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달 태양이야기 - 열두 달 자연 이야기 4-자연의 아이들
우나 야콥스 글.그림, 김경연 옮김 / 풀빛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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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 사는 모든 생명체에게 있어 태양이란 더없이 소중한 존재다. 그런 태양에 대한 이야기를 하나하나 풀어가는 이 책을 <열두 달 지구 이야기>와 같이 보았다. 현재 초등학교 과학 교과에서 지구와 달에 대한 것이 나오는데 사실 정확히 아이에게 설명을 못해줬었다. 그래서 이 책을 보고 정확히 이해한 다음 둘째가 그 부분을 배울 때는 당당하게 이야기해 주려고 했는데 아직은... 그 정도 수준이 안 되겠다. 아무리 여기에 있는 그림을 가지고 아이에게 적당한 말로 설명을 하려 해도 잘 안된다. 그만큼 설명이 모호하다는 뜻일 수도 있겠다. 물론 내가 잘 이해를 못해서일 수도 있겠고...

그러나 태양에서 오는 빛의 양을 설명한 그림을 보면 정말 잘 표현했다는 생각이 든다. 빛의 양과 강하기를 함께 표시한 방법이란... 이 책이 비록 지식을 전달하기 위한 책이라지만 그림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처음에는 태양빛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계절로 넘어간다. 사실 지구를 이야기할 때 계절이 나올 법도 하지만 여기서는 따로 태양 이야기로 엮었다. 그러면서 각 계절의 모습과 동식물의 변화하는 모습을 설명한다. 그 중에서도 특히 두더지에 대한 설명이 재미있었다. 그저 낮동물과 밤동물 사이에 공간이 있어서 그린 것인줄 알았는데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바로 밤이건 낮이건 상관없이 위장에 따라 먹고 자는 것을 결정한단다. 하지만 그 두더지 그림이 겹치는 가운데 부분이라 자세히 보지 않으면 그냥 넘어갈 수 있다는 점이 아쉽다.

흔히 알고 있는 계절에 대한 이야기를 동물과도 연계시키고 식물, 심지어 광물과도 연계시키며 쉬운 입말로 설명을 해주고 있다. 어찌보면 특별히 새로운 것이 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궁금할 때 한번씩 펼쳐보기에는 좋은 책이다. 그런데 외국 책을 보면 새가 많이 나온다. 허나... 새는 이름도 우는 소리도 제대로 아는 것이 없다는 점... 읽으면서 괜히 스스로에게 답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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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달 지구이야기 - 열두 달 자연 이야기 3-자연의 아이들
우나 야콥스 글.그림, 김경연 옮김 / 풀빛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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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과 관련된 아이들 책을 고르다보면 꼭 겹치는 부분이 생긴다. 아니 겹치는 부분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한 분야에 대해 집중적으로 몰리는 현상이 나타난다. 아마도 그쪽이 부모가 관심 있는 분야일 수도 있을 것이고 반대로 취약한 부분을 대물림(?)하지 않기 위해 열심히 모으는 것일 수도 있다. 어쨌든 내 경우는 이상하게도 과학, 특히 지구과학 분야의 책을 열심히 사 모으는 것을 나중에서야 알았다. 학교 다닐 때 어려워했던 분야였기에 아이들이 힘들어 하는 것을 미리부터 막아주고 싶어서였나보다.

이런 지구과학에 대한 책들은 특색이 있다. 모든 것을 다 다루기에는 워낙 광범위하기에 특정 분야에 중점을 두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이 책은 어느 분야를 중점적으로 다루는가하면 지구의 생명과 땅이다. 그것도 땅 속 깊은 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다루지 않고 순수하게 생명과 관련된 것들을 다룬다. 그래서인지 분위기가 차분하며 생명에 대한 신비감이 느껴진다.

모든 생명은 한살이를 거쳐서 결국 흙으로 돌아간다는 진리를 잔잔하게 설명하기도 하고 동물의 먹고 먹히는 관계를 담담하게 이야기하기도 한다. 글이 결코 적지 않은데도 하나하나 책장을 넘기며 고개를 끄덕이다보면 어느새 마지막 장이다. 특히 각 그림마다에 있는 식물이나 동물에 대한 이름과 번호가 있어서 찾아보며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문제는 내가 아는 것이 없어서 대부분의 것이 생소하다는 점이지만... 그래도 아는 식물이나 동물이 나오면 괜히 기쁘다. 시종일관 아름다우면서도 담백한 그림은 보는 이를 편안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책이다. 또한 지식을 가득 담고 있으면서도 문체가 딱딱하지 않고 입말로 되어 있어 아이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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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방진 도도군 일공일삼 48
강정연 지음, 소윤경 그림 / 비룡소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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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애완동물이라고 했다가 이제는 반려동물이라는 말을 쓴다. 그래서인지 방송에서도 동물에 대한 프로그램이 꽤 많다. 워낙 동물을 좋아하는 편이라 동물에 관한 프로그램은 한가한 일요일이면 거의 빠지지 않고 보는 프로그램이 되었다. 거기서 보면 유기견에 대한 이야기, 길에서 떠돌던 개가 힘겹게 사는 할머니를 따라다니다 결국은 한 가족이 된 이야기, 열심히 훈련을 받고 있는 개 이야기와 그 와중에 딴짓만 하는 개 이야기, 사람들의 욕심에 따라 성형하는 동물 등 여러 이야기가 나온다. 그런 이야기들이 여기 이 책 속에 모두 녹아있는 것을 보고는 내가 보았던 그 모든 것들이 그냥 저절로 그렇게 된 것이 아니라, 정말로 개의 의지가 들어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강아지를 키우면서 동물병원에서 받은 수첩에는 수컷 강아지가 새끼를 못 낳도록 하는 수술을 하면 성질도 온순해진다는 이야기가 써 있다. 한때는 나도 거기에 혹 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니 정말 강아지에게 못할 짓을 하는 것 같아 그만두기로 했다. 또 며칠 전에는 딸이 개가 못 짖게 하는 수술도 있다며 그걸 해주면 어떻겠냐는 이야기도 한다(가끔 밤에 짖어서 긴장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마침 이 책을 읽고 난 후였기에 그건 정말 개 입장에서 보면 학대 수준을 넘어 생물 취급을 하지 않는 무책임하고 비열한 짓이라는 것을 조목조목 설명해 줬다.

순전히 개의 시선에서 이야기를 전개해 가는 이 책은 읽는 내내 '그래 개들은 이렇게 생각하는 거였구나.' 내지는 '개들이 이래서 그랬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요즘 유기견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버려진다'는 것을 사람의 집을 나선 공간 즉 떠돌아다니는 것만을 의미하는 줄 알았다. 그러나 키우다가 귀찮다거나 힘들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에게 줘버리는 것도 개의 입장에서는 버려지는 것이라는 것을 알고는 뜨끔했다. 사실 우리도 처음에 조금 키우다가 힘들면 시골에 갖다 주기로 합의했었기 때문이다. 당연히 그걸 버리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개의 입장에서는 그것도 버려지는 것이란다. 가만 생각해보니 그럴 만도 하겠다. 정말 뒤통수를 얻어 맞은 기분이었다.

순수하게 개의 시선에서 바라보기 때문에 호칭 또한 특이하고 재미있다. 도도의 원래 주인인 사모님은 남편이 '야'라고 부르기 때문에 도도는 그녀를 '야'라고 명명한다. 마찬가지로 그녀의 남편은 '그 인간'이다. 아마도 돈 많고 밖에서는 교양있는 척 행동하는 사람들이 자기들의 공간에서는 어떤 말을 하고 어떻게 상대를 대하는지 말해주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이유야 어찌됐든 독자 입장에서는 통쾌하고 신선했으며 재미있었다.

인간의 눈으로 개들의 모습을 그렸기 때문인지 개들의 사회도 인간과 별반 다르지 않음을 보여준다. 그러다가 간혹 도도의 눈을 빌어 인간사회의 모순과 인간들의 수치스러운 모습을 비꼰다. 또한 짧고 직설적인 문장은 읽는 이의 마음을 유쾌하고 시원하게 해준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동반자를 찾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는 도도의 모습을 보면서 혹시 훈련장에서 훈련받는 개가 저런 마음을 갖고 열심히 훈련받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인간에 종속되었던 이름인 도도를 버리고 초롱이로 새 삶을 시작한다는 설정은 아이들도 자신이 삶의 주체자로서 우뚝 서길 바람과 동시에 동물의 입장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 주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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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요, 에리히코 아저씨! - 가문비그림책 4
에블린 다비디 지음, 이옥용 옮김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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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어떤 강연회에서 뜨끔한 소리를 들었다. 무릇 그림책이란 어린이들이 보는 것이건만 어른의 잣대로 평가해서 미리부터 차단한다는 것이다. 이건 그림이 단순해서 안 되고 저건 내용이 별로 마음에 안 들어서 안 되고 또 저건 아이들이 배울 게 없어서 안 되고... 결국 어른의 취향, 아니 아이를 어떻게 교육시킬 것인지에 부합되는 것만 남는 것이다. 철저하게 아이는 소외시킨 채로 말이다.

만약 이 이야기를 듣지 않고 이 책을 보았다면 아마도... '별로네' 하면서 옆으로 밀쳐 놓았을 것이다. 그러나 정말 순수하게 아이의 눈으로 돌아가서 보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보면 얼마나 재미있겠는가. 코가 길어서 빨래줄도 되어 주고 우산도 되어 주고 사다리도 되어 주니 말이다. 남과 다른 자신의 모습을 부끄러워 하지 말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된다거나 도움을 주면 나중에 도움을 받는다는 그런 교훈은 차치하고라도 일단 아이들은 재미있어 할 것이다. 코를 이렇게 쓸 수도 있다고 깔깔대기도 할 것이며 자신도 그런 코가 있었으면 하고 바랄 수도 있을 것이다. 이처럼 아이들이 읽고 즐겁고 재미있어 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것이다. 갑자기 그림이 어떻고 글의 플롯이 어떻고 이야기하는 것이 무척 조심스러워졌다. 아니 그럴 필요가 있을까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런 건 전문가에게 맡기고 우리는 그저 감상만하면 되는 것이다. 물론 그 결심이 오래 가지 않아서 그렇지...

둘째가 볼이 유난히 통통하다. 모든 사람들이 한번씩 꼬집어 볼 정도로... 그래서 한때는 그게 싫었는지 볼이 커서도 통통하면 어떡하냐고 걱정하기도 했었다. 지금은 그냥 인정했는지 별 말이 없다. 이처럼 아이들은 자신의 신체 중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부분이 꼭 있다. 하긴 어른들도 그런데 아이들이라고 다를까마는 한창 자라나는 아이들은 더 예민한가보다. 그것을 받아들이고 인정하고 나면 별 것 아닌 것을. 아마 이 책도 그것을 이야기해 주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지금까지 보아왔던 외국의 그림책과는 어딘지 모르게 다른 느낌이 든다. 아무래도 영미권 책을 많이 보아온 탓일 게다. 처음에는 아저씨가 자신의 코에 대한 열등감이나 소외감을 느끼는 부분이 나오리라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다. 처음부터 바로 아저씨가 코가 길다는 이야기와 함께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는 이야기가 나온다. 내 예상이 빗나갔다. 이게 바로 문화의 차이인지... 다양한 방식의 책을 접한다는 것만으로도 좋고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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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로야, 힘내 아이세움 그림책 저학년 33
후쿠다 이와오 지음, 김난주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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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이 책을 보자마자 혹시 <난 형이니까> 책을 쓴 사람 아니냐고 묻는다. 서당 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더니 그림책을 많이 보더니만... 그리고 나중에 그림책 작가가 된다더니 금방 알아본다. 후쿠다 이와오는 워낙 실생활에서 만나는 평범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이끌어내서 아이들이 모두 좋아한다. 물론 어른도 푸근하고 가슴 찡한 이야기에 이끌리기는 마찬가지다.

고로와 비슷한 종을 전에 동물병원에서 본 적이 있었다. 얼마나 크던지... 발이 마치 사자나 호랑이 발 같았다. 고로의 발도 그렇다. 처음에 그림을 보지 않고(대개 어른들은 글자만 본다.) 제목만 보았을 때는 고로가 사람인 줄 알았다. 그러나 표지에서 커다란 개를 여럿이 낑낑대며 들고 가는 것을 보니 아마도 고로는 개의 이름인가보다. 과연 고로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걸까.

주인공인 나는 친구들과 야구를 하기로 되어 있는데 엄마가 고로를 데리고 가라고 한다. 마치 귀찮은 동생을 억지로 데리고 가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고로는 늙어서 걸음이 늦다. 그러니 얼마나 짜증이 날까. 친구들은 모두 신나게 놀고 있을 텐데 자신은 개를 데리고 그것도 천천히 가야 하니... 야구 모자와 글러브, 야구 방망이를 들고 한 손에는 삽을 들고 개를 끌고 가는 아이는 입이 부루퉁하다. 그런데 삽은 왜 들고 있을까? 처음에는 글만 보느라 미처 몰랐는데 누군가가 그것을 일깨워줬다. 아마도 배설물을 치우기 위해 그런 것이 아닌가 하고 나름대로 결론을 내렸었다.

결국 너무 늙어서 가다가 쓰러진 고로를 친구들이 힘을 합쳐서 다쿠야네 집으로 옮긴다. 그 와중에도 작가는 유머를 잃지 않는다. 죽을 힘을 다해 고로를 옮기면서도 다리 바로 밑에 있는 다케시는 오줌 쌀까봐 걱정한다. 역시 아이다운 행동이다. 그러나 수의사 선생님이 고로를 치료하는 동안 아이들은 땀 닦을 생각도 하지 않고 고로의 상태를 지켜본다. 간절한 마음을 담아서... 그 사이 다쿠야는 고로와의 추억을 생각한다. 태어나기 전부터 함께 살았으며 언제나 자기와 놀아 주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떠오른다. 커다란 덩치로 작은 다쿠야와 노는 모습은 정말 귀엽다는 말로 밖에 표현을 못하겠다.

그렇게 고로가 깨어나는 것을 보고 아이들이 환성을 지르면서 이야기는 끝이 난다. 대개 이쯤에서 앞으로는 고로를 잘 돌보겠다거나 이제 고로가 기운을 차렸다는 등의 이야기를 기대하겠지만 작가는 시치미를 뚝 뗀다. 그리고 마지막을 다쿠야의 일기로 장식한다. 멋진 마무리다. 그 일기에서도 어떤 다짐이나 반성이 아닌 그저 고로를 산책시키는 이야기를 담담하게 적고 있다. 그럼으로써 그동안 느꼈던 고로에 대한 측은함과 푸근함을 그대로 간직하게 해 준다. 상황을 마무리 지음으로써 감정을 정리하게 하지 않고 말이다. 아이들은 강아지가 발을 갖고 무엇을 잡거나 다리로 어떤 행동을 할 때가 가장 귀엽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고로의 발에 자꾸 시선이 간다. 그러면서 우리집 강아지 발을 자꾸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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