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알라딘 1인시위를 둘러싼 몇 가지 단편적인 생각. 먼저 그 내용에 대한 견해를 아주 간단하게 말하면 전체적으로 크게 동의하지는 못하겠다. 타이밍에서나 프레임에서나 그러한 문제를 제기하기에는 좋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다만, 1인시위라는 방식을 택한 것은 일종의 고육지책이 아닐까 생각한다. 1인시위라는 것은 정상적인 루트가 가능하지 않았을 때 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저번에 어떤 식으로 마무리가(뭐 그것을 마무리라고 부를 수 있을는지는 모르겠지만) 되었는지를 이미 익히 보았으니까. 정상적인 문제제기 루트가 가능하고, 그것이 어떤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으면 그런 방식을 취할 이유도 없겠지.
물론 1인시위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불편함을 만드는 것이며, 그런 의미에서 여러가지로 비판받을 가능성을 항상 안고 있다. (당연히 그런 것을 감안하고 시작하셨으리라고 생각한다.) 다만, 나는 그것에 대한 비판은 가능하다고 보지만, 공격적인 대응, 폭력적인 비판이 필요한가라는 생각은 든다. 이번 경우는 온라인이지만, 예를 들어 오프라인에서라면 피켓을 들고 1인시위를 하는 사람에게 그 내용에 대한 부분에 대해 반박을 하거나 논리적인 비판을 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보지만, 욕설을 하거나, 인신공격을 하거나, 계란을 던지고, 그 피켓을 뺏아 들고 있지 못하게 하는 것이 필요할까. 그냥 지나치면 안되는 걸까. 적어도 그 시위로 인해 자신에게 직접적인 피해가 가지 않는다면 말이다.
한편 역으로 생각해보면 어쩌면 이와같은 감정적인 대응보다는 어쩌면 나와 같은 반응이 더 무서운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1인시위라는 것의 목적 중의 하나는 반응을 이끌어내는 것이고, 이슈를 만드는 것이니까. 이것이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서재 내에서 더 큰 문제가 된다면 알라딘 입장에서도 가만히 있기는 어려울 테지.
다만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반응에 섞인 어떤 진보적인 가치들에 대한 것. 어느 곳에서도 주류가 되는 가치는 동시에 또 공격무기로 기능할 수도 있는 것 같다. 예를 들어 극보수 사회에 가까운 우리사회에서 좌파라고 낙인찍는 것이 어떤 공격무기가 되는지를 생각해보면 말이다. 도리어 역으로 진보의 가치가 주류가 되어있는 이곳 알라딘 사회에서는 우파(혹은 가짜 좌파)라고 낙인찍는 것이 또다른 공격무기가 되는구나.
덧.
이 글이 또 하나의 파장을 일으키는 것을 결코 원하지 않고, 그것을 감당하기에는 나는 멘탈이 너무 약하다. 나의 서재에만 노출시켜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