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읽을 책을 쓰는 일은 다른 책에 비해 특별한 즐거움이 있을 듯하다. 동화 작가라면 아이들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가지고 글을 쓰는 사람이라고 여겨 그렇게 느낀다. 이런 면에서 동화 작가는 아름다운 사람 같다.
지금부터 아이들이 읽을 책을 성실히 그리고 꾸준히 써 온 조소정 ‘동화 작가’의 책을 소개하고자 한다.
1. <나는 앨버트로스다> : 초등 3~4학년, 동화.
환경 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주는 책이다. ‘인간에게 고통받는 바다생물들의 이야기’라는 부제가 달려 있다.
뉴스를 통해 바다가 쓰레기통이 되어 있는 장면을 시청한 이들이 많을 것이다. 쓰레기가 넘쳐 나는 바다는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환경 오염은 새에게만 해로운 게 아니라 우리의 건강에도 해로울 것이다.
“새털을 뽑아 이불을 만들려는 사람들로 인하여 사라질 수도 있었던 앨버트로스는 가까스로 살아남았다. (...) 그런데 새털 이불업자들로부터 벗어나 살아남은 앨버트로스 후손들은 바다에 버려진 쓰레기 먹이를 먹고 또 죽어가야 했다.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다.”(‘작가의 말’에서)
2. <빼빼로데이> : 초등 3~4학년, 동화.
초등학생의 남녀 교제, 왕따를 당하는 아이, 아들을 잃어버린 할머니의 사연 등등 일곱 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가족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해 준다. 너무 가까이 있어서 가족의 소중함을 모르고 사는 아이들이 읽으면 좋을 책이다. ‘교과 연계 추천 도서’라고 한다.
“가족은 보이지 않는 울타리다. 이 울타리는 편히 쉴 마음의 쉼터가 되어 준다. 그런데 이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물질 문명이 발전하면 할수록 오히려 허물어져 가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울타리를 고치고 든든히 해서 아이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으로 만들면 좋겠다.”(‘작가의 말’에서)
3. <기후 변화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12가지 이유> : 초등 3~4학년, 교양서.
기온이 높이 올라가기도 하고 비가 너무 많이 내리기도 한다. 가뭄이 심하거나 태풍이 세게 불기도 한다. 미세먼지가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고 기후 변화 때문에 농작물이 병들기도 한다. 그렇다면 우리의 노력으로 기후 변화를 막을 수는 없을까? 이에 대해 공부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책이다.
“지구가 더워지는 ‘기후변화’로 생기는 이러한 자연재해는 말 그대로 자연적으로 발생한 것이지만, 원인을 찾아보면 우리 인간과도 관련이 있어요. 보다 편리하고 풍족한 삶을 위해 했던 인간의 많은 활동들이 지구를 덥게 하는 데 영향을 준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관심과 노력으로 이러한 자연재해를 막는 데 힘을 보탤 수도 있어요. 이것이 우리가 기후변화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예요.”(‘작가의 말’에서)
위의 책들은 정확히 몇 학년의 초등학생에게 적합한 책이라고 말하기가 조심스럽다. 아이마다 독서량이 다르고 수준이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굳이 밝혀 둔다면 초등 3~4학년용 책으로 보면 괜찮을 듯싶다. 그러므로 1~2학년이라고 해도 독서를 많이 하는 아이라든지 5~6학년이라고 해도 독서를 많이 하지 않는 아이라면 읽어도 무방하겠다.
..........................이번엔 동시집 두 권을 소개한다.
4. <중심잡기> : 초등 전학년, 동시.
훌라후프 돌리기
배 불룩한 우리 아빠
훌라후프 돌리는 모습 보셨나요?
엉덩이 삐죽 내밀고
허리를 씰룩씰룩
3초도 안 되어
내려오는 훌라후프
다시 돌려도
또 주르륵
빙글빙글 빙그르
훌라후프가
지친 아빠를 돌리고 있어요.(54쪽)
5. <양말이 최고야> : 초등 전학년, 동시.
<중심잡기>의 그림은 초등학생들이 그린 것이고, <양말이 최고야>의 그림은 차은령 작가가 담당했다.
그림이 많아 동시를 읽는 재미를 더하는 동시집 두 권이다. 초등 저학년이라면 동시의 같은 제목으로 그림을 그려 보는 시간을, 초등 고학년이라면 동시의 같은 제목으로 동시를 지어 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을 듯한 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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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소정 작가와 내가 처음 만난 게 2001년쯤인 것 같다. 우리는 시를 배우는 수업에서 수강생이었다. 우리는 학생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어서 쉽게 가까워졌다. 주부로서 살림하랴 글쓰기를 가르치랴 글쓰기를 배우랴 바빴지만 둘 다 꿈을 갖고 있었다. 그때 조소정 작가는 동화 작가가 되겠다고 했었고 나는 칼럼니스트가 되겠다고 했었다. 내겐 그 꿈이 실현되는 미래가 너무 멀리 있어 보였다. 실현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했다. 그 시절이 가끔 그립다. 참 소중한 시절이었다. 지금보다 더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기억한다.