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90년대 레트로~! 금요일 오후의 댄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Arch 2012-09-07 2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맥거핀님, 가위!

Arch 2012-09-07 21:00   좋아요 0 | URL
금요일인데 저는 아직 회사에요. 내일 쉰다는 것만으로 무척 달뜨는 금요일이에요.

맥거핀 2012-09-08 23:51   좋아요 0 | URL
금요일인데 그렇게 늦게까지 잡아두는 회사는 참 안좋군요. 잘 쉬고 계시는지 모르겠네요. 좋은 주말 되세요.^^
 

1.

최근에 몇 권의 책을 샀다. 일반서점에서도 샀고, 온라인으로도 샀고, 알라딘 중고서점에서도 구매했다. 곧 이사를 가야할 상황이라 있는 짐도 줄여야할 상황인데, 자꾸 책 짐만 늘어나고 있으니 문제는 문제다. 여러 권의 책 중에서 가볍게 짬짬이 읽고 있는 책은 중고서점에서 산 <내 인생의 영화>라는 책이다. 사회 각계각층의 유명인사들(이라고 하지만 대부분은 문화계쪽)이 선정한 각자 나름의 '내 인생의 영화'들과 그에 대한 이야기들을 묶은 책인데, 예전에 <씨네21>에서 연재될 때 조금씩 읽었던 기억이 나는데, 이렇게 한데 모아 읽으니 꽤 새롭고, 이 사람이 이런 영화를 선정했네, 싶은 것도 있다. 예를 들어 소설가 배수아 씨는 심플해서 무시무시했던 영화 <헨리: 연쇄살인범의 초상>을, 시트콤의 대부 김병욱 PD는 <월하의 공동묘지>와 <흐르는 강물처럼>을 내 인생의 영화라고 꼽았다. (이 두 영화의 유일한 공통점은 제목이 일곱자라는 것 외에는 없는 것 같다. 이 두 개의 영화는 김병욱 시트콤의 이질적인 두 개의 필수적인 요소의 결합, 특징 있는 캐릭터와 기묘한 슬픔의 결합을 연상시킨다.)

 

읽다보니 필연적으로 다른 사람들의 인생의 영화가 아니라, 내 인생의 영화라는 것을 생각해보게 되는데, 여러 영화가 스쳐 지나가는데 딱히 이거다 싶은 영화는 없다. 아니 그것을 어떤 기준으로 정해야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영화를 내 인생의 영화라고 말해야하는 것일까, 삶의 기억할 만한 순간 속에서 우연히 스쳤던 영화를 내 인생의 영화라고 말해야하는 것일까(예를 들어 여자친구와의 첫 데이트에서 보았던 영화같은 것), 태어나서 처음으로 본 영화를 내 인생의 영화라고 말해야 하는 것일까(다만 기억할 수 있다면 말이다). 어쩌면 최대한 긍정적으로 해석해서 어쩌면 '내 인생의 영화'라고 불릴만한 영화를 만나지 못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니까 아직 나에게는 '내 인생의 영화'를 만날 기회가 남아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 대단한 행운이 아직 남아있다고 믿고 싶다.

 

2.

올림픽이 끝났다. 어쩌다보니 올림픽을 화면보다는 뉴스로 더 자주 접했는데, 올림픽 기간의 언론은 일종의 자기분열의 양상을 보여주고 있었다. 예를 들어 올림픽에서 메달의 가치는 어떠한 것으로도 바꿀 수 없다는 이야기를 늘어놓다가, 태연하게 메달리스트들이 앞으로 받게 될 포상금이나 여러가지 혜택에 관해 면밀하게 조사한 리포트를 늘어놓는 것이 그들의 역할이었으며, 올림픽은 전세계인의 축제, 지구촌의 화합의 장이라고 말하면서, 재빨리 경기에 진 상대편 나라의 언론이나 네티즌들의 반응을 살며시 조롱조로 늘어놓는 것이 그들의 몫이었다. (즉 한 경기에서 이겼을 때 우리는 승리 그 자체를 즐기는 것이 아니라, 거의 대부분 상대방의 소위 '멘붕'을 즐긴다. 반대의 경우라면 그러므로 당연히 패배에 대한 과도한 비난이 이어진다. 이 비난의 이유는 간단하다. 나에게 '멘붕'이 오게 만들었다는 것. 나를 '기분나쁘게' 만들었다는 것. 나를 기분나쁘게 했으니까, 너는 욕을 먹어라, 이 얼마나 저열한 이야기인가. 동시에 언론들이 이를 '성숙치 못한 반응'이라며 매도할 때 그들에게 묻고 싶다. 그 미성숙을 누가 부추기고 있는지.) 물론 이런 자기분열은 그리 새로울 것은 못된다. (예를 들어 '진품명품'같은 프로그램을 보면 돈으로 살 수 없는 문화재의 가치 어쩌구 한 다음에 바로 그 물품의 가격을 매긴다.) 그러나 올림픽이라는 그들의 명대로라면 '화합의 장', 그러나 실상은 (그들의 태도로 비추어 볼 때) '준전시체제'가 우리 머리 속의 다른 무엇인가를 작동시키는 모양이다.

 

확실히 올림픽이라는, 나라의 대표 선수들을 내보내놓고 벌이는 총성없는 대리전은 우리 안의 다른 무엇인가를 작동시키기는 한다. 그 중의 하나는 예를 들어 집단방어의식 같은 것이 아닐까. 예전 미국총기난사 사건의 범인이 한국계인 것이 밝혀졌을 때 이상한 사죄의 논리같은 것이 빗발쳤었다. 그 때 누군가가 이는 한국인의 집단방어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글을 썼었는데, 올림픽에 대한 몇몇 특이한 반응들을 보면서 비슷한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어 배드민턴의 져주기논란과 같은 것들 말이다. 이번 배드민턴 경기에서 져주기가 문제가 되는 것은 그 져주기로 인해 좋은 경기를 관람할 권리를 관객 및 시청자들이 놓치기 때문이기도 하고, 때로는 그것에 관계된 다른 선수들이 경기진행상에서 피해를 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과도한 비난에는 때로 다른 것들이 스며들어가 있다. 한국인으로서 부끄럽다, 나라 망신을 시켰다, 는 식의 논리가 그것이다. 올림픽이라는 국가 간의 경쟁에 한 국가집단으로서의 사고는 어느 정도 피할 수 없겠지만 이런 것은 조금 지나친 것이 아닐까. 이런 것에 현 정부에서 늘 강조하는 '국격'같은 것에서 풍겨나오는 구린 냄새가 연상된다면 내가 지나친 것일까.

 

3.

개인적으로 올림픽에 대해서 흥미로웠던 것은 다른 부분이었다. 올림픽을 둘러싼 언론들의 반응이나 담론들은 근대적인데 비하여(그래서 '근대올림픽'이라고 불리는지도), 경기에 대한 부분들은 다른 새로운 영역으로 들어서는 것 같다. 이번 올림픽에서 흥미로웠던 것은 거의 모든 경기에 전자적인 판정, 비디오 판정 같은 것이 도입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격이나 펜싱, 육상, 수영과 같이 기계장치에 의존해왔던 스포츠들도 그렇고, 그간 인간 심판의 판정에만 의존해왔던 레슬링, 하키, 태권도 같은 종목들에도 비디오에 의한 판정이 당연시되고 있다는 점. 이는 어떤 경계선상에 놓여 있다는 느낌이다. 즉 인간심판이 비디오를 보고 자신의 판정을 수정하는 현재의 형태는 필연적으로 점점 인간심판을 배제시킬 것이고, 언젠가는 완전히 전자적인 장치만으로 모든 스포츠의 판정을 내릴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인간 심판이 먼저 판정을 내리고, 비디오를 보고 판정을 수정하는 현재는 그 과도기의 어떤 중간지점일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궁금해지는 것은 그 먼 미래가 되면, 그 때는 오심논쟁이 사라질 것인가라는 부분이다. 그 때가 되면 그 전자장치의 조작여부를 가지고 오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그러므로 신아람 선수 사건은 일종의 전조인 것이다.) 하루키던가 다른 누군가가 말하지 않았던가. 새롭게 나타난 편리함은 늘 부수적인 다른 불편함을 야기시킨다고. 아마 판정의 기술은 현대적이 되어도, 그 판정의 기술을 보는 우리는 근대적이므로 (새로운 형태의) 오심논쟁은 또 이어질 것이다. 

 

또 하나 흥미로운 것은 이 올림픽 영상들의 미학적인 부분이다. 엑스포와 마찬가지로 올림픽은 근대적인 경쟁의 산물이면서, 동시에 기술적으로는 늘 새로운 발전을 불러일으켰다. 그것은 예를 들어 중계기술의 발달과도 관련이 되는데, 그것은 그 자체로 끝나지 않고 다른 많은 관련된 부분, 예를 들어 영화같은 것에도 상당히 영향을 미쳤다. 이번 올림픽에서 인상에 남는 장면 중의 하나는 단연 양학선 선수의 체조 경기에서 보여준 두 개의 시점을 고속카메라로 이어붙이는 장면일 것이다. 기존의 슬로비디오가 시간의 한계를 보는 이에게 극복하게 해주었고, 여러 시점에서 다양하게 한 순간을 촬영한 분할화면이 공간의 한계를 보는 이에게 극복하게 해주었다면, 이 장면은 동일한 시간의 두 개의 이질적인 시점을 느리고 부드럽게 이어붙임으로써 시공간의 한계를 보는 이가 단번에 극복하도록 해주었다. 즉 그 장면을 집안에서 관람하는 시청자들은 현장성이라는 특권을 포기하는 반면에, 시공간을 뛰어넘는 기이한 체험을 할 특권을 가지게 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이 새로운 기술의 체험은 단순히 새로운 기술의 체험만이 아니라 새로운 미학의 가능성에 대한 체험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기존의 단순한 화면이 아니라 새로운 화면을 통해서 우리는 '양1' 기술의 아름다움에 대해 알게 되었으니 말이다. (예를 들어 영화에서 3D로 인해 우리가 새롭게 얻게 된 아름다움은 무엇인가.) 기술은 미학을 이끌고, 미학은 기술을 성찰(반성)하게 하여 새로운 방식의 기술을 불러낸다.

 

4.

그러고보니 최근에 영화에 대해 거의 이야기를 못했다. 사실 본 영화가 거의 없는 탓이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몇 개의 영화는 챙겨보긴 했다. <도둑들>도 봤고, <다크나이트 라이즈>도 봤고, 그 사이에 <락 오브 에이지>도 봤다. <도둑들>과 <락 오브 에이지>는 비슷한 관점에서 이야기할 수 있는 영화다. '케이퍼 무비'라는 기대감을 불러일으켰고, 또 그런 식으로 광고했던 <도둑들>에서 가장 기이한 점은 그 '케이퍼'가 없다는 사실이었다. 일단 나를 비롯한 많은 관객들이 기대했던 것은 그 다양한 캐릭터들의 적절한 조화, 그 손발이 딱딱 맞는 환상의 앙상블 아니었을까. 그러나 막상 가장 중심되는 '도둑질'은 그 예고편(미술관의 유물을 훔치는 초반 씬)의 도둑질만도 못했다. 지루한 금고따기와 갑자기 어울리지 않는 영웅본색식 총질이라니(뭐 달화 형님은 멋졌다). 반면 <락 오브 에이지>는 자신들이 해야할 것은 무엇인지 어느정도는 알고 있다. 그런 뮤지컬 영화에서 복잡한 심리게임이나 예상을 뒤엎는 반전 같은 것은 있으면 좋겠지만, 없어도 크게 문제될 건 없다. 사실 어떤 의미에서는 유치한 스토리나 뻔한 이야기가 더 좋을 수도 있다. 문제는 춤과 노래다. 춤과 노래는 얼마나 어깨를 들썩거리게 하고, 얼마나 따라부르게 만들며, 얼마나 떠나간 옛사랑을 떠올리게 하는가. 적어도 <락 오브 에이지>는 자신의 주종목에서만큼은 최소한의 몫을 해낸다. 물론 락 넘버들이 워낙 좋은 탓이지만. 극장 안에서 'More Than Words'가 울려퍼지는데 안 따라부를 재간이 있나. (<다크나이트 라이즈>에 대해서는 그 전편들을 복습해보고 뭔가를 이야기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 전편들의 기억이 가물거린다. 라스 알굴 이야기도 <배트맨 비긴즈>에서 좀 봐야할 것 같고..다만 베인에 대해서는 좀 실망하긴 했다. 아이맥스로 결국 보지 못한 것도 아쉽고...)

 

그래서 나름 마음을 먹고 '시네마디지털 서울(CINDI)' 영화제의 영화 몇 편을 예매했다. 무엇보다도 기대되는 것은 아오야마 신지의 <도쿄 공원>. 라울 루이즈의 개막작을 놓친 것은 아쉽지만, 홍상수의 단편이나 아핏차퐁의 단편들도 기대가 된다. 늘 이럴때는 일보다는 의지나 체력이 더 큰 문제가 된다. 그래서 의지를 다지는 의미로 글을 남겨둔다.

 

5.

배가 고파서 뭔가를 더 쓰지를 못하겠다. 김밥천국에서 먹은 음식이 거의 꺼져가는 모양이다. 김밥천국의 음식은 딱 김밥천국스럽다. 그러니까, 음식모양새도 뭔가 어설퍼보이고, 다 먹고나면 왠지 배가 아플 것 같은 느낌인데, 먹다보면 의외로 먹을 만한 맛이고 느낌도 나쁘지 않지만, 여력이 있다면 다른 것을 먹는 것이 낫겠다라고 느껴지는 맛이랄까. 책으로 치자면, 저자의 이력도 신통치 않고, 책 디자인도 1980년대 풍인데 읽다보면 의외로 재미가 있는 책이지만, 그래도 구입안하고 서점에서 읽어서 다행이야, 라는 느낌이 드는 책이랄까.

 

아까 올림픽을 대하는 언론들의 자기분열에 대하여 말했지만, 정작 자기분열이 오는 것은 내가 아닐까. 잠이 오지 않는 것은 다른 이유인데, 이야기는 가장 중요한 그것을 빼고 전혀 중요하지 않은 다른 이야기만 하고 있다. 자기분열은 전혀 다른 별개가 아니라, 대부분 다른 하나를 가리기 위해 나머지 하나가 만들어지니까. 이 글도 다른 하나를 가려 잠을 자기 위함이지만 이상스레 정신만 맑아진다. 그래도 잠을 자둬야만 하겠지. 뱃속의 김밥천국도 이제 문을 닫았고, 시간은 4시를 향해서 가고 있으니.

 



댓글(8)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12-08-18 01: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8-21 13: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8-22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생각에 맥거핀님은 아직 '내 인생의 영화'를 만날 기회를 남겨두고 있는 대단한 행운을 가지고 있으신 듯 하네요. 딱 떠올라야, 내 인생의 영화니까! (저도 아직 기회가 있어요~)
근데 태어나서 본 첫 영화, 첫데이트 때 본 영화들도 궁금하네요~?^^
<내 인생의 영화> 재밌게 읽은 기억이 있어요. 내가 인상적이었던 건, 포르노를 탐닉한 감독이 의외로 많더라는 것. 하드 고어 무비도 그렇지만... (기억이 맞나 모르겠네요.)

올림픽 방송의 자기 분열.. 재밌네요. 근데 말씀하신 집단 방어 의식도 그렇고, 좀 싫어요. 진짜 이런 게 창피하다니까요. 내 소속이..(근데 이것도?!)

전 <도둑들>의 그 삐걱거림이 좋았어요. 장르에 충실하지 않고, 감독이 하고 싶은 거 막 다 넣은, 그 B급무비같이 지 멋대로인 것. 그러면서 또 어떤 면에선 완전히 웰메이드이죠~. 여튼 저에겐 <도둑들>이 두 번 보고픈 오락영화였지요.

여튼 잠이 안 오는 밤은 늘 글을 쓰는 걸로 합시다~~.ㅎㅎㅎ (늘 재밌게 쓰시니까~)

맥거핀 2012-08-24 01:22   좋아요 0 | URL
늘 글을 읽고 이렇게 성실하게 댓글을 달아주시는 섬님이 계시니 글을 쓸 재미가 나는군요.^^

포르노나 하드고어 같은 것들이 아무래도 충격적으로 인상에 남기 때문에 그런 것도 있지 않을까요? 내 인생의 영화라고 할 것까지는 없지만, 저도 처음본 제목없는 비디오 같은 것은 잘 기억하고 있어요.ㅎ 태어나서 처음본 영화는 아니지만, 처음 극장의 기억이 제대로 나는 것은 어머니 따라가서 본 구니스, 람보 동시상영관이었는데요.(지금 생각해보면 아마도 동네 재개봉관이었던 듯..람보2였던 것 같아요.) 원래 계획대로라면 구니스만 보고 나와야 하는데 저희 어머니가 워낙 액션 같은 걸 좋아하시는 터라 넋을 놓고 람보를 보셔서 저도 같이 봤던 기억이 나네요. (첫 데이트 영화는 비밀로 해두지요.^^)

근데 올림픽이 특별히 유별나긴 하지만, 우리 방송 혹은 우리 사회의 자기분열은 새로울 것도 아니어서요. 예를 들어 오늘 글샘님인가 글 보고 그런 생각이 들었는데 우리 사회의 힐링 열풍에 대해서 말이죠. 저는 '힐링, 힐링하는 거 보면 참 우리 사회에 다친 사람들이 많나보다'하는 시니컬한 쪽이었는데, 생각해보면 좀 웃기긴 해요. 그 다친 게 다 무엇 때문인지..맨날 1등 어쩌구, 경쟁 어쩌구 하니까 사람이 다쳐 나가는게 아니겠어요. 근데 그걸 바로잡을 생각은 안하고, 이제 다쳤으니까 힐링..하는 게 좀 웃기긴해요. 뭐 그런 것도 자기분열이라면 자기분열이죠.

아..그거 좋은 표현입니다. 삐걱거림. 영화가 좀 삐걱거리긴 하죠. 뭐 섬님 말씀대로 그게 좋은 측면도 있고, 좀 아닌 부분도 있긴 한 것 같아요. 근데 저는 최동훈 감독이 B급 지향보다는 말그대로 잘짜인 웰메이드를 좀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도둑들>이 일종의 선물세트를 지향한다면 추석때 급조해서 파는 싸구려 종합과자선물세트가 아니라, 확실한 한우선물세트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뭐 그런 느낌이라고 할까요.^^ 그런 능력도 있는 감독이라고 생각하구요.

요새 그럼 다시 도시로 복귀하신 모양이네요. 도시 생활은 어떤가요? 좀 도시가 삭막하기는 하죠. 새벽 가까운 시간에 지하철을 타면 늘 삭막한 기분이 들어요. <올드보이>에서 커다란 개미가 지하철에 있던 씬이 생각이 나요. 늘.

2012-08-24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맞아요. 최동훈 감독은 비급 영화 장기인 감독이기보단 웰메이드를 잘 할 감독이라고 저도 생각해요. 근데 이번에 자신감과 열정이 넘쳤던 걸까요?ㅎㅎ 다음 번엔 웰메이드로 잘 뽑힌 영화를 만들어 주려나?! 싶기도 하네요..
(한우선물세트..ㅎㅎㅎ)

저의 도시 생활은 삭막하고 붐비는 출퇴근이 없어서, 쾌적하고 좋네요. 농사일에 비하면 이 따위 직장일이야 다 노는 겁니다. 모두 같이 노는 거라니까요!ㅎㅎ -그러니까 도시 생활의 여유와 쾌적을 즐기고 있다는 말..^^

맥거핀 2012-08-26 17:49   좋아요 0 | URL
아..그것 참 다행이군요. 출퇴근이 없는 생활이라면 훨씬 낫죠. 아마도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생각할텐데, 출퇴근이 직장 생활의 한 5분의 1, 어쩌면 그 이상을 잡아먹는 것 같아요. 아무튼 직장생활도 뭐 그정도라시니 참 어떤 의미에서는 부럽군요. 어디 가서나 잘 적응하시는 섬님이 대단한걸까요...

Shining 2012-08-24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맥거핀님, 저 왔습니다(굽신굽신). 이렇게 재밌는 글도 안 읽다니, 전 대체 뭐하고 지냈나 싶습니다, 저 없을 때 이런 흥미진진한 글 날리시기에요?(뻔뻔합니다ㅋ) 맥거핀님 삼일에 한 번 씩은 잠 안오시면 좋겠다, 이런 글 자주자주 읽게_-*(매일 그러시면 건강 해치니까 삼사일에 한 번ㅋ)

자기분열, 올림픽, 언론 모두 공감합니다. 섬님에게 답글 달아드린 바로 윗 글에 '힐링'도 그렇구요. 저도 비슷한 생각은 하는데 저는 왜 맥거핀님처럼 조리있게 글을 못 쓰죠_- 그저 공감한다는 말만 날립니다.

저 책 몇 년 전에 읽은 기억이 납니다. 그러고보니 저도 '내 인생의 영화'는 모르겠어요. 곰곰이 생각해보면 있겠지만 그건 '곰곰이 생각해보면'이라서요. 좋아하는 영화와 나를 꿰뚫은 영화는 다른거니까요.

신디에선 영화 많이 보셨나요? 결국 라이즈를 아이맥스로 보시지 못해 저도 안타갑네요. 오호 통재라ㅠ

맥거핀 2012-08-26 17:55   좋아요 0 | URL
옛날에 누군가가 그런 이야기한 것 같은데, '내 인생의'라는 거창한 수식어를 붙이기에는 영화나 음악 같은 걸로는 너무 약한 거 아니냐고 그러더군요. 근데 저는 도리어 인생의 아이스크림 같은 것은 있거든요. 예전에 군대에 있을 때 첫 휴가나왔을 때 베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이 너무 먹고 싶은 거에요. 우리 동네에는 당시 베스킨라빈스도 없었는데 말이죠. 그래서 버스 타고 가서 먹고왔던 기억이 나네요. (그 때 우리 누님이 얘가 어쩌다 이 모양이 되었지? 하고 측은한 눈길로 보던 기억이 나네요.) 그러니 뭐 내 인생의 영화라는 것도 있을 수 있고, 아마도 죽기 전에 한 번은 만나겠지요. Shining님도 언젠간 아마 만나시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신디에서는 몇 개의 영화를 보고 간단히 메모를 해두긴 했습니다만, 언제가 되어서야 기록에 남길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아직 페막작 하나가 화요일에 남아있기는 합니다만, 태풍 크게 오면 안갈참..;;) 일단은 서평단 리뷰도 아직 밀려있는 참이라..다크나이트도 뭔가 기록을 남겨두어야 하는데..
 

1.

술을 마시고 돌아오는 길에는 작은 사이다 페트병을 홀짝거리면서 자주 Pet Shop Boys의 음악을 듣는다. (그러니 얼굴이 빨개진 채로 귀에 이어폰을 꽂고, 사이다 병나발을 불며, NewYork City Boy~를 흥얼거리는 작자가 있으면 저라고 생각하시길.) 가볍고, 쉽고, 밝다. 그것만이면 충분하다. 좀 다른 얘기겠지만, 이 Pet Shop Boys의 음악들은 어느 소설의 한 부분을 늘 연상시킨다. 그 부분은 그 소설에서 그렇게 중요한 부분도 아니고, 그렇게 공들여 쓰여진 것 같지도 않다. 그러나 늘 그 부분이 생각나니 신기한 일이다. 강석경의 <숲속의 방>의 한 대목.

 

옆에선 라디오 소리가 들려 흘끗 보니 남자아이가 트랜지스터를 꺼내 귀에 대고 있었다. 막 다섯 시를 알리면서 음악이 울려나왔다.

"시작할 땐 언제나 밝은 음악이 나와요."

그의 표정도 음악처럼 밝았다. 긴장이 풀리는지 갑자기 눈꺼풀이 무거워지면서 내 포근한 잠자리가 그리웠다. 이젠 집에 돌아가야 했다. 나는 눈을 비비곤 웃음지었다.

"여태 같이 있어 주어서 고마워."

"누나 같은 사람이 많으면 좋겠어요. 또 만날 수 있을까요."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우리는 다시 만날 수 없으리라.

 

새벽 다섯 시에 라디오가 처음 시작하면 흘러나오는 밝은 음악. 나에게는 그게 Pet Shop Boys의 음악들이다. 새벽 다섯 시, 꿈이 깨어지는 시각,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만 하는 시각, 아마도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시각. 그리고 술이 깨야만 하는 시각. 술이 깨면 나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만 한다.

 

이 강석경의 <숲속의 방>은 고등학교 때 교지편집부 담당 선생님이 단합MT 때 토론하자며 읽어오라던 책이다. 교지편집과 <숲속의 방>이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래서 꽤나 열심히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토론은 이루어졌냐고? 물론 예상대로 나 외에 아무도 그 소설을 읽어오지 않았고 <숲속의 방>에 대한 토론은 숲속의 방에서 몰래 마시는 술로 대체되었다. 하긴 MT에서 무슨 독서토론이랴. 나는 단지 그 연상작용이 이상스러울 뿐이다. 술-Pet Shop Boys-숲속의 방-교지편집부.

 

2.

가끔 술을 같이 마시곤 하는 선배는 말버릇이 하나 있다. "중요한 게 뭐냐면..." 그런데 참으로 이상한 일은 그 중요한 얘기는 단 몇 마디로 끝나버린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두 시간이 넘게 이것은 이렇고, 저것은 저렇고 떠들었으면서 "사실 중요한 게 뭐냐면..."으로 시작되는 이 이야기는 단 몇 마디로 끝내 버리다니. 그렇다면 정작 중요하지 않은 이야기는 길게 하고, 중요한 이야기는 짧게 마쳐버리는 셈이니, 그것 참 이상한 일이다.

 

라고 그 선배가 사주는 소주와 오뎅탕과 꽁치구이 같은 것을 마주 앉아 먹으면서 생각하는 것도 참 송구한 일이긴 하나, 문득 다른 생각들이 들었다. 어쩌면 이 말버릇이라는 것에는 자신이 결코 해낼 수 없는 것, 혹은 자신의 아킬레스건 같은 것이 담겨져 있는 것은 아닐까. 예전 회사(라고 해두자)의 모 동료 하나는 거래처와의 통화시에 자주 "솔직히 말하면요..."라는 말을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말 뒤에는 늘 그 전화통화에서 가장 솔직하지 않은 이야기들이 나왔다. 그러니까 "솔직히 말하면요..."라는 그의 말버릇은 이제부터 거짓말을 좀 할께요,라는 일종의 선전포고와 같은 것이었고, 어느쪽 펜스로 공을 넘겨버릴 것이라고 투수에게 호언장담하는 예고홈런과 같은 것이었다.

 

그렇다면 내 말버릇은 어떤 게 있을까. 말버릇은 정확히 잘 모르겠지만, 글에는 종종 그런 말들을 쓰는 것 같다. "음..뭐.." 같은 것. 뭐, 라는 말에 붙어서 가장 어색하지 않은 말은 '어때'나 '괜찮다'와 같은 말들이다. 뭐 어때, 뭐 괜찮아. 그러니까 사실은 나는 괜찮지 않은 것이고, 계속 신경이 쓰이는 건지도 모르겠다.

 

3. 

신경이 쓰인다는 것은 예를 들어 일종의 강박증 같은 것이다. 가벼운 강박증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데에 있어 필수적인 요소라고 누군가가 말했지만, 내 강박증이 그런 필수요소의 범주에 들어가는지, 아니면 그 범주를 벗어나, 일상생활을 방해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물론 가끔 그런 강박증이 강하게 인지되는 때가 있다. 예를 들어 CD 정리를 할 때. 나는 음악 CD를 뮤지션의 ABC, 혹은 가나다 순서로 놓기 때문에 새 CD를 사게 되면, 다시 하나하나 배열을 맞춰야 한다. 그것은 어지간히 귀찮은 일인데, 왜냐하면 CD를 일일이 빼서 다시 꽂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리하다가 가끔 생각이 멈추기도 한다. Verve가 그냥 Verve더라, 아니면 The Verve더라..

 

그것은 온라인 상에 글을 쓸 때도 묘하게 발휘되는 것 같다. 나는 퇴고하는 것을 어지간히 귀찮아해서, 한번 쭉 읽어보고 눈에 보이는 몇 가지를 고친 후 그냥 올려버리는 편인데, 그러다보니 계속 어딘가에서 오타들, 잘못된 맞춤법들이 튀어나온다. 그래서 일단 글을 올려놓고 매번 수정 버튼을 클릭해서 창을 띄운 후 오타를 고치고, 맞춤법을 바로잡고는 한다. (물론 내 맞춤법 실력이 좋은 편이 아니어서, 그 수정작업은 완벽하지 않으며, 계속 후속작업들을 동반한다.) 그런데 문제는 그것이 예전 글들에도 적용된다는 것. 가끔 예전에 썼던 리뷰들을 읽어보고는 하는데, 그 때마다 새로운 오타와 맞춤법들이 발견되어 나를 괴롭히곤 한다. 물론 그것을 이제와서 고쳐야 할 이유는 없다. 2009년에 썼던 글을 이제 누가 볼 것인가. 그러나 그 오타와 맞춤법은 화면상에서 점점 확대되어 기어이 내 손목을 붙들고, 수정 버튼을 누르게 만든다. 왜 오타들은 늘 뒤늦게 발견되는지. 물론 가장 고마운 것은 뒤늦은 수정 시에도 예전에 글을 올렸던 시간이 그대로 보존된다는 사실이다.

 

4.

이러한 강박증은 예를 들어 무엇인가를 요리할 때도 그 빛을 어느정도는 발하는 듯 하다. 뭐 요리라고 해도 거창한 것을 하는 것은 아니고, 끽 해봐야 간단한 반찬 같은 것들이지만, 그 강박증은 이상한 지점에서 발휘가 된다. 나는 레시피 요리의 신봉자라 항상 아주 간단한 반찬을 할 때도, 인터넷에 널려있는 수많은 레시피들을 참고하는 편이다. 그런데 레시피에서 가끔 이상한 요구들을 할 때가 있다.

 

예를 들어 계란찜을 한다고 해보자. 갑자기 어떤 레시피에서 계란을 풀고 그 액을 체에 걸러야 한다는 일반적이지 않은 요구를 한다. 물론 나는 그 요구에 따를 마음이 없으며, 더군다나 체도 없다. 그렇다면 아마도 그 부분을 건너뛰고 다음으로 넘어가면 될 것이다. 그러나 나의 강박증은 이때부터 슬슬 시작된다. 그 레시피가 미심쩍어진 나는 다른 레시피를 찾기 시작한다. 물론 레시피는 얼마든지 있다. 새로운 레시피를 발견했다. 이 레시피는 계란을 풀 때 체는 커녕, 거품기 대신에 과감히 숟가락을 사용할 것을 주장하는 아주 마음에 드는 레시피다. 그런데 이 단계를 넘어가니 또 난관이 생긴다. 이 레시피는 계란을 푼 다음 거기에 다시마를 삶은 물을 섞을 것을 주장한다. 오 마이 갓. 아니 계란도 숟가락으로 푼 주제에 무슨 다시마 삶은 물이람. 다시 레시피를 찾는다. 이번에는 레시피를 찾는 조건이 좀 복잡해졌다. 체와 거품기도 없어야 하고, 다시마 삶은 물도 없어야 한다. 몇 십분을 찾은 끝에 용케 새로운 레시피 발견. 그리고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이번에는...

 

에라, 계란후라이나 먹자.

 

5.

그래도 알라딘이니까 책 얘기를 하려고 했는데(그래서 시작은 강석경의 <숲속의 방>으로 시작했건만), 뜬금없이 요리 이야기와 급기야는 계란후라이로 빠지고 말았다. 다시 책 얘기로 돌아오자. 오늘 저녁부터 알라딘 중고 서점에서 충동구매한 엘러리 퀸의 <그리스 관 미스터리>를 읽고 있다. 이런 본격 추리소설을 읽는 것은 오랜만이다. 책도 옛날 느낌이 나고, 한 때 셜록홈즈니 미스 마플이니 에르큘 포와로니 하는 것을 즐겨 읽었던 아주 오래전이 생각이 난다. 읽은 것은 아직 초반부까지인데, 여러 등장인물에 대한 간단한 스케치들이 끝나고 사건이 본격적으로 머리를 들려는 찰나, 그러니까 엘러리 퀸이 등장인물들 앞에 그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에 지하철은 목적지에 도착했고, 나는 책을 집어서 가방에 넣고는 술을 마시러 갔다.

 

다만 아직까지는 등장인물이 너무 많아서 머리가 복잡해지고 있다. 아마도 읽는이의 머리를 복잡하게 만들어 추리를 어렵게 하려는 작가의 심산이겠지만(등장인물이 많아질수록 그만큼 범인을 맞출 확률은 낮아질테니), 이런 류의 책을 오랜만에 보다보니 책 앞의 나오는 사람들 목록과 저택 평면도만 보아도 머리가 복잡해진다. 사촌이니 집사니 가정부니, 갤러리 관리인이니 주치의니 이웃 사람이니 한명한명씩 내가 누구입니다, 라고 등장할 때마다 등장인물 엄청 나오는 사극을 보는 느낌이랄까. 그리고 그 때마다 맥이 딱딱 끊겨버리고 만다. (사실 개인적으로 대하사극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대하사극에는 꼭 누군가 한 명 등장할 때마다 그 밑에 자막-그러니까 간단한 인물소개가 붙는데, 이것을 볼 때마다 왠지 몰입감이 뚝뚝 떨어진다. 이거 드라마야, 다큐야.) 물론 아직 초반이니까 그럴테지. 그리고 나올만한 양반도 어느정도 다 나온듯 하고.

 

이왕 시작한 김에 책 얘기를 조금 더하면, 이번에 영화와 관련된 책을 한두권 구입할까 생각 중이다. 갑자기 어떤 책이 흥미를 끌었다기 보다는 그저 단지 메일로 날아온 예술도서 관련 이벤트를 보고 든 생각이다. 이럴 때가 가장 고민이고 동시에 가장 위험하다. 책과 수중의 돈과 이벤트 금액을 놓고 벌이는 삼각의 저울질. 저울의 균형을 맞춰보려 하지만, 저울은 늘 불균형하고, 저울질하는 사이에 책을 읽고 얻게 될 마음의 양식 따위는 이미 하늘 저 멀리 어딘가로 날아가버린다. 그래도 한 권은 사야지.

 

6.

그러니까 다시 책에서 영화얘기. 딴 건 몰라도 이번 주 개봉하는 <두 개의 문>은 봐야지 싶다. 지난 용산참사를 비교적 객관적인 시선에서 다루었다고 하는 다큐다. 그러므로 영화를 본 뒤에는 '무엇이' 객관적인지, '어떻게' 객관적인지, 혹은 '객관적'이라는 것이 가능한지도 물어야만 할 것이다. 물론 이 영화를 본다고 해서 (나의) 무엇이 근본적으로 달라지거나, 내가 무엇인가 좋은 방향으로 조금 나아갔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나의 영화가 한 인간(의 행동)을 바꾸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물론 그것은 책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동시에 완전히 불가능한 것도 아니라고 말할 수도 있다.)

 

다만 말할 수 있는 것은 영화를 보지 않았으면 나는 아마도 훨씬 나쁜 인간이 되었을 것이라는, 나에 국한된 사실 뿐이다. 물론 이는 이 영화 <두 개의 문>을 놓고 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저 '영화'라는 것에 대한 일반적인 이야기이다. 아니 조금 더 정확하게 말하면 내가 태어나서 지금까지 본 그저 몇 편의 영화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 영화들을 보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나는 내가 예상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안좋은 인간이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자신의 예상이라는 것은 늘 현재의 자신이라는 것의 범주, 혹은 한계 안에 들어있으므로 장담할 수는 없다.) 내가 영화에 감사하는 점은 단지 그 뿐이다.  

 

7.

조금 더 버텨서 유로게임을 봐야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방금 오늘은 유로게임이 없는 날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그러니 글을 더 연장할 이유는 없다. 쉐브첸코의 국가대표의 마지막 게임은 그렇게 되어서는 아니되었다. 첼시로 이적한 후 그가 보여준 모습들은 상당히 실망스러웠지만, 그래도 나는 그의 국가대표로서의 마지막 게임이 그런 게임이었다는 사실이 못내 마음에 걸린다. TOP밴드도 그렇고, LG도 그렇고, 내가 응원하는 팀은 왜 늘상 그 모양인지. 그러니 역레발. 잉글랜드 우승에 한표를 건다. 

 

 

 

 

 


댓글(13)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Arch 2012-06-21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시간에 잠시 깨서 물 한잔 마셨던 것 같은데... 유로게임을 기다리셨구나.
'솔직히 말해서'라고 강박적으로 말하는 사람의 말은 의심이 가요. 그렇다고 제가 솔직히 말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별해내는 재능도 없는 것 같고. 좀 둔한편이랄까 무신경하달까 그래요.
어떤 소설에 자주 쓰는 말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요. 명사나 형용사 부사가 아니라 조사, 자주쓰는 문장 형태와 남발하는 조사들이 있다고 하더라구요. 그 말을 듣고 그 소설 속 작가는 자괴감에 빠지던데. 일테면, 어쩌면, 00아닐까. 저는 이런 말을 잘 쓰네요. 확신있게 밀어부치고 싶은데 한톨의 확신도 없는거죠. 또, 막, 정말이란 말을 자주 쓰는 걸로 봐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 밀어부치려는 의지같은건 있는 것 같고 ^^
저 역시 표준법과 문장이 개판이지만 그걸 또 막 고치려고 안 해요. 은근한 나르시즘은 나름 자족적인 면이 있어요. 안 그러면 저는 한줄도 못썼을텐데. 맥거핀님의 잠이 안 와서 쓰는 글에선 오타나 비문은 안 보이는데요. 물론 제 기준은 헐렁합니다요.

맥거핀 2012-06-22 01:06   좋아요 0 | URL
아니 분명히 오타와 비문은 넘쳐나겠지요. Arch님이 제 글에 호의적이기 때문에 눈에 잘 안띄는 거겠죠. 아마도 분명히 계속 발견될겁니다. 근데 아무튼 바꿔도 바꿔도 끝은 없죠. 뭐 띄어쓰기 같은 거라면 말할 것도 없구요.(띄어쓰기는 한국인이 가장 약한 부분이긴 하니까.)

저도 위에 좀 쓰기는 했지만, 제 말버릇이나 글버릇은 정확히 모르겠어요. 사실 민감한 사람이라면 금새 잡아내겠지요. (어쩌면 말버릇같은 것은 도리어 뭔가 단정적으로 말하는 경향이 약간은 있는 것 같아요. 글에는 '약간은 있는 것 같아요'라고 쓰면서 웃기죠.) 아무튼 저는 그런 말버릇과 사람들의 실제행동이 충돌할 때 재밌습니다. 물론 그사람이 저보고 재밌으라고 그러한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니겠지요.^^ 암튼 제 이론에 따르면 Arch님은 도리어 확신이 있는 쪽 같은데요. OO아닐까..이런 말버릇이라면.

2012-06-21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잠이 안 와 쓰는 글.. 시리즈화되는 군요. 계속 써 주세요. ㅎㅎ
강석경의 숲속의 방, 듣자마자 환기되는 기억이 있는책이름입니다. - 나름 추억의 책이지만, 읽지는 않았어요. / 인터넷 레시피 체험담. 상당히 실감나는 디테일이 재밌어요. 제 동생은 진짜 그거 보고 달걀을 체에 내리고 다시마 우린 물을 만드는 타입이고 전 인터넷에 검색어 넣는 자체를 기피해서 모르는 건 못해먹고 마는 타입인데요. 그 극과 극 사이엔 사연있는 계란후라이가 있겠군요.
영화관련 책 읽으신 후 리뷰 또는 단평, 부탁합니다~.

맥거핀 2012-06-22 01:10   좋아요 0 | URL
저는 되도록이면 레시피 그대로 하려고 하거든요. 그러니까 레시피에 가끔 애매한 표현들이 들어있으면 좀 그래요. '소금 한 줌' 이런 거 말이죠. '한 줌'이란 건 도대체 어느정도일까 생각을 하죠. 차라리 소금 5g 이런거면 괜찮을텐데..늘 생각하죠. 그러니 강박증 환자들을 위하여 레시피를 쓰시는 분들이 신경좀 썼으면 좋겠어요.;

강석경의 숲속의 방은 그 이후에 몇번이고 다시 읽었습니다. 그 소설은 이상하게 마음을 건드리는 부분들이 많아요. 영화는 보지 않았습니다. 괜히 소설을 본 느낌을 망가뜨릴까봐.

으하하..제가 과연 영화관련 책을 읽고 뭔가를 쓰게 될까요. 노력해보겠습니다.^^

Shining 2012-06-21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한 가지 발견 한 것 같아요. 맥거핀님이 잠이 안 와 쓰는 글은 술을 마신 날 올라온다는 거.. 그러니까 맥거핀님은 술 마시고 귀가 후 잠이 안 와, 쓰는 글을 쓰는 것_- 맞죠?ㅎㅎ

제 말버릇은 "이런 말하기 좀 그렇지만"입니다_- 진짜 이 말 자주 해요; 이런 말을 하기 그렇다는 것을 알릴만큼 소심하고, 그렇지만 말하고 마는 직선적인 성격탓이죠_- 물론 이런 말해도 괜찮을, 사이에만 씁니다ㅎㅎ 아, 글 쓸때는 '랄까'또는 '인 듯 하다'에요. 생각한 걸 말하고는 싶은데 장담하기는 싫고.. 안 좋은 버릇이죠.

전 올해 출간 된 클린트 이스트우드 책을 읽으려고 합니다, 그냥 그렇다는 이야기입니다(웃음).

맥거핀 2012-06-22 01:18   좋아요 0 | URL
아..사실은요. Shining님의 잡담 시리즈에 영향을 받아....라는 건 농담이구요. 음..술을 약간 마신날이라고 해두죠. 많이 마시면 글이고 뭐고 잘잡니다. 하하. (예전에 다른 블로그에서 술을 좀 꽤 마시고 쓴 글을 나중에 보게 되었는데, 그야말로 얼굴이 화끈거려서..다음날 아침에 광속삭제했습니다.)

음..그 말이 사실 재밌네요. 이런 말하기 좀 그렇지만..그 말은 결국 그 말을 하겠다는 거니까. 랄까 같은 것은 저도 많이 쓰니까요. 요즘 인터넷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결국 자기검열이 필수적이고, 빠져나갈 구멍은 만들어두어야 하니까 그런 것 같기도 하고..안 좋은걸까요. 글쎄요. 잘 모른다랄까.

아..읽어보시고 재밌는 부분 있으면 나중에 소개부탁해요. 제가 진지하게 읽겠습니다. 이래봬도 이스트우드 영화는 꽤 좋아하니까.

카스피 2012-06-21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전 런던 올림픽대비 체력을 미리 보충하고자 밤에는 열심히 자고 있습니당^^

맥거핀 2012-06-22 01:19   좋아요 0 | URL
저는 올해 올림픽은 어째 좀 시큰둥한데요. 나이들수록 올림픽에는 어째 덜 열광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이번 올림픽에는 야구도 없고. 나중에 마라톤은 챙겨서 봐야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꽃도둑 2012-06-27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맥거핀님, 문장의 길이로 봐서는 밤을 꼴딱 샌거 같은데...
에효~ 이 생각 저 생각 잡생각들로 넘치군요. 맥거핀 님이 이렇게 변하다니...
예전에 진지모드 그 자체였는데... ^^

중요한 게 뭐나면....음,,
중요한 게 뭐나면,.,.이 말은 이 방을 떠나도 귓가에 계속 남을 거 같아요..
어쩌면 중요한 게 없는 건지도....알아도 말 할 수 없는 것인지도..


2012-06-27 23:57   좋아요 0 | URL
꽃도둑님.. 저는 꽃도둑님 댓글 팬이에요. ㅎㅎㅎㅎ
ㅋㅋㅋㅋ

그나저나 "중요한 게 뭐냐면" 이 말은 술 많이 취한 사람들이 잘 하는 말인 듯 해요. 이 말 해 놓고, 중요한 얘기 제대로 하는 경우, 한 번도 못 봤어요.
글 속에서 이 말을 접하는 순간, 내 뇌의 빈 공간에서 울려퍼지면서, 엄청 기시감이 느껴졌어요. 아무래도 술자리에서 영양가 없이 꽤 듣지 않았었는가 사료됩니다..후후후...
(꽃도둑님 마지막 말이 여운으로 울려 퍼지네요...)

맥거핀 2012-06-28 23:37   좋아요 0 | URL
저는 여전히 진지합니다. 아하하.

저도 정말 중요한 게 뭔지 알고 싶어요. 술자리에서 하는 그 긴 얘기들은 모두 어디로 가는 것인지..(하기는 뭐 제 서재에서 하는 수많은 얘기들도 다 중요하지 않은 것들이죠. 그냥 다 맥거핀입니다. 하하하.) 뭔가 계속 이야기하다보면 중요한 것을 언젠가 잡아낼 수 있을까요?

감은빛 2012-07-17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근 어느 회의 자리에서 누군가의 지적에 의해 깨달았습니다.
"감은빛님 말씀하실 때는 늘 '솔직하게' 말씀하셔야만 하는 군요"
즉, 제가 '솔직하게 말하면'이란 표현을 자주 쓴다는 뜻이었습니다.
'솔직히' 좀 놀랐습니다. 제가 그런 표현을 쓴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거든요.
게다가 그 지적이 있었을 당시에 제가 한 말은 '정말'로 솔직한 이야기였습니다.

그래서 다시 잘 생각해보았더니,
저는 '솔직하게 말하면'이란 표현을 할때는 '정말' 솔직한 이야기를 하는 편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조금 과장하거나 적당히 디테일을 빼거나,
잘 기억나지 않는 사실을 마치 정확한 것인양 왜곡시키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이거 나중에 글로 한번 써보면 재밌을 것 같습니다.)

Pet Shop Boys에서 시작해서 술버릇, 강박, 레시피, 추리소설, 두 개의 문까지 이어지는 이야기 솜씨가 놀랍습니다!

맥거핀님의 '잠이 안 와 쓰는 글'의 팬이 될 것 같습니다! ^^

맥거핀 2012-07-18 21:50   좋아요 0 | URL
음..근데 '솔직하게 말하면'이라고 말하면서 정말 솔직하면 별 문제가 없지 않을까요? 물론 걔중에는 저처럼 괜히 삐딱한 사람들이 있어서, 그런 말을 쓰면 도리어 저거 뭔가 꿍꿍이가 있나..하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그러고보면 참 말(소통)을 한다는 게 어려워요. 나는 분명히 이렇게 말하는데도 상대방이 그렇게 안받아들이면 그만이니까. (근데요. 사실 자기 말버릇은 정말 자신은 잘 모르는 것 같아요. 저도 다른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싶기는 한데, 충격을 받을까봐 주저하고 있습니다.^^)

칭찬 해주시니 부끄럽습니다. 조금 더 영양가있는 글을 써야 하는데, 사실 위의 내용들은 그냥 아무 생각없이 나오는대로 쓴거라..(아니면 아무 생각 없이 써야 더 나을지도..)

궂은 날씨네요. 건강관리 잘 하세요.~^^
 

 

이번 알라딘 1인시위를 둘러싼 몇 가지 단편적인 생각. 먼저 그 내용에 대한 견해를 아주 간단하게 말하면 전체적으로 크게 동의하지는 못하겠다. 타이밍에서나 프레임에서나 그러한 문제를 제기하기에는 좋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다만, 1인시위라는 방식을 택한 것은 일종의 고육지책이 아닐까 생각한다. 1인시위라는 것은 정상적인 루트가 가능하지 않았을 때 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저번에 어떤 식으로 마무리가(뭐 그것을 마무리라고 부를 수 있을는지는 모르겠지만) 되었는지를 이미 익히 보았으니까. 정상적인 문제제기 루트가 가능하고, 그것이 어떤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으면 그런 방식을 취할 이유도 없겠지.

 

물론 1인시위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불편함을 만드는 것이며, 그런 의미에서 여러가지로 비판받을 가능성을 항상 안고 있다. (당연히 그런 것을 감안하고 시작하셨으리라고 생각한다.) 다만, 나는 그것에 대한 비판은 가능하다고 보지만, 공격적인 대응, 폭력적인 비판이 필요한가라는 생각은 든다. 이번 경우는 온라인이지만, 예를 들어 오프라인에서라면 피켓을 들고 1인시위를 하는 사람에게 그 내용에 대한 부분에 대해 반박을 하거나 논리적인 비판을 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보지만, 욕설을 하거나, 인신공격을 하거나, 계란을 던지고, 그 피켓을 뺏아 들고 있지 못하게 하는 것이 필요할까. 그냥 지나치면 안되는 걸까. 적어도 그 시위로 인해 자신에게 직접적인 피해가 가지 않는다면 말이다.

 

한편 역으로 생각해보면 어쩌면 이와같은 감정적인 대응보다는 어쩌면 나와 같은 반응이 더 무서운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1인시위라는 것의 목적 중의 하나는 반응을 이끌어내는 것이고, 이슈를 만드는 것이니까. 이것이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서재 내에서 더 큰 문제가 된다면 알라딘 입장에서도 가만히 있기는 어려울 테지.

 

다만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반응에 섞인 어떤 진보적인 가치들에 대한 것. 어느 곳에서도 주류가 되는 가치는 동시에 또 공격무기로 기능할 수도 있는 것 같다. 예를 들어 극보수 사회에 가까운 우리사회에서 좌파라고 낙인찍는 것이 어떤 공격무기가 되는지를 생각해보면 말이다. 도리어 역으로 진보의 가치가 주류가 되어있는 이곳 알라딘 사회에서는 우파(혹은 가짜 좌파)라고 낙인찍는 것이 또다른 공격무기가 되는구나.

 

덧.

이 글이 또 하나의 파장을 일으키는 것을 결코 원하지 않고, 그것을 감당하기에는 나는 멘탈이 너무 약하다. 나의 서재에만 노출시켜 둔다.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마립간 2012-05-28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나는 길에 인사 남기고 갑니다. 위 글의 입장이 저의 의견과 같으며 동의를 표하는 추천합니다.

2012-05-26 01: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Arch 2012-05-26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맥거핀님의 입장에 동감해요. 제가 하고 싶었던 얘기기도 하고.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킨게 일정 부분 어떤 정치적 코드를 '잘 알지도 못하고' 써선 아닐까란 생각도 들었어요.

맥거핀 2012-05-27 12:27   좋아요 0 | URL
네..맞는 말씀입니다. '코드'라는 것은 좀더 주의해서 쓸 필요는 있겠죠. 괜히 역풍을 맞을 수 있으니까. (뭐 저도 엉망이긴 합니다만) 모든 논쟁에선 일종의 '프레임'을 잘 짤 필요가 있겠죠. 그러나 설혹 그렇다고 해도, 지나친 것이 지나치지 않은 것이 되지는 또한 않겠죠.^^

마녀고양이 2012-05-26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맥거핀님... ^^
즐거운 연휴되시기를 바래요.

맥거핀 2012-05-27 12:27   좋아요 0 | URL
어..벌써 연휴의 반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남은 시간들도 잘 보내세요.^^

2012-05-27 17: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5-28 00: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5-29 17: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5-30 01: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5-31 01: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5-31 16: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1. 막차

마지막 지하철을 타고, 거의 서울을 가로질러 집에 가까운 역에 도착하니 거의 1시 가까이 되었다. 달콤하고 비릿하고, 시큼하고 쾨쾨하고 향긋한 냄새가 뒤섞여 있는 막차에는 곳곳에 위험과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이 시간에 지하철을 타는 사람들은 두 종류 중의 하나인 것 같다. 술을 마신 사람들이거나 힘든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 그 중 나는 어느 쪽일까 곰곰이 생각을 해본다. 술을 약간 마시기도 했고, 삶이 힘들기도 하(다고 생각하)니 그 둘의 교집합일까. 아니 그러고보면 이 사람들은 모두 이 둘의 교집합이 아닐까. 모두들 삶이 힘들어서 술을 마시는 것은 아닐까. 혹은 어쩌면 그 반대일까. 술을 마셔서 삶이 점점 힘들어지는 것일까.

 

2. 백분토론

그런 생각들을 하면서 DMB로 계속 백분토론을 보았다. 통합진보당 사태에 대한 토론. 네 명의 참석자. 소위 '당권파'로는 이의엽 전 통합진보당 정책위 의장과 이상규 국회의원 당선자가 참가했고, 그와 맞서서 토론할 외부진보인사로는 진중권 동양대교수와 김종철 진보신당 부대표가 참가했다. 토론을 보다보니 분당사태는 피할 수 없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양쪽의 생각은 단순한 입장차이를 넘어서 근본적인 시각의 차이를 보여준다. 일단 토론 자체만 놓고 본다면 양쪽의 시각이 나름 각자 타당한 부분들이 있으며, 이해가 되는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며, 절충할 부분이 있는 것처럼도 보인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 토론은 결국 핵심적인 것은 다루지 않고 있으며 외곽을 빙빙 돌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외곽을 빙빙 돌려고 하는 이 태도, 이 태도 자체가 그들의 입장차이는 결국 이 토론에서 이야기하기 어려운 것들, 여기에서 모두 말하기에는 곤란한 것들에 달려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바로 문제라는 것을 암시하는 것처럼 보인다. (권투로 말한다면 외곽을 빙빙 돌고 있는 선수는 십중팔구 상대방보다 펀치가 약하거나, 믿고 한 방을 날릴 수 있는 카운터펀치가 없다. 그러나 이것은 보통의 권투일 경우에 그렇다. 만약 이 권투가 상대방이 쓰러지기를 원하지 않는 안타까운 권투 시합이라면 어떨까.) 하기는 백분이라는 짧은 시간으로 메우기에는 그동안 파놓은 긴 시간의 골들이 너무 깊은 것이 아닐까.  

 

개인적으로는 진중권 교수의 토론보다는 김종철 부대표의 토론에서의 말하는 방식이 인상적이었다. 아무튼 이러면 이럴수록 지난 총선에서 진보신당에게 던져주지 못한 한 표가 정말 미안해진다. 그러나 만약 그 시간으로 돌아간다면 진보신당에게 한 표를 던질까, 그럴까. 

 

3. TOP밴드

토요일 밤마다 하나의 프로를 기다리고 있지만, 이상하게 그 시간만 되면 뭔가 다른 일이 생겨서 TV를 보지 못하거나, 보더라도 띄엄띄엄 보게 된다. 그리고 그 프로가 끝날 때마다 나는 음악다운로드 사이트에 접속하고 있고, 새로운 밴드의 이름을 검색해서 넣고 있다. (한달 다운로드 갯수도 거의 남지 않았는데, 큰일이다.) KBS에서 새로 시작하고 있는 <TOP 밴드> 얘기다. 지난 3회에 꽂힌 밴드는 'Sad Legend'라는 익스트림 메탈 계열의 밴드인데, 방송이 끝난 후 정보를 찾아보니 몇 가지 추가적인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나는 이 밴드는 15년이나 된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꽤나 잘 알려진 중견밴드라는 점(이들의 동명의 첫 앨범 'Sad Legend'는 한 웹진이 뽑은 90년대 베스트앨범 100위 안에 선정되었다), 다른 하나는 이들이 방송 녹화 이후에 해체를 선언했다는 점이다. (최근에 번복했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정확한 것은 모르겠다. 또 이 해체가 이 방송과 연관이 있는지도 확실치 않다.)

 

방송을 보다보니 하나 아쉬운 점은 워낙 출중한 실력의 밴드들이 대거 참가하다 보니 이들의 진출과 탈락이 연주실력이나 완성도의 문제가 아닌 심사위원들의 개인적 취향에 따라 자주 좌우되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 심사위원 개인의 취향이 워낙 다르다보니 이른바 '그들의 가슴을 울리는 음악'도 달라진다는 점. (내가 좋아하는 저 밴드가 탈락해서 너무 슬프단 말이야.)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신대철 씨가 자신의 취향을 끝까지 고집하지 못하고, 결국은 삐지고 만다는 것이 아쉽다. 대철 형님, 이제 그만 삐지시고, 말싸움과 논리에서 영석 형님을 이길 스킬을 빨리 연마하시길. 대철 형님이 삐질수록 나도 그만 슬퍼지고 만다.

 

(개인적으로는) 아무튼 진출한 밴드들보다는 늘 탈락한 밴드들에 더 관심이 간다는 것이 이상하다면 이상한 점. (예를 들어 저번에 1회에 탈락한 '밴딩머신' 꽤 마음에 들던데.)

 

4. 극장

최근에 거의 영화관에 가지 못했다. 극장에서 본 마지막 영화는 숀펜이 늙은 락스타로 나왔던 <아버지를 위한 노래>. 그 영화에 대해서는 딱히 할 말이 없다. 그저 너무 아름다운 얘기들이 '말로만' 나오는 영화는 별로 내 취향이 아니라고만 말해둔다. "두려움이 늘 우릴 구하죠. 하지만 인생을 살다 보면 단 한 번이라도 두려움을 느끼지 말아야 할 순간을 선택해야 하죠." "우리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내 인생은 이럴 거야'라고 말하는 나이에서 '인생이 그런 거죠'라고 말하는 나이가 되어간다." 좋은 얘기다. 그러나 좋은 얘기만을 들으러 극장에 가지는 않는다. 좋은 얘기를 듣기 위해서는 차라리 '힐링 캠프'를 보는 편이 낫다. 극장에서는 (스스로) 가장 보기 두려웠던 것, 크게 심호흡 한번 하고 보아야 하는 것, TV에서 볼 수가 없는 것을 보는 편이 낫다. 그리고 그 이후에 좋은 생각은 내 머리 속에서만 비로소 만들어낸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영화를 보다가 영화를 보며 뭔가를 메모하고 있는 사람을 보았다. 영화제에 가면 가끔 보는 풍경이지만, 일반 극장에서 보니 꽤 새롭다. 다만 나는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면은 있다. 뭔가를 메모해둘 그 시간에 조금이라도 더 열심히 스크린을 들여다보는 것이 낫지 않을까. 그리고 어떻게 생각해보면 영화를 보면서 하는 메모라는 것은 필시 영화가 끝난 이후에 어떤 것이 기억에 남지 않지 않을까 (그래서 영화를 보고 난 이후 리뷰에 남기지 못하지 않을까) 걱정되서 하는 것일텐데, 영화가 끝난 후 기억에 남지 않는 것이라면 결국은 그것은 글에 쓸 이유가 없는 것이 아닐까. 머리 속을 비우고 비우고서도 기억에 남아 괴롭히고 있는 것, 아마도 그것이 뭔가 이야기할 만한 것일 것이다.

 

지난 번에 '마이 백 페이지'를 보겠다고 했는데, 결국 보지 못했다. 한동안 잊고 있었는데, 최근 (합법) 다운로드 사이트에서 이 영화를 발견하고는 반가운 마음에 다운로드 해두었다. (물론 아직 보지는 못했다.) 어떤 누군가가 리뷰에서 이 영화에는 츠마부키 사토시의 영화 필모에서의 '두 번째' 인상적인 눈물이 나온다고 했다. 물론 첫 번째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에서 조제를 떠나보내고 갑자기 길 한가운데에서 눈물을 터뜨리는 그의 모습을 길건너편에서 찍은 씬이다. 그 씬을 보면서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는 가슴아프게 그리고 때로는 매몰차게 떠나보낸 어떤 것들에 대해 얼마나 기억했던가. 그의 두번째 눈물, 그것 하나만으로도 이 영화가 매우 기대가 된다.    

 

5. 서평단

이번달의 인문, 사회, 과학, 예술 파트(정말 적을 때마다 느끼는건데, 너무 범위가 넓다)의 도서로는 마이클 샌델의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강신주의 <김수영을 위하여>가 선정되었다. 서평단 담당자님의 각고의 노력에는 무한히 감사를 표하는 바이지만, 선정된 책이 그렇게 딱히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마이클 샌델의 책은 3권 정도를 보았는데, 이 저자의 책은 더 읽을 필요가 없다는 느낌이었고, 강신주의 책은 나도 추천하기는 했지만, 사실 5권 중에서 가장 안되었으면 하는 책이었다. 그러나 뭐, 어차피 룰에 따르기로 하고, 서평단에 지원한 이상, 성실하게 읽고, 성실하게 써야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뭐 그러다보면 마이클 샌델(자꾸 '마상달'이라고 쓰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이게 다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 탓이다)에 대한 나의 견해가 바뀌거나, '김수영 전집'을 구매하게 될지도 모르지. 다만 한 가지, 우리 인문 서평단 대장님인 가연님의 추천도서가 한 권도 선정되지 않은 것을 보면서 '선정의 공정성은 확실히 확보되고 있구나'라는 생각은 했다(이 정도 농담은 괜찮겠죠, 가연님..;).

 

하기는 책에 대해서 더 말할 것도 없는 게 일단 문제는 나니까. 하도 오랫동안 책 리뷰를 안 써서 어떻게 책 리뷰를 써야 할는지도 모르겠다. 뭐 꼭 책에 대한 것만은 아니고, 다른 글들에 대해서도 그렇다. 오늘도 스마트폰으로 타인의 영화 리뷰를 보며 아 글은 이렇게 썼어야했는데...생각한다. 예를 들어 최근에 쓴 리뷰인 영화 <아르마딜로> 리뷰는 이렇게 써야했다. 글 '아르마딜로 (야누스 메츠 페데르센, 2010): 일상의 전쟁' (블로그 '제5영화관') 뭐 그렇지만 이 분은 전문가니까. 최근에 후덜덜했던 전문가의 다른 글로는 '씨네21'의 정한석이 영화 '자전거 탄 소년'에 대해 썼던 글을 꼽지 않을 수 없다. (씨네21 851호 전영객잔 '무엇이 영화입니까')

 

6. 술

이제 거의 술이 다 깼다. 자야겠다.


댓글(14)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Arch 2012-05-23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취중 페이퍼인데 어떻게 이렇게 차분차분, 조근조근할 쓸 수 있는거죠?

마이클 센델을 마상달이라고 쓰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는건, 그게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 영향 때문이라는건 완전 공감돼요. 제가 마상달을 떠올린건 아니지만 '구하라'의 팬이라면 웬지 그래도 될 것 같은 기분. 유투브에 있는 '구하라'도 보셨죠?

영화 볼 때는 아니지만 GV할 때나 강연할 때는 저도 좀 적는 편이에요. 영화를 보고 남는 것에 대해 얘기하는 편이 더 나은데 남는 것의 디테일한 면들이 잘 기억이 안 나서 적게 되는 것 같아요.

최근에 대사로 영화를 만들었구나 싶었던건 '인류멸망보고서' 김지운 감독 작품이었어요. 임필성 감독 부분은 신나고 재미있었는데. 실제 일어나고 있는 부조리를 풍자하는 감각이나 봉준호 감독을 데려다놓고 어떻게 저런걸 시킬 수 있을까 싶은 것까지 모조리 보기 좋더라구요. SF영화에 대한 기대감이 낮은 것도 한몫했겠지만.

맥거핀님은 잠이 안 와서 이 페이퍼를 쓰셨다지만 읽는 저로선 와, 나도 불면증이 있었음 좋겠다 싶을 정도로 즐거웠답니다. 물론 제가 잠 안 자고 써도 이런 좋은 페이퍼를 쓸 깜냥은 안 되겠지만. ^^

맥거핀 2012-05-23 21:01   좋아요 0 | URL
감사할 따름입니다. 술 마시고 쓰니, 좀더 조심하게 되서 그런걸까요? 뭐 그런 거 있잖아요. 술 마신티 내지 말아야돼..뭐 그런거.;

아..그거 구하라 진짜 재밌어요. 보는 내내 시종일관 키득거릴 수 밖에 없는 그런 내용들..특히 그 인도춤+노래 나오는 장면은 최고였습니다. 병맛과 풍자의 적절한 조화랄까요.

저는 영화끝나고 스맛폰에 메모를 남겨놓는데, 생각의 속도를 손이 못 따라가서 거의 저만 알아볼 수 있게 엉망진창 오타로 막 남겨놔요. 그래서 나중에 보보면 꽤 재밌죠. 이상한 내용도 많고.

아..그리고 인류멸망보고서를 본 몇 안되는 관객이시군요. 확실히 김지운 감독의 그 작품은 좀 너무 설명조였어요. 근데 그 3번째 작품에서 TV뉴스 씬 같은 것은 김지운 감독이 또 연출했다고 하니까요. 그 뉴스에서 나오는 유머들 진짜 웃기지 않았나요. 저도 나름 괜찮게 즐거운 마음으로 봤습니다.^^

Shining 2012-05-23 15: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아름다운 이야기가 말로만 나오는 영화. 촌철살인의 멘트군요.
저는 서서도 자는 사람이라 잠이 오지 않는 밤은 정말 낯설어요;
새벽에 쓰는 글도 이렇게 정갈하시다니, 전 한낮에 써도 흐지부지-_ㅠ

맥거핀 2012-05-23 21:10   좋아요 0 | URL
저는 감동이나 깨달음이란 건 결코 말로는 얻어질 수 없다고 생각해요. 영화는 결국 화면을 보는 것이니까. 이야기가 하나도 없고, 말이 하나도 없어도 아름다움은 오죠.^^

카스피 2012-05-23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100분 토론을 보니 100분이란 시간이 넘 짧더군요.많은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사항에 대해 당권파 두분이 직접 나왔는데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좀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으면 어땠나 싶더군요.

맥거핀 2012-05-24 00:17   좋아요 0 | URL
뭐 사실 이번뿐만이 아니라 100분토론은 늘 약간 짧은 것 같은 느낌이 들기는해요. 정작 중요한 얘기는 못하고 끝내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다만 이번 사안같은 경우는 양쪽이 정작 할 얘기는 피하고 싶어한다는 인상을 조금은 받았어요. (김종철 부대표 같은 경우가 좀 그런 부분을 이야기하고 싶었던듯 한데, 그거 참..어렵고도 역사가 긴 이야기겠죠..)

반딧불이 2012-05-24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록까지 딸린 잠 안오는 밤이라니! 좋아요. 좋아. ㅎㅎ

맥거핀 2012-05-24 23:26   좋아요 0 | URL
반딧불이님 벌써 이제 금요일이 오네요. 금요일도 잘 보내시고, 주말도 잘 보내세요.^^

아이리시스 2012-05-24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고보면 맥거핀님은 술을 마셔도 깨고 주무시는 분이신가 봐요ㅋㅋ 술 마시면 보통 잠이 더 온 것 같은데 저 같은 경우에는요. 한 잔 하시고 잠이 안 와야 우린 맥거핀님의 이런 얘길 들을 수 있네요. 맨날맨날 잠 자지 마요!!!

그런데 :)

선정된 인문분야 도서..제가 꼽은 것도 없어서 어쩐지 실망.. 전에 소설에서 인문분야로 바꿔 지난번에 한 번 떨어지고는 왠지 귀찮아져서 관뒀는데(솔직히는 읽을 자신이 없고 리뷰 꼬박꼬박 쓸 자신이 없어서..) 이후로 자꾸 인문분야 도서가 궁금해요^^

맥거핀 2012-05-24 23:30   좋아요 0 | URL
어..방금 전까지 아이리시스님 블로그에서 댓글달고 있었는데..
네..근데 왕창 마시면 쓰러져서 잘자요.ㅋ 조금만 마셨더니 몸에서 알코올을 더 내놓으라고 잠을 안재우나 봅니다.

서평단이라는 거 책에 자꾸 불만가지기 시작하면 못할거 같아요. 그러니 아무 생각없이 좋다고 생각하고 써야죠.^^ 서평단 하세요. 그래야 제가 더 리뷰를 자주 보죠.ㅎㅎ

아이리시스 2012-05-25 00:06   좋아요 0 | URL
맞아요. 이건 맥거핀님이 받을 책이니까 이렇게 말한 거지, 서평단 2년 가까이 하는 동안 한 번도 책 불평해본 적 없어요. 처음엔 일주일에 두 권씩 신간을 임의선정해 보내줬는데 그때도 리뷰는 가능했었고, 한 달에 추천 두 권으로 바뀌었을 때는 인간이 참 간사하다 싶었어요. 그냥 주는 것도 고마운데 이제 내가 보고싶은 책 안됐다고 맘속으로는 실망까지 하는구나.. 그때부터 이미 안해야겠다 했었다는.. 그런데 떨어지길래 아, 내 맘 들켰구나 했죠.아하하. 그때 주로 소설리뷰를 써서 인문에서 떨어졌던 것 같아요. 나 이전에는 인문도 했었고 잘할 수 있는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지금도 출판사에서 책 많이 받거든요. 써논 리뷰가 많아서 이벤트 신청하면 주로 되는 편이에요. 이것도 참 운이 좋은 건데, 그나저나 제가 맥거핀님 리뷰를 보게 돼서 완전 좋다는^^

맥거핀 2012-05-26 01:32   좋아요 0 | URL
아이리시스님 2년이나 서평단 했었구나...나는 그만 깨갱합니다.ㅋㅋ 그러게요. 저도 아주 예전에 아무 책이나 막보내주던 시절(?) 서평단했었는데, 이제는 추천을 받아서 하니 훨씬 더 나아졌는데도, 책에 대한 불만이 생기는군요. 뭐 아무튼 그래도 재미있게 읽어볼 작정입니다. 근데 저는 리뷰를 잘 쓰는 게 목표이 아니라, 제 시간에 쓰는게 목표라는..퀄리티 같은 건 없음ㅋ

마녀고양이 2012-05-26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근에 합법 다운로드 사이트를 발견하고,
신나게 보는 중이랍니다. 그전까지는 TV가 디지털이 아니라서 못 봤는데
하드 디스크에 넣어서 연결해서 보는게 아주 손쉽더라구요. 덕분에 한동안 못 본
좋은(?) 영화들을 잔뜩 받는 중입니다... 500원에서 4000원 사이더군요.

밤의 지하철은 너무 숨막혀요, 힘들구요.
술 많이 드시지 마세요. ^^

맥거핀 2012-05-27 12:32   좋아요 0 | URL
네..뭐 그 정도라면 다운받아 볼만하죠. 영화를 영화관에서 보는 즐거움도 있지만, 집에서 보는 즐거움도 꽤 있잖아요. 집에서 데굴데굴 구르면서 보는 것이 더 좋은 영화들도 꽤 있고..^^

밤의 지하철은 일단 너무 오묘한 향취들이 나서..힘들어요. 요즘에는 너무 바빠서 사실 술 마실 시간도 별로 없어요. 마녀고양이님도 건강관리 잘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