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다가, 어떻게 이렇게 잘 쓸 수 있을까 하는 글을 만나면 그 글을 여러 번 읽게 된다. 이 글도 그랬다. 각각의 낱말에 대해 알맞게 표현한 저자의 능력이 경이롭게 느껴져서 여러 번 읽었다.

 

 

 

여러분도 읽어 보시길...

 

 

 

 

 

두려움이란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커다란 나쁜 일이 있고, 또 개인이 그것을

 

예방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생각을 내포한다. 또 비애란 누군가에게 지극히 소중한

 

사람 혹은 사물을 잃어버렸다는 생각을 담고 있으며, 분노는 큰 가치를 부여하는 어떤

 

것이 다른 사람에 의해 심하게 손상되었다는 생각을 함축한다. 그리고 연민이란 타인이

 

스스로의 잘못에 의한 것도 아니고 그들 자신의 책임 너머에 있는 것들에 의해 적지 않은

 

고통을 받고 있다는 생각을 내포하며, 희망이란 미래의 행복이 철저하게 누군가의 통제

 

하에 있지 않다는 생각을 함축한다.

 

 

- 마사 누스바움 저, <시적 정의>, 129쪽.

 

 

 

 

알맞은 표현이 아름다웠다. 마치 덥지도, 춥지도 않아 산책하기에 딱 알맞은 날씨처럼 아름다웠다.

 

 

 

나는 이런 글에 감탄한다. 이렇게 감탄하는 재미가 내가 책을 읽는 재미 중 하나다.

 

 

 

 

 

 

 

 

 

 

 

우리에게 문학이 왜 필요한지에 대하여 역설하는 책.

 

 

 

 

 

 

이 책을 3일 만에 다 읽었다. 리뷰를 쓸까 말까 고민하고 있다. 책 읽기는 쉬운데 글쓰기는 어렵다.

 

 

 

 

 

 

..........

그런데 오늘 보니 어제의 방문자 수가 128명이었다. 새 글이 없는데 무슨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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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3-10-13 2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깔끔한 정의를 내리기도 참 어렵겠죠? 가끔 군더더기없는 요런 글 보면 부러워요~
님이 궁금해서 들어와본 방문자들? 저처럼요. ㅎ

페크pek0501 2013-10-14 08:58   좋아요 0 | URL
반가운 세실 님.
그렇죠? 저도 저 정도로 낱말에 정의를 내릴 수 있는 경지에 가 있다면 좋겠어요.
그럴 능력이 없으니 그런 걸 감상하는 즐거움에 만족해야 할듯해요.ㅋㅋ

아, 저를 궁금해서 들어오시는 방문자들이라면, 영광스러운 일이지요. 행복한 일이지요. (그러나 확실히 모르겠다는...ㅋ)

기분 좋은 가을날이 되시길...

stella.K 2013-10-14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뜻 보면 왠지 어려운 책 일것만 같은데 읽으시기에 퍽 괜찮은 책인가 봅니다.
리뷰 써 주세요!!!ㅋㅋ

페크pek0501 2013-10-16 11:56   좋아요 0 | URL
아, 반가워요.
시적 정의, 잘 안 읽혀지는 부분이 있답니다. 그렇지만 핵심이 무엇인지는
확실히 알게 하는 책이지요.
리뷰... 으음... 써야겠군요.
이달 안으로 써 보겠습니다. ㅋㅋ

yamoo 2013-10-16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페크님은 저런 식의 개념 정의를 좋아하시는 군요!
저는 엠비어스의 <악마의 사전>에 나오는 개념 정의를 좋아라 해요~ 위트와 재기가 넘치는 개념 정의..^^

심플하게 정의를 내리는 게 아주 내공이 깊지 않으면 쉽지 않지요.
그나저나 시적정의..저도 페크님의 리뷰를 기대합니다~!^^

페크pek0501 2013-10-17 12:49   좋아요 0 | URL
<악마의 사전>, 찾아봤더니 이야기가 재밌으면서도 유익한 책이네요.
사 보고 말겠어요. ㅋㅋ 님 덕분에 좋은 책 알았네요.

리뷰 기대? 급부담되잖아요. 히히~~

순오기 2013-10-17 0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씀하신 <시적 정의>는 안 읽어서 모르지만 인용한 정의에 끄덕여집니다.
김소연의 <마음사전>에서 풀어쓴 글에도 공감이 갔어요.
예를 들면
'행복은 스며들지만, 기쁨은 달려든다. 행복은 자잘한 알갱이들로 차곡차곡 채워진 상태이지만, 기쁨은 커다란 알갱이들로 후두둑 채워진 상태다. 기쁨은 전염성이 강하지만, 행복은 전염되기 힘들다. 남의 기쁨에는 쉽게 동조되지만, 남의 행복에는 그렇지가 않다. 약간의 질투와 약간의 모호성, 그것이 장애가 되기 때문이다..... '

페크pek0501 2013-10-17 12:51   좋아요 0 | URL
<마음사전>은 제가 찜해 놓은 책이랍니다.
순오기 님은 이미 읽으셨군요. 행복과 기쁨의 차이, 그렇군요.
미묘한 차이인 줄 알았는데, 큰 차이가 있네요.

좋은 글 옮겨 주신 것, 감사드립니다. ^()^

순오기 2013-10-18 03:37   좋아요 0 | URL
문제는 읽은 책에 대해 이미지 정도만 기억하고 자잘한 것들은 다 잊고 산다는 것.ㅠ 그래도 그 느낌에 의지해 필요할 때 뒤적뒤적 찾아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

yamoo 2013-10-18 17:14   좋아요 0 | URL
맞어요...정말 그래요...책을 읽고 시간이 지나면 이미지 정도만 기억하고 암것두 생각이 안나요..ㅜㅜ

페크pek0501 2013-10-20 00:18   좋아요 0 | URL
맞아요2... 정말 그래요...
저도 책을 읽긴 분명히 읽었는데 어떤 내용이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그런데 으음... 순오기 님과 야무 님이 댓글을 주고받는 이곳이 제 서재라는 게 기분 좋게 느껴지는 밤입니다. ㅋㅋ

희망찬샘 2013-10-22 0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책들이 우찌 이리 많을까요?! 좋은 책 주으러 다닙니다. ^^

페크pek0501 2013-10-22 18:01   좋아요 0 | URL
글쎄말입니다. 좋은 책은 많고 그것에 비해 시간은 없고 그렇습니다.
알라딘의 좋은 점은 좋은 책을 사지 않고도 맛볼 수 있는 점인 것 같아요.
또 책 선택에 있어서 좋은 안내자 역할을 해 주는 점인 것 같아요.
좋은 가을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