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설날을 앞두고 : 조금 뒤, 미용실에 가서 파마를 해야 한다. 내일은 친정의 설 차례 음식 준비를 위해 장을 봐야 한다. 모레는 2박 3일로 시댁에 가기 위해 기차를 타야 한다. 설날을 앞두고 바쁘다. 그래서 아무거나 막 던지는 글을 쓰게 되었다.

 

 

 

 

 

 

2. 책 한 권 소개 : 250년 전에 쓰여진 애덤 스미스 저, <도덕감정론>을 쉽고 새롭게 설명한 책이 러셀 로버츠 저, <내 안에서 나를 만드는 것들>이다. 나처럼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를 알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라면 좋아할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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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년 전 쓰여진 고전을 전 세계 현대인의 삶에 맞추어 새롭게 설명한 책. <국부론>의 저자 애덤 스미스는 더 나은 삶, 잘되는 나를 만들기 위해 반드시 자기 자신을 알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리고 이에 대한 해답지를 <도덕감정론>이라는 책에 담아냈다.
스탠포드 교수이자 베스트셀러 저자인 러셀 로버츠는 이 역작을 다시 끄집어내어 쉽게 풀어썼다. 원작의 중심 내용을 친절한 해설, 재미있는 사례와 함께 읽을 수 있다. 부, 행복, 이기심, 이타심, 정의, 관계 등 개인과 사회를 만드는 여러 요소들의 본질을 알려주고, 그것들을 좋은 방향으로 이끄는 애덤 스미스의 가르침을 담고 있다. - (알라딘, 책소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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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런 책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이 책이 배달되던 날에 바로 읽기 시작하여 반 이상을 읽었다. 그 정도로 흡인력이 있다. 다음의 글에 밑줄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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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마음속에 공정한 관찰자가 있다. 나의 행동이 옳은지 공정하게 알려주는 가상의 인물이다. 공정한 관찰자 덕분에 우리는 한걸음 물러서서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 러셀 로버츠, <내 안에서 나를 만드는 것들>, 4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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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미스는 신이나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나 스스로가 항상 지켜보고 있다고 주장한다. 혼자 있어서 발각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해도, 내가 도둑질하는 걸 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해도, 나 자신은 지금 내 행위를 지켜보고 있질 않은가. 그러므로 범죄 계획을 세우는 그 순간에도, 공정한 관찰자가 나의 도덕적 일탈에 어떻게 반응할지 생각할 수밖에 없다. 결국 우리는 스스로에게서 한걸음 뒤로 물러나 다른 사람의 눈으로 자신의 행동을 바라보게 된다.
- 러셀 로버츠, <내 안에서 나를 만드는 것들>, 50~5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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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레미제라블>의 주인공 장발장 역시 그랬다. 장발장은 도망 다니는 탈주자 신세였다. 그런데 공교롭게 그와 꼭 닮은 사람이 체포되었고 그 사람이 장발장을 대신해 오랫동안 감옥에 갇히게 되었다. 장발장 입장에서는 엄청난 행운이 찾아온 셈이다. 하지만 자유의 몸이 될 순간을 앞두고 장발장은 죄 없는 사람이 고통을 받아도 되는 건지 고뇌한다.
(...)
‘나는 누구지? 그래, 나는 나 자신을 위해 존재하지. 그렇다고 내가 나 자신만을 위해도 되는 것일까?’
(...)
그토록 이기적으로 행동하면서 어떻게 다른 사람 앞에서 떳떳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자기 자신을 어떻게 마주할 수 있겠는가? 그러니 진정한 장발장 자신의 모습을 되찾으려면 자수하는 방법밖에 없다. 결국 장발장은 자수를 선택한다.

- 러셀 로버츠, <내 안에서 나를 만드는 것들>, 51~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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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음속에 있는 공정한 관찰자를 자주 떠올려야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 수 있겠다고 느꼈다.

 

 

내가 아는 한, 인간은 자신의 삶이 떳떳하지 못하면 행복할 수 없는 존재이다. 공금 횡령이든 불륜이든 어떤 부정행위를 저지르며 한때 부끄러운 삶을 살 순 있지만 그 삶은 오래가지 못한다. 행복하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올바른 방향을 찾게 되기 마련이다. 제대로 된 사람이라면 말이다.

 

 

 

 

 

 

3. 3천 원의 행운 : 오늘 이메일을 확인할 게 있어 들어가 보니 요런 편지 한 통이 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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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알라딘입니다.

2015년 12월 29일부터 2016년 2월 1일까지 진행된 한정 스탬프 발급 이벤트에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고객님 계정으로 알라딘 적립금 3천 원을 적립해드렸습니다.

앞으로도 북플을 통해 독서 활동을 공유해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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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 얘기인지 모르겠다. 내가 이벤트에 참여했다고 하는데 기억이 나질 않는다. 내가 참여했는데 기억이 나질 않는 건지 아니면 내가 뭘 잘못 누르다가 그렇게 됐는지 알 수 없다. 어쨌든 3천 원을 적립해 준다니까 나쁠 건 없다. 고마운 알라딘일세.

 

 

 

 

 

 

4. 닉네임 공개 : ‘좋아요’를 누른 사람들의 명단이 북플에서 공개된다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아니 그런 일이!

 

 

그래서였다. 그 뒤로 여기저기 서재를 다니며 ‘좋아요’를 열심히 눌러 줬다. 대부분 내가 아는 알라디너들의 서재였다. 댓글을 쓸 시간이 없을 때도 누르는 건 쉬우니까 눌러 줬다. 왕래가 없는 서재도 글이 좋으면 눌러 줬다. 그런데 빠바방... 그게 아니란다. 북플에 들어가서 ‘좋아요’를 눌러야 공개되는 거지, 나처럼 그냥 서재에서 누르면 내 닉네임이 공개되지 않는다고 한다. 아휴, 분해라. 나, 헛수고한 거야?

 

 

어떻게 알았냐고요? 제가 어느 서재에서 분명히 ‘좋아요’를 눌렀는데 북플에 들어가 보니 ‘좋아요’를 누른 사람들의 명단에 제 닉네임이 없는 거예요. 궁금해서 알라딘 고객센터에 문의를 해 봤지요. 그랬더니 답장이 왔는데 그렇다고 합니다.

 

 

나, 그동안 뭐 한 건가?

 

 

여러분, 혹시 내가 다녀갈 만한데 댓글이 없어 섭섭해 하셨던 분들은 헤아려 주세요. 제가 ‘좋아요’만 누르고 갔답니다.

 

 

쓰고 보니 나의 얄팍한 면을 적나라하게 보여 준 느낌이 드네. 닉네임이 공개된다고 하니까 ‘좋아요’를 누르는 이 얄팍함. ㅋㅋ (그렇지만 뭐 괜찮다. 솔직했잖아. 솔직하게 쓴 글에 대해선 누구든 침을 뱉을 수 없을 걸...)

 

 

 

 

 

 

5. 내가 쓴 댓글 : 내가 이런 댓글을 썼구나.  

 

 

pek0501 2016-01-24 16:24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파하면서 느껴지는 것들의 소중함을 생각합니다.
깊음은 밝음보다 어둠에, 행복보다 불행에, 기쁨보단 슬픔에 있다는 걸
다시 한 번 상기합니다.

잘 지내시죠? ^^

 

 

pek0501 2016-01-24 14:49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수필가 님께 어울리는 책 같습니다.
이런 시인 님이 있다는 게 자랑스러워요.

저는 이제 앞으로 한 달에 한 권만 구입하려고요. 새해 계획이에요.
그러니까 3개월에 세 권씩만 구입할 수 있는 겁니다.
쌓인 책을 해결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책이 유혹하는데, 잘 될까요? 

 

 

pek0501 2016-01-24 14:44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걸을 때 개미를 안 밟으려고 노력한답니다. 무엇보다 그 가족이 슬퍼할 것 같아서요. 


 
pek0501 2016-01-24 14:38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는 페미니즘을 모르는 또는 인정하지 않는 사람은 세상의 반 쪽밖에 모르는 사람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어요.
휴머니스트라면 누구나 페미니스트가 될 거라는 편견도 가지고 있어요.
제가 공부한 것에 따르면 그렇습니다.

잘 지내시죠?

 

 

pek0501 2016-01-24 14:23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미세먼지 있는 날보단 추운 날이 더 낫다고 한 적이 있는데 취소합니다.
이렇게 춥다가는 동사의 위험이 있을 것 같아요. 특히 가난한 이들이 추울 것을 생각하면 (제가 더운 걸 싫어하더라도) 차라리 여름이 낫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파가 끝나기를...

 

 

pek0501 2016-01-24 13:34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으음~~ 토요일 어제는 말이죠. 신문 신간 안내 지면을 보는 재미가 있었죠.
토요일에 실리거든요.
관심 가는 책이 생기면 인터넷 검색을 해서 더 찾아보죠. 꼭 구입하지 않더라도 어떤 책이 나왔나 보는 건 여전히 즐겁습니다.
옷 쇼핑보다 책 쇼핑이 더 재밌다는...

좋은 하루 보내세요. ^^

 

 

 

 

 

 

6. 드디어 큰딸 취직 : 드디어 큰딸이 취직되어 지난 1월부터 회사에 다니고 있다. 대기업에 취직하는 게 소원이라더니 그 소원을 풀었다. 서류 전형 → 필기시험 → 1차 면접시험 → 2차 면접시험 등을 거쳐 최종 합격을 해야 하니 참 어려운 일이다. 네 개의 회사에서 최종 면접시험을 보게 되었음을 알았을 때만 해도 네 개 중에 하나는 되겠지, 하고 여유롭게 생각했다. 그런데 세 군데에 다 떨어지고 마지막 한 군데가 남았다는 것을 알았을 때 나 떨렸다. 그 마지막 회사에서도 안 된다면 6개월 동안 ‘취업 재수’를 해야 된다고 한다. 그때 가서 합격된다는 보장도 없이 ‘취업 재수’를 시킬 생각을 하니 아찔했다. 본인은 더 떨리고 더 아찔했을 것이다.

 

 

11월이었는지 12월이었는지 모르겠다. 어느 날, 큰딸이 “엄마, 나 됐어.”라고 기쁨에 찬 표정과 목소리로 마지막 회사에 합격했음을 알릴 때 나 하마터면 울 뻔했다.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보다 힘들다고 하는 취업 관문을 뚫고 회사에 합격한 게 아닌가!

 

 

어려서부터 독서를 좋아하고 스스로 공부해서 사교육비가 별로 들지 않았던 아이였는데, 대학에도 무난히 합격하더니 (여러 회사에 지원했다가 떨어진 적이 많지만) 회사에도 무난히 합격하여 기쁨을 안겨 줬다. (‘무난히’ 합격되었다고 말했지만, 그동안 당연히 큰딸의 마음고생은 심했다.)

 

 

한때 꼬맹이라고 불렸던 그 아이가 어느새 직장인이 되어 돈을 벌어 오다니 감회가 새롭다. (그런데 자식의 취직 문제로 애태우고 있을 부모들을 생각하니 함부로 좋은 티를 내지 못하겠더라.)

 

 

 

 

 

 

7. 요즘 외워 버린 명언 : 내용은 쉽고 그 말에 담겨 있는 의미는 깊은 것. 이것이 내가 좋아하는 문장이다.

 

 

예를 들면 이런 것. 

 

 

˝인생은 앞을 향해 살아가야 하지만 이해하기 위해서는 되돌아봐야 한다.“ - 키르케고르

 

 

되돌아보았을 때 후회가 되지 않도록 이번 설날을 잘 보내야겠다고 생각했다. 말하자면, 화가 나는 일이 있더라도 내 성질 죽이고 ‘나 죽었소.’ 하는 마음으로 시댁에 충성을 다하고 와야겠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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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6-02-04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님의 좋은 소식 축하드립니다.
pek0501님, 좋은하루되세요.^^

페크pek0501 2016-02-05 22:14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설날 연휴 즐겁게 보내세요...

stella.K 2016-02-04 1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연초부터 좋은 소식이네요. 축하해요.^^

그런데 저는 스탬프에서는 받은 것이 없네요.
북플지기 팔로우 이벤트 당첨은 되서 꼴랑 천원이 들어오긴 했지만...ㅠ

명절 잘 지내세요.^^

페크pek0501 2016-02-05 22:15   좋아요 0 | URL
스텔라 님도 즐거운 명절 보내시길...
감사합니다.

cyrus 2016-02-04 1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러셀 로버츠의 책을 다 읽었는데, 평가를 보류했어요. 진짜 《도덕감정론》 을 읽고나서 로버츠의 책의 진가를 알고 싶어졌어요. ^^

페크pek0501 2016-02-05 22:17   좋아요 0 | URL
그렇습니까? ㅋㅋ

저는 좋더라고요. 쉽게 쓰는 방법을 알고 문장력도 제법 있고 흥미롭게 전개해 나가는 기술이 느껴졌어요. 그래서 러셀의 책을 많이 읽고 싶어졌어요.
감사합니다.

yamoo 2016-02-04 2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소식 감축드립니다!

저도 파머를 해야 하는 데 말이지요. 이 때쯤 되면 머리가 말이 아니라서뤼..--;;

페크pek0501 2016-02-05 22:19   좋아요 0 | URL
하하~~ 파마를 하시는군요. 남자가 파마하면 더 멋있죠.
저는 꼬불하게 하기 위해 파마를 하는 게 아니라 드라이어로 머리를 말리면
생머리처럼 펴지면서 볼륨 있는 머리가 되는 게 좋아서 한답니다.
요즘 모자를 쓰고 다녀서 신경 안 썼는데 시댁 가서 실내에서도 모자 쓰면
웃기잖아요.

명절 잘 보내세요...

한수철 2016-02-08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 저도- 읽고 좋게 생각이 되는 글에는, 추천을 잊지 않고 눌렀는데,

pek0501 님의 페이퍼에 따르자면, 이런 제기랄, 헛수고였구먼요.ㅎㅎㅎ

흠흠 이제 뭔가 좀 알 것 같습니다.
추천을 했다는 걸 공개적으로 드러내려면 북플로 해라. 맞지요? 후후... 어렵네요...

아무려나, 명절 잘 보내시길요^^.....

페크pek0501 2016-02-11 11:56   좋아요 0 | URL
하하하~~~ 님도 그러셨군요. 동지를 만나 위안이 되는 걸요. ㅋ

맞습니다. 자신이 추천을 했다는 걸 공개하고 싶다면 북플에서 눌러야 하는 겁니다.

한 가지 정보를 더 드리자면, 서재에서 추천을 누른 사람들의 닉네임도 공개되는 날이 온다고 합니다. 계획하고 있다고 합니다.

명절, 잘 보냈습니다. 충성을 다했어요. 일상으로 돌아온 지금 행복합니다. ^^

서니데이 2016-02-11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ek0501님, 명절연휴가 길었는데, 금방 지나간 것 같아요.
오늘도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페크pek0501 2016-02-12 12:29   좋아요 0 | URL
오늘은 비가 와서 공기가 맑을 것 같아 (자신 있게) 창문 열고 환기했어요.
오랜만에 비가 오니 좋군요. 창밖을 보며 커피를 마시기 딱 좋은 이 시간에
님의 댓글에 반가운 마음으로 답글을 씁니다.

서니데이 님 덕분에 오늘 좋은 하루가 될 것 같은 예감을 가집니다. 고맙습니다.

님도 좋은 시간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