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최근에 몇 권의 책을 샀다. 일반서점에서도 샀고, 온라인으로도 샀고, 알라딘 중고서점에서도 구매했다. 곧 이사를 가야할 상황이라 있는 짐도 줄여야할 상황인데, 자꾸 책 짐만 늘어나고 있으니 문제는 문제다. 여러 권의 책 중에서 가볍게 짬짬이 읽고 있는 책은 중고서점에서 산 <내 인생의 영화>라는 책이다. 사회 각계각층의 유명인사들(이라고 하지만 대부분은 문화계쪽)이 선정한 각자 나름의 '내 인생의 영화'들과 그에 대한 이야기들을 묶은 책인데, 예전에 <씨네21>에서 연재될 때 조금씩 읽었던 기억이 나는데, 이렇게 한데 모아 읽으니 꽤 새롭고, 이 사람이 이런 영화를 선정했네, 싶은 것도 있다. 예를 들어 소설가 배수아 씨는 심플해서 무시무시했던 영화 <헨리: 연쇄살인범의 초상>을, 시트콤의 대부 김병욱 PD는 <월하의 공동묘지>와 <흐르는 강물처럼>을 내 인생의 영화라고 꼽았다. (이 두 영화의 유일한 공통점은 제목이 일곱자라는 것 외에는 없는 것 같다. 이 두 개의 영화는 김병욱 시트콤의 이질적인 두 개의 필수적인 요소의 결합, 특징 있는 캐릭터와 기묘한 슬픔의 결합을 연상시킨다.)

 

읽다보니 필연적으로 다른 사람들의 인생의 영화가 아니라, 내 인생의 영화라는 것을 생각해보게 되는데, 여러 영화가 스쳐 지나가는데 딱히 이거다 싶은 영화는 없다. 아니 그것을 어떤 기준으로 정해야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영화를 내 인생의 영화라고 말해야하는 것일까, 삶의 기억할 만한 순간 속에서 우연히 스쳤던 영화를 내 인생의 영화라고 말해야하는 것일까(예를 들어 여자친구와의 첫 데이트에서 보았던 영화같은 것), 태어나서 처음으로 본 영화를 내 인생의 영화라고 말해야 하는 것일까(다만 기억할 수 있다면 말이다). 어쩌면 최대한 긍정적으로 해석해서 어쩌면 '내 인생의 영화'라고 불릴만한 영화를 만나지 못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니까 아직 나에게는 '내 인생의 영화'를 만날 기회가 남아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 대단한 행운이 아직 남아있다고 믿고 싶다.

 

2.

올림픽이 끝났다. 어쩌다보니 올림픽을 화면보다는 뉴스로 더 자주 접했는데, 올림픽 기간의 언론은 일종의 자기분열의 양상을 보여주고 있었다. 예를 들어 올림픽에서 메달의 가치는 어떠한 것으로도 바꿀 수 없다는 이야기를 늘어놓다가, 태연하게 메달리스트들이 앞으로 받게 될 포상금이나 여러가지 혜택에 관해 면밀하게 조사한 리포트를 늘어놓는 것이 그들의 역할이었으며, 올림픽은 전세계인의 축제, 지구촌의 화합의 장이라고 말하면서, 재빨리 경기에 진 상대편 나라의 언론이나 네티즌들의 반응을 살며시 조롱조로 늘어놓는 것이 그들의 몫이었다. (즉 한 경기에서 이겼을 때 우리는 승리 그 자체를 즐기는 것이 아니라, 거의 대부분 상대방의 소위 '멘붕'을 즐긴다. 반대의 경우라면 그러므로 당연히 패배에 대한 과도한 비난이 이어진다. 이 비난의 이유는 간단하다. 나에게 '멘붕'이 오게 만들었다는 것. 나를 '기분나쁘게' 만들었다는 것. 나를 기분나쁘게 했으니까, 너는 욕을 먹어라, 이 얼마나 저열한 이야기인가. 동시에 언론들이 이를 '성숙치 못한 반응'이라며 매도할 때 그들에게 묻고 싶다. 그 미성숙을 누가 부추기고 있는지.) 물론 이런 자기분열은 그리 새로울 것은 못된다. (예를 들어 '진품명품'같은 프로그램을 보면 돈으로 살 수 없는 문화재의 가치 어쩌구 한 다음에 바로 그 물품의 가격을 매긴다.) 그러나 올림픽이라는 그들의 명대로라면 '화합의 장', 그러나 실상은 (그들의 태도로 비추어 볼 때) '준전시체제'가 우리 머리 속의 다른 무엇인가를 작동시키는 모양이다.

 

확실히 올림픽이라는, 나라의 대표 선수들을 내보내놓고 벌이는 총성없는 대리전은 우리 안의 다른 무엇인가를 작동시키기는 한다. 그 중의 하나는 예를 들어 집단방어의식 같은 것이 아닐까. 예전 미국총기난사 사건의 범인이 한국계인 것이 밝혀졌을 때 이상한 사죄의 논리같은 것이 빗발쳤었다. 그 때 누군가가 이는 한국인의 집단방어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글을 썼었는데, 올림픽에 대한 몇몇 특이한 반응들을 보면서 비슷한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어 배드민턴의 져주기논란과 같은 것들 말이다. 이번 배드민턴 경기에서 져주기가 문제가 되는 것은 그 져주기로 인해 좋은 경기를 관람할 권리를 관객 및 시청자들이 놓치기 때문이기도 하고, 때로는 그것에 관계된 다른 선수들이 경기진행상에서 피해를 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과도한 비난에는 때로 다른 것들이 스며들어가 있다. 한국인으로서 부끄럽다, 나라 망신을 시켰다, 는 식의 논리가 그것이다. 올림픽이라는 국가 간의 경쟁에 한 국가집단으로서의 사고는 어느 정도 피할 수 없겠지만 이런 것은 조금 지나친 것이 아닐까. 이런 것에 현 정부에서 늘 강조하는 '국격'같은 것에서 풍겨나오는 구린 냄새가 연상된다면 내가 지나친 것일까.

 

3.

개인적으로 올림픽에 대해서 흥미로웠던 것은 다른 부분이었다. 올림픽을 둘러싼 언론들의 반응이나 담론들은 근대적인데 비하여(그래서 '근대올림픽'이라고 불리는지도), 경기에 대한 부분들은 다른 새로운 영역으로 들어서는 것 같다. 이번 올림픽에서 흥미로웠던 것은 거의 모든 경기에 전자적인 판정, 비디오 판정 같은 것이 도입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격이나 펜싱, 육상, 수영과 같이 기계장치에 의존해왔던 스포츠들도 그렇고, 그간 인간 심판의 판정에만 의존해왔던 레슬링, 하키, 태권도 같은 종목들에도 비디오에 의한 판정이 당연시되고 있다는 점. 이는 어떤 경계선상에 놓여 있다는 느낌이다. 즉 인간심판이 비디오를 보고 자신의 판정을 수정하는 현재의 형태는 필연적으로 점점 인간심판을 배제시킬 것이고, 언젠가는 완전히 전자적인 장치만으로 모든 스포츠의 판정을 내릴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인간 심판이 먼저 판정을 내리고, 비디오를 보고 판정을 수정하는 현재는 그 과도기의 어떤 중간지점일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궁금해지는 것은 그 먼 미래가 되면, 그 때는 오심논쟁이 사라질 것인가라는 부분이다. 그 때가 되면 그 전자장치의 조작여부를 가지고 오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그러므로 신아람 선수 사건은 일종의 전조인 것이다.) 하루키던가 다른 누군가가 말하지 않았던가. 새롭게 나타난 편리함은 늘 부수적인 다른 불편함을 야기시킨다고. 아마 판정의 기술은 현대적이 되어도, 그 판정의 기술을 보는 우리는 근대적이므로 (새로운 형태의) 오심논쟁은 또 이어질 것이다. 

 

또 하나 흥미로운 것은 이 올림픽 영상들의 미학적인 부분이다. 엑스포와 마찬가지로 올림픽은 근대적인 경쟁의 산물이면서, 동시에 기술적으로는 늘 새로운 발전을 불러일으켰다. 그것은 예를 들어 중계기술의 발달과도 관련이 되는데, 그것은 그 자체로 끝나지 않고 다른 많은 관련된 부분, 예를 들어 영화같은 것에도 상당히 영향을 미쳤다. 이번 올림픽에서 인상에 남는 장면 중의 하나는 단연 양학선 선수의 체조 경기에서 보여준 두 개의 시점을 고속카메라로 이어붙이는 장면일 것이다. 기존의 슬로비디오가 시간의 한계를 보는 이에게 극복하게 해주었고, 여러 시점에서 다양하게 한 순간을 촬영한 분할화면이 공간의 한계를 보는 이에게 극복하게 해주었다면, 이 장면은 동일한 시간의 두 개의 이질적인 시점을 느리고 부드럽게 이어붙임으로써 시공간의 한계를 보는 이가 단번에 극복하도록 해주었다. 즉 그 장면을 집안에서 관람하는 시청자들은 현장성이라는 특권을 포기하는 반면에, 시공간을 뛰어넘는 기이한 체험을 할 특권을 가지게 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이 새로운 기술의 체험은 단순히 새로운 기술의 체험만이 아니라 새로운 미학의 가능성에 대한 체험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기존의 단순한 화면이 아니라 새로운 화면을 통해서 우리는 '양1' 기술의 아름다움에 대해 알게 되었으니 말이다. (예를 들어 영화에서 3D로 인해 우리가 새롭게 얻게 된 아름다움은 무엇인가.) 기술은 미학을 이끌고, 미학은 기술을 성찰(반성)하게 하여 새로운 방식의 기술을 불러낸다.

 

4.

그러고보니 최근에 영화에 대해 거의 이야기를 못했다. 사실 본 영화가 거의 없는 탓이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몇 개의 영화는 챙겨보긴 했다. <도둑들>도 봤고, <다크나이트 라이즈>도 봤고, 그 사이에 <락 오브 에이지>도 봤다. <도둑들>과 <락 오브 에이지>는 비슷한 관점에서 이야기할 수 있는 영화다. '케이퍼 무비'라는 기대감을 불러일으켰고, 또 그런 식으로 광고했던 <도둑들>에서 가장 기이한 점은 그 '케이퍼'가 없다는 사실이었다. 일단 나를 비롯한 많은 관객들이 기대했던 것은 그 다양한 캐릭터들의 적절한 조화, 그 손발이 딱딱 맞는 환상의 앙상블 아니었을까. 그러나 막상 가장 중심되는 '도둑질'은 그 예고편(미술관의 유물을 훔치는 초반 씬)의 도둑질만도 못했다. 지루한 금고따기와 갑자기 어울리지 않는 영웅본색식 총질이라니(뭐 달화 형님은 멋졌다). 반면 <락 오브 에이지>는 자신들이 해야할 것은 무엇인지 어느정도는 알고 있다. 그런 뮤지컬 영화에서 복잡한 심리게임이나 예상을 뒤엎는 반전 같은 것은 있으면 좋겠지만, 없어도 크게 문제될 건 없다. 사실 어떤 의미에서는 유치한 스토리나 뻔한 이야기가 더 좋을 수도 있다. 문제는 춤과 노래다. 춤과 노래는 얼마나 어깨를 들썩거리게 하고, 얼마나 따라부르게 만들며, 얼마나 떠나간 옛사랑을 떠올리게 하는가. 적어도 <락 오브 에이지>는 자신의 주종목에서만큼은 최소한의 몫을 해낸다. 물론 락 넘버들이 워낙 좋은 탓이지만. 극장 안에서 'More Than Words'가 울려퍼지는데 안 따라부를 재간이 있나. (<다크나이트 라이즈>에 대해서는 그 전편들을 복습해보고 뭔가를 이야기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 전편들의 기억이 가물거린다. 라스 알굴 이야기도 <배트맨 비긴즈>에서 좀 봐야할 것 같고..다만 베인에 대해서는 좀 실망하긴 했다. 아이맥스로 결국 보지 못한 것도 아쉽고...)

 

그래서 나름 마음을 먹고 '시네마디지털 서울(CINDI)' 영화제의 영화 몇 편을 예매했다. 무엇보다도 기대되는 것은 아오야마 신지의 <도쿄 공원>. 라울 루이즈의 개막작을 놓친 것은 아쉽지만, 홍상수의 단편이나 아핏차퐁의 단편들도 기대가 된다. 늘 이럴때는 일보다는 의지나 체력이 더 큰 문제가 된다. 그래서 의지를 다지는 의미로 글을 남겨둔다.

 

5.

배가 고파서 뭔가를 더 쓰지를 못하겠다. 김밥천국에서 먹은 음식이 거의 꺼져가는 모양이다. 김밥천국의 음식은 딱 김밥천국스럽다. 그러니까, 음식모양새도 뭔가 어설퍼보이고, 다 먹고나면 왠지 배가 아플 것 같은 느낌인데, 먹다보면 의외로 먹을 만한 맛이고 느낌도 나쁘지 않지만, 여력이 있다면 다른 것을 먹는 것이 낫겠다라고 느껴지는 맛이랄까. 책으로 치자면, 저자의 이력도 신통치 않고, 책 디자인도 1980년대 풍인데 읽다보면 의외로 재미가 있는 책이지만, 그래도 구입안하고 서점에서 읽어서 다행이야, 라는 느낌이 드는 책이랄까.

 

아까 올림픽을 대하는 언론들의 자기분열에 대하여 말했지만, 정작 자기분열이 오는 것은 내가 아닐까. 잠이 오지 않는 것은 다른 이유인데, 이야기는 가장 중요한 그것을 빼고 전혀 중요하지 않은 다른 이야기만 하고 있다. 자기분열은 전혀 다른 별개가 아니라, 대부분 다른 하나를 가리기 위해 나머지 하나가 만들어지니까. 이 글도 다른 하나를 가려 잠을 자기 위함이지만 이상스레 정신만 맑아진다. 그래도 잠을 자둬야만 하겠지. 뱃속의 김밥천국도 이제 문을 닫았고, 시간은 4시를 향해서 가고 있으니.

 



댓글(8)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12-08-18 01: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8-21 13: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8-22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생각에 맥거핀님은 아직 '내 인생의 영화'를 만날 기회를 남겨두고 있는 대단한 행운을 가지고 있으신 듯 하네요. 딱 떠올라야, 내 인생의 영화니까! (저도 아직 기회가 있어요~)
근데 태어나서 본 첫 영화, 첫데이트 때 본 영화들도 궁금하네요~?^^
<내 인생의 영화> 재밌게 읽은 기억이 있어요. 내가 인상적이었던 건, 포르노를 탐닉한 감독이 의외로 많더라는 것. 하드 고어 무비도 그렇지만... (기억이 맞나 모르겠네요.)

올림픽 방송의 자기 분열.. 재밌네요. 근데 말씀하신 집단 방어 의식도 그렇고, 좀 싫어요. 진짜 이런 게 창피하다니까요. 내 소속이..(근데 이것도?!)

전 <도둑들>의 그 삐걱거림이 좋았어요. 장르에 충실하지 않고, 감독이 하고 싶은 거 막 다 넣은, 그 B급무비같이 지 멋대로인 것. 그러면서 또 어떤 면에선 완전히 웰메이드이죠~. 여튼 저에겐 <도둑들>이 두 번 보고픈 오락영화였지요.

여튼 잠이 안 오는 밤은 늘 글을 쓰는 걸로 합시다~~.ㅎㅎㅎ (늘 재밌게 쓰시니까~)

맥거핀 2012-08-24 01:22   좋아요 0 | URL
늘 글을 읽고 이렇게 성실하게 댓글을 달아주시는 섬님이 계시니 글을 쓸 재미가 나는군요.^^

포르노나 하드고어 같은 것들이 아무래도 충격적으로 인상에 남기 때문에 그런 것도 있지 않을까요? 내 인생의 영화라고 할 것까지는 없지만, 저도 처음본 제목없는 비디오 같은 것은 잘 기억하고 있어요.ㅎ 태어나서 처음본 영화는 아니지만, 처음 극장의 기억이 제대로 나는 것은 어머니 따라가서 본 구니스, 람보 동시상영관이었는데요.(지금 생각해보면 아마도 동네 재개봉관이었던 듯..람보2였던 것 같아요.) 원래 계획대로라면 구니스만 보고 나와야 하는데 저희 어머니가 워낙 액션 같은 걸 좋아하시는 터라 넋을 놓고 람보를 보셔서 저도 같이 봤던 기억이 나네요. (첫 데이트 영화는 비밀로 해두지요.^^)

근데 올림픽이 특별히 유별나긴 하지만, 우리 방송 혹은 우리 사회의 자기분열은 새로울 것도 아니어서요. 예를 들어 오늘 글샘님인가 글 보고 그런 생각이 들었는데 우리 사회의 힐링 열풍에 대해서 말이죠. 저는 '힐링, 힐링하는 거 보면 참 우리 사회에 다친 사람들이 많나보다'하는 시니컬한 쪽이었는데, 생각해보면 좀 웃기긴 해요. 그 다친 게 다 무엇 때문인지..맨날 1등 어쩌구, 경쟁 어쩌구 하니까 사람이 다쳐 나가는게 아니겠어요. 근데 그걸 바로잡을 생각은 안하고, 이제 다쳤으니까 힐링..하는 게 좀 웃기긴해요. 뭐 그런 것도 자기분열이라면 자기분열이죠.

아..그거 좋은 표현입니다. 삐걱거림. 영화가 좀 삐걱거리긴 하죠. 뭐 섬님 말씀대로 그게 좋은 측면도 있고, 좀 아닌 부분도 있긴 한 것 같아요. 근데 저는 최동훈 감독이 B급 지향보다는 말그대로 잘짜인 웰메이드를 좀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도둑들>이 일종의 선물세트를 지향한다면 추석때 급조해서 파는 싸구려 종합과자선물세트가 아니라, 확실한 한우선물세트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뭐 그런 느낌이라고 할까요.^^ 그런 능력도 있는 감독이라고 생각하구요.

요새 그럼 다시 도시로 복귀하신 모양이네요. 도시 생활은 어떤가요? 좀 도시가 삭막하기는 하죠. 새벽 가까운 시간에 지하철을 타면 늘 삭막한 기분이 들어요. <올드보이>에서 커다란 개미가 지하철에 있던 씬이 생각이 나요. 늘.

2012-08-24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맞아요. 최동훈 감독은 비급 영화 장기인 감독이기보단 웰메이드를 잘 할 감독이라고 저도 생각해요. 근데 이번에 자신감과 열정이 넘쳤던 걸까요?ㅎㅎ 다음 번엔 웰메이드로 잘 뽑힌 영화를 만들어 주려나?! 싶기도 하네요..
(한우선물세트..ㅎㅎㅎ)

저의 도시 생활은 삭막하고 붐비는 출퇴근이 없어서, 쾌적하고 좋네요. 농사일에 비하면 이 따위 직장일이야 다 노는 겁니다. 모두 같이 노는 거라니까요!ㅎㅎ -그러니까 도시 생활의 여유와 쾌적을 즐기고 있다는 말..^^

맥거핀 2012-08-26 17:49   좋아요 0 | URL
아..그것 참 다행이군요. 출퇴근이 없는 생활이라면 훨씬 낫죠. 아마도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생각할텐데, 출퇴근이 직장 생활의 한 5분의 1, 어쩌면 그 이상을 잡아먹는 것 같아요. 아무튼 직장생활도 뭐 그정도라시니 참 어떤 의미에서는 부럽군요. 어디 가서나 잘 적응하시는 섬님이 대단한걸까요...

Shining 2012-08-24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맥거핀님, 저 왔습니다(굽신굽신). 이렇게 재밌는 글도 안 읽다니, 전 대체 뭐하고 지냈나 싶습니다, 저 없을 때 이런 흥미진진한 글 날리시기에요?(뻔뻔합니다ㅋ) 맥거핀님 삼일에 한 번 씩은 잠 안오시면 좋겠다, 이런 글 자주자주 읽게_-*(매일 그러시면 건강 해치니까 삼사일에 한 번ㅋ)

자기분열, 올림픽, 언론 모두 공감합니다. 섬님에게 답글 달아드린 바로 윗 글에 '힐링'도 그렇구요. 저도 비슷한 생각은 하는데 저는 왜 맥거핀님처럼 조리있게 글을 못 쓰죠_- 그저 공감한다는 말만 날립니다.

저 책 몇 년 전에 읽은 기억이 납니다. 그러고보니 저도 '내 인생의 영화'는 모르겠어요. 곰곰이 생각해보면 있겠지만 그건 '곰곰이 생각해보면'이라서요. 좋아하는 영화와 나를 꿰뚫은 영화는 다른거니까요.

신디에선 영화 많이 보셨나요? 결국 라이즈를 아이맥스로 보시지 못해 저도 안타갑네요. 오호 통재라ㅠ

맥거핀 2012-08-26 17:55   좋아요 0 | URL
옛날에 누군가가 그런 이야기한 것 같은데, '내 인생의'라는 거창한 수식어를 붙이기에는 영화나 음악 같은 걸로는 너무 약한 거 아니냐고 그러더군요. 근데 저는 도리어 인생의 아이스크림 같은 것은 있거든요. 예전에 군대에 있을 때 첫 휴가나왔을 때 베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이 너무 먹고 싶은 거에요. 우리 동네에는 당시 베스킨라빈스도 없었는데 말이죠. 그래서 버스 타고 가서 먹고왔던 기억이 나네요. (그 때 우리 누님이 얘가 어쩌다 이 모양이 되었지? 하고 측은한 눈길로 보던 기억이 나네요.) 그러니 뭐 내 인생의 영화라는 것도 있을 수 있고, 아마도 죽기 전에 한 번은 만나겠지요. Shining님도 언젠간 아마 만나시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신디에서는 몇 개의 영화를 보고 간단히 메모를 해두긴 했습니다만, 언제가 되어서야 기록에 남길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아직 페막작 하나가 화요일에 남아있기는 합니다만, 태풍 크게 오면 안갈참..;;) 일단은 서평단 리뷰도 아직 밀려있는 참이라..다크나이트도 뭔가 기록을 남겨두어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