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행복하기 때문에 웃는 것이 아니라 웃기 때문에 행복한 것이다.”(윌리엄 제임스)
이 명언은 맞는 말일까요?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로 정리해 봅니다. 명언이라고 해서 백 퍼센트 맞는 말은 아니지요. ‘시간은 금이다.’라는 말도 반은 맞고 반은 틀렸지요. 시간을 금처럼 아끼며 나눠 쓰는 사람도 있을 테지만 무료한 시간을 보내는 사람도 있을 테니까요.
이런 경우가 있죠. 자신이 원했던 대학에 합격되었을 때 기뻐서 웃음이 저절로 나오는 것. 어려운 관문을 거쳐 취직되었을 때 기뻐서 웃음이 저절로 나오는 것. 이럴 땐 웃어서 행복한 게 아니라 행복해서 웃는 것이죠. 그런데 이렇게 행복해서 웃는 일은 드물게 일어나는 일입니다.
웃음 없이 행복할 때가 있긴 합니다만 아마 마음속으론 웃고 있을 것으로 봅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흡족하다면 그건 마음속으로 웃고 있는 것이라고 봅니다. 맘에 드는 옷을 사면서 흡족하다면 그것도 마음속으로 웃고 있는 것이라고 봅니다. 연예 대상 시상식에서 어떤 상을 수상하게 된 연예인이 기뻐서 우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도 마음속으로는 웃고 있는 거라고 봅니다. 행복하면 겉으로든 속으로든 저절로 웃음이 삐져나온다고 봐요.
제가 생각하는 행복은 이런 거예요. 가족이 모여 웃으며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요즘엔 각자 바빠 넷이 모여 밥 먹기가 어려워서 어쩌다 넷이 모이면 행복해지는 것 같습니다.), 친구들과 수다 떨다가 박장대소하게 될 때, 옛날에 첫아이가 아장아장 걷다가 넘어질 때마다 그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우습기도 해서 크게 웃었을 때.
그러고 보면 행복엔 늘 웃음이 있었네요. 웃는 시간이 곧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저의 경우 행복하기 때문에 웃었을까요, 웃기 때문에 행복했을까요?
중요한 건 이거예요. ‘행복해서 웃는 일은 노력으로 되지 않는 일이지만 웃어서 행복해지는 일은 노력으로 되는 일이라는 것.’ 이것이 (윌리엄 제임스가 말한) 명언의 가치를 올려 주는 것 같습니다.
행복이 먼저 있고 웃음이 있다면 더 바랄 게 없는 건데 사실 이런 경우는 흔하지 않습니다. 행복한 일이 생기는 게 쉽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우선 웃자, 그러면 행복해지는 경우도 더러 있다, 라는 걸 알리기 위해 윌리엄 제임스가 그런 말을 한 것 같아요. 우리에게 위안을 주는 반전이죠. 그래서 저는 이 명언을 긍정하고 지지합니다.
슬픔과 근심으로 우울해지기 쉬운 우리의 삶.
그런 우리의 삶에 웃어서 행복해지는 시간이 담겨 있기를 소망합니다.
예를 하나 들면, 티브이 코미디 프로그램을 시청하며 웃어서 행복해지는 시간 같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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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어느 님의 댓글에 제가 답변으로 쓴 댓글을
부분적으로 수정해서 올리는 글입니다.
읽지 않은 분들이 많을 것이므로
이 글을 올려도 무방할 것 같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