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겨울이 계속되고 있으니 참 반갑고 고마운 일이다. 오후에는 따사롭게 비추는 햇살을 받으니 왠지 기분까지 한결 밝아졌다. 일하는 틈틈히 혼자 있는 시간이면 주로 책을 보거나 이런 저런 생각에 빠지드는데 생각의 파편들을 아무리 모아봐도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는 추억들이 있다. 

지금처럼 잡지나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다양하지 않았던 때,  80년대 유명한 만화 잡지였던 보물섬 몇 권이 우리 집에 있었다. (도무지 보물섬 몇 권이 어떤 경로를 거쳐 우리집까지 오게 되었는지는 도통 기억이 나지 않는다.)  지극히 현실적이고 고지식했던 부모님이 만화책을 정기 구독해 주었을 가능성은 없고, 그 당시 내성적이고 주변머리 없었던 내가 친구에게 그 만화책을 빌려 왔을 가능성은 더욱 희박하다. 하여튼 보물섬은 나에게 신천지처럼 새롭고, 사탕처럼 달콤한 유혹이었다.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나는 건 그 몇 권의 보물섬을 마르고 닳도록 봤으며 그 후 가끔씩 친구를 따라 동네 만화 가게가서 한 권에 50원 하는 순정만화를 봤던 추억이다.

 

내가 특히 좋아했던 만화가는 김동화였는데 지금도 영어선생님이나 목마와 시 그리고 아카시아를 잊을 수 없다. 줄거리는 가물가물 잊혀졌지만 만화를 읽으면서 느꼈던 그 설레임을 아직도 기억한다. 나에게도 만화책 속에 나오는 멋진 영어선생님이 계셨다면, 아마 지금보다는 훨씬 영어를 좋아하고 잘하지 않았을까?? 뭐... 이런 말도 안되는 핑계도 대보면서 잠깐이지만 즐거운 추억에 빠져들었다.

 

안타까운 것은 최근에는 우리나라 만화가 중에서 허영만이나 이현세, 강풀이나 박흥용, 최규석, 윤태호와 같은 남자 만화가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순정 만화를 그리는 여성 만화가는 딱히 원수연 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내가 최근에 좋아하는 만화가는 단연 다니구치 지로이다. 열네살을 시작으로 해서 번역되어 나오는 작품들은 모두 소중하고 있다. 열네 살을 읽은 후... 나는 다니구치 지로의 열렬한 팬이 되었다.

 

 

 

 

 

 

 

 

 

 

 

 

 

 

 

 

 

 

 

 

 

 

 

 

 

 

 

 

 

 

그리고 내가 가장 아끼는 만화책... 베르사유의 장미, 피아노의 숲, 맨발의 겐, 마스터 키튼, 바람의 계곡 나우시카, 천재 유교수의 생활을 가지고 있다. (난 지금도 명탐정 코난과 신의 물방울을 모으고 있는 중이다...)

 

 

 

 

 

 

 

 

 

 

 

 

 

 

 

물론 허영만의 식객 전 권과 사랑해 12권도 책장에 가지런히 꽂혀 있다. 그리고 강풀의 만화도 전부 가지고 있다. (정말 대책없는 욕심인데... 아주 먼 훗날 나의 서재를 찾는 누구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만화책도 갖추어두고 싶다는 마음에서 구입했다.)

 

 

 

 

 

 

 

 

 

 

 

 

 

 

 

겨울 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기에는 만화가 진리인 듯 싶다. 머리맡에 만화책을 가득 쌓아두고 새우깡을 아작아작 씹으며 만화책을 읽고 싶다. 옛날 옛날을 추억하면서 말이다.

오늘은 지금 읽고 있는 누비처네를 잠시 미뤄두고 오랫만에 열네 살을 다시 읽고 싶다. 물론 내가 지금 간절히 읽고 싶은 책은 김동화의 만화지만 구할 수 없으니 열네 살로 대신해야 겠다.

 

 

 

- 영어선생님 만화를 보고, 강인원이 만든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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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코리아 뚱 2014-01-28 1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김동화만화가의 만화책 무~진장 읽었드레요,,,

착한시경 2014-01-28 23:40   좋아요 0 | URL
중고서적에서 요정핑크 4권을 18만원에 팔더군요...허걱했습니다... 김동화의 다른 만화도 모두 고가에 판매되고 있어서 놀랐답니다...

서니데이 2014-01-29 2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착한 시경님, 명절과 설연휴 즐겁고 재미있게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