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블로그에 올릴 글을 쓰기 시작한다. 다섯 달이 넘는 시간을 쉬었다. 친정어머니의 집과 우리집의 이사로 인해 바빴기 때문이다. 정확히 말하면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다. 짐 정리를 다 했어도 두 집 살림을 하느라 마음이 안정되지 못하고 떠 있는 느낌이었다. 어머니가 11층 아파트에 살고 내가 10층에 산다.


식사 준비는 어머니 집의 부엌에서 한다. 아이들이 다 독립해 살게 되어 저녁이면 어머니와 남편과 나, 셋이서 어머니 집에서 저녁을 먹는다. 직장에 다니는 남편은 저녁에만 어머니 집에 오지만 나는 밥상을 차리러 끼니때마다 어머니 집에 간다. 


재건축 아파트인 새 집에서 사는 것은 기분 좋은 일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이것도 요즘에야 느끼는 것이고 그동안은 새 집에 산다고 해서 좋은 줄 몰랐다. 그저 고단하게 산다고 느꼈다. 친정어머니를 위해 장을 보고 세 끼의 밥상을 차리는 일을 하다 보니 내가 시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며느리 역할을 하는 사람인 것만 같았다. 세 끼의 식사에 매여 사는 듯했다. 게다가 노인정에 가는 날이면 모시고 가고 몇 시간 뒤에 모시고 오는 일도 해야 한다. 아파트 숲이다 보니 노인이 집을 찾아오기가 쉽지 않아서다. 노모를 보살피며 사는 딸이 된 것이다. 나도 나이가 적지 않은데 말이다. 


사실 새 아파트는 처음 살아 본다. 방마다 천장에 에어컨이 있어 리모컨으로 켤 수 있고, 소변을 보기 위해 화장실에 들어서면 센서가 작동해 따로 전기 스위치를 켜지 않아도 되며, 소변을 보고 일어나면 변기의 물 내리는 장치가 자동으로 작동하니 살기에 편리한 아파트다. 가장 편리한 점은 음식물 처리기가 부엌에 설치되어 있는 점이다.  


그러나 이런 아파트에 산다고 해도 인간은 아래를 보고 비교하지 않고 위를 보고 비교하는 법이다. 내 또래의 친구들의 삶과 내 삶을 비교하면 나는 그들이 부럽다. 무엇인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사는 그들이 부러운 것이다. 


그래도 이사하고 나서 뒤늦게라도 내가 화초를 키우는 재미에 빠져 지낸 것은 다행이었다. 거실을 꾸미면서 화초를 사들였는데 화초를 보고 있으면 힐링이 되곤 했다. 유튜브를 통해 알게 되어 수경 식물도 키우고 있는데 보기만 해도 시원한 느낌이 들어 즐겨 본다.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만, 하이네가 단언한 바에 의하면 인간은 자기 자신에 관해선 반드시 거짓말을 하게 마련이므로 정확한 자서전이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의 주장을 따른다면, 예컨대 루소만 하더라도 자기 참회록 속에서 줄곧 자신을 헐뜯고 있는데, 그것은 허영심 때문에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거라고 봐야 한다.

- 도스토예프스키, 「지하생활자의 수기」, 59쪽. 


오늘 이 글에 마음이 끌렸다. 인간이란 자기 미화를 피하기 어려운 존재가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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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26-07-16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 집 살림을 산다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일 것 같아요. 나이드신 어머니를 모시는 일도요. 매일 고단한 일상을 살다보면 여유를 만들기 어렵죠. 저도 최근에 육체노동의 강도가 세져서 체력이 한계에 부딪힌 느낌을 받아요. 너무 피곤하고 힘들어서 책 읽고 글쓰는 시간을 만들기가 어렵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