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8년 4개월 동안 내가 알라딘에서 구매한 책은 697권이었다. 세 권만 더 사면 700권이 되는데 드디어 구매한 책 세 권이 오늘 배달됨으로써 700권을 다 채웠다.

 

 

그 책값의 총합으로 명품백 하나 살 수 있다고 가정해 보면 책값이 하나도 아깝지 않다. 명품백 하나보단 책 7백 권이 훨씬 낫기 때문이다. 18년 동안 나를 행복하게 해 준 7백 권이다. 명품백 하나로 18년 동안 행복하긴 힘들지 않는가. 


 
책을 읽는 속도보다 책을 사는 속도가 빠르다 보니 구매한 책을 바로 읽지 않고 아껴 두고, 읽던 책을 읽는 경우가 많다. 새 책을 아껴 두는 것이다. 아껴 두면 그 책을 읽기 전의 설렘을 즐길 수 있어 좋다. 마치 새 옷을 사서 옷장에 걸어 놓은 격이다. 아직 한 번도 입고 나간 적이 없는 옷 같은 책이 되는 것이다.

 

 

코로나19의 심각성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에서 내가 기분 전환을 할 수 있는 방법은 고작 책을 사는 일이다. 이것도 하지 않는다면 이 시간들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책을 좋아해서 다행이라 여긴다.

 

 

 

 

 

 

 

 

 

 

 

 

 

 

 

 

 

마이클 샌델의 <공정하다는 착각>은 <정의란 무엇인가>를 흥미롭게 읽고 저자의 팬이 되어 구매한 신간이다. 여러 책들을 출간한 저자는 이번엔 ‘능력주의는 모두에게 같은 기회를 제공하는가’라는 부제를 붙인 책으로 독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오만과 분노의 유독한 혼합물은 트럼프를 백악관까지 밀어 올렸다. 하지만 이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단결의 원천이 될 수 없다. 우리의 도덕적, 시민적 삶을 새롭게 정립시키기 위해서는, 지난 40년간 우리의 사회적 결속력과 존중의 힘이 얼마나 약해졌는지를 제대로 깨달아야 한다. 이 책은 그 과정을 살피면서, 공동선common good의 정치를 찾아 나서기 위해 생각을 모아보는 책이다.』
- <공정하다는 착각>, 서문에서.

 

 

 

 

 

 

 

 

 

 

 

 

 

 

 

 

 

 

 

 

 

 

앙드레 지드의 <좁은 문 · 전원교향곡 · 배덕자>는 민음사에서 세 작품을 하나로 묶은 책이다. ‘좁은 문’과 ‘전원교향곡’은 내 기억으로 20대에 읽은 것 같은데 집에 책이 없다. ‘전원교향곡’은 최근에 오디오북으로 듣기도 했다. 둘 다 종이책으로 다시 읽고 싶어 이번에 구매했다. ‘배덕자’는 읽어 보지 못한 작품인데 덤으로 갖게 되었다. 이 한 권으로 세 마리의 토끼를 가진 듯한 기분이 든다. 특히 여행을 갈 때 이 책 하나만 준비해 가면 여행지에서 밤잠을 못 이루는 시간에 유용하리라.

 

 

 

 

 

 

 

 

 

 

 

 

 

 

 

 

 

 

 

이번엔 역사 분야다. 설민석의 <설민석의 조선왕조실록>은 ‘대한민국이 선택한 역사 이야기’라는 부제가 달려 있다. 텔레비전을 통해 역사 강의를 하는 저자를 몇 번 봤는데, 재미있게 얘기해 주는 능력이 탁월한 것 같았다. 대한민국의 관심사를 ‘역사’로 만든 장본인이라고 평가를 받기도 한다. 딸과 함께 역사 공부를 해 보자는 생각으로 구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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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0-12-17 23:07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책을 놓은 사람, 안 읽고도 아무 문제 없이 살아가는 사람과 책을 통해 자기 삶을 보듬어 가는 사람‘
페크님은 ‘책을 통해 자기 삶을 보듬어 가는 사람‘ !!ㅎㅎ
책을 읽는 속도 만큼 이책 저책 집어들었다 놓다가 이책 저책도 완독 못하는 1人

저도 이번에 샌델책 기대감 크네요.
지드에 작품들은 워낙 짧아서 한권으로 내서 좋은데 ,,,
민음사 은근히 책값 야금야금 올리네요. ㅋㅋ

이번에 코로나로 택배 하는 분들 없었으면 어떻게 살았을까,,, 싶을 정도로 물건 도착할떄마다 고마움이 가득,
어제자 뉴욕타임즈 에 기사가 실렸는데 한국 택배 기사가 올해 14명 과로사 했다며 몇몇분들 취재 했는데 그분들 말씀이 일을 할수 있는 것만이라도 고맙고 이런 시국에 사람들에 손과 발이 되어준다는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한데요 ㅜ.ㅜ
**페크님,
[새 책을 아껴 두는 것이다. 아껴 두면 그 책을 읽기 전의 설렘을 즐길 수 있어 좋다. 마치 새 옷을 사서 옷장에 걸어 놓은 격이다. 아직 한 번도 입고 나간 적이 없는 옷 같은 책이 되는 것이다.]
이구절 너무 좋네요(❤ω❤)

페크(pek0501) 2020-12-18 12:11   좋아요 2 | URL
scott 님의 댓글이 좋아요 수가 무려 4개네요. 인기인이십니다.ㅋ
민음사가 야금야금 올립니까? 저는 민음사 책을 좋아하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저렴한 것인데요... 이 책은 5백 쪽이 넘는데 <공정하다는 착각>보다 저렴해서 좋아했더니만... 좁은 문이 2백 쪽쯤의 분량. 전원교향곡이 100쪽 가량, 배덕자가 2백 쪽 가량의 분량이에요. 그래도 다 읽고 나면 5백 쪽의 분량을 다 읽은 게 되니깐 뿌듯하지 않겠습니까.

택배 기사님의 과로사는 신문을 통해서 저도 봤답니다. 심각하더군요.
그래서 되도록 배달을 안 해야겠다고 생각도 했는데 그래도 돈을 써야 경제가 돌아가지 않겠나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인간은 합리화의 왕이니까요...ㅋ

문장력 칭찬은 너무 감사합니다. 어떻게 제 머릿속에서 저런 게 나왔을까 하고 저도 지금 생각 드네요. 문장력이 좋다는 얘기는 별로 들어 본 적이 없는 지라...

좋은 하루 열어가시게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ω❤)

서니데이 2020-12-18 01: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크님도 책 많이 사셨네요.
생각해보니 가방이나 옷보다 책을 더 많이 샀는데도 매달 나오는 신간을 삽니다. 그래도 가방이나 옷보다 책이 더 비싸지 않다고 생각하면서 계속 살 수 있었지만 그러다보니 옷장보다 책장이 많아졌어요. 책은 한권으로 생각할 게 아닌 것 같기도 해요.^^
올해는 실내에 있는 시간이 많았지만 책은 덜 읽었어요. 좋은 책은 계속 나오니 앞으로 더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페크님 좋은하루되세요.^^


페크(pek0501) 2020-12-18 12:21   좋아요 2 | URL
올해 한 해 동안 구매한 책은 32권이더라고요. 작년엔 33권을 구매했고요. 구매한 책을 기록해 놓는 노트를 보고 이 정도면 양호해, 하고 생각했죠. 이 동네에선 저 정도면 알뜰형이죠.
내년엔 하나도 사지 말고, 집에 있는 책들을 읽자고 계획을 세웠는데 아무래도 그건 불가능할 것 같고 앞으로는 한 해 구매한 책을 20권대에 머물도록 노력해야겠어요. 새해는 많이 구매하는 해가 아니라 많이 읽은 해가 되도록 하겠슴다.

서니데이 님도 집에 책이 많겠군요. 책의 유혹을 물리치기 어렵죠.
서울은 지금 눈에 쌓여 있네요. 녹은 부분이 더 많지만 길 가장자리에 눈이 있어요.
밤에 왔나 봐요. 두 번째 눈이네요. 겨울은 겨울인가 봅니다.
서니데이 님도 굿 데이~~ . 감사합니다.

파이버 2020-12-18 12: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700권도 놀랍고 18년이라는 시간도 대단합니다. 알라딘에서 감사상패라도 드려야하는거 아닙니까ㅎㅎㅎ
구매하신 책 중에서 요즘 전철에서 [공정하다는 착각] 읽는 사람들을 몇번 봐서 궁금했었어요! 인용하신 서문도 흥미롭네요.^^

페크(pek0501) 2020-12-18 12:44   좋아요 2 | URL
사실 구매량보다 18년이 저는 더 놀랍습니다. 책 사랑이 싫증도 없고 지치지도 않는 것 같아서 말이죠. 오프라인에서 산 책까지 합하면 더 되겠지요. 저도 저에게 놀랍니다. 한결같구나, 하면서 말이죠. 히히~~~

공정하다는 착각은 어제 배달 온 책이라 내용 파악을 아직 못했고, 정의란 무엇인가, 라는 책은 꽤 흥미롭게 읽었어요. 많은 예가 나오는데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는 예를 든 게 저로선 재밌고 유익했어요. 생각할 거리를 주는 글을 너무나 잘 아는 저자 같습니다.
좋은하루보내십시오... 감사합니다.

얄라알라북사랑 2020-12-18 16: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역사책 들이신다하셔서 궁금했는데^^ 700권이라니 정말 놀랍습니다. 제가 일년 동안 빼낸 책의 2배 이상인듯

페크(pek0501) 2020-12-19 15:58   좋아요 0 | URL
북사랑 님, 저는 일 년 동안이 아니라 무려 18년 4개월 동안 구매한 책이 700권인 거예요. 긴 기간을 고려하면 그리 많은 책을 산 게 아닐 거예요. 꾸준히 샀다는 게 문제지만요... ㅋ 책 구매하는 즐거움은 시들지가 않네요. 앞으로도 이대로 쭉~~ 갈 것 같습니다.

좋은하루보내세요.

2020-12-20 00: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2-20 12: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하라 2020-12-19 00: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명품백에 욕심내기 보다 자신이 명품이 되기위해 투자하신 거죠? 명품으로 가득 치장한 여성보다 내면에서 부터 빛나는 진짜 명품이 되신 걸 축하드려요.^^

페크(pek0501) 2020-12-19 16:00   좋아요 1 | URL
ㅋㅋ 제가 명품이 되기 위해 투자하신다는 말씀, 참 듣기 좋으네요.
그냥 좋아서 구매했을 뿐인데, 투자라고 하시니 소비가 아니라 생산적인 일을 한 것 같아요.
진짜 명품이 되는 그날까지 책 사랑은 계속되겠습니당~~

좋은하루보내세요.

희선 2020-12-19 02: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번에 칠백권을 채우셨군요 다른 것보다 책은 사람을 오랫동안 즐겁게 해줍니다 늘 같은 책은 아닐지라도 가끔 한번 본 책을 봐도 괜찮겠지요 저는 그런 일 적지만, 페크 님은 본 책이라도 다시 보기도 하시는군요 앙드레 지드 소설 《좁은 문》만 예전에 본 듯합니다 이 소설을 생각하면 《독일인의 사랑》도 함께 떠올라요 왜 그런지 모르겠네요

페크 님 어느새 주말입니다 주말 편안하게 책과 함께 보내세요


희선

페크(pek0501) 2020-12-19 16:03   좋아요 2 | URL
오랫동안 즐겁게 해 주는 게 책밖에 없는 것 같아요.
저는 본 책을 또 들춰보는 버릇이 있어요. 좋아서 밑줄을 친 구절은 또 읽고 싶거든요.
독일인의 사랑도 오디오북으로 들었어요. 요즘은 오디오북 대신 유튜브를 이용해서 무료로 오디오로 듣는 독서를 합니다. 그래도 가장 좋은 건 역시 종이책입니다.
오디오로 듣고 좋은 건 꼭 종이책으로 사게 되더라고요.

좋은하루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