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은 천천히, 아주 천천히 책을 읽었다. 그의 독서 방식은 간단치 않았다. 먼저 그는 한 음절 한 음절을 음식 맛보듯 음미한 뒤에 그것들을 모아서 자연스러운 목소리로 읽었다. 그리고 그런 식으로 단어가 만들어지면 그것을 반복해서 읽었고, 역시 그런 식으로 문장이 만들어지면 그것을 반복해서 읽고 또 읽었다. 이렇듯 그는 반복과 반복을 통해서 그 글에 형상화된 생각과 감정을 자기 것으로 만들었던 것이다.

음절과 단어와 문장을 차례대로 반복하는 노인의 책읽기 방식은 특히 자신의 마음에 드는 구절이나 장면이 나올 때도 마찬가지였다.  

- 연애 소설 읽는 노인 44쪽에서 -

 

 

 

 

겨울이 길다고

걱정하지 말자.

 

겨울이 길면

봄은

순식간에 찾아오니까.

 

 

 

 

 

 

 

1.

같은 하늘 아래서 눈폭탄을 맞아 고립된 곳이 있는가 하면 하루종일 어둡고 낮게 내려 앉은 하늘에선 비만 오락 가락한 곳도 있다. 깊은 겨울 밤 잠깐 내린 눈이 계족산 꼭대기를 살짝 덮었을 뿐 좀처럼 함박눈을 보기가 힘든 겨울이다.

올 겨울이 시작되면서 아파트 입구에 붕어빵을 파는 트럭이 보이기 시작했다. 나이 지긋한 아주머니가 흑미 찹쌀을 섞어서 붕어빵 반죽을 만드시는데 겉은 바삭하고 안은 쫄깃쫄깃해서 찰떡맛이 난다. 무엇보다도 붕어빵 머리부터 꼬리까지 듬뿍 넣은 달달한 팥이 너무 맛나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저 지나냐... 우리 가족은 보약 챙겨 먹듯이 매일매일 2,000원어치의 붕어빵을 사먹고 있다. 이 겨울이 끝나가는게 아쉽다면 단연코 붕어빵을 먹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입맛도 사람도 길들이기 나름이다. 어떤 일에 익숙해지면 길들여진다. 내가 올 겨울 붕어빵을 자주 먹으며 그 그 트럭 아줌마의 흑미찹쌀 붕어빵에 입맛이 들여진 것 처럼 사람도 자주 만나면 길들여진다.

길들여진다는것은 결국 익숙해지고 닮아가는 것 아닐까 ?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던 친구가 최근에 폭풍의 언덕, 콜레라 시대의 사랑을 열심히 읽고 있는 중이며 심지어 문학동네 카페나 알라딘에 와서 책 소개나 기사를 찾아 읽곤 한다. 함께 공감하고 대화할 수 있는 주제가 있다는 건 참 즐거운 일이다. 비록 아직은 여전히 주인공 히스클리프의 이름을 발음하는데 헤매고 있지만 그래도 그녀의 변화는 아름답다.

 

 

 

 

 2.

몇 년동안 쌓아 놓은 채 정리를 하지 않았던 책들을 마음 먹고 정리 하기 시작했다. 오랜 시간이 흐르는 동안 켜켜히 쌓인 먼지와 책꽂이 깊숙한 곳에서 몇 년동안 사람의 눈빛 한번 받지 못한 책들 그리고 다양한 사연을 안고 나에게 온 책들이 빼곡하다. 한권 한권 먼지를 털어내고 정리를 하면서 수많은 감정들이 교차 했다. 도대체 나에게 이 많은 책들이 어떤 의미일까 ?  난 왜 이렇게 긴 세 월동안 많은 책들을 모았을까 ? 지금은 내가 정리하고 있지만, 만약 내가 죽고 난 후라면 이 많은 책들을 남은 가족들은 어떻게 처리할까 ? 아들에게 정말 물려주고 싶은 책을 제외하고는 기부를 해야겠다. 아니면 내가 죽고 난 후 내가 정말 좋아했던 친구들과 가족들에게 나눠주고 싶기도 하다. 오랫동안 이 책을 아껴줄 사람에게 주고 싶다. 책을 짐으로 여기지 않을 사람... 그리고 그 책을 보면서 나를 기억해 줄 수 있는 사람에게 주고 싶다.

정리가 너무 힘들어서 앞으로는 정말 꼭 필요한 책, 정말 갖고 싶은 책만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랫만에 하는 육체 노동에 완전 지쳐버린 주말이다. 새로 읽기 시작한 '연애 소설 읽는 노인'

뒷 이야기가 궁금해서 다 읽고 싶지만 너무 피곤하다. 아마도 내일 오전으로 미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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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4-02-10 0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착한 시경님 댁의 서재를 사진찍으신 건가요. 어우, 저 보고 깜짝 놀랐어요. 책이 많아서요. 저희집에 저만큼 있으면 아마 저는 목록 써야 할 거예요. 그래도 부럽네요. ^^

착한시경 2014-02-10 13:14   좋아요 0 | URL
책에 쌓인 어마어마한 먼지를 온 몸으로 마시며 정리했어요ㅠ.ㅠ
남편이랑 아이한테 눈치 보이더라구요,,, 앞으로 미리미리 정리하고 구매를 자제해야지하고다짐했어요,,,

숲노래 2014-02-10 0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들은
둘레 좋은 이웃한테 베풀고 싶은 선물이 될 수도 있고,
이 책들은
보기만 해도 즐거운 빛일 수 있고,
이 책들은
앞으로 찬찬히 느긋하게 누리고 싶은 이야기일 수 있겠지요.

착한시경 2014-02-10 13:19   좋아요 0 | URL
책이 좋아서...한권씩 모으다보니,, 어느새 이렇게 많아져 버렸어요^^
먼 훗날 개인도서관을 만들고 싶은데~ 이룰 수 있을지...
아직도 읽고 싶은 책, 사고 픈 책이 너무 많아 고민이네요~

페크pek0501 2014-02-10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구경을 잘 했어요. 책이 많네요. 보기 좋아요.
저도 거실 한 면을 책장의 책으로 가득 메우고 안 방 침대 부근에 쌓아 놓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생각한 건데, 계속 쌓아 놓을 수만은 없고 그렇다고 책을 사지 않을 수도 없어서
천 권 정도로 정해서 그 이상 넘지 않도록 하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그러니까 천 권만 두고 나머지는 중고서점에 팔고... 그 다음부턴 세 권 구입하면
세 권을 중고서점에 파는 식으로 해서 천 권을 넘지 않게 조절하는 것이죠.
사실 다시 읽지 않을 책은 남이라도 읽도록 처분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어요.

울보 2014-02-10 2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처음인사드리네요,
그냥 너무 멋진 책장을 보고 달려와 인사드리고 갑니다,

착한시경 2014-02-11 22:09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읽지 않은 책만 가득한 책장인데..ㅎㅎ
앞으로도 자주 뵈어요...저도 울보님 서재에 놀러갈께요^^

appletreeje 2014-02-11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먼저, 올려주신 <연애 소설 읽는 노인>의 글귀가 마음에 쏙 들어오네요~
감사해요. 이렇게 좋은 글 함께 읽게 해주셔서요.^^

제목의 '책이 쌓이는 소리'....음...ㅠㅠ
몇 년 전부터 저도 저렇게 쌓여있던 책들을 차례차례 정리했던 생각이 나구요.
작은 도서관이나 지하철문고, 책을 사랑하는 이웃분들이 캐리어로 원하시는 책들을
옮겨 가셨구요, 무엇보다 결정적으로 이사,를 계기로 어느 정도 pek0501님의 말씀처럼
저도 꼭 소장해야 할, 약 천 권 정도만 남겨놓고 아낌없이 다 방출했던 듯 싶어요~ㅎㅎ
아마, 착한시경님께서도 이사를 하시기 전엔 책정리 쉽진 않으실 것 같아용~ㅋㅋ
무엇이든 함께 하는 인연의 시간이 있을테이니~즐거운 마음으로 '책이 쌓이는 소리'를
즐기시면 될 것 같습니다~!!^^

착한시경님! 오늘도 즐겁고 행복한, 좋은 날 되세요~*^^*

착한시경 2014-02-11 22:11   좋아요 0 | URL
저두...책을 좀 정리해야 겠다는 다짐은 늘 하는데... 쉽지가 않아요..
이 욕심에서도 벗어나야 하는데...왜 이렇게 뜻대로 되지 않는지 모르겠어요
저도 트리제님처럼 가까운 분들과 책이 필요한 곳에 나눠줘야 할 듯 싶네요
한동안 뵙지 못해서 너무 궁금했어요...
이렇게 댓글까지...ㅎㅎ 너무 감사하고 반갑습니다....
 

인생의 의미에는 단순한 주관적 행복 외에도 변화와 성장, 배움과 진보 같은 가치 요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주관적 만족은 우리를 행복한 현재에 머무르게 하려는 속성을 가진다. 반면 의미는 우리를 만족스런 현재에 머무르지 말고 더 나아가도록, 변화하고 성장하도록 앞에서 손짓한다.

(책 108쪽에서)

 

 

 

 

 

 

 

 

행복, 그것은 어린아이가 자라면서 사랑하게 되는 것,

젊은 가슴에 사람들이 한 번도

불러주지 않은 신비한 이름을 간직하는 것,

부드러운 손 안에서 은밀한 말을 가만히 속삭이는 것,

말로 할 수 없는 결합을 온화함으로 받아들이는 것,

흩어지는 물을, 날아가 버리는 구름을 시샘하는 것,

한 마디 음성에 떨리는 사랑하는 사람의 가슴을 느끼는 것,

사람들이 좋아하고, 질투심으로 따라가는 발자취를 아는 것,

빛나는 낮을 꿈꾸는 것,

밤을 불사르고 비틀어버리는 것,

무엇보다 영혼이 잠들어 있는 나이를 슬퍼하는 것,

여인들의 모든 시선을 받으며 항상 괴로워하는 것,

4월의 모든 덤불, 진홍빛 하늘의 불꽃들 가운데 고통을 견디는 것,

하나의 시선, 한 송이 꽃, 하나의 태양만을 추구하는 것이려니 !

- 책 128쪽 빅토르 위고의 그래서 행복은 어디에 있나요 중에서 -

 

 

 

- 일단 환락의 도시를 떠나 시골로 가야 한다.

- 자신이 먹을 것은 자기 손으로 해결해야 한다. 즉 육체 노동을 해야 한다.

- 모든 사람을 형제처럼 사랑해야 한다.

- 착하게 살고 남을 위해 살아야 한다.

- 거짓말하지 말아야 한다.

- 곡물과 채소만 먹어야 한다.

- 술과 담배는 끊어야 한다.

- 어렵고 복잡한 예술은 다 버려야 한다.

- 항상 죽음을 생각하며 겸허하게 살아야 한다.

(책 285쪽에서)

 

 

어느 시점에서는 상대방에게도 꼭 그만큼의 목숨 건 사랑을 기대하는 것이 인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상대방은 나처럼 그렇게 헌신적인 사랑을 하지 않는 것 같다. 나한테는 네가 전부인데 너한테는 내가 전부는 아닌 것 같다. 이런 식의 생각은 곧 근거없는 의심과 질투로 발전해 나간다. 안나는 이런 고전적인 심리적 동요의 단계를 차근차근 밟는다. (책 59쪽에서)

 

노주인(老主人)의 장벽(腸璧)에

무시(無時)로 인동(忍冬) 삼긴물이 나린다.

자작나무 덩그럭 불이

도로 피여 붉고,

구석에 그늘 지여

무가 순돋아 파릇하고,

흙냄새 훈훈히 김도 사리다가

바깥 풍설(風雪)소리에 잠착하다.

산중에 책력(冊曆)도 없이

삼동(三冬)이 하이얗다.

- 정지용의 인동차 -

 

1.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서 들려오는 아름다운 피아노 소리... 겨울왕국 Let it go의 선율에 잠시 현관문 앞에 멈춰 섰다. 연휴에 가족들과 함께 겨울 왕국을 보고 돌아온 후, 피아노를 치는 아들이 악보를 출력해 열심히 연습을 하고 있는 곡이다. 생각보다 어렵다고 며칠동안 끙끙거리며 연습에 몰두하더니 이제 제법 음이 끊어지지 않고 연주가 된다. 평소 모습대로라면 학교에서 돌아와 피아노 학원에 가기 전까지 스마트폰 게임을 하거나 간식을 먹으며 빈둥거리고 있었을텐데 진지하게 몰입해서 피아노 연습을 하는 것을  보니 괜히 마음이 찡해졌다.

일곱 살 가을... 처음으로 피아노를 쳤을 때, 고사리처럼 작고 여린 손은 어느새 내 손보다 크고 듬직해졌다. 아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할 무렵 우리 부부가 함께 세웠던 목표가 있다.

아들에게 평생 함께 할 수 있는 악기와 운동을 찾아서 일정한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끝까지 시키는 것이었다. 남자 아이가 꾸준히 한 악기를 배우는 일이 쉽지 않았을텐데 긴 시간동안 성실하게 연습해준 덕분에 지금까지 쉬지 않고 올 수 있었다. 대학 입시까지는 4년 그리고 앞으로 평생을 피아노와 함께 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100배의 노력이 필요할텐데... 닥치지 않은 일에 대한 걱정과 염려가 때로는 마음을 무겁게 한다. 하지만 피아노 치는 아들때문에 쇼팽, 베토벤, 드뷔시, 라흐마니노프 그리고 슈만까지 늘 클래식을 들을 수 있으니 덤으로 얻은 행복도 크다.

피아노를 치는 아들의 뒷모습을 보면서 뿌듯함과 동시에 미치도록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 하나의 사물에 지나지 않는 악기에 사람들이 숨결을 불어 연주를 하면 살아있는 생명의 소리가 된다.

이번 달에 처리해야 하는 여러가지 분주한 일들을 마무리하면 악기를 하나 배워보고 싶다. 현악기 소리를 좋아하는데 비교적 쉽고 빠르게 배울 수 있다는 우쿨렐레에 관심이 간다.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 것보다 직접 연주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 막연하고 허황된 꿈이 아니라 꼭 이룰 수 있는 꿈이 되었으면...... 아들은 피아노로, 나는 아쿨렐레로 Let it go를 연주할 날이 올 수 있다면 좋겠다. 해마다 악기를 배워야 겠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늘 실천에 옮기지 못했다. 이번만큼은 더 이상 미루지 말고 꼭 도전해 봐야 겠다. 때로는 아들도 내 삶에 신선한 자극이 된다...

 

2.

'굿바이 카뮈', '행복은 어디에 있나요', '톨스토이 도덕에 미치다'를 읽고 있는 중이다. '굿바이 카뮈'는 최근에 탄력을 받아 열심히 읽고 있는데 거의 마지막 부분만 남기고 있다. 카뮈의 시지프스 신화를 예로 들어 삶의 의미를 묻고 있는 책이다. 객관적 가치와 주관적 만족을 둘 다 이룬 삶이 가장 이상적인 삶이라고 이야기 한다. 이 두가지를 만족시키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뭘까? 처음 부분은 쉽게 접근이 가능하지만 읽을수록 고민과 생각이 많아지는 책이다.

'행복은 어디에 있나요'는 정말 심심할 때 읽어야지 하는 마음으로 구입한 책이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톨스토이를 비롯해서 클레지오, 빅토르 위고, 앙드레 지드, 알랭, 장 지오노와 오스카 와일드, 모파상 등이 생각하는 행복에 대한 정의를 다양한 형식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톨스토이, 도덕에 미치다'는 안나 카레리나를 통해 톨스토이의 삶과 문학 세계를 쉽고 재미있게 다루고 있는 책이다. 한마디로 톨스토이 입문서 정도로 생각하면 좋겠다.

정신없게도 세 권의 책을 번갈아 가며 읽고 있는 중이다. 오늘은 틈틈히 '톨스토이, 도덕에 미치다'를 읽었는데 톨스토이의 결혼생활을 다룬 부분을 읽으며 흥미롭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했다. 이 책을 통해 톨스토이의 삶과 문학에 더 많이 관심을 갖게 되었으니 의미있는 시간이다.

 

이틀동안 매서운 겨울 추위를 경험했다. 절기상으로는 입춘이라 했지만 피부로 체감한 날씨는 올 해 들어서 가장 추웠다. 알라딘 장바구니에 담아놓은 책을 구입하기 위해 늦은 밤 시내에 다녀왔다. 내일 퇴근 길에 사다 주겠다는 남편에게 반은 협박 반은 애원하며 졸랐더니 결국 함께 서점에 가 주었다. 한 권만 사겠다고 다짐하고 왔지만 결국 세권을 구입해서 신나게 돌아왔다.

남편에게는 살짝 미안한 마음도 들었지만, 당장 읽지 않더라도 그 책이 집에 있어야 기쁘고 흐뭇한 마음이 드는 걸 어쩌란 말인가 ?

 

 

 

 

 

 

 

 

 

 

 

 

 

 

 

 

이렇게 추운 날은 즉석에서 보글보글 끓여먹는 음식이 확 와 닿는다. 오랫만에 남편과 즉석 떡볶이를 먹었다. 예전 추억을 떠올리며 반가운 마음에 먹었는데, 그때처럼 맛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우선은 조미료 맛이 너무 많이 나서 많이 먹을 수 없었다. 그래도 한 번쯤은 옛날 기억을 떠올리며 즐겁게 먹을 만 했다. 한참 먹다가 식당 주변을 둘러보니 우리가 가장 연장자였다. 대부분이 교복을 입은 여고생들이나 생기 발랄 대학생들이다. 어느새 그런 식당에는 어울리지 않는 중년의 나이가 되어 버리다니... 그래서 세월이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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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4-02-07 0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쿨렐레 즐겁게 배우셔서 아들과 함께 집안공연을 해 보시기를 기다립니다~

한 마디 말은 언제나 사랑일 때에 빛나고,
시골에서 밭을 일구는 일은 '육체 노동'이라기보다 '즐거움'이 되겠지요~ ^^

착한시경 2014-02-07 12:00   좋아요 0 | URL
따뜻한 삼월부터 시작해 보렵니다^^
아들이랑 같이 연주할 날이 속히 와야 할텐데,,,
게으른 제가 잘 할수 있을까 싶어요~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세실 2014-02-07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콤한 즉석 떡볶이 먹고 싶네요.
아드님이 피아노 전공하는군요.
아쉽게도 우리 집안엔 음악 전공자가 하나도 없어서 선망의 대상입니다.
울 아들이 하는 우쿨렐레, 쉬워 보이더라구요.

착한시경 2014-02-07 12:02   좋아요 0 | URL
대전 시내에 있는 즉석 떡볶이 가게 였는데,,,아이들이 많더라구요~
그래도 맛있게 잘 먹었어요...
저도 악기를 다룰 줄 몰라서~ 아들보며 대리만족 중인데
더 나이 먹기 전에 배워보려고 결심했어요....^^

단발머리 2014-02-07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피아노 치는 아들, 완전 멋지지요.
착한시경님 아드님도 듬직한 뒷모습 보이며 '겨울왕국' 연주한다니, 너무 멋진대요.
저는 아롱이랑 할려고 사다 놓은 책 A-B-C 중 A 하다가 중단한 상태거든요.
남자아이들이 피아노치기 더 어려운가요. 아니면 피아노 앞에 앉기 더 어려운가요.@@

'톨스토이, 도덕에 미치다' 눈팅하고 갑니다. 톨스토이님은 너무 빡빡하셔서, 가까이 있기엔 조금 부담스러울것 같기는 한데, 착한시경님 소개글 읽어보니, 책으로 만난다면야, 뭐... 즐거운 마음으로 만날 수 있을 거 같아요.

오늘도 좋은 하루 되셔요^^

착한시경 2014-02-07 12:05   좋아요 0 | URL
피아노 칠 때와 잠 잘때만 멋지고 착한 아들이예요ㅠ.ㅠ
이제 그 무섭다는 중2를 보냈으니 좀 의젓해지겠죠,,
남자 아이들은 대체로 에너지가 많아서~ 오래 앉아서 하는 일은
힘들어 하더라구요,,,특히 어렸을때...
톨스토이 도덕에 미치다와 안나 카레리나를 같이 읽음 더 줗을꺼 같아요~
 

설 연휴 마지막 날 밤이 고요하게 지나가고 있다. 내일부터 반짝 추위를 알리는 일기예보를 보고 꼼꼼하게 문단속을 했다. 유난히 길게 만 느껴졌던 이번 겨울도 어느 새 2월에 접어 들었다. 물론 꽃샘추위도 남았고, 때를 맞추지 못한 눈이 3월에 내릴지라도... 나에게 3월 1일부터는 봄이다.

"봄"이라는 단어의 어원을 찾아보니 따뜻한 온기가 다가온다는 의미와 '보다'라는 말의 명사형 '봄'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맞다... 봄은 겨울과는 달리 볼 것들이 참 많다.  겨우내 얼었던 강물과 땅이 녹기 시작하고, 그 땅에 따뜻한 봄볕이 들어 새싹을 움트게 한다. 메말랐던 나뭇가지에도 생기가 돌고, 흙 한줌 사이에서도 이름 모를 들꽃들이 얼굴을 내미는 계절이 바로 봄이다.

이유없는 우울과 답없는 고민들도 이 겨울 끝자락에 묻어두고 난 눈부신 봄 햇빛을 간절한 마음으로 기다리는 중이다.

몇년 전부터 시를 공부하고 있는 친구에게서 오랫만에 연락을 받았다. 등단을 준비 과정에서 겪고 있는 고민들에 대해 잠깐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의 안부를 물었다.

전화를 끊고 나니, 대체 나는 그동안 뭘하며 살았던가 ? 하는 후회와 자책감이 밀려 왔다.

한 걸음씩 자신의 꿈을 향해 나가고 있는 친구와 달리 좌충우돌하며 늘 후회하는 삶을 살고 있는 나를 보니 참 한심스럽다. 하지만 우울한 기분은 떨쳐 버리고 으싸으싸 하기로 한다. 마음을 다잡고 펼쳐든 책이 녹색평론 1-2월호이다.

 

 

 

 

 

 

 

 

 

 

 

 

 

 

 

 

 

 

 

 

 

 

 

 

 

 

 

몇 년전부터 꾸준히 녹색평론을 구독 중이며 단행본으로 나오는 책들도 대부분 소장하고 있을만큼 나는 녹색평론사의 열렬한 독자이다.

특히 무위당 장일순의 나락 한알 속의 우주, 권정생의 우리들의 하느님,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의 오래된 미래 그리고 녹색평론 발행인 김종철의 간디의 물레를 관심있게 읽었다. 녹색평론 독자모임이 대전에 없다는 것은 너무 아쉬운 일이다. 대전보다 작은 소도시에서도 이루어지고 있는 모임이 대전에 없다는 것이 안타깝다. 어쩌면 나처럼 남들이 만들어 놓은 모임에만 나가려는 소극적 독자들이 대전에 많을지도 모르겠다. 녹색평론을 읽으면서 세상과의 소통과 이해의 폭이 좀 넓어진 기분이 든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알게 된 것들이 내 삶에서 작은 실천으로 이어진다면 더 의미 있는 일이 될텐데...늘 아는 것과 삶이 별개가 되는 것이 부끄러울 뿐이다.

 

 

 

 

 

 

 

 

 

 

 

 

 

 

 

 

 

 

 

 

 

 

 

 

 

 

 

 

 

 

 

이번 호 녹색평론에서 내가 가장 관심있게 읽은 기사는 안드레 블첵의 시와 라틴아메리카의 혁명이다. 이 글은 남아메리카의 변화와 혁명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던 시와 노래에 관한 에세이다.

 

세 개의 집, 혹은 세 군데 거처가 있는데, 그것들은 모두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시인의 한 사람, 즉 칠레에서는 돈 파블로, 세계 전역에서는 파블로 네루다로 알려진 사람에게 속했다. 이 세개의 근사한 집들은 모두 시인이 손수 거들어 지어진 집들이었다.

하나는 칠레의 산티아고, 보헤미안의 동네인 벨라비스타의 언덕에 붙어 있다. 두 번째 집은 항구도시 발파라이소에 있는데, 항만과 바다를 지나 수평선을 바라볼 수 있는 기막힌 전망을 가진 집이다. 마지막 집은 이슬라네그라 혹은 '검은 섬'이라고 불리는 소박한 해안 마을에 세워져 있다. 그런데 이 마을은 실제로는 섬이 아니라 찬란한 바위 해안을 따라 모여 있는 집들 때문에 그렇게 이름이 붙여졌다. 여기가 대서양의 엄청난 파도를 바라보며 작은 목재 오두막에서 파블로 네루다가 자신의 가장 강력한 시 몇 편을 썼던 곳이다. (책 137쪽에서)

 

이야기와 책, 시와 음악, 춤과 연극 - 그것들은 모두 필수적인 것이다. 라틴아메리카에서의 혁명은 어떤 것이라도 그것들 없이는 일어날 수 없었다.

바리케이드로 나갈 것을 결정하기 전에, 이 대륙의 사람들은 단지 확신을 갖는 것만이 아니라, 무엇보다 감동을 받고 마음을 움직여야 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가난한 사람들과 대중에게 수백만 권의 책들을 나눠주는 운동을 하고 있었다. <돈키호테>와 같은 고전작품들이 문자 그대로 무료로 나라 전역에서 배포되고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정부가 운영하는 모든 서점들에서는 시와 세계문학의 걸작들이 또한 무료로 제공되고 있었다. 

베네수엘라와 볼리비아, 우루과이와 에콰도르 그리고 그 밖의 나라들의 투쟁은 실제로 매우 기본적인 휴머니즘의 원칙을 위한 싸움이었기 때문이다. 칼 맑스나 마오 주석, 혹은 레닌이나 차베스의 책으로 달려갈 필요는 없었다. 빅트르 위고와 세르반테스, 막심 고리키와 톨스토이, 타고르가 쓴 고전적인 작품들 속에 그 모든 것의 정수가 들어있는 것이다.

(책 140쪽에서)

 

예술은 가르칠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생각하고 느끼도록 부추긴다. 그리하여 사람들이 선과 악 사이의 본질적인 차이를 알게 도와준다. 이러한 자질을 결여한 혁명은 어떤한 것이라도, 이미 많은 불행한 장소에서 그랬듯이, 살육으로 나아갈 수 있다.

(책 142쪽에서)

 

예술은 사람들에게 꿈꾸는 법을 가르쳐 준다. 그리고 그 꿈들은 사회를 전진시켜준다.

칠레의 혁명을 이끌었던 시는 네루다의 장엄하고 위대한 '마추픽추 봉우리들'이 아니라, 그가 사랑한 여인에게 바쳤던 단순하고 소박한 시였다고 한다. 필요한 부분만 발췌해서 읽고 있는 중이었는데, 네루다와 칠레 그리고 가르시아 마르케스 이야기가 나와서 먼저 읽어 봤다. 한동안 유럽여행을 꿈꿨었는데 최근에는 기회가 된다면 쿠바나 칠레, 아르헨티나를 여행해 보고 싶다. 정말 멋진 나라들이다.... 특히 돈키호테를 무료로 나눠주었다는 베네수엘라의 정부의 정책이 참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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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4-02-03 0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쿠바와 칠레, 여기에 페루를 함께 마실해 보시면...
얼마나 아름답고 즐거울까 싶어요.

중남미는 고대문명뿐 아니라 현대 사회에서도
여러모로 돌아보거나 생각할 대목을
많이 베풀어 주는 삶터이지 싶어요.

페크pek0501 2014-02-04 0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보는 <녹색평론>입니다. 사서 본 적이 있어요.
저도 한때 정기구독을 할까 고민 중에 있었던 책인데...
그런데 지금은, 책을 읽지 못해 밀릴까 봐 구독 결정을 못 내려요.
<시와 시학>을 여러 권 갖고 있는데, 다 읽지 못했거든요.

으싸으싸 하시기로 한 것 잘한 일입니다. 응원하겠습니다. ^^

 

 

 

 

 

 

 

 

 

 

- 연휴 기간동안 가족들과 본 영화 -

 

봄은 어디쯤에서 움트고 있는걸까 ? 오후부터 겨울비가 봄비처럼 내렸다.

주부된 이후로 명절은 마음의 부담이나 엄청난 노동의 시간이니 특별히 반가울 리가 없다. 오죽하면 명절 증후군이라는 말이 생겼을까 싶은데 시댁 식구들과도 오랜 시간이 흐르니 좀 편해졌다고 해야 할까 ? 이제는 특별히 좋다, 싫다의 감흥조차 무뎌졌다.

 

내가 이번 설에 살짝 우울한 마음이 들었던 이유는 건강때문이었다.

연휴 시작하는 날부터 소화가 되지 않아 미슥거림이 계속되더니 시간이 갈수록 두통까지 더해져 정말 너무 힘들었다. 몸이 아프다고 설날 음식 준비에 빠질 수 없어 하는 수 없이 시댁에 가서 전을 부치고 만두를 빚었다. 시댁은 큰집인데다 친척도 많고 명절날 아침이면 늘 오촌까지 모여 함께 식사를 해야 하니 준비하는 음식의 종류도 정말 많다.

떡국에 쓸 사골을 우려내고, 나물을 미리 씻어 데쳐두고, 종류별로 전을 부쳐야 하고, 고기를 손질해 양념을 재워야 한다. 물론 나는 서열상 막내이기 때문에 아직 시댁에서 한 번도 칼을 잡아 본 적이 없다. 그래서 가장 고달프다는 설거지를 주야장천해야 한다. 하루종일 이것 저것 나오는 그릇들을 씻다보면 저녁 때 쯤되면 손끝이 쪼글쪼글해질 정도이니 가히 식당 설거지 쯤 된다.

 

소화가 되지 않아 굶고 계속 약을 먹었는데 갑자기 서글픈 맘이 왈칵 들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몸이 좀 안 좋으면 하루 정도 푹 자거나 쉬면 절로 나아지는 경우도 많았는데 이제 약을 먹어도 좀처럼 괜찮아지지 않는다. 그리고 자주 아프다. 정말 신체 나이는 극복하기 힘들다. 친정이나 집이었으면 잠시 일을 미뤄두고 쉴 수도 있겠지만 시댁이니 도통 쉬는 것도 내 맘대로 할 수없다.

내 몫의 만두는 남편이 대신 빚어주고 심지어 내가 해야 하는 설거지도 남편이 대신했다.

꼬박 이틀 정도 앓고 나니 조금 나아져서 정상적인 식사가 가능해졌다. 설날 음식도 완전히 그림의 떡이었다. 이제 맛있어도 소화가 잘 되지 않을까 걱정스러워 많이 먹는게 부담스럽다. 이래서 늙는건 슬픈거다.... 도통 몸이 따라주지 않으니 말이다.

 

설날 저녁, 몸이 좀 회복되어 남편과 커피를 마시러 외출을 했다가 우연히 안경원에 들렸다.

얼마 전부터 이유없는 두통이 심심찮게 반복되어 혹시나 하는 마음에 시력검사를 했는데...이건 또 웬 청천벽력 같은 소리... 검사 결과 난시에 안경을 써야 한단다. 20대 초반까지 1.2 정도의 시력을 유지했고 그 후에도 누구보다 눈이 좋다고 자부했다. 또 내 눈으로 보는 세상은 늘 환하고 화창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내 시력에 맞춘 안경을 쓰니 정말 세상이 선명하게 보이는 것이다. 시력이 떨어지면서 눈이 피로해 두통이 올 수 있다고 하니 안경을 쓰는 것이 좋겠다고 한다. 눈도 노화가 온 것이다...

물론 나는 아직 마음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아 안경을 맞추는 것을 하루 늦추고 돌아왔다.

나이 먹는 게 이런 기분일까... 아주 확 늙어 버린 기분이다.

 

 

  

 

 

 

 

 

 

 

 

 

 

"너희 젊음이 너희 노력으로 얻은 상이 아니듯, 내 늙음도 내 잘못으로 받은 벌이 아니다." 

- 박범신의 은교 중에서 -

 

청춘 사진관에서 곱게 화장을 하고 영정사진을 찍던 70대 할머니 오말순이 주변 사람들은 그대로 인체 혼자만 20대의 모습으로 돌아간다는 설정,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여배우 오드리햅펀의 이름을 따서 오두리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20대의 삶을 살아간다.

버스 창문에 비친 얼굴을 보며 경악하는 오말순 여사가 자신이 누려보지 못한 20대를 신나게 누려가는 모습이 너무 즐겁고 재미있었다. 특히 귀여운 여인의 줄리아 로버츠가 로데오 거리에서 옷을 사는 장면을 패러디한 듯한 오두리 변신 모습 그리고 자기가 정말 하고 싶어했던 가수의 꿈을 이루어 가는 과정, 오래 전 유행했던 노래를 다시 듣는 것도 반갑고 좋았다.

늙음과 젊음이 무엇인가 ? 최근 갑자기 늙어버렸다는 기분에 좀 슬펐는데 이 영화를 보면서 위로를 받은 느낌이다. 물론 오두리가 하얀나비를 부르면서 과거의 삶을 회상하는 부분과 늙은 아들과 20대의 모습을 한 엄마가 만나는 부분에서는 마음이 먹먹해져서 보는 내내 엄청 울었다.

울다가 웃다가 두 시간 동안 아무 생각없이 즐겁게 봤다.

겉모습은 20대, 경험과 정신은 70대로 살 수 있다면 난 뭘 할까 ? 영화 속 말순할머니처럼 내가 20대에 이루지 못했던 꿈을 향해 신나게 가 볼까 ? 아니면 인생 뭐 별거 있어 이러면서 정말 신나게 놀아볼까 ?

이런 영화가 이렇게 마음에 확~ 와 닿는걸 보면 나도 늙은게다....

 

 

 

 

 

 

 

 

 

 

 

 

 

 

 

 

연휴 기간동안 책 세권과 세렌디피티 DVD를 구입했다.

읽지 못한 책은 여전히 쌓여가고, 최근에는 보지 못한 영화까지 같이 쌓여 간다. 내일 안경을 맞춰야 하나, 아니면 좀 더 참아야 하나를 고민 중이다.

노화가 오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운동을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정신의 노화를 막기 위해서는 역시 밀린 책을 열심히 읽어야 겠다. 물론 영화도,,음악도 들으면서 말이다.

설날 아픈 몸으로 우울하게 보냈는데, 영화 한 편으로 너무 즐거워졌다.

역시 행복은 이렇게 소소한 일상에서 오는 게 맞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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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4-02-02 0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이들면 조금만 과식해도 더부룩함으로 직결되니 서글퍼요.
제 또래도 노안으로 돋보기 쓰는 모습 보면 ㅜㅜ
안경은 맞추심이 좋을듯요~~
수상한 그녀는 요즘 강추하는 영화랍니다. 마지막 김수현의 '워뗘, 후달려?' 는 대박이죠~~~
설 연휴 아직 하루 남은것에 위안받고 있답니다.

강백호오빠 2014-11-03 19:52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세살잉요 오늘 고생많이하구요 오늘 대신에서 해도 오늘도 열심히하겠습니다
그리고 작업을 때문에 일나서 그악속들있어서 해서 내가 매일로 보내기 보내줄게요
나는 그리고 한마디인데 가수인데 보내로 여기로 보내줄래요

2014-02-02 19: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2-02 21: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강백호오빠백호씨 2014-11-03 1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오늘 대신에서 문자 보내줄래요 너는 히ㅐㅁ들겠습니다 열심히겠습니다 그만하세요 온,ㄹ
최송합니다
 

따뜻한 겨울이 계속되고 있으니 참 반갑고 고마운 일이다. 오후에는 따사롭게 비추는 햇살을 받으니 왠지 기분까지 한결 밝아졌다. 일하는 틈틈히 혼자 있는 시간이면 주로 책을 보거나 이런 저런 생각에 빠지드는데 생각의 파편들을 아무리 모아봐도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는 추억들이 있다. 

지금처럼 잡지나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다양하지 않았던 때,  80년대 유명한 만화 잡지였던 보물섬 몇 권이 우리 집에 있었다. (도무지 보물섬 몇 권이 어떤 경로를 거쳐 우리집까지 오게 되었는지는 도통 기억이 나지 않는다.)  지극히 현실적이고 고지식했던 부모님이 만화책을 정기 구독해 주었을 가능성은 없고, 그 당시 내성적이고 주변머리 없었던 내가 친구에게 그 만화책을 빌려 왔을 가능성은 더욱 희박하다. 하여튼 보물섬은 나에게 신천지처럼 새롭고, 사탕처럼 달콤한 유혹이었다.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나는 건 그 몇 권의 보물섬을 마르고 닳도록 봤으며 그 후 가끔씩 친구를 따라 동네 만화 가게가서 한 권에 50원 하는 순정만화를 봤던 추억이다.

 

내가 특히 좋아했던 만화가는 김동화였는데 지금도 영어선생님이나 목마와 시 그리고 아카시아를 잊을 수 없다. 줄거리는 가물가물 잊혀졌지만 만화를 읽으면서 느꼈던 그 설레임을 아직도 기억한다. 나에게도 만화책 속에 나오는 멋진 영어선생님이 계셨다면, 아마 지금보다는 훨씬 영어를 좋아하고 잘하지 않았을까?? 뭐... 이런 말도 안되는 핑계도 대보면서 잠깐이지만 즐거운 추억에 빠져들었다.

 

안타까운 것은 최근에는 우리나라 만화가 중에서 허영만이나 이현세, 강풀이나 박흥용, 최규석, 윤태호와 같은 남자 만화가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순정 만화를 그리는 여성 만화가는 딱히 원수연 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내가 최근에 좋아하는 만화가는 단연 다니구치 지로이다. 열네살을 시작으로 해서 번역되어 나오는 작품들은 모두 소중하고 있다. 열네 살을 읽은 후... 나는 다니구치 지로의 열렬한 팬이 되었다.

 

 

 

 

 

 

 

 

 

 

 

 

 

 

 

 

 

 

 

 

 

 

 

 

 

 

 

 

 

 

그리고 내가 가장 아끼는 만화책... 베르사유의 장미, 피아노의 숲, 맨발의 겐, 마스터 키튼, 바람의 계곡 나우시카, 천재 유교수의 생활을 가지고 있다. (난 지금도 명탐정 코난과 신의 물방울을 모으고 있는 중이다...)

 

 

 

 

 

 

 

 

 

 

 

 

 

 

 

물론 허영만의 식객 전 권과 사랑해 12권도 책장에 가지런히 꽂혀 있다. 그리고 강풀의 만화도 전부 가지고 있다. (정말 대책없는 욕심인데... 아주 먼 훗날 나의 서재를 찾는 누구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만화책도 갖추어두고 싶다는 마음에서 구입했다.)

 

 

 

 

 

 

 

 

 

 

 

 

 

 

 

겨울 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기에는 만화가 진리인 듯 싶다. 머리맡에 만화책을 가득 쌓아두고 새우깡을 아작아작 씹으며 만화책을 읽고 싶다. 옛날 옛날을 추억하면서 말이다.

오늘은 지금 읽고 있는 누비처네를 잠시 미뤄두고 오랫만에 열네 살을 다시 읽고 싶다. 물론 내가 지금 간절히 읽고 싶은 책은 김동화의 만화지만 구할 수 없으니 열네 살로 대신해야 겠다.

 

 

 

- 영어선생님 만화를 보고, 강인원이 만든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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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코리아 뚱 2014-01-28 1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김동화만화가의 만화책 무~진장 읽었드레요,,,

착한시경 2014-01-28 23:40   좋아요 0 | URL
중고서적에서 요정핑크 4권을 18만원에 팔더군요...허걱했습니다... 김동화의 다른 만화도 모두 고가에 판매되고 있어서 놀랐답니다...

서니데이 2014-01-29 2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착한 시경님, 명절과 설연휴 즐겁고 재미있게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