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말할 때 체력이 소모된다는 것을 잘 안다. 특히 몸에 기운이 없다고 느낄 때 말을 많이 하면 내 몸속 에너지가 다 빠져나가는 것만 같다. 그래서인지 기운이 없는 날에 누군가를 만날 때면 내가 말을 하기보다 상대방의 말을 듣는 쪽에 있게 된다. 반대로 기운이 있는 날에 누군가를 만날 때면 내가 상대방의 말을 듣기보다 말을 하는 쪽에 있게 된다.

 

 

 

2. 나를 포함해 사람들을 관찰해 보면 대체로 사람들은 말하기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말하는 내용을 대략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는 것 같다. 말의 3분의 1은 자기 자랑을 하는 것, 3분의 1은 남들에게 웃음을 주는 이야기를 하는 것, 그리고 나머지 3분의 1은 자신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상 이야기를 하는 것. 그런데 웃음을 주는 이야기를 하는 것도 알고 보면 자신이 유머가 있음을 자랑하기 위함인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보면 말하기는 결국 반 이상이 자기 자랑인 셈이다.

 

 

 

3. 그래서 내가 내린 결론은 이러하다. 말을 많이 하는 자는 자기 자랑을 하는 가벼운 사람이 될 수밖에 없으니 말을 줄여야겠다는 것. 다시 말해 내가 말하는 시간을 줄이고 남의 말을 들어주는 시간을 늘려야겠다는 것.

 

 

 

4. 말수를 줄이고 남의 말을 잘 들어주면 가벼운 사람이 되는 걸 피하는 이점만 있는 게 아니라 다른 몇 가지 이점이 더 있다.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고, 상대방에게 호감을 주어 인간관계가 좋아지며, 체력을 아낄 수 있다는 점이다.

 

 

 

5. 탈무드의 어떤 구절을 떠올리면 듣기의 중요성에 대해서 더 말할 필요가 없겠다. “인간은 입이 하나 귀가 둘이 있다. 말하기보다 듣기를 두 배 더하라는 뜻이다.”라는 구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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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칼럼을 써 봤다.

쓰고 보니 주관적인 글인 것 같다.

누군가가 말했듯이 칼럼은 편견이 담긴 글이라고 생각한다.  

 

 

 

 

 

 

 

 

 

 

 

 

 

 

 

 

 

 

 

 


 

 

 

 

5월이 가기 전에 올리려 했던 장미꽃 사진을 이제야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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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08 17: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6-09 11: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립간 2016-06-08 1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저의 일상 이야기도 거의 하지 않고, 우스개 소리도 거의 하지 않으니, ...

제 말하기(와 글쓰기)의 절반은 제 자랑, 나머지 절반은 나의 경제적 유익을 위해서 ...

남의 이야기도 거의 듣지 않으나, 책을 읽는 것을 듣는 것에 포함시킨다면 2:1의 비율을 맞추면서 제 자랑을 늘리기 위해 독서를 더 많이 해야겠군요.

페크pek0501 2016-06-09 11:47   좋아요 0 | URL
말을 하는 게 고단하다고 느낄 때가 있어요. 퇴근 후 친구들을 만날 때 그래요. 몸이 고단하니 말수가 적어지고 그 대신 친구들을 관찰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알게 된 사실을 글로 써 봤어요. 집에 와서 생각하니 저도 말할 때 자기 자랑을 하고 있더라고요. ㅋ

말을 많이 하려면 독서를 많이 해야 할 것 같아요.
딱 아는 만큼 글을 쓰듯이, 딱 아는 만큼 말을 하게 된다고 믿으니까요.
누구든 만나서 잠깐 얘기를 나누면 그의 지적 수준을 가늠할 수 있잖아요. 상대가 사용하는 어휘만 봐도 짐작이 되잖아요. 그래서 글 올리는 게 가끔 두렵습니다.

반가웠습니다. 댓글 고맙습니다.

cyrus 2016-06-08 19: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런 경우도 있습니다. 제가 상대방의 말을 들어줬는데 정작 상대방은 제 말을 안 듣습니다. 상대방이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늘어놓습니다. 너무 들어주는 자세도 좋다고 보지 않습니다. 제가 이런 호구짓을 실제로, SNS에서 몇 번 겪은 적 있습니다. ^^;;

페크pek0501 2016-06-09 11:50   좋아요 0 | URL
꺄르르~~~ 님은 잘 살고 계신 걸로 접수합니다. 남에게 손해를 보기도 하며 사는 게 좋은 삶이라고 봐요. 저도 바보짓으로 손해를 볼 때가 있는데 그럴 땐 이렇게 생각하죠. 살면서 나도 모르게 지은 죄가 있을 터이니 그걸로 상쇄하자, 뭐 이런 생각으로 계산하고 나면 편해집니다.

잘 살고 계신 겁니다. 그러니까 알라딘에서도 님의 인기가 식을 줄을 모르잖아욧... ㅋㅋ

반갑고 고맙습니다.

cyrus 2016-06-09 20:39   좋아요 0 | URL
제 블로그가 인기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인기`는 마태우스님, 로쟈님, 다락방님, 하이드님 같은 오랫동안 알라딘에 활동하신 분들에게 어울리는 단어입니다. ^^

페크pek0501 2016-06-10 15:42   좋아요 0 | URL
학창 시절에 말이죠, 전교에서 10등 안에 드는 학생은 똑같이 우등생이라고 생각했어요. 그야말로 종이 한 장 차이이죠. 이곳 알라딘은 학교보다 규모가 크니 알라디너 중 30위 안에 들면 저는 다 인기블로거, 유명블로거로 안답니다.

님이 제 서재에 댓글을 남기시기 전부터 저는 이미 님을 인기블로거, 유명블로거로 알고 있었답니다. 키득...


루쉰P 2016-06-08 2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지내셨죠? ㅋ 전 듣기도 말하기도 안 할 수 있는 홀로 선 고시원에 있어서 훗 근데 진짜 들어주는 게 어렵더라구요 그럴람 질문을 잘해야 할 것 같아요 ㅋ 아 누구라도 좋으니 말할 사람 있으면 백년동안 들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 처지라면 말이죠 ㅋ

페크pek0501 2016-06-09 11:53   좋아요 0 | URL
이게 누구십니까? 그동안 활동하고 계셨던 겁니까? 아주 오랜만에 뵙습니다. 잘 지내셨나요?

백 년 동안이나 들을 수 있는 마음자세라니... 으음... 꽤 바람직한 자세 같습니다. 그런 자세라면 친구에게도 애인에게도 인기가 있겠는걸요.
사람들은 대체로 자기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을 좋아한다고 합니다. 잘 들어주면 존중받는 느낌도 들고 호감의 표시인 것도 같거든요.


아무쪼록 그 자세를 견지하며 사시길 바라겠습니다. 저도 본받겠습니다.
그리고 알라딘에서 자주 뵙기를 바랍니다.

반가웠습니다. 고맙습니다.


루쉰P 2016-06-09 13:56   좋아요 0 | URL
ㅋㅋㅋ 활동이라뇨 ㅋ 전혀 안 하고 있다가 들어온 지 며칠되지 않았습니다. 시험을 말아먹고 좀 여유 있는 시간이라 딴 걸로 정신 소비하는 것보다 여기 들어와서 글 읽는게 좋을 것 같아 조금씩 들어와서 읽고 있어요. ㅋ

사실 백년은 농담이고, 사람을 못 만나니 그런 것 같아요 ㅋ 글은 모두 편견(?)이라기 보다는 쓰는 사람의 독자적인 사상 있지 않을까요? ㅎ 페크님의 사상이 담긴 글이니 편견이락고 생각은 안 하셨으면 좋겠어요 ㅋ

알라딘 자주 올께염 ㅋ

페크pek0501 2016-06-10 15:44   좋아요 0 | URL
글을 쓰는 사람의 독자적인 사상이라... 참 좋은 표현입니다.
저의 사상을, 저의 개성을 보여 주는 글로 생각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stella.K 2016-06-09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당하신 말씀인데 그렇게 되기가 참 쉽지 않은 것 같아요.
너무 말을 안하면 소외되는 것 같고, 바보가 되는 것 같고.
주거니 받거니가 잘되는 인간관계가 좋은 것 같아요.
언니와 저처럼요.ㅋㅋㅋ

6월은 릴케와 장미의 계절이어요.^^

페크pek0501 2016-06-10 15:45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주거니 받거니 해야죠. 아무도 말을 안 하고 들으려고만 하면 그것도 큰일이지요... 사실 친구들을 만나면 말을 많이 하는 친구가 저는 좋답니다. 활력이 느껴지고 재밌어요. 다만 저에 대한 반성과 다짐의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