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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
조스 웨든,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외 / 월트디즈니 / 2012년 9월
평점 :
절판
원제 - The Avengers,
2012
감독 - 조스 웨던
출연 -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크리스 헴스워스, 마크 러팔로, 크리스
에반스
작년에 애인님이 너무도 보길 원했지만 결국 극장 개봉 시기를 놓친 영화가 있었다. 그래서 DVD가
나오자마자 애인님은 보길 원했다. 그런데 그것도 또 자꾸 미뤄지다가 이제야 겨우 본 영화가 있다. 바로 결국, 마침내, 비로소, 이제야 겨우 본
어벤져스 얘기다.
난
로봇 변신물이나 히어로 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최첨단 기술로 만든 무기를 다 내버려두고 결국에는 발길질과 주먹질로 마무리하는 히어로
물은 진짜 취향이 아니다. 하지만 거의 내 입맛대로 공포 영화를 봐주는 애인님을 위해 한 번 쯤은 양보를 하는 게
인지상정!
마블 코믹스를 잘 챙겨보지 않아서 잘 모르지만, 몇 명은 어디선가 본 인물들이다. 특히 헐크는 어렸을
적에 드라마로 방영했던 것을 본 기억이 난다. 드라마 내용은 하나도 생각이 안 나고, ‘날 화나게 하지 말아요.’라는 주인공의 대사만 기억이
난다. 아이언 맨과 캡틴 아메리카는 애인님을 따라 그들이 주연으로 나오는 영화를 보았고, 토르나 블랙 위도우, 호크 아이라는 사람들은 여기서
처음 봤다.
전에 아이언 맨 1편을 보면서 사람이 너무 가볍고 촐랑대는 거 같아서 마음에 들지 않았다. 배트맨처럼
세상의 모든 짐을 다 짊어진 것같이 죽을상을 지으라는 건 아니지만, 이 사람 너무도 해맑아서 혹시 뇌에 주름이 없는 건 아닐까라는 의문을 품게
했다. 그리고 캡틴 아메리카가 나오는 영화는 지루했었고 말이다. 보면서 하품을 몇 번이나 했는지 모른다.
그래서 이 영화, 솔직히 기대를 하지 않았다. 마음을 비우면 편하다고 하던가? 아니 포기하면 편한
거였나? 하지만 그런 마음가짐으로 보아도 영화는 너무 많이 산만했다.
등장인물이 많이 나오는 영화는 무게를 잡는 중심적인 인물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가지를 뻗으면서 사건이 전개되어야 정리가 되는 느낌을 받는다. 꼭 주인공이 아니어도, 묵직한 뭔가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 그래야
안정감이 있다.
그런데 이 영화, 그런 중심을 잡아주는 인물이 없다. 닉 퓨리? 글쎄, 목소리가 저음이긴 했다.
아이언 맨? 중학교 처음 올라가서 일짱을 정하고자, 세 보이는 애들한테 싸움 거는 초딩일진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토르? 미안하지만 그는 우리가
사는 차원의 인물이 아니라 열외다. 헐크? 이성을 잃으면 적과 아군을 구분 못하고 무조건 때려 부수니까 패스. 호크 아이? 적에게 세뇌되었던
사람을 누가……. 그러면 블랙 위도우? 몸매만 생각난다.
영화는 그냥 산만 그 자체였다. 적과 싸우다가 의견이 안 맞는다고 자기들끼리 싸우고. 그러다가 누구
한 명 죽는 것에 감동받아서, ‘우리가 이러면 안 되지!’ 이러고 다시 적과 싸우고 끝.
헐크가 로키를 말 그대로 바닥에 패대기치는 장면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아마 어이없어서였을 지도
모른다. 명색이 신인데 헐크가 서너 번 바닥에 내팽개치니까 그대로 기절을 해버린다. 그리고 어벤져스 팀원들이 큐브를 되찾아 차원의 붕괴를 막고
나서 한 숨 돌릴 때까지 정신을 못 차린다. 너, 다른 차원에서 온 신이라며?
마지막에 얼핏 얼굴이 나온 존재를 보니, 아마 2편도 나올 모양이다. 그런데 그 존재, 아무리 봐도
혹성 탈출에 나오는 유인원 같다. 설마 두 영화가 만나는 건 아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