가 직원에게 일자리를 희사한다는 식의 사고로는 요즘 같은 세상에 자신이 원하는 스펙의 로열티 강한 직원들은 구하기는 이제 불가능하다.

 

아 그리고 그 회사는 톡에 대해서 불평을 했다. 영맨들이 읽씹하고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니 업무 지시를 왜 개인톡으로 하는가? 일터에서 쓰려고 내 개인톡을 내가 비용을 내고 사용하는 핸드폰에 깐 건 아니지 않은가. 자신들의 편하자고 톡으로 업무지시를 하면서(그리고 그 지시를 언제 했는지도 나는 궁금하다, 휴일이나 업무 시간 외에 했다면 정말 짜증날 것 같다) 그들에게 하는 불평은 납득하기 힘들다. 업무시간이라면 이메일이나 구두로 하면 될 게 아닌가. 아니 회사에서 업무에 쓰라고 핸드폰을 사주었거나, 아니면 핸드폰 비용을 내준다면 또 할 말이 없겠지만.

 

추노하는 회사들은 자신들이 왜 추노당하는지 모르는 회사들이 부지기수다. 다른 사람을 탓하기 전에 자신들이 과연 구직자들에게 그렇게 매력적인 회사인지에 대해 냉정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뱀다리] 우리는 작년 가을 이래, 개발자를 구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단 한 명도 지원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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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2-05-26 12: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너무 재밌게 읽었습니다
출근당일 추노라뇨ㅋㅋㅋ

확실히 MZ세대는 (모두 다
그런건 아니겠지만) 이전 세대들과
더 다르구나 느낍니다.^^*

레삭매냐 2022-05-27 11:03   좋아요 1 | URL
제가 아는 업체에서는
출근 첫 날 점심 먹으러
나가서 바로 추노했다고
하대요~ 별 일들이 다
있습니다.

그렇지요 아무래도.

거리의화가 2022-05-26 13: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회사 업무지시를 톡으로 하는 거 너무 싫습니다-_-
MZ세대들은 오죽 할까요. 공과 사는 제발 구별해줬음 좋겠어요^^;
저희 회사도 개발자 구인 어렵네요. 요즘은 구직 전에 회사에 대한 평가를 자가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는 경우도 제법 많은 듯합니다. 어쨌든 회사 윗사람들 마인드가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레삭매냐 2022-05-27 11:04   좋아요 1 | URL
한 때 그 꼴 비기 싫어서
톡을 지워야 하나 싶을
정도였답니다.

단톡방도 그렇구요 -
무언가 족쇄가 되어버린
그런 느낌이랄까요.

윗대가리 마인드는 절대
불변의 법칙이지요...

다락방 2022-05-26 15: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게 저희 회사만 겪는게 아니었군요! 면접보러 오라고 하면 다들 좋다고 해놓고는 당일날엔 연락도 없이 안나오더라고요. 제 상식으로는 ‘오늘 면접 보러 가지 않겠다‘를 통보해야 할텐데, 이걸 사람들이 안하더라고요? 어떻게 연락도 없이 안오는지 처음엔 너무 충격이었는데, 매번 이런 일을 여러명한테 겪고 나니, 아 이것이 상식이라는 것은 우리 세대까지였나, 싶더라고요. 기존 직원들과는 ‘왜 연락도 없이 안오지?????????????‘ 당황했는데 이젠 으레 ‘내일 8명 오라고 했는데 그 중 몇 명 오려나... 해요‘ 한 명도 안 온날도 물론 있습니다. -.-

레삭매냐 2022-05-27 11:06   좋아요 1 | URL
저희는 작년에 아주 혹독하게
당해서 이제는 면접 보러 온
다고 해도 거의 반신반의하게
되었답니다. 하도 펑크들을 내
서요. 전화해도 볼 일 없으니,
안 받구요.

저희 동네에 같은 이름의 회사
가 있는데, 다른 회사에 지원한
분이 저희 회사 면접 보겠다고
온 적도 있답니다. 미치갔어요
증맬루.

페넬로페 2022-05-27 08: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구직과 구인의 균형이 안맞는 것인가요?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언제나 일을 원하는 사람들이 넘치는 것 아니었나요?
면접비까지 지불하고 출근 당일 추노라니~~
세상의 새로운 한 단면을 보았습니다.
레삭매냐님의 생활글은 언제나, 엄청 재미있어요^^

레삭매냐 2022-05-27 11:09   좋아요 2 | URL
그니까, 일할 사람이 없다고
하는데 정작 그 돈 받고 일할
사람이 없는 거죠.

회사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일잘하는 사람들을 적은 돈
으로 후려 치려고 하구요...
일하려는 사람들은 좋소에서
잔소리 들어 가며 상대적으로
적은 돈 받으면서 구질구질
하게 일하는 건 싫으니까요.

어, 삼천포 이야기 있지 않았나요?
삼천포가 사라진 지도 몰랐습니다.
옛날 사람 자가 인증했네요 ㅋㅋㅋ
뭐든 갠춘하니 마음껏 까 주세요 ^^
캄솨합니다.

라로 2022-05-27 21: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면접비를 주는 회사라니요!!!@@ 정말 놀랐어요. 그런 회사가 다 있군요!!! 그 회사에 면접비 얼마 준다고 하면 많이 몰릴 것 같아요. ㅎㅎㅎ 그래서 경리직원 뽑을 때 많이 몰린 건 아닌가요???😅😅😅
그런데 확실히 MZ시대인지 뭔지 하는 세대들은 그점이 맘에 안 들어요. 우리같은(아니고 저같은) 알파벳도 붙지 않는 세대에선 정말 상상을 할 수 없는!!!! ㅠㅠ
그나저나 개발자는 정말 어려운 포지션이라 구하기 힘들지 않을까요??? 매냐님의 업무는 어떤 것일지 궁금합니다. 😊

레삭매냐 2022-05-27 21:34   좋아요 0 | URL
저희는 아주 오래 전부터
사규로 정해서 면접비 5만원
을 지급해 왔습니다.

재작년 추노 사태로 면접비
가 2만원 깎였습니다.

경리 직원은 희망하시는 분
들이 많더라구요. 일본에서
석사하신 분도 지원해서 깜
딱 놀랐습니다.

개발자, 엔지니어는 너무 구
하기 힘들다고 하네요.

전 회사에서 회계와 인사 그외
의 오만잡일을 도맡아 하고 있
습니다.
 
시녀 이야기 그래픽 노블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르네 놀트 그림, 진서희 옮김 / 황금가지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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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고전의 반열에 오른 마거릿 애트우드의 <시녀 이야기>는 먼저 훌루 텔레비전 드라마 시리즈와 원작 소설로 그리고 이번에 그래픽 노블로 모두 세 번 만났다. 텔레비전 시리즈와 원작 소설은 좀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번 그래픽 노블은 두 장르를 적절하게 배합한 섞어찌개 느낌이라고나 할까.

 

주인공은 오브프레드(드라마에서는 오프레드로 들린다)는 프레드 사령관에게 봉사하는 시녀다. 그들이 사는 공간은 예전에 미국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던 신정국가 길리어드라는 이름의 해괴한 나라다. 심각한 기후변화와 오염으로 불임이 일상화되었다. 계속되는 이웃나라들과의 전쟁 그리고 인구 감소로 국가 길리어드는 존속의 위기에 처하게 된다. 여성의 권리가 최악인 길리어드는 아이들의 재생산을 위해 가임 여성들을 그야말로 국가의 자산으로 취급하게 되었다.

 


기존에 자유로웠던 세상을 경험했던 오프레드 같은 여성들이 고위직 사령관들에게 성적으로 착취되고, 오로지 아이의 생산을 위해 도구로 인식되는 미래 사회는 디스토피아 그 자체였다. 같은 여성인 아주머니들이 붉은 옷의 흰 베일을 쓴 시녀들을 엄격하게 관리 감독한다. 아니 그전에 예전에 자유인이었던 여성들을 재교육하는 수용소인 "레드 센터"에서 대단히 폭력적인 방식으로 그들을 교화하기도 했다.

 

무엇이든지 할 수 있었던 여성들이 모든 것을 내려놓고 노예화되는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길리어드의 실질적 지배자들인 사령관들은 비밀첩보기관인 아이를 동원해서 세상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을 감시하고 통제하는데 성공했다. 쿠테타 이후, 길리어드는 신정국가를 선포하고 여성들의 권리를 하나씩 차례로 폐지한다. 우선 직장에서 여성들을 모두 내쫓았고, 그 다음에는 은행 계좌를 동결시켰다. 이런 조직적인 차별과 혐오를 동원한 억압은 결국 여성들을 아이를 생산하기 위한 국가적 자산으로 간주하는 막장드라마를 연출하게 된다.

 

과거 오프레드의 어머니는 여권 신장을 위해 최일선에서 가열차게 싸웠다고 한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어떤 자유도 거저 얻어진 것은 하나도 없다. 민주주의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투표권도 마찬가지다. 여성참정권 투쟁에서 수많은 여성들이 희생된 되면서 이룩된 것이 바로 지금의 보통선거권이다. 이러한 투쟁을 통한 권리들의 획득은 지난하고 어려웠지만, 길리어드의 케이스에서 보듯이 박탈은 너무나 쉬웠다.

 


최근 본 영화 <안테벨룸>에서 보듯이 자유인이었던 주인공이 어느 날 백인우월주의자들에게 납치되어 18세기로 돌아간 것 같은 미국의 목화농장에서 노예화되는 과정은 순식간이었다. 죽음을 앞세운 위협과 상상 그 이상의 폭력 앞에 버틸 재간은 없었다. 수용소 내에 오프레드와 다른 여성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생존하기 위해서 그들에게 주어진 다른 선택지는 현재에 순응하는 것 외에는 처음부터 부여되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사령관들이 그들이 꿈꾸는 신정국가 길리어드의 교조처럼 산 것도 아니었다. 그들은 특별한 장소를 만들어서 자신들의 욕망을 해소했다. 프레드 사령관이 오프레드를 데리고 그런 공간에 가서 쾌락을 즐기는 장면에서는 어이가 없었다. 공정과 상식을 내세우며 시민들에 대해 법치주의를 표면에 내세우지만, 정작 엘리트 권력 계급들은 탈법과 합법의 경계를 무시로 넘나들며 자신들이 과거에 저지른 불법 행위에 대해 뭐가 문제냐는 식의 대응을 연일 텔레비전 중계로 보면서 과연 길리어드와 다른 게 무엇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계속되는 인구 감소로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십 수 년 전부터 엄청난 예산을 쏟아 부었지만 오히려 인구 절벽 위기가 조만간 현실화될 거라는 암울한 전망이다. 도대체 뭐가 문제인지 모르는 길리어드의 사령관들처럼 우리네 위정자들 역시 마찬가지다. 하긴 우리가 직면한 사회적 문제들이 어떤 하나를 해결한다고 해서 일도양단의 기세로 해결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가장 시급한 주택문제부터 시작해서 출산, 보육, 사교육 그리고 취업과 고용에 이르기까지 이미 구조화된 여러 문제들을 단계적으로 해결하지 않는 이상 거대한 인구 감소 문제는 해결할 수 없는 지경에 도달했다. 단순하게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의 문제가 아리는 사실을 그들은 과연 모를까. 어쩌면 지금의 이 시스템이야말로 자신들의 이익에 최적화되었기 때문에 굳이 수리하거나 개혁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부디 그러지 않길 바랄 뿐이다.

 


그래픽 노블 <시녀 이야기>에서 색감의 역할이 개인적으로 매우 효과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소설에서는 아무래도 시녀들이 입고 다니는 옷의 색인 붉은색이 상대적으로 잘 드러나지 않았다. 하지만, 훌루 드라마와 그래픽 노블에서는 강렬한 붉은색이 효과적이었다. 개인이 지닌 열정은 국가 아니 기득권층을 위한 추악한 희생이라는 방식으로 강제되었다. 그런 점에서 개인의 취향과 개성을 지우는 복장의 규제 역시 전체주의 국가 길리어드의 한 가지 특징을 드러내지 않나 싶다.

 

국가 길리어드는 또한 여성들이 책을 읽는 것을 금지했다. 우리는 현재 미디어의 홍수 속에서 보고 들을 게 너무 많다. 예전에는 검열이라는 무식한 방식으로 정보의 유통을 원천 차단했다면, 현대에는 좀 더 세련된 방식으로 가짜와 진짜를 뒤섞은 진위를 판별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정보들을 송출하는 방식으로 시민들의 미디어 소비를 부추긴다. 거기에 확증편향이라는 요소까지 개입되면서 자신이 원하지 않는 정보는 차단하는 방식의 선택적 미디어 소비가 이루어진다. 심지어 미디어 자체가 플레이어가 돼서 선동에 나서는 판이니 할 말이 없다.

 

월초에 만난 그래픽 노블 <시녀 이야기>를 되짚어 보니 정말 다양하고 많은 주제를 다루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성주의, 차별과 혐오, 인종차별, 인구 문제, 전체주의 국가의 형성, 불평등하게 설계된 사회 구조적 모순, 암울한 미래의 디스토피아 등 고전의 반열에 오를 만한 모든 요소를 갖춘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작품은 다양한 방식으로 재창조(re-creation) 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여담으로 오늘 미국의 어느 기자가 자국의 대통령이 방문한 나라 수장에게 왜 그 나라의 내각에는 여성이 없느냐는 질문을 던졌다고 한다. 나는 순간, 소설 속의 가상 국가 길리어드의 프레드 사령관에게 외국의 기자가 질문한 줄 알았다. 가장 최근에 만난 쉬르레알리스틱한 장면이 아닐 수 없다. 가끔 보면 현실인지 픽션인지 헷갈릴 때가 있더라.



 

[뱀다리] 5년 전에 책벌레로 소문난 배우 엠마 왓슨이 파리에서 <시녀 이야기> 백 권을 감추는 이벤트를 한 적이 있다. 문득 우리도 그런 이벤트를 하는 배우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깜찍한 상상을 해봤다. 아 참, 요즘 사람들은 책을 안 읽지! 깜박했다. 아니 찾아다가 중고서점에 팔아먹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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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5-22 12: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책 (그래픽 노블 말고 소설책 ㅋ) 사놓고 아직 못읽고 있는데 완전 디스토피아의 끝판왕 느낌이 나네요 ㅋ 첨부된 사진들이 다 무섭네요 😅
엠마 왓슨 완전 멋지네오. 저 책에 싸인까지 했다면 더 대박인데 ㅋ

레삭매냐 2022-05-22 13:20   좋아요 4 | URL
저도 책은 미리 사서 쟁여두고
훌루 도라마부터 보고 나서
책을 읽은 것으로 기억합니다.
도라마가 너무나 충격적이어서.

책요정으로 변신해서 책 배달
하는 이벵으로 알고 있습니다.

100권 정도면 싸인도 하지 않
았을까요 ㅋㅋ
아, 인별 피드에 보니 책 득템
한 분들이 올린 것도 있더라구
요. 부끄러버들의 일상 ~

그레이스 2022-05-27 09:2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
엠마왓슨 멋지네요
우리도 누군가 하면 멋질듯요

레삭매냐 2022-05-22 13:20   좋아요 3 | URL
그런 이벵을 하는 그네들의
저변 문화가 그저 부러울
따름입니다.

coolcat329 2022-05-23 18:2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시녀 이야기는 읽고 나서 유난히 영상으로 보고 싶더라구요. 그래픽 노블이 있는지 몰랐네요.
도서관 가서 봐야 겠습니다.
안텔베움이라는 영화 내용이 충격적이네요. 재미있나요? ㅎ

엠마 왓슨 저런 모습 참 매력적이네요.

레삭매냐 2022-05-25 10:21   좋아요 2 | URL
도라마-영화-책 그리고
그래픽 노블까지 다양하게
만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안테벨룸> 가히 충격적
이었습니다. 추천드립니다.

엠마는 북 페어리라고 하네요 ^^

mini74 2022-05-25 08:4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림으로 보니까 더 끔찍하네요.ㅠㅠ 숨은 책 찾기~ 넘 부럽네요. 안테벨룸은 옥타비아 버틀러의 킨 생각나게 하네요 ~

레삭매냐 2022-05-25 10:22   좋아요 3 | URL
그러니깐요, 저도 이 영화가
혹시 <킨>을 각색한 영화가
아닌가 싶더라구요 :>

<킨>도 책으로 만나 보고
싶네요.
 


작년 노벨문학상에 빛나는 압둘라자크 구르나 작가의 책 세 권이 동시다발적으로 출간됐다.

 

나의 퍼스트 픽은 <낙원>이었다. 이 책은 존 맥스웰 쿳시 작가 전문 번역가라고 할 수 있는 왕은철 교수가 맡았다. 쿳시 책들을 많이 읽어서 그런지 번역이 유려한 느낌이라고나 할까. 어제 책을 받기 전에 램프의 요정 미리보기 서비스와 아마존 원서 미리보기 맛보기를 비교해 가면서 읽다가, 책이 도착해서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했다.

 

, 그리고 보니 이 책은 그래24에서 주문한 책이었구나. 그 다음에는 램프의 요정에서 <그후의 삶>을 샀다. 오늘은 토스뱅크에서 만원이상 카드를 쓰면 삼천원 캐시백을 해준다고 해서 그 카드와 가온칩스 공모주 벌은 돈으로 <바닷가에서>도 주문을 했다.

 

<낙원>과 함께 온 압둘라자크 구르나 매거진도 도움이 많이 되는 느낌이다.

이번에 나온 세 권의 책에 이어 <배반(디저션)>도 번역 중인지 근간 예정이라고 매거진에 나와 있다. 구르나 작가가 오랫동안 작품 활동을 해서 그런지 이전에 나온 책들이 제법 돼서 앞으로도 번역이 기대가 된다.

 

탄자니아 모처의 가상의 마을 카와에 사는 12세 소년 유수프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낙원>의 서사는 매력적이다. 우선 유수프(요셉의 아랍식 표현이다)는 호텔리어 아버지의 채무 때문에 거상 사이드아지즈의 도제 혹은 채무노예가 되어 부모의 곁을 떠나게 된다. 어떻게 시작부터 비극의 전조가 보이지 않는가.

 

아랍 문화와 스와힐리 사람들의 문화 나중에는 인도 풍습까지 곁들여지는 문화적 짬뽕탕 맛이 아주 제격이다. 가난하지만 아저씨 아지즈를 끝까지 사이드라고 부르지 않는 유수프의 패기도 마음에 들었다.

 

그전에 접한 정보에 의하면 음냐파라이자 악마로 묘사되는 모하메드 압둘라를 따라 내륙으로 향하는 여행은 조셉 콘래드의 <암흑의 핵심>을 떠올리게 한다는 기사를 본 것 같다. 오늘은 일단 6개의 이야기로 구성된 <낙원> 가운데 첫 번째 꼭지를 다 읽고 두 번째 <산동네>에 접어 들었다.

 

초반 고개를 넘고 나니 왠지 서사가 엘리베이팅되는 그런 느낌이랄까. 이 작가 읽어 보니 왠지 내 스탈이라는 생각이 팍팍 든다. 그래서 이번 주말에는 잠시 볼라뇨 읽기를 멈추고, 압둘라자크 구르나를 만끽해야지 싶다.

<바닷가에서>는 내일 도착 예정이다. 나의 공짜 책이여 어서 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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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5-20 18: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레삭매냐님 스타일이라니 다행이면서 기대가 됩니다~!! 전 레삭매냐님 다 읽으시고 리뷰 쓰시면 읽어봐야겠습니다~!!

레삭매냐 2022-05-20 19:25   좋아요 3 | URL
오늘부터 가속을 내면 주말 동안
우선 <낙원>은 다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 내쳐 달리기 시작하면 ㅋㅋㅋ
저의 부족한 리뷰 기대해 주세욧!

그레이스 2022-05-20 19:2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3권 다 구입했으나 아직 시작 못하고 있어요. 동아리 회원들과 함께 읽으려고 기다리는 중이예요^^

레삭매냐 2022-05-20 19:26   좋아요 4 | URL
전 아직 2권이랍니다 -
내일 <바닷가에서>가 오면
3권 완비 ~

저도 읽어 보고 좋으면 독서
모임에 바로 추천각입니다.

페넬로페 2022-05-20 20:1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기대, 기대되는데요~~
감상평 궁금합니다^^

레삭매냐 2022-05-21 13:19   좋아요 2 | URL
내쳐 달려야 하는데
감기 때문에 쉽지가 않네요.

날이 덥네요, 감기 조심하세요~!

mini74 2022-05-20 21: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래24 ㅎㅎㅎ 저도 가끔 굿즈에 눈이 멀어 ㅎㅎ저 이 책 궁금했는데 매냐님덕에 정보를 얻어가네요. *^^*

레삭매냐 2022-05-21 13:20   좋아요 1 | URL
쿠폰을 삼천원이나 뿌려서
도저히 이용하지 않고 배
길 수가 없더라구요.

책은 그래24에서 사고 리
뷰는 램프의 요정에 올린
다눈.
 



배드 블러드 : 벌거벗은 여왕님


우연히 실리콘밸리를 뒤흔든 희대의 사기꾼에 대한 콘텐츠를 접하게 됐다. 최근 테라-루나 스테이블코인 폭락 사태로 그 개발자가 제 2의 엘리자베스 홈즈가 아니냐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오는데, 실물을 담보하지 않는 가상화폐가 얼마나 위험한 투기인지 다시 한 번 깨닫게 되는 그런 시간들이 아닐 수 없다.

 

자고로 모든 비범한 기업의 성공에는 스토리텔링이 필요한 법이다. 애플의 잡스 선생은 자신이 만든 회사에서 쫓겨났다가 다시 복귀해서 아이폰이라는 시대의 발명품으로 판을 뒤흔들어 버렸다. 그 시절에도 이미 많이 들은 말이지만, 아이폰이라는 게 모두 기존에 있던 기술을 짜깁기해서 만든 게 아니던가.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옛 말을 잡스 선생은 이미 알고 있었나 보다. 일론 머스크 역시 어린 시절에는 망상가라는 평을 들었지만, 잡스 선생의 뒤를 이어 잘 나가는 스타트업을 상징하는 사업가가 되었다. 여전히 코인 사기꾼인지 아니면 혁신의 아이콘 같은 사업가인지에 대해서는 엇갈리는 평이 있지만.

   


자 여기 엘리자베스 홈즈라는 인물이 넥스트 잡스 선생이 되기 위해 도전장을 날렸다. 잘 나가는 집안 출신이었지만, 부모 대에는 예전만 하지 못했다고 했던가. 사립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스탠포드 대학 화학과에 진학한 홈즈는 19세의 나이에 훗날 테라노스가 되는 <리얼-타임 큐어즈>라는 스타트업을 설립했다.

 

그녀가 개발한 에디슨 키트는 너무나 혁신적이었다. 온갖 질병 검사를 하기 위해서는 예나 지금이나 충분한 양의 혈액이 필요했는데, 어려서부터 채혈 공포증에 시달리던 홈즈는 핏 한 방울(아마 그거보다는 많이 필요하겠지)로 무려 250가지에 달하는 질병에 대한 검사를 할 수 있다는 에디슨 키트를 개발해냈다.

 

전세계 스타트업의 요람이라고 할 수 있는 실리콘밸리에서 비 유대계 젊은 백인 여성 CEO의 등장은 성공 서사를 위한 완벽한 충분조건이지 않았을까. 게다가 학벌도 스탠포드 중퇴라고 하지, 그야말로 모든 조건이 완벽하게 구비된 성공 서사가 시작될 판이었다. 이런 획기적인 아이디어에 막대한 투자금이 테라노스에 몰리기 시작했다. 게다가 넥스트 잡스의 꿈을 키우던 홈즈는 어려서부터 경쟁심이 강했고, 억만장자가 되겠다는 자신의 오랜 꿈을 비로소 이루기 시작했다. 문제는 그게 정상적인 방법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홈즈는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한 공격적 마케팅과 함께 모든 스타트업 선수들의 롤모델인 잡스 선생을 벤치마킹해서 검은색 터틀넥에 붉은 립스틱으로 무장하고 전 세계를 상대로 본격적인 사기를 치기 시작했다. 2013년 미국의 거대 약국 체인인 월그린과 제휴를 맺으면서 홈즈가 이끄는 테라노스는 한 때 10조원에 달하는 기업 가치를 자랑하기도 했다. 이런 투자금을 바탕으로 해서 진짜 기술 개발에 나섰더라면 좋았을 텐데 돈의 유혹에 눈이 먼 홈즈는 스타트업 기업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은 도외시하고 사기극을 계속해서 이어나갔다.

 

월스트릿저널 출신의 퓰리처상 수상기자인 존 캐리루 아저씨가 뉴요커에 실란 홈즈의 기사를 보면서 홈즈의 테라노스 제국에 대한 의심을 품기 시작했다. 참 홈즈는 테라노스의 이사진을 헨리 키신저, 조지 슐치 그리고 제임스 매티스 같이 세계적으로 저명한 인사들로 채우면서 자신이 펼치는 사기극을 보다 더 신뢰할 만하게 꾸미는 데도 일조했다.

 

정밀한 의학 기기라면, 수년간 의과대학에서 연구를 거듭한 의사 출신이 맡아야 하는데 정작 홈즈에게는 그런 경험이 일천하다는 점에 의심을 품은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게다가 존 캐리루 작가가 탐사보도를 시작하면서 접촉한 전 테라노스 직원들이 엄격한 보안유지 각서 때문에 테라노스의 속사성을 외부에 알리는 것을 극도로 꺼려했다고 한다. 테라노스는 협박과 위협 그리고 해고로 이의를 제기하는 내부 직원들을 저격했다. 사실 이제 빌런이 된 홈즈를 상대로 막대한 소송비와 배상금까지 치를 지도 모를 그런 위험한 일에 나설 인물들은 없지 않았을까.

 

<배드 블러드>의 저자 존 캐리루는 아담 로젠도프(일명 앨런 빌)이나 타일러 슐츠 그리고 에리카 청 같은 양심적인 내부 고발자들의 도움으로 진실을 파헤치기 시작했다. 숱한 방해에도 불구하고 20151016일 월스트릿저널에 존 캐리루가 테라노스 에디슨 키트에 대한 사실을 폭로하면서 홈즈 제국의 추락이 시작됐다. 2016년에는 FDA의 긴급 테라노스 실태조사, 2018년에는 미국증권거래 위원회의 고소로 홈즈가 테라노스 CEO 자리에서 물러나게 되고, 테라노스는 상장 폐지되기에 이르렀다.

 

당시 홈즈는 총 11개의 죄목으로 기소되었는데 대배심 평결에서 투자자들을 속인 4가지 죄목들은 모두 유죄 판정되었고, 4가지 환자를 기만한 죄들은 무죄를 나머지 3가지는 미결론으로 도출되었다. 홈즈는 존 캐리루가 자신에게 1억 달러 가까이 투자한 루퍼트 머독의 미디어 제국 가운데 하나인 월스트릿저널 소속이라는 사실을 알고 그의 탐사조사를 막아 달라고 했으나, 머독이 거절했다고 한다. 그런 걸 보면 머독도 악덕 사주는 아닌 듯.


홈즈의 경우에서처럼 사실이 아닌 것을 바탕으로 거짓말과 사기를 반복하다 보면, 그것이 진짜라고 믿어 버리게 되는가 싶기도 하다. 그리고 예전에는 권력으로 찍어 눌렀다면 새로운 세기에는 막대한 비용과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소송전으로 자신을 반대하는 이들을 제압하는 세련된 방식이 동원된다는 걸 이 케이스를 통해 깨닫게 되었다. 실제 타일러 슐츠는 테라노스를 상대로 한 소송전에서만 5억 원의 소송비용이 들었다고 한다. 그가 금수저 집안 출신이었으니 다행이지 보통 사람이었다면 감당해내지 못했을 것이다.

 

타일러 슐츠는 피 한 방울로 250가지 질병 검사를 해낼 수 있는 에디슨 키트 만큼이나, 레이건 행정부 시절 국무장관으로 활약한 자신의 할아버지와 연세 지슷한 이사진 양반들이 홈즈의 생일파티에서 노래를 부르고 오행시를 짓는 장면이 그렇게 비현실적일 수 없었다고 말했다.

 

현재 진행형힌 테라-루나 사태 역시 마찬가지다. 그동안 시장에서 계속해서 경고등이 들어왔는데도 불구하고 일확천금을 노리는 눈먼 투자자들이 단기이득을 노리고 부나방처럼 투전판에 뛰어든다는 이야기가 정말 남의 이야기처럼 들리지 않았다.

 


<배드 블러드>에는 독자들이 호기심을 품을 만한 모든 요소들이 한가득이다. 19세 소녀가 살벌한 경쟁이 펼쳐지는 실리콘밸리에서 스타트업 기업을 설립해서, 저명한 경제기 <포브스>가 미국에서 가장 부자로 선정할 정도로 성공한 기업가가 되는 과정이 정말 드라마틱하지 않을까? 물론 기초가 없는 모래성을 쌓은 덕분에 성공만큼이나 몰라도 빨랐다. 화려한 성공만큼이나 몰락도 아찔했다. 최대 20년에 달하는 형량을 어떻게든 줄여 보기 위해 재판 과정에서 드러낸 비즈니스 파트너이자 전 애인이었던 서니 발와니에 대한 폭로도 초현실적인 막장극의 완성도를 더 높여 주었다. 머독을 비롯한 숱한 투자자들이 막대한 금전적 손해를 입혔지만, 벌거벗은 여왕님은 여전히 캘리포니아의 1,700만 달러 짜리 대저택에서 호화롭게 지내고 있는 후속 보도는 또 어떤가.

 

간략하게 엘리자베스 홈즈의 사기극 <배드 블러드>를 다뤄 보았는데 곧 영화도 제작될 전망이고, 애플에서는 아만다 사이프리드 주연의 <드롭아웃>이라는 제목의 드라마가 최근 발표되었다. 과연 다른 미디어에서는 벌거벗은 여왕님이 어떻게 묘사되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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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2-05-19 12: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영화로 제작되는 군요? <배드 블러드> 책으로 읽고 싶었는데
레삭매냐님 덕분에 진상을 어느정도 파악하게 되었네요.

확인도 없이 큰 돈을 투자한 투자자들...
일확천금에 대한 기대가 물증보다 강력한
확신이 되었을것 같아요

헨리 키신저 충격입니다.

레삭매냐 2022-05-19 14:22   좋아요 2 | URL
영화에서는 제니퍼 로렌스가
홈즈 역할을 맡는다고 하네요.

왜 이사진에 얼굴 마담들만
있고, 진짜 전문가들이 없는지
투자자들이 의문을 표하지 않
았을까요? 묻지마 투자의 대표
적인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키신저가 아직도 건재하다는 게
더 놀랍습니다.

sijifs 2022-05-19 12: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을 상당히 인상깊게 읽었습니다. 영화와 드라마 제작 소식이라니 나중에 개봉하면 꼭 봐야겠군요

레삭매냐 2022-05-19 14:23   좋아요 2 | URL
존 캐리루 작가가 퓰리처상
을 두 번이나 받은 이유를
절실하게 알려 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전 우선 <드랍아웃>부터
볼 생각이랍니다.

mini74 2022-05-19 16: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앗 저도 이거 기사였나 어디서 읽은 기억이 납니다. 근데 이렇게 큰 사기를 친 사람들은 요즘은 이야기를 팔아서 또 부자가 되더라고요. ㅎㅎ 참 아이러니합니다. 사기도 크게 쳐야 되나봐요

레삭매냐 2022-05-19 17:42   좋아요 2 | URL
어느 기사에서 봤는데 횡령액이
100억 이상이면 백퍼 집행유예
라고 하더라구요.

그 이하는 실형이구요. 그니까
해먹으려면 왕창~! 해먹어야
한다는 이야기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